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고려 전기 추정 마애약사불좌상이 경상남도 고성 거류산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4일 경남 고성 거류산에서 약 5m 크기의 바위에 254㎝ 높이로 새겨진 마애약사불좌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불좌상은 얇은 선으로 새겨졌으며, 신체 위에는 가사(袈裟·승려가 장삼 위에 걸쳐 입는 법의)가 이중착의(二重着衣)로 걸쳐진 형식이었다.
주요 특징은 둥글넓적한 얼굴에 과장된 이목구비, 짧고 선명한 목에 세 개의 줄(삼도, 三道), 부조(浮彫, 돋을새김)로 새긴 머리와 얇은 선으로 표현한 몸 등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고려 시대 전기 마애불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14일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통해 마애약사불의 존재를 인지한 뒤, 이를 바탕으로 거류산 일대를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해 지난 22일 불상을 발견했다.
문화재청은 "경남 고성은 현재 불교문화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는 곳으로, 사례가 많지 않은 마애약사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고려 전기의 작품인 제천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과 같은 양식을 보이는데, 고려 전기 수도인 개성(開城)에서 보였던 중앙 양식과는 얼굴 표현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지역 특색을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