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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나에게 꽃은 행복으로 가는 통로였어요 ‘1004섬 신안군’ 수선화 여인 현복순 할머니

35년 가꾼 정원, 이제는 섬 전체가 ‘수선화’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매미의 부화 전(前) 모습을 닮아 매미 선(蟬)자를 써 ‘선도’라 불리는 전라남도 신안군 지도읍의 작은 섬에 올봄 노란 수선화가 수 놓였 다. 지난 3월29일부터 4월7일까지 ‘선도’에서는 제1회 ‘수선화 축제’가 열렸는데, 식재된 수선화만 해도 100여종이다. 그야말로 꽃 섬이 선도. 지중해연안에서 피어오르는 수선화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작은 섬을 채웠을까. 그 뒤에는 ‘수선화 여인’이라 불리는 현복순 할머니(89)가 있었다. 

 

“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의 통로”
 

전라남도 무안군 신월항에서 배로 15분 남짓 들어가면 도착 할 수 있는 가까운 섬 ‘선도’. 배에서 내려 잘 조성된 꽃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언덕 위 작은 마을교회 하나가 나온다. 그 바로 옆에는 마치 전문 정원사가 가꿨을 법한 아름다운 정원을 품은 집 한 채가 있다. 집 입구에선 ‘수선화의 집’이라 는 비석이 정원의 주인을 짐작케 한다. 바로 ‘수선화 여인’이라 불리는 현복순 할머니(89)가 이집의 주인이다.

 

축제를 하루 앞두고 집은 손님맞이 준비로 한창이었다. 현복 순 할머니는 30여년 전 선도로 이사와 수많은 꽃과 나무로 자신의 정원을 가꿨다. 덕분에 정원은 사계절 내내 형형색색 의 화려한 자연의 옷을 바꿔 입는다. 꽃을 사랑한 여인, 현복 순 할머니는 자신이 정원에서 가꿔온 꽃들을 꼼꼼히 사진에 담고 그림으로도 남겼다. 집 거실을 장식하고 있는 특별한 꽃 일기(원예일기)는 할머니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꽃과 나무를 가꿨는지 짐작케 한다. 선도가 수선화 섬이 된 지금도 할머니 의 집 정원엔 다양한 꽃과 나무로 가득 찼다. 그야말로 꽃동 산이다.

 

 

햇살 가득한 좋은 날씨에 정원에서 시간을 내준 현복순 할머 니는 “나한테는 꽃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으로의 통로 였다”면서 “육지에 나갈 일이 있어 나갔다 돌아올 때면 항상 꽃과 나무 모종을 사왔다”고 했다. 꽃씨를 받기 위해 수개월 을 기다린 적도 있다고 했다.

 

“자식이 외교관 생활을 해서, 독일에 간 적이 있는데 그곳 포 도밭에서 빨간 꽃 양귀비를 봤는데 너무 예뻤어. 돌아와서 그 꽃씨를 하나 받으려고 수개월을 기다렸지. 우리 집 정원은 3~4월에는 하얗고 노란 수선화가, 7~8월에는 빨간 꽃 양귀 비가 아주 예쁘게 피는 거야. 그때 꼭 놀러와.”
 

“노을 받은 하얀 수선화는 그 자체로 감동”
 

기자가 선도를 찾았을 때는 현복순 할머니집 정원의 수선화 가 만개하지는 않았다. 뒤뜰에 노란 수선화 몇 송이만이 화 사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30여년 동안 작은 정원에 심은 나무만 50그루, 100여종의 꽃을 가꿨다는 할머니는 10년 전 너무 예쁜 수선화에 빠졌다고 했다.

 

“‘고결’이라는 꽃말처럼 향기마저 우아한 수선화가 너무 좋 았지. 올해는 날씨 때문에 노란 수선화가 늦게 피는 것 같아. 하얀 수선화는 조금 더 늦게 피지. 아휴, 꽃이 피면 정말 하 늘에서 눈이 내린 것 같이 온 세상이 하얗거든. 하얀 수선화 는 저녁노을을 받을 때면 또 다른 색을 낸다니까. 요즘은 섬 전체가 수선화로 가득하다 보니까 저 바다와 어우러져서 정 말로 예쁘지.”

 

현복순 할머니는 수선화에 대한 얘길하면서 먼 생각에 잠기 기도 했다. 꽃 속에 사는 할머니의 표정은 너무 행복해 보였 다. 기자가 잠시 머문  ‘수선화 여인’ 현복순 할머니의 ‘수선화 의 집’은 엄마의 품처럼 따뜻했다. 봄볕이 화사하게 내리 쬐는 벤치 뒤에 사계절 활짝 피어 있는 커다란 몸집의 수선화는 할머니의 마음까지 포근하게 만든다고 했다. 신안군이 ‘선도’에 수선화 꽃을 가득 심게 된 것은 현복순 할 머니가 평생을 가꾼 정원 ‘수선화 정원’이 중심이 됐다. 요즘 은 섬 전체 수선화가 심어져 있고 축제까지 열리고 있어 너무 좋다는 할머니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선도에 와서 예쁜 수선 화를 보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선도 ‘수선화’·임자도 ‘튤립’ 민선7기 신안군 ‘플로피아’ 구체화

 

… 마을 주도형 축제 등 관광농업 활성화

… 대체작물 전환 산업형 축제

 

 

올해 4월, 신안군은 선도 ‘수선화축제’, 임자도 ‘튤립축제’를 잇따라 열며, 민선7기 역점시책인 ‘플로피아’를 구체화했다. 특히 ‘수선화섬’으로 명명된 선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여느 섬과 마찬가지로 160여 가구 270 여명의 주민이 단순 농업·어업만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작은 섬이었다. 하 지만 1년 만에 ‘수선화섬’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군의 정책 의지와 실행력, 마을 주민의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했다. 마 을 주민이자 신안1004섬수선화축제추진위원회 박기남 부위원장은 “이제 까지 농업·어업만 해오던 우리 주민들이 군의 지원과 함께 지난해부터 수 선화를 심고, 직접 축제를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첫선이었지만 선도 ‘수선화축제’는 관광객 1만1,500여명을 끌어 모아 성공을 거뒀다.

 

신안군은 단순히 생태환경 공원화만 그리고 있지 않다. 선도의 ‘수선화 섬’ 화는 신안군농업기술센터가 주도했다. 축제로 관광농업은 물론 농가소득 화 일환으로 농·어업의 대체작물로의 전환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신안군 농업기술센터 박강용 계장은 “현재 낙도 등은 갈수록 고령화되는 상황 속 에 농·어업인들의 실질소득도 감소하고 있어 대체작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선도에는 27품종의 수선화가 심어졌으며, 주민주도의 수선 화 축제와 향후 구근 등 수확 등으로 수익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군의 역점 시책 가운데 하나인 ‘플로피아’는 꽃(Flower)과 유토피아 (Utopia)가 합쳐진 말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1004섬 공원화’ 사계절 꽃 피는 섬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에는 ‘플로피아 조성사업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준비보고회를 열 기도 했다. 신안군은 플로피아 섬 조성사업을 위해 각 관·과·소에 올해부터 1억5,000만원씩 예산을 투입한다. 매년 1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1 읍·면, 1 감독부서 지정으로 현황조사, 기본구상, 실시설계 및 수목식재 뿐 아니라 사후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박우량 신안 군수는 올 2월26일 주민참여 마을 숲 만들기 선포식 자리에서 “신안의 우 수한 자연경관을 극대화하고 섬별 테마·경관수종의 식재와 가꾸기로 군 민과 함께 1004섬 공원화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늘 푸른 생태환경이 아 름다운 신안 건설로 찾고 싶은 신안을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MeCONOMY magazine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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