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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M


[21세기 대한민국에 '식수난'이라니] 해수담수화시설 해놓고 물에 대한 불만 여전...진도군 수질관리 엉망



<M이코노미 김소영 기자>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한 여름, 시원한 생수 한 병이 주는 청량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된다. 여름을 잘 이겨내려면 자주 마셔야 한다는 물! 우리가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물은 이제 작고 예쁜 병에 담겨 여성들의 가방 속까지 침투했다. 도시민들이 이렇게 기호에 따른 물을 고르는 것과는 반대로 “제발 먹는 물이라도 제대로 해 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도서지역의 섬 주민들이다. 그 실태를 취재했다.

우리나라는 도서지역의 심각한 식수난을 해결하고자 지난 2004년부터 낙후된 해안도서지역에 해수담수화시설을 추진해오고 있다. 현재 전국의 100여 개 도서지역에 설치된 해수담수화시설은 국비 70%와 지방비 30%가 투입됐다. 이번에 민원이 제기된 전남 진도군 역시 8개 섬마을에 해수담수화시설을 해서 현재 가동 중에 있다. 해수담수화시설이란 바닷물을 끌어올려서 섬 지역의 부족한 음용수를 대체하는 시설이다.

“이건 말이 해수담수화지 제 기능을 못합니다. 짠물이 자주 나와서 사용을 못해요. 그나마 물을 적게 사용하는 계절에는 괜찮은데 요즘같이 더운 여름이면 진짜로 힘들어요. 진도군에서 온 사람이 물은 60톤을 생산하는데 누수가 많아서 진짜로 사용 할 수 있는 물은 얼마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박종훈 대마1구 이장은 물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진도군은 지난 2009년 성남도와 관사도 등 2개 섬에, 2011년에는 죽항·청둥·소마·대마도·맹골·구자도 등 6개 섬에 해수담수화시설(RO)을 설치하여 가동 중에 있다. 당시 큰돈을 들여서 설치된 이 시설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민들의 물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는 8개 섬 주민들을 대상으로 확인할 결과 2개 섬(죽항·청둥도)만 “그나마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말할 뿐 나머지 6개 섬 주민들은 “돈만 들었지 물 사정은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승자 구자도 이장은 “한 달에 보름은 물이 괜찮다가 다시 짠물 나오면서 고장이 난다”며 “물 양은 괜찮지만 한 달에 한두 번 고장이 나다보니 정말로 힘들다. 그나마 여기는 육지라서 고장이 나면 진도군에서 바로 나오지만 배를 이용해야 하는 조도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일 맹골도 이장 역시 “기계고장이 잦아서 골치가 아프다. 오죽하면 고장수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앞으로 이 사업은 안 할 것 같다고 말을 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박 이장은 “더 심각한 것은 맹골죽도와 각도”라면서 “이 두 곳은 아예 이런 시설조차 없어서 빗물을 받아먹고 산다”고 말했다. 3년 전 죽도와 각도에 물탱크 2개를 만들었으나, 현재는 부서져서 이 마저도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 박 이장은 “진도군에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물을 받을 수 있는 저장고라도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군에서는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면서 “지난 5월에 답사를 해갔지만 지금껏 아무런 연락도 없어 속이 터질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송백호 간사도 이장은 역시 “관정에서 올라오는 물이 부족해서 늘 지하수를 파는데도 물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섬에서 가장 어려운 게 물”이라고 강조했다.

해수담수화시설을 한 후 그나마 괜찮아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영식 청둥도 이장은 “처음에 (해수담수화시설)설치하고 3년 정도는 고장이 잦아서 정말 힘들었는데 현재는 괜찮은 편”이라며 “여름을 제외하고는 큰 불편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순배 조도면 이장단장은 “지하수를 파서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지하수는 물이 나오다 어느 시점이 되면 물이 안 나오게 되어 있는데, 각 섬들에 시설된 해수담수화는 이런 한계를 안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대마도 ‘주민전체 서명 담긴 건의서 진도군에 제출’

진도 조도 대마도의 경우 올해 초 주민전체 서명이 담긴 건의서를 진도군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건의서에는 부족한 물 해소를 위해 지역민들이 접합하다고 판단한 곳에 집수장(集水場/ 물이 모이거나 모이게 하는 곳)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대마도 주민들은 애초에 해수담수화시설이 들어설 때부터 물에 대한 문제가 예고됐다고 주장했다. 시설을 할 때 물이 풍부한 곳에 관정을 파야 하는데 물줄기가 부족한 곳에다 시설함으로써 물에 대한 불만을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마1구 한 주민은 “지하수 관정을 팔 때 충분한 타당성 조사도 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그러다 보니 시설을 해놓고도 물이 부족해서 지하수 물을 끌어오고 있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은 “섬 지역주민들은 나이가 많아서 건강관리를 해야 하는데 물 한 모금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현실이 화가 난다”며 불만을 털어 놓았다. 심근경색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이 주민은 “TV에서는 소금이 몸에 안 좋다고 적게 먹으라고 하는데 우리는 눈만 뜨는 먹는 물이 소금물”이라며 “진도군에서는 아무리 말해봐야 들은 채도 하지 않아 속이 터질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역민들의 이러한 현실을 해당 지자체에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진도군 관계자는 “8개 섬에 설치된 설비들은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 고장에 대한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섬의 관리원들이 짠물이 나온다고 하면 바로 업체를 보내서 막을 교체한다. 그러면 수질이 괜찮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마도 주민들이 건의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지난 3월 중순경 대마도 관로 및 가구별 누수탐사를 실시한 후 관로 누수복구와 가구별 누수안내 및 복구를 완료한 상태로 누수 복구 전과 비교했을 때 물 사용량이 10톤 정도 줄어들었다”면서 “현재 대마도는 지하수 관정과 작은 저수지의 물을 같이 정수하여 마을에 공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물에 대한 주민들의 불편함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물 사용량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마을 주민들이 건의한 추가저수지 건립에 대하여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화통화가 이뤄진 죽항도 한 주민은 “섬에 사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면서 “짠 물이 나와서 육지에 가서 늘 물을 사다 먹는데 시골 사람들이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육지 사람들은 펑펑 쓰는 물이 섬에서는 너무 귀해서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 했다. 이 주민은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다니고 있는데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게 물 때문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소마도의 한 주민은 “여름이 되면 그나마도 물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언제 물 걱정을 안하고 살게 될지...”하며 전화를 끊었다. 

진도군 ‘수질관리 전혀 안 돼’

기자는 진도군에 8개 섬에 설치된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생산되는 물의 양과 수질검사성적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진도군에서 보내온 수질검사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12일 검사기준, 구자도(2,211,2mg/l)와 청둥도(346,5mg/l)는 염소이온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마도(0,136)와 맹골도(0.063)는 망간이 기준치를 한참이나 초과했다.



염소이온의 기준은 250이며 망간은 0.05이다. 진도군 수질검사를 진행한 (주)이산친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염소이온의 기준이 250이라는 것은 먹는 물 관리법상에서 정한 먹는 물 기준일 뿐”이라며 “염소이온(염소와 화합해서 생긴 염류로, 염화물이 물 속에 녹아 있을 때의 염소분을 가리킨다)은 소금에서 기인된 물질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염소이온이 먹는 물 기준(250정도)인을 초과했다고 해도 입맛에서는 짠맛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망간 역시 기준 값이 0.05인데부적합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무해하다 유해하다
는 판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복용할 경우는 건강에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무런 지식 없는 관리원에 의존 

진도군 8개 섬에 설치된 해수담수화시설은 섬에 거주하는 주민 한 사람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고 있었다. 이들의 시설물 관리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진도군 관계자는 “정수장 수리 업체를 통해 일반 정수장 관리 교육을 시키고있다. 간단한 부품교체에 대해서는 관리원들을 통해 가능하지만 어려운 부품이라든가 배관 교체 등은 수리업체가 직접 들어가서 한다”고 설명했다. 유지보수자체가 안 된다는 의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유지관리를 하는 보수업체가 없다는 거였다. 섬에 설치된 기계에 고장이 있을 때면 섬을 직접 방문해 수리해주고 있다는 금천정수 관계자는 “8월부터 진도군과 유지보수관리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정기적으로 섬에 들어 다니며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보수는 물론 수질검사도 엉망

진도군은 몇 년 전 이 시설을 설치해놓고 수질검사는 물론 유지보수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군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질검사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도서지역이다 보니 관리가 어려운 점이 많다”고 자신들의 애로점만 털어 놓았다. 이어 “수질검사를 해보니까 부적합한부분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3분기부터 정수장유지관리업체를 수시로 보내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도군은 수질검사에서 독성금속 물질인 망간이 검출됐지만 이후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망간은 모든 생물에 미량으로 필요한 영양소지만 많은 양이 몸 안에 들어갈 경우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독성금속물질이다. 


각 섬들 대동소이한 고민 안고 있어

현재 이들 8개 섬에 설치되어 있는 해수담수화시설은 RO(역삼투압) 방식이다. RO방식은 역삼투압 효과를 이용해 해수에 압력을 가해 반투막을 통과시켜 담수를 생산하는 것으로, 발전소 없이도 독립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고 전력망(grid) 연결만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물의 수질이 상당히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알려진다. 글로벌 담수화연구센터 관계자는 해수담수화시설을 했는데도 짠물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역삼투 방식은 물이 안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역삼투 방식은 정수기에 들어가는 필터를 쓰기 때문에 화학적이나 생물학적 처리가 아닌 물리적 처리를 하게 되어 정수능력이 아주 좋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역삼투 방식은 물에 섞여 있는 것들은 다 걸러내고 물만 통과시키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운영이 된다면 짠물이 나올 수가 없다”면서 “짠 물이 나온다는 것은 기계사용이 오래돼서 필터의 수명이 다되어 찢어졌다든가 기계자체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섬 지역의 물은 지하로 침투하여 지하수로 유입되어 작은 해수담수화시설를 통해 공급되고 있는데 현재 국내에 100개 넘는 시설들이 모두 대동소이(大同小異)하게 그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문제에 대해 해결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전문가가 현장에 가서 기계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를 체크부터 해야 한다”며 “해수담수화시설은 담수로 먹는 물을 만드는 과정이 비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지자체는 예산이 부담되어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진도군에 설치된 8개 섬 또한 설치 당시 지자체에서는 주민들의 물 해소가 가능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해수담수시설은 설치 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해결은 광역상수도...그러나 지방비 확보가 문제

전남도청 관계자는 이들 섬마을 해수담수화시설에 대해 “지역발전 특별회계라고 해서 국비형식으로 70%를 환경부가 부담했고 지자체인 진도군이 지방비는 30%를 부담해서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도군의 경우 성남·간사도(2009년), 죽항·청둥·소마·대마도(2011년), 맹골·구자도(2013년)에 설치됐으며 당시 투입된 총사업비는 대마·간사도 3억6천만원(60톤), 그 외 6개 섬들에는 1억8천만원(30톤)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큰돈이 투입됐지만 섬 주민들의 물에 대한 갈증은 여전한 것 같다고 하자 “해수를 RO공법으로 한다고 해도 물 상태가 완전히 지표수같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지역에 설치된 해수담수화시설은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게 아니라 염지하수를 파서 염분을 제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100% 염기가 빠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가끔 섬에 들어갈 때마다 섬 지역의 경우 물이 안 좋다는 걸 확실히 느끼지만 지역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한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해결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도에서는 광역상수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신안군의 경우 해저를 통해 광역관을 연결하여 낙도까지 들어갔고 완도 역시 마찬가지”라며 “사업비가 충분하다면 진도 역시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사업비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자체가 어떠한 시설을 갖추려면 정부로부터 국비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중앙부처에서는 시급한 부분의 순위를 정하고 그 순위에 따라 사업을 시행하게 된다”며 “진도군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지원이 잘 안 되고 있는데 1차적인 문제가 지방비확보가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한 목소리로 “해수담수화시설은 유지관리가 우선”

해수담수화시설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는 한 전문가는 “이 시설은 유지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고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해당 시설자체가 그걸 기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며 제대로 관리만 해주면 20~30년 사용도 가능하다고 말한 이 전문가는 “현재 우리나라 도서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해수담수화시설들은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곳이 거의 없는 줄로 안다”고 전했다.

두산중공업 한 관계자도 “해수담수화시설은 시설 자체가 유지관리를 전체로 해서 나온 것이라 시설보다 유지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사용하려면 유지관리에 공을 들여야 하는데 도서지역의 경우 작은 섬들마다 직원을 파견할 수 없다 보니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도서지역의 이러한 문제는 성과만 내면 그만인 지자체장의 공약이 문제라고 본다”면서 “지자체장에 당선되기 위해 공약을 했다가 당선 후에는 얼마의 예산을 확보해 설치를 한 다음에 공약을 지켰다고 끝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설은 유지보수가 굉장히 중요한데도 지자체들은 이런 대부분에 대해 예산자체를 확보하지 않은 곳들이 수두룩하다는 지적했다.


해수담수화와 같이 기계를 설치할 때는 중앙에서 예산을 받아서 할 수 있지만 유지보수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해수담수화시설은 경제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면서 “애초에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을 모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들은 바지선위에 해수담수화시설(RO)를 해서 물을 만든 다음에 접안을해서 각 마을 물탱크에 물을 채워주게 된다면 이런 불만은 충분히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은 소규모시설업체에다 발주를 내면서 더 심각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 시설은 아주 작은 소규모 업체들도 부품을 사다가 얼마든지 흉내를 낼 수 있는 시설”이라며 “이렇게 설치된 경우 처음에는 잘되는 것 같지만 한두 달이 지나면서 막에 이상이 생기면 그때부터 고장이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시설은 중소기업에 하기에 적합한 업종이긴 하지만 책임 있는 업체를 선별해 내는 것이 더 중요했을 것”이라며 “그렇지 못한 업체들의 경우 기계가 고장을 일으킨다든지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곧 바로 회사를 도산시켜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도군에서 발주를 받아 해수담수화시설을 했던 업체는 도산한 상태다.

물복지 차원에서 국가가 나서야

전문가들은 이 시설의 유지관리보수에 대해서도 프로그램을 잘 짜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O방식의 가장 큰 단점이 연속운전이라고 강조한 한 관계자는 “하루 이상 기계를 중단시킬 경우 막에 곰팡이가 생겨서 못쓰게 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막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크리닝을 해주고 주기적으로 일정한 양의 약품을 넣어주는 등 프로그램을 잘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자체가 나서서 유지보수에 대한 전문적인 인력을 양성해 내는 노력을 기울어야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섬 거주민을 관리원으로 둘 경우 최소 6개월 정도는 체계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한 사람들이 5~6개 섬을 관리한다고 과정 했을 때 인권비만 해도 1억 원이 들어간다”면서 “약품과 같은 간접비로 3~4천만 원 들어가고 정상적인 기계라 하더라도 7년에 한 번 정도는 막을 교체해야 하는 데 한 번 교체비용이 1백만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이어 “유지보수를 할 때도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왜 발생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전문성이 없는 유지보수팀들의 경우 진짜 이유는 모르고 무조건 막만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의 해수담수화시설은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전력만 해도 디젤을 써야 하는데 안 된다면 태양열이라든가 이런 걸 설치해야 하고 전력비를 최소화시키는 등 복합적인 해결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여러 전문가들은 해수담수화시설은 단순히 지자체에다 떠넘기기보다는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복지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도군과 같은 작은 군단위의 자체단체에서 유지보수를 하도록 할 게 아니라 전남도가 나서서 직접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의 물 복지

수자원공사(K-water)는 낙후된 해안·도서지역의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체 수원으로 해수담수화가 유일한 대안으로 판단하고, 2004년부터 전국8개 지자체에서 39개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해수담수화 시설이 설치된 지자체는 충남이 21곳으로 가장 많고 전남 11곳, 전북 5곳 등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도서지역이 만성적으로 물부족을 겪고 있는 섬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 해수담수화시설을 한시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관리하고 있는 섬들의 연 보수비는 개소 당 섬에 따라 시설용량이라든가 원수형태에 따라 달라 획일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여수지역 10개 도서를 근거로 산출했을 때 개소 당연 2천600만원정도 소요되고 있다”며 “섬 지방은 관로부분에서 고장률이 많은데 관로 길이라든가 설비용량 원수 상태에 관리인 등 편차가 크지만 굳이 말을 하자면 연 6회 정도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자원공사는 해당 섬 지역의 시설들에
대해 일일, 분기, 연간 등 세 개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일일관리는 계측기를 통해 수돗물에 염분이 적당히 포함되어 있는지를 관리하고 분기관리는 먹는 물 기준 20개 항목에 대해서 수질검사소에 의뢰해서 한다”고 밝히며 “연간관리는 먹는물 기준 항목 56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소에 의뢰해 검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수담수화시설의 관리를 묻는 질문에는 “이 시설은 누가 관리를 하든 간에 돈을 많이 들어가면 물이 좋아진다”면서 “섬 지역들은 배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물 생산비용이 굉장히 고가”라고 전했다. 

제대로 관리를 하려면 예산자체가 끝없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시설은 예산을 수반되지 않고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이 관계자는 “바닷물이다 보니 설비노후화도 빨리 진행되고 제대로 관리를 못하면 빨리 못쓰게 된다”며 “이러한 시설을 작은 군단위에서 유지 보수해 나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물물...대답 없는 메아리

최근 우리가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 환경과 물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에 대한민국 역시 물이 부족한 국가에 속한다. 지구 표면의 2/3을 차지할 만큼 아주 많은 양의 물이 있다지만 실제로 전체 물의 약 97.5%는 소금기가 있는 바닷물이고 먹을 수 있는 물은 전체 물의 2.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 등 물 관련 재해에 대비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끼지 않아도 영원히 펑펑 나올 것만 같은 물이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간절한 물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할 물과 공기가 여전히 불평등한 이때 정부가 나서서 보다 더 체계적인 물 복지를 실천해 나가야 할 때이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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