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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빼고 본 김경수, 340만 경남도민에게 내건 약속

제조업 르네상스, 무상급식 전면시행 등...감시는 유권자의 몫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부산, 울산과 함께 대표적인 ‘보수텃밭’으로 불렸던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문재인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상대는 두 번의 경남도지사 당선을 포함, 앞선 선거(6전6승)에서 한 번도 진적이 없어 ‘선거의 귀재’로 불린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 특히 ‘드루킹 사건’으로 야권의 십자포화가 쏟아지면서 김 당선인은 끝까지 힘든 선거를 치러야 했다. 그런 그가 각종 악재를 뚫고 경남에 최초로 민주당 깃발을 꽂았으니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관측도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듯하다. 그러나 본게임은 지금부터다. 김 당선인의 경남도정은 대권가도의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이번호에서는 ‘드루킹 논란’은 논외로 하고 김 당선인이 340만 경남도민과 했던 약속을 재조명해봤다. 

 

※ 해당 기사는 M이코노미 매거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경제혁신특별회계 1조원 조성...“제조업 르네상스 열겠다”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남지사 선거. 지난 5월8일 관훈클럽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상남도 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는 지역경제, 일자리, 무상급식 등 경남지역 정책현안에 대한 김 당선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김 당선인은 1순위 공약으로 ‘위기에 빠진 경남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0%대 성장률에 머물면서 광역단체 중 지역 내 총생산(GRDP)이 4위로 추락한 점을 감안할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제조업과 혁신산업의 결합을 통해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혁신성장산업까지 집중 육성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경남은 제조업 기반이 가장 강한 곳입니다. 경남에 강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신경제지도를 만들겠습니다. 그 중 첫째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한 제조업 기반을 갖고 있으면서도 혁신에 뒤떨어져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기존 경남의 제조업을,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르네상스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를 통한 경제혁신특별회계 1조원 조성과 도지사 직속 경제혁신추진단 구성을 공약했다. 이를 통해 경남 연구·개발(R&D) 특구와 부산·울산·경남 광역연구개발특구를 조성, 경남 R&D체계 구축을 통한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부경남KTX(남부내륙철도)를 정부재정사업으로 조기 착공해 경남을 대륙으로 가는 물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제조업 기반 위에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제조업 기반 위에서 ICT 융합을 통한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져서는 신성장 산업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기존 제조업을 살리기 보다는 신성장 산업에만 몰두하면서, 기존 제조업도 무너뜨리고 신성장 산업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죠. 이번에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함께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운명이 바뀌고 있습니다. 평화경제, 평화가 곧 경제입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속에서 경남의 미래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경남과 부산을 동북아의 물류플랫폼 전진기지로 만들겠습니다.”

 

기존 제조업 혁신통한 일자리 창출

 

김 당선인은 2순위 공약으로 ‘경제살리기로 좋은 일자리를 지키고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조선·기계부품 위주 편중된 산업구조로 인한 일자리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제조업을 혁신하고 산업지도를 확대해 다양한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또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패키지 프로그램 도입으로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고, 사회서비스나 도시재생사업으로 경남의 취약한 공공서비스를 확대함과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낸다는 계획이다.


“경남 경제와 일자리, 결국 일자리 문제가 경제정책의 힘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많이 펼쳤다 해도 좋은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지 않으면 그 정책은 제대로 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죠. 지금은 기존의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경남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위기 요인입니다. 기존 제조업이 새롭게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좋은 일자리 창출도 불가능합니다.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곳곳에서 실업자들이 속출합니다. 조선업 쇠퇴로 인한 실업자가 많아지면 10만명도 넘을 거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은 경남의 주력 산업인 기존 제조업을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지 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추진했습니다. 그것은 기존 산업을 강화를 통해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킨 것으로, 우리 대한민국에도 제조업 르네상스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경남R&D특구, 대기업R&D센터를 유치해 지역출신 연구원등 고급인력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재산업·스마트부품산업·항공우주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통해 전문기술직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물류 및 조선후방산업을 육성해 물류전문인력, 복합물류전문가, 물류R&D연구원, 국제교역전문가 등 물류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도 함께 내놨다. 아울러 창업사관학교, 창업투자회사, 스타트업 캠퍼스 등 창업 일련의 과정을 지원하는 패키지 프로그램 도입으로 창업을 활성화시키고, 공공산후조리·긴급아이 돌봄·자영업자를 위한 공공배달서비스 등의 사회서비스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지금은 경남에 있는 기존 제조업들을 혁신시켜줄 수 있는 대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예산투자도 필요하죠. 그래서 저는 기존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도지사 직속 경제혁신추진단을 구성해 기존 제조업들의 R&D, 스마트 공장화, ICT 융합 그 외에 기존 제조업 맞춤형 혁신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그 효과가 사회적 경제, 그 외 다양한 문화관광산업까지도 미칠 수 있도록 해서 좋은 일자리를 계속 확산시켜 나가는 정책을 펴겠습니다.”

 

홍준표가 파기한 무상급식, 전면 시행

 

김 당선인은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더불어 사는 경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남도지사 재임시절 중단됐던 무상급식을 고등학교를 포함한 모든 학교로 확대하면서, 서울에 비해 한 끼당 1000원 가량 낮은 식품비를 서울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골자로 한다. 복지공약으로는 이와 함께 민간 산후조리원의 반값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을 권역별로 설치하고, 현재 9.2%에 불과한 경남의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40%로 늘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남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때문에 1년 이상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했습니다. 경남 합천은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실시했던 곳이죠. 그럼에도 홍준표 전 지사는 2014년 선거당시 무상급식을 공약해놓고, 그 이후 파기해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밥그릇 문제를 가지고 길거리를 헤매며 반대운동에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학교 급식법 개정에 60만 명이 서명을 해서 국회에 청원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그 청원도 국회에서 잠들고 있죠. 뿐만 아니라 홍 전지사의 주민소환이 서명숫자를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제도규정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 정도로 경남은 무상급식에 대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초·중·고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습니다.”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의 구별은 유권자의 몫

 

김 당선인은 이외에도 주요 공약으로 ▲경남페이 도입으로 카드수수료 절감 ▲일자리 안정자금 추가지원 ▲중소기업 이자차액 지원사업 확대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도입 ▲어르신 일자리 수당 40만원으로 인상 ▲참여예산위원회 참여범위 확대 및 내실화 ▲주민소환제, 주민투표제 확대 및 기준완화 ▲노사민정 협의회 구성 추진 ▲농어업 농어촌특별기구 설치 등을 제시했다.


쏟아진 공약(公約)들이 경남의 미래를 바꿀 계기가 될지, 유권자의 표만을 노린 선심성 공약(空約)에 그칠지는 지켜볼 일이다. 공약이행의 감시와 지도자에 대한 판단은 이제 유권자들의 몫이다. 김 당선인은 1967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 천전초, 남중, 동명고,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청와대 연설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경남은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통영에 가면 ‘달아공원’ 이라는 곳이 있죠.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한려수도, 다도의 바다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경남은 그렇게 아름다운 곳인데 우리 도민들의 삶은 힘들고 어렵기만 합니다. 지난 시기 낡은 사고, 낡은 방식이 경남을 위기에 빠지게 만들고 도민들의 민생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경남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리더의 상상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남북관계를 보더라도 리더의 상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우리 경남에도 그런 새로운 상상력을 가진 새로운 사람, 그리고 새로운 방향이 꼭 필요합니다. 저는 이번 지방선거가 김태호 후보와 저의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가 경남경제를 지켜낼 것인지, 경남경제를 제대로 살릴 것인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경남 도민들이 경남의 운명을 바꿀 사람이 누구인지를 선택하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본 기사는 M이코노미 매거진 7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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