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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현실화 되나?

-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가상자산 국제기준 제시… 회원국 이행해야

- 오는 6월에 국제기준 최종 확정, 암호화폐 관련 법안 정비해야

- 김병욱·제윤경 민주당 의원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 담은 법안 발의

- 암호화폐 거래소 ‘금융회사’에 포함해 규제

- 무분별한 거래소 난립 사라질 듯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총회에서 FATF는 가상자산, 즉 암호화폐에 대한 국제 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FATF는 주석서를 통해 가상자산이 불법 거래에 악용되지 않도록 관할 당국이 금융회사가 몇 가지 조치를 가상자산 취급 업소에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말한 조치들은 ▲위험기반 검사·감독(고위험 거래 또는 사업자 집중검사·감독), ▲신고·등록, ▲의무 불이행 시 제재, ▲가상자산 송금 시 송금인·수취인 정보 수 집·보유, ▲정보공유 등이다. FATF는 가상자산 송금 부문을 제외한 이런 내용을 주석서 내 문구를 확정하고, 그 내용을 성명서(Public Statement)로 발표했다.

 

구체적인 개정안 내용을 보면 FATF는 가상자산을 “재산 (property), 수익(proceeds), 자금(funds) 또는 이에 상응하는 가치(corresponding value)”로 간주하고 금융회사에 준하는 기준을 가상자산 취급업소에 적용하도록 했다. 또 가상자산 취급 업소가 최소한 법적 소재지에 신고·등록을 받도록 하고 미신고·미등록 영업 시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여기에 가상자산 취급 업소의 소재지는 아니더라도 상품·서비스를 이용하는 국가도 해당국에 신고·등록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송금의 경우 송금·수취 기관 모두 송금인·수취인 정보 등을 수집·보유하고 권한 당국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가상자산 취급 업소에 해당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도 기존 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자금 세탁방지의무를 부담하게 됐다. 더욱이 FATF는 오는 6월에 해당 기준들을 확정할 계획이어서 관련법의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법률안 발의

 

 


 

현재 국회에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신고와 등록, 감독 등을 규정한 관련 법안이 2건 발의돼 있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과 김병욱 의원이 3일 간격으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특히 김병욱 의원의 개정안은 “가상자산 취급업소의 금융거래 등에 대해서는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효과가 국내에 미치는 경우에도 이 법을 적용한다”며 역외적용 규정을 둔 점이 눈에 띈다.

 

역외적용은 국외에서 이루어진 거래의 경우에도 그 효과가 국내에 미친다면 해당 법률을 적용하는 것으로, 국경 없이 거래되는 암호화폐 거래의 특징을 반영해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방지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병욱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에서 “가상자산 거래는 익명성이 높아 자금세탁 및 공중협박자금조달의 위험성이 높다” 며 “그럼에도 현재 그 위험성을 예방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 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등 국제기구에서는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를 위한 국제기준을 제정하고, 회원국들에 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취급업소에 대해서도 자금세탁행위 및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의 방지를 위한 의무를 부과하고,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취급 업소와 금융거래를 수행할 때 준수할 사항을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가 도입된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는 아무런 제한 없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 김병욱 의원의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취급 업소에 대한 특례’ 부분을 신설해 제7조에 “가상자산 취급 업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호의 사항을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신고 사항은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사업장의 소재지, 연락처 등이다. 이런 전반적인 신고제 도입은 제윤경 의원의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거래소 신고안하면 징역 5년
 

다만 김병욱 의원의 개정안은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 수리에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 개정안은 신고 수리를 위해 정보보호인증,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좌 사용, 대표자나 임원의 유사수신 등 전과가 없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 받아들이는 것을 심사하는데 있어 시정명령이 가능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기관경고를 3회 이상 받은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직권으로 신고를 말소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신고에도 유효기간을 둬 신고를 수리한 날부터 5년 이하의 범위에서 다시 신고해야 한다.

 

김병욱 의원 개정안은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 도입과 함께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라는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 개정안 제17조는 만일 지금과 같이 신고 없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변경 사항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는 제윤경 의원의 개정안이 신고 없이 영업을 했을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 것에 비해 더 무거운 처벌이다.

 

김병욱 의원의 개정안은 ‘가상자산’을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가치의 전자적 증표와 그 일체의 권리”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애매모호했던 암호화폐 거래 관련 용어와 거래소의 영업의 성격 등을 ‘금융’으로 명확히 했다. 개정안은 현행 특금법이 규정하는 금융회사에 ‘가상자산 취급업소’를 포함시키고, 영업 행위도 ▲가상자산을 매도, 매수하는 행위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 ▲가상 자산을 이전하는 행위 ▲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 ▲가산 자산의 매도, 매수행위를 중개, 알선하거나 대행 등으로 정의했다.
 

거래소, 금융회사에 포함해 불법의심거래 의무

 

 

특금법 개정안은 거래소를 ‘금융회사 등’으로 특금법의 규율 대상에 포함해 거래소가 고액거래나 불법의심거래 등에 대해 직접적인 보고의무를 지게 했다. 지금까지는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한 의무를 은행만 부담했기 때문에 은행이 거래소에 고객의 가상계좌를 쉽게 내주지 못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는 금융거래와 관련해 수수(授受)한 재산이 불법재산이라고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나 자금세탁행위나 공중협박자금조달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을 때 그 사실을 금융정보분석원장에 보고해야 한다.

 

또 ‘금융회사 등’은 5,000만원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현금 금융거래를 할 경우에도 30일 이내에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신고를 피하기 위해 현금을 쪼개서 거래할 경우에도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처럼 거래소에 보고의무를 직접 지우는 법률이 통과되면 은행은 오히려 위험부담 없이 적법한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부분은 금융회사가 암호화폐 거래소와 거래할 경우에는 거래소가 신고 의무를 다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거래소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치금을 거래소의 자산과 분리해서 예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규정했다. 또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도 확인하도록 했다. 만일 거래소가 고객이 신원 확인 등을 위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거나 신고의 무의 이행과 신고의 말소 등을 확인해주지 않을 경우, 자금 세탁행위나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의 위험성이 특별히 높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회사는 거래소와의 신규 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 이미 맺은 거래에 대해서는 종료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강제 구조조정 불가피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특금법 개정안 전무했던 암호화폐 규제 법안으로 국회를 통과되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암호 화폐 거래소들 중 경쟁력이 없는 곳들은 문을 닫는 이른바 강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이 규정하고 있는 까다로운 신고 요건은 물론이고, 거래소가 직접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개정안은 그동안 규제 밖 사각지대에 있었던 암호화폐 거래소를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 투자자를 보호할 방파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MeCONOMY magazine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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