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4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사회·문화


[단독] ‘NH멤버스’ 가입은 맘대로...탈퇴하려면 농협카드 내놔야

농협 “9월 중 개선”...금융감독원 “애초 고의였다면 문제...조사 후 판단”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회사원 A씨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 근무하는 지인 B씨의 부탁으로 농협 멤버십 플랫폼 ‘NH멤버스’에 가입했다. ‘한 사람당 가입자를 최소 5명씩 유치하라’는 상사의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B씨의 말을 듣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일단 흔쾌히 가입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사용하지도 않는 서비스에 가입한 채로 있자니 영 찝찝한 마음이 들었고, 이내 서비스를 탈퇴하기로 마음먹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NH멤버스를 탈퇴하려면 기존에 농협에서 사용하던 카드를 전부 없애야 한다는 것. A씨는 본지에 제보를 통해 “농협에서 카드를 만들 땐 NH멤버스에 가입해야 된다는 말이 없었는데, NH멤버스를 탈퇴하려면 카드를 몽땅 없애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쓰고 있는 카드를 볼모로 멤버스 탈퇴를 허용하지 않는 건 명백히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란하게 출범한 ‘NH멤버스’ 

 

NH농협은 지난 2월8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유통과 금융을 아우르는 농협 멤버십 플랫폼 ‘NH멤버스’ 출범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NH멤버스는 중앙회, 금융지주, 경제지주 등 농협의 16개 법인과 전국 1,122개 농·축협이 공동으로 참여해 농협 계열사에서 포인트를 손쉽게 적립하고 사용 할 수 있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다. 하나로마트 등 농협사업장이라면 어디서나 NH멤버스 하나로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회장, 이대훈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범농협 임직원 및 NH멤버스 홍보모델인 EXID 의 하니, 업계 관계자 약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NH멤버스를 통해 도시와 농촌 어디서든 농협의 다양한 혜택을 공유함으로써 농업인과 국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말까지 기존 약 2,000만명의 회원과 신규회원 500만명을 합쳐 총 2,500만명의 회원을 모으고 국내 상위권의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카드와 연동해 탈퇴 막아...농협 “9월 중 개선” 해명

 

문제는 농협에서 카드를 발급받을 땐 NH멤버스를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데, NH멤버스에 가입했다가 탈퇴하려면 가지고 있는 카드를 모두 해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NH멤버스 이용약관 제5조 1항을 보면 ‘언제든지 서면, 전화, 홈페이지, 모바일 앱(App.) 등을 통하여 회원 탈회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은행은 회원의 요청에 따라 조속히 회원 탈회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수행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2항에는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탈회 시 회원은 NH멤버스 탈회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약관 어디에도 ‘NH멤버스 탈회 시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탈회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거나, ‘카드 해지 후 탈퇴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카드와 연동해 멤버스를 탈퇴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부분에 대해 NH농협은행 NH멤버스사업부 이주현 과장은 “농협카드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는 NH멤버스를 탈퇴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애초 시스템 상으로 분리해놓지 않았다”면서도 “선택권을 주는 의미에서 NH멤버스를 가입하지 않더라도 카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9월까지 개선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약관을 통해 카드를 해지해야 탈회가 가능하다는 고지는 안했지만 아직까지 관련 민원은 없었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을 별도로 관리하는 접수채널이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상태에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는 “공식 답변 할 위치가 아니다 보니 답변이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금융소비자원 “나쁜 영업전략...고객에 대한 비도덕적 마인드 고스란히 나와”

 

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애초부터 멤버스를 자유롭게 탈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농협 측에서) 시스템 핑계를 대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한번 선택하면 탈회를 못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요하는, 그리고 그 선택권을 방해하는 나쁜 영업 전략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이런 문제라면 미리 소비자에게 고지도 안했을 텐데 이건 명백한 기만행위다. 농협의 고객에 대한 비도덕적인 마인드가 고스란히 나오는 것”이라며 “고객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생각해봤다면 이런 얼토당토않은 접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 “애초부터 고의였다면 문제...조사 후 판단할 것”

 

관할 당국인 금융감독원은 농협 측이 애초부터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의도로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현행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 남영민 수석은 “처음부터 시스템을 고의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면 굉장히 문제가 있다”며 “농협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는지, 처음부터 왜 그렇게 했는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소지가 있는지 등을 세부적으로 검토해보고 최대한 빨리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협 측은 "NH멤버스는 고객혜택 강화를 위해 채움카드포인트 회원 기반으로 농협계열사의 포인트를 통합한 서비스"라며 "앞으로 시스템 개선을 통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하고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MeCONOMY magazine May 2019


관련기사



HOT클릭 TOP7


배너








배너

사회

더보기
대책위 “오송참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2주기 전 해결해 달라”
중대시민재해 오송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3일 “오송지하차도참사 2주기가 되기 전에 국회는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등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7월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침수 참사는 열네 명의 생명을 앗아간 참극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송참사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외치며 싸우고 있다. 오송참사대책위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된 이범석 청주시장은 아직까지 진정한 사과도 없이 여전히 책임을 부정하고 있으며 김영환 지사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한 결정에 대한 대전고법 항고는 5개월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깜깜무소식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국회가 작년에 국정조사를 약속했지만 아직 국회 본회의의 문턱에 오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송 참사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예방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무관심과 관리 부실, 그리고 책임 회피가 빚어낸 명백한 ‘인재’”라면서 “참사 발생 2년이 지나도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