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국회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199개 민생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에 대해 "국회 선진화를 위한 법이 오히려 후진적인 발목잡기 정치에 악용되는 현실을 국민과 함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아이 부모들의 절절한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국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민생과 경제를 위한 법안들을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 소중한 법안들"이라며 "하루속히 처리하여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 드린다. 특히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 두었으면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과 관련해서도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됐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며 "국가 예산은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처리가 늦어지면 적시에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내외적 도전을 이겨나가는 데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경제심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회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예산안 처리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