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8월 중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국정과제의 하나로 ‘AI 3대 강국 도약’을 제시했다. 이는 AI 기술 선도국인 미국, 정부 주도 대규모 투자와 기업 중심 AI 생태계가 강점인 중국과 AI 분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CEO SUMMIT)에서도 ‘AI 3대 강국’ 실현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는 10월 29일 우리나라에 7조원 규모로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발표하며, 2031년까지 이어질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우리 정부의 ‘AI 고속도로’ 구축을 통한 ‘글로벌 AI 3대 강국’ 정책에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AWS는 구체적으로 LG전자, SK엔무브, GRC와 AI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기술 동맹을 맺고 차세대 냉각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 AWS, 12조원 투자로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구성 AWS가 2031년까지 한국 내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을 위해 총 12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5조6000억원에 더해 7조원을 추가한 금액이다. AWS의 국내 핵심 프로젝트는 SK그룹과 협력하는 ‘울산 AI 존(Ulsan AI Zone)’으로, 2027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울산 AI 존’은 GPU 6만장 이상을 탑재하고 공기+액체 혼합 냉각방식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초고밀도 랙과 보안 강화 네트워크를 갖춘다. 친환경 도시 전력과 연계된 지속가능 에너지도 활용되며 한국의 AI 인프라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AWS는 이 인프라를 통해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생성형 AI,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기능을 국내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DX)과 AI 전환(AX)을 가속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데이터 주권 유지에 이바지한다. 울산 AI 존은 AWS의 AI 전용 칩셋인 트레이니움과 인퍼런시아를 활용해 고성능 연산을 지원하며,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모델 접근이 가능한 Amazon Bedrock 플랫폼도 갖춘다. 하이메 발레스(Jaime Valles) AWS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 부사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AI 강국 도약을 위한 장기적 약속”이라며 이번 투자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AI 전환은 산업 위기 극복의 해법이며, AWS의 투자가 그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AWS·SK·LG전자·GRC, 한국 AI 인프라혁신 위한 전략동맹 AWS는 한국의 글로벌 AI 강국 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과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며, 머신러닝·생성형 AI·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을 국내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SK그룹과 협력 중인 ‘울산 AI 존 프로젝트’에는 5조7000억원이 투입되며, 2027년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인천·경기 지역에도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서울 리전도 확장할 계획이다. AWS는 EC2 기반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위해 GPU, CPU, 자체 AI 칩,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투자하며, 2017년 이후 30만명 이상에게 클라우드를 교육해 디지털 인재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LG전자·SK엔무브·GRC는 AWS와 전략적 동맹을 맺고 액침냉각 기술을 공동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평택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3자 기술협약을 체결했으며, ‘토털 패키지형’ 냉각 솔루션 실증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액침냉각 기술은 비전도성 냉각유에 장비를 직접 담가 열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높은 냉각 효율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갖추고 있다. LG전자 등은 평택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성능 검증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LG전자는 네옴시티 등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냉각솔루션 공급자로서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한다. ◇ LG전자, 액침냉각 기술개발 및 BI 플랫폼 구축 LG전자는 AWS의 한국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맞춰 핵심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며, 냉각 기술부터 AI 분석 플랫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첫째, LG전자는 서버를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액침냉각 시스템’을 개발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 기술은 인천·경기 지역에 구축될 7조원 규모의 AWS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될 예정이다. 둘째, 생성형 AI 기반 BI(Business Intelligence) 플랫폼을 구축해 Amazon Q in QuickSight와 Q Business를 활용, 자연어 질의응답 방식으로 데이터 분석을 혁신했다. 대시보드 속도 45% 향상, 운영비 50% 절감, 사용자 참여도 200% 증가 등의 성과를 보였다. 셋째, AWS의 Multi Agent Coordinator(MAC) 시스템을 도입해 AI 에이전트 간 협업을 통해 데이터 분석, 코드 작성, 보고서 생성 등을 자동화하고, 오류 감지 및 수정 기능으로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넷째, AW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AX 얼라이언스를 추진하며 국내 AI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sLLM ‘익시젠’과 AWS의 LLM ‘노바’를 최적화해 AI 서비스 도입도 가속화 중이다. ◇ SK엔무브, 동북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SK엔무브는 AWS와 협력해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 동북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육성하는 전략적 동맹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SK그룹의 AI 인프라 강화와 아시아태평양 시장 공략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3만6000㎡ 부지에 조성되며, 1단계로 2027년까지 40MW, 2029년까지 총 103MW 규모로 완공될 예정이다. 약 6만장의 GPU가 투입되며, 향후 1GW급까지 확장해 동북아 최대 AI 인프라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SK엔무브는 친환경 윤활유 기반 냉각 솔루션과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제공하고, SK가스는 LNG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고효율 전력을 공급한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을 총괄하며, SK하이닉스는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로 AI 연산을 지원한다. AWS는 세계적 수준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Amazon SageMaker, Bedrock, Q, Kiro, AgentCore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울트라클러스터 2.0 네트워크를 통해 지연 시간은 25% 감소, 모델 학습 속도는 15% 향상된다. AWS AI Zone은 국내 기업·연구기관·스타트업이 고성능 AI 인프라를 활용해 AI 생태계 혁신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AWS는 2027년까지 약 7조9000억원을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다. ◇ GRC, 우리 기업과 액침냉각 기술 공동개발 미국 액침냉각 기업 GRC는 2009년 세계 최초 액침냉각 기술을 상용화한 선도기업으로, 글로벌 IT 기업과 협력해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WS는 GRC, SK엔무브, LG전자와 함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액침냉각 기술을 공동 개발하며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이 협력은 AWS의 인프라 확장과 연계된 고효율·친환경 냉각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GRC는 지난달 27일, 평택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세 기업과 액침냉각 솔루션 개발 및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칠러사업장 내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서 실증하며, 이후 AWS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국내외 하이퍼스케일 인프라에 적용할 계획이다. 액침냉각 기술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향후 글로벌 표준화 및 상용화 가능성도 기대된다. GRC는 SK엔무브의 전략적 투자로 3년 전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AWS의 대규모 투자와 정부의 ‘AI 3대 강국’ 비전은 단순한 기술 확장이 아닌,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LG전자, SK엔무브, GRC 등 국내외 기업들과의 전략적 동맹은 냉각 기술, 데이터 분석, AI 에이전트 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며, 한국의 AI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민·관 협력과 기술 융합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데이터 주권 확보, 디지털 인재 양성, 글로벌시장 진출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AI고속도로’ 달성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정부의 전략, AWS와 세 기업의 연합은 향후 수십 년간 한국의 기술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를 좌우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AI 3대 강국 도약은 더 이상 비전이 아닌, 현실로 향하는 여정이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의 경제 분야 최고 이슈는 단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깜짝 발표였다.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GB200)' 26만장을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 효과는 주말의 지나 월요일인 3일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핵심 사업 파트너로 지목받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신고가(삼성전자 11만1500원·SK하이닉스 62만4000원)를 썼다.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엔비디아의 GPU 26만장 한국 공급 사실을 언급하며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내년 총 10조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26만장 공급에 대해 “AI 산업 판도를 바꾸는 대전환”이라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GPU 공급은 단순히 AI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 반도체 설계, 통신망, 전력설비, 데이터센터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엔비디아 GPU 기반 ‘AI 팩토리’...디지털 트윈·자율주행·로보틱스 AI 생산 인프라 구축 AI 산업혁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와 우리 정부·기업 간 협력 시스템이 중요하다. 엔비디아는 정부에 5만장, 삼성·SK·현대차그룹 등에 각각 GPU 5만장, 네이버에 6만장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삼성과 SK는 HBM을 엔비디아에 지속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웰 1개당 최신 HBM인 ‘HBM3E(5세대) 12단’이 8개가 탑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6만장 블랙웰에 탑재되는 HBM3E는 208만개 수준이다. 통상 HBM3E 한 개당 가격이 300달러 내외로 추산되므로 GPU 26만개에 공급되는 HBM 수출 규모는 9000억원에 이른다. 우리 기업은 엔비디아에 GPU 핵심 부품을 공급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국산 HBM을 탑재한 GPU를 기반으로 각종 AI를 생산해 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삼성은 엔비디아 쿠다-X(CUDA-X), cu리소(cuLitho), 네모트론(Nemotron) 모델, 옴니버스(Omniverse) 등을 활용해 반도체 제조용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코스모스(Cosmos)와 아이작(Isaac) GR00T로 로보틱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SK그룹은 NVIDIA RTX PRO 6000 Blackwell 서버 에디션 GPU로 구동되는 AI 클라우드를 포함해 최대 6만개의 GPU를 수용할 수 있는 ‘AI 팩토리’를 설계 중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제조업체와 스타트업이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통신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부,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 개의 GPU를 탑재한 엔비디아 AI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제조, 자율주행, 로보틱스 분야의 AI 모델의 훈련과 검증, 배포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 AI 자율주행 두뇌 ‘DRIVE AGX Thor’와 로보틱스 관련 네모(Nemo), 네모트론, 옴니버스 등을 활용해 공장 운영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AI 인프라에 GPU 6만 개를 추가로 도입해 소버린, 피지컬 AI 워크로드를 지원하고 조선, 보안 분야 산업 특화 모델과 AI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엔비디아·국내 기업들은 한국에 이른바 ‘AI 펙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AI 팩토리 개념은 AI를 대규모로 개발·훈련·배포·운영하기 위한 인프라 시스템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데이터를 입력하면 인공지능 모델이 ‘AI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리킨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AI를, 의료 분야에서는 영상 진단 AI를, 콘텐츠 분야에서는 쳇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생산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AI 팩토리를 ‘AI 시대의 새로운 제조 공장’이라고 부른다. 과거의 공장은 전기와 철을 사용해 물리적 제품을 만들었다면 AI 펙토리는 데이터를 원료로 삼아 인공지능을 생산한다. ◇ 한국의 강점 살린 AI 분야 특화 개발 필요 AI 시대 산업혁명은 과거 증기기관이나 컨베이어벨트에 태통한 것처럼 오늘날에는 AI 펙토리가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SK, 현대차그룹 등이 각자 장점을 살려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국이 다른 AI 강대국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이 가진 강점을 살려 특화된 AI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한석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미국은 범용 생성형 AI(ChatGPT), 중국은 빅데이터 기반 AI(DeepSeek)에 강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 제조 AI, 로봇·자동차 AI, 국방·보안 AI 등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효율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 교수는 “특히 피지컬 AI는 현실 산업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서 학습·제어하는 기술로 한국의 제조·로봇 기술과 결합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한국 AI 산업의 판을 바꾸는 역사적 선언이다. AI 선진국과 경쟁이 아닌, 한국의 산업발전 강점을 살려 산업 특화형 AI를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독자적 위치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젠슨 황 CEO의 방한 이후 지난 10월 3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한국의 차세대 산업혁명(Korea's Next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제목의 3분 16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한국을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나라,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일군 나라로 평가하며 미래에는 AI 산업혁명을 함께 할 나라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한국에서 피씨방의 확산, 스타크레프트 등과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지포스( GeForce)가 있었다고 했다. 영상은 “엔비디아 GPU로 구동되는 새로운 종류의 AI 팩토리와 함께 AI 혁명이 도래했다”면서 “한국은 반도체에 이어 이제는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혁명에서 AI 혁명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전 셰계 AI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미래 시대를 함께할 사업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과거 그래픽카드를 만들던 시절부터 30년 동안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반도체와 같은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한국 기업들의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오 교수는 “우리가 글로벌 기술 패권의 소비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이 흐름을 주도할 창조자가 될 것인가. 정부와 기업, 사회 모두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지방정부의 우수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인 ‘참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가 7일 지방자치단체 및 중앙정부 인사와 공직자, 시민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는 설립 목적에 대해 △주민체감·생활밀착형 정책 등 국내외 모범 지방행정 사례 공유 △자치분권 등 지방자치제도 내실 강화 위한 포괄적 협의 △포용적 동반 발전 등을 위한 시군구 간 호혜적 협력·모색 추진이라 밝히고 있다. 현재 협의회에는 서울 은평구, 전북 부안군, 대전 중구 등 전국 70개 기초지방정부가 가입되어 있다. 김미경 참좋은지방정부협희회 회장(서울시 은평구청장)은 개회사에서 “올해가 지방자치의 날 30주년이고, 올해는 우리나라가 헌정 사상 최초로 지방정부 리더가 중앙정부의 리더로 우뚝 선 의미있는 한 해이다”며 “현재 국민주권 정부가 국가를 체계적으로 이끌고 있는 힘은 바로 지방정부를 이끌어 온 저력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때가 없었고, 오늘 열린 참좋은 지방정부협의회 정책대회가 의미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30주년은 지방자치를 넘어 지방정부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수도권 1급 체계로 경제 다양성을 잃은 삶의 방식을 포함해, 저출산, 고령화, 지방 소멸까지 얽히고 설킨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며 “정답은 지방 분권이고 균형 발전이다. 지방이 나라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이번 행사는 지자체장들이 수많은 현안과 민원을 듣고 정책으로 반영하기까지 치열하게 노력하고 고민한 것을 나누는 자리”라며 “각 자치단체의 도전과 행정혁신의 발자취가 기대된다”고 축하했다. 이어 “지난 수요일 전남 나주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를 방문하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지역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살펴봤다”며 “이러한 지방정부의 노력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나아가 우리의 미래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 데에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지방자치의 발전이 주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제 지방자치가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며 "최초의 지방의회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지방분권 개헌의 시대를 열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 현장에서는 각 지자체의 창의적인 정책 성과를 소개하는 홍보 부스가 운영돼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또, 우수정책 심사 결과로 △국회의장상은 전남 영광군의 ‘햇빛·바람 활용 기초소득형 에너지체계 구축’ △국무총리상은 광주 서구의 ‘서구형 돌봄정책 혁신모델 구축’ △행정안전부장관상은 경기 파주시의 ‘기반시설 선도도시 파주’가 선정됐다. 이밖에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 대상은 전남 보성군의 ‘홀로600, 군민이 만드는 기초연대안전네트워크’가 차지했다. 또한 정읍시, 수원시, 성북구, 중랑구 등 전국 26개 지방정부가 분야별로 수상하며, 지역 간 정책 교류의 장을 넓혔다.
여야는 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틀 차 종합정책질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은 관세협상 결과를 성공적이라 평가했고, 야당은 대미 투자로 인한 재정 부담이 우려된다고 맞섰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관세협상 긍정 평가가 61%, 부정 평가의 2배에 달한다”며 “외신들조차 한국이 큰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하는 데, 원팀이 돼야 할 국민의힘이 정쟁 만을 위한 언어를 쏟아낸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가 직접 국익과 민생에 도움이 되는 진짜 성과를 가져보라 하더니, 진짜 성과가 나오니 법적 근거도 없이 국회 비준을 받으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며 “윤석열이 삭감한 연구개발(R&D) 예산도 최대 규모로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재정 포퓰리즘 지적을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세수 결손에 기금 돌려막기를 했다”며 “민생 경제 회복, AI 과학기술의 열차를 출발시켜야 하는 골든타임에 발목잡기”라고 일갈했다. 반면,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1년에 200억 달러 준다고 했는데 올해 예산을 놓고 보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7조 5000억 원으로 (규모가) 비슷하다”며 “투자 확대로 국내 산업은 문제가 된다고,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동차 관세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였던 것이 25%에서 15%로 조정된 것이 어떻게 인하냐”고 했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도 “AI 3대 강국 연다면서 10조 1천억 원 투자한다는데, 지난번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민생회복지원금 성격으로 13조 원 편성했다"며 "이는 청년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며 앞으로 이런 사업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한 달 반 만에 60%대를 회복했다. 한국갤럽이 11월 첫째 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63%가 긍정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29%로 조사됐다.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응답자 63%는 '잘하고 있다'고 답해 일주일 전 조사보다 6%p 올랐다. '잘 못하고 있다'는 답은 4%p 떨어진 29%였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를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지난주 APEC 기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핵추진잠수함 승인을 얻어내고 관세 협상을 매듭 지은 것 등이 영향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일주일 전보다 1%p 하락한 40%, 국민의힘은 26%,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각 4%, 진보당은 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47%)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60%를 넘었다. 특히 서울은 지난주 47%에서 70%로 크게 뛰었다. 연령대는 20대(49%)와 70대 이상(50%)을 제외하고 모두 60% 이상을 기록했다. 40대(77%)와 50대(72%)에서는 70%대를 보였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이 88%, 보수층이 36%, 중도층은 72%로 중도층이 전주 대비 9%포인트 상승했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30%)가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민생'(13%), 'APEC 성과'(7%) 순이었다. 부정 평가는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14%)가 많았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11월 4일∼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접촉률은 42.6%,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서울시는 올해 5~10월까지 총 5개월간 시내 모든 지역주택조합 118곳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부적정 행위 550건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실태조사를 처음 실시한 2021년 적발 건 수는 77건이다. 하지만 2023년 456건으로 폭증했고 지난해에는 618건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번 조사는 올해 지역주택조합 피해상담지원센터에 접수된 상담 사례 452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조합·업무대행사 비리 △부적정 자금운용 △허위·과장 광고 의심 사례 등 피해를 중심으로 집중 점검했다. 시는 이번에 적발된 5백여 건에 대해 즉각 시정명령·수사의뢰 등 행정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는 총 118곳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 중(모집 주체 포함)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서울시, 인천시 및 경기도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또는 주거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1채 소유자들을 모집해 조합을 설립하고, 수도권 내 특정 지역의 토지를 확보해 아파트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적발된 사례 중 '제 규정 미비·용역계약 및 회계자료 작성 부적정 유형'이 3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보공개 미흡·실적보고서 및 장부 미작성(89건)', '총회의결 미준수·해산총회 미개최(57건)', '자금보관 대행 위반·조합 가입계약서 부적정(44건)', '연락두절·사업중단(15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합·업무대행사 비리 적발 건수는 지난해 2건에서 올해 1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시는 조합원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태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사업지 15곳 중, 2년 연속 조사하지 못한 13곳은 예고 없이 즉시 고발할 방침이다. 일몰 기한이 경과한 장기 지연 사업지는 해산총회 개최를 명령하는 등 단계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시가 작년 11월부터 추진 곤란 지역주택조합 사업지 관리방안을 시행한 결과, 장기간 중단된 사업지 5곳이 사업종결 처리됐다. ◇ 조사결과 투명하게 공개해 조합원 피해 최소화 조사 결과는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각 사업지 자치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조사 결과를 알지 못해 조합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합별 조사결과 정보공개 실적 제출까지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조합별 세부 지적사항은 외부에 공개될 경우, 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해당 조합원에 한해 확인할 수 있도록 각 조합 누리집에 공개한다. 한편 시는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해 서울시 누리집에 지역주택조합 정보 안내 페이지(news.seoul.go.kr/citybuild/archives/524535)를 신설해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무료 법률상담을 지원하는 ‘피해상담지원센터(02-2133-9201/9202)’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는 지역주택조합 피해상담지원센터 1년간 통계를 바탕으로 주요 피해 사례와 조합 가입 전 필수 유의사항을 정리한 리플렛을 연내 제작해 조합원 피해 예방 방법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조합 운영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공정한 절차가 정착될 때까지 제도개선과 현장 점검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적발된 위반 사항은 적극 조치해 조합원의 피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는 생각보다 많은 와이너리(winery, 와인을 생산하는 건물, 혹은 와인 회사 등 와인 제조에 관련된 사업을 말함)가 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많은 와이너리가 있는데, 근자에 필자가 방문한 곳을 설명하자면 충주의 레돔 알프스, 충주의 울프 와이너리, 단양의 주네뜨 와이너리 등이다. 먼저 충주의 레돔 알프스는 국내의 와이너리 가운데 아주 특별한 곳이다. 프랑스인 남편 농부와 한국인 아내가 같이 운영하는 데, 친환경적으로 와인을 만들며 신선하고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로제 스파클, 레드 내추럴은 유기농 캠벨얼리 품종으로 자연주의 양조방식으로 만든다. 필터링을 최소화하여 자연주의를 추구하고 포도 껍질은 자연 효소로 발효시킨다. 이 자연 발효를 통해 미세한 탄산감이 와인에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청수 품종으로 화이트를 만들기도 하고, 시드로(내추럴 사과 발효 와인)도 특별하다. 충주의 미라실 울프 와이너리는 전경이 좋다. 배산임수의 위치로 충주호가 조망되는 곳에 와이너리가 위치하고 있어서다.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차별화되어 있고, 특히 대표의 열정이 엿보인다. 국내 와인 대회 수상실적도 많다. 충주사과로 만드는 애플와인과 애플 아이스
2025-11-07 편집국 기자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겨 놓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여러분이 다 보았듯이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치킨집 한쪽 테이블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 등 세상 부러울 게 없는 3명의 억만장자가 치맥잔을 들고 팔짱을 낀 채로 러브샷을 했다. 이건 거의 ‘인공지능 버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포스터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닭 다리를 들고 서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린 깐부야” ◇ 러브샷은 전략이다 3명의 억만장자가 먹었던 메뉴는 바삭한 식스팩, 크리스피 순살치킨, 치즈스틱이었고 주류는 테라 맥주와 참이슬 소주를 섞은 소맥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재빨리 이 조합을 ‘AI깐부’라는 세트 메뉴로 공식 출시했지만 정작 중요한 메뉴는 세계 경제의 미래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의 두뇌, 삼성은 그 두뇌를 담는 메모리, 현대는 그 두뇌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 그러니 그들은 AI와 반도체, 모빌리티의 삼각동맹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러브샷을 보여준 셈이다. ◇ 회의실 대신 치킨집에서 그들은 호텔 연회장도, 비공개 라운지도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 치킨’ 집을 택했다. 깐부
2025-11-06 윤영무 본부장 기자
플라톤은 세상을 이상(理想. 이데아)이라는 기준으로 보았다. 그의 이상론에 따르면, 현실은 이상을 불완전하게 베낀 것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와 정치의 형태가 존재하고, 사람이나 제도는 그 이상에 다가갈수록 훌륭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서열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상형에서 더 가까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좋은 제도와 안 그런 제도. 옳은 편과 그른 편, 이상형에 가까운 동맹과 그렇지 않으면 적대자라는 식으로 세상사를 둘로 나누고 말았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이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다.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도전한 그는 폐 기능 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다 안타깝게도 70세인 1995년 11월 4일, 파리 근교의 아파트 창문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상이란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사람이란 이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차이가 있는 게 사람이라는 식이다. 그에게 있어서 각자의 다름(차이)은 누군가의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를 이루게 하는 동력이자 시작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2025-11-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딱 한 달이 지나면 12·3 내란이 일어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한밤중에 난데없는 계엄령이 선포되고, 7·80년대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유신과 5·18의 악몽에 시달렸다. 다행히 주권자 국민들의 용감한 행동과 국회의 발 빠른 행보로 불행으로 치닫는 것은 막았지만 다시 생각해도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었다. 계엄이 성공했다면, 남미의 국가들처럼 쿠데타와 사회갈등으로 끝모를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한반도의 미래 지난주에 APEC정상회의가 열렸다. 윤석열 시대에 세계 행사에서 보인 망신살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든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세계잼버리대회는 대회 중에 행사를 중도에 포기하는, 국제행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어났다. 또한 전날까지도 행사개최를 장담했던 2030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유치도 어처구니 없는 차이로 실패했다. 그런데, 1명의 리더를 바꾸자 주가지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APEC정상회의나 관세협상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살고 있다. 급하게 정부 조직을 갖추고 국내외 굵직한 현안들에 대응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트럼프 미
2025-11-03 편집국 기자
◇ K-푸드 카드가 던진 시사점 도시의 밤이 깊어지고, 야외무대의 조명이 켜진다. 무대 뒤 복도에서 한 K-팝 스타가 재킷 안주머니에서 ‘전남 K-푸드 카드’를 꺼내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는다. 그리고 한 문장 “한국엔 K-푸드 카드가 있다”라는 장면은 곧바로 한 지역의 골목 식당으로 전환된다. 김이 오르는 냄비, 싱싱한 채소와 생선, 카드 결제 단말기의 ‘승인’ 불빛, 어르신의 안도와 아이의 웃음이 이어진다. 한 장의 카드가 한 끼 식사와 한 재료를 잇는 순간, 그것이 한 지자체가 시작한 국민급식의 출발선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음식을 먹을 권리, 즉 ‘먹거리 기본권’의 선언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친환경 농업 면적 2배 확대는 그 선언을 실천하는 첫걸음이자, 농업·복지·유통을 통합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면적을 두 배로 늘린다고 해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의 개혁이다. 제도, 토지, 유통, 시장, 데이터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농지제도의 문제 정부는 2025년부터 유기농 논 직불금 단가를 70만 원에서 95만 원으로, 무농약
2025-10-30 편집국 기자
몽골에는 두 가지 재앙이 있다. 가뭄을 뜻하는 ‘강(Gan)’과 그 뒤를 잇는 혹한 ‘쪼드(Dzud)’e다. 끝없는 자연의 위협은 부족을 서로의 적으로 만들었고, 초원은 오랫동안 제로섬(Zero-sum) 의 땅이었다. 그런데 칭기즈칸은 사고의 이 틀을 바꿨다. “고원 안에서 다투지 말고, 고원 밖으로 나가자.” 이 구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몽골제국의 시작이었다. 그는 경쟁의 게임을 협력의 게임으로 바꾼 리더였다. 『CEO 칭기즈칸』은 그 위대함을 “제로섬을 넌제로섬(Non-zero-sum)으로 바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 지역도 다르지 않다. 인구는 줄고, 산업은 빠져 나가면서 관광은 도시를 살릴 마지막 생존 전략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는 여전히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데려오느냐”의 경쟁에 내몰려 있다. 이제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경쟁이 아닌 공존, 모방이 아닌 창조, 그리고 닫힌 계획이 아닌 열린 실험으로 도시 성장의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할 때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생활인구’ 통계는 그 변화를 예고한다. 생활인구는 기존 정주인구에 더해 통학·통근·관광 등으로 지역에 머무르며 활력을 높이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 전남
2025-10-29 편집국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시작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유럽 등 글로벌 각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수출을 위한 각 분야의 대책이 앞으로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관세 파산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자동차 관세 문제 등을 필두로 반도체 등 다름 첨단 산업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 수십년 간 낙후되고 후진적인 수출 자동차 영역 국내 수출 분야 중 이제 시작이고 후진적이고 낙후된 영역이 바로 수출 중고차다. 중고차 내수 시장 규모는 약 250~260만 대 수준이나, 최근 선진화 노력에 힘입어 더욱 시장 규모는 커지리라 확신한다. 반면 수출 중고차의 영역은 수십 년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전체가 낙후되고 후진적이어서 계속 지적되어온 사각지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수출 지향성 산업을 발굴하고 수출 중고차 산업을 선진화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새로운 수출 산업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현재 국내 수출 중고차 규모는 작년 수준인 66만 대를 넘어섰고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규모는 물론 수출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
2025-10-18 편집국 기자
북한은 지난 10월 10일에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을 비가 내리는 늦인 밤에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했다.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와 매우 닮은 꼴의 행사였다. 북한의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은 형식 면에서 중국 전승절 행사와 매우 닮았다.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시진핑 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좌우에 나란히 등장하게 함으로써 북·중·러 삼각 연대를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역시 자신을 중심으로 중·러 2인자 와 멕시코·베네수엘라·이란·베트남 등 다수의 대표단을 대동해 열병식에 나타남으로써 국제적 지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둘째, 중국과 북한 모두 망루 외교로 북·중·러 연대의 초석을 달성하고 높은 망루 행사를 통해 그들 권위에 대한 최고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셋째, 양국 모두 공세적 현실주의 정책화를 내세우며 대거 공격용 무기를 등장하였다는 점도 유사하다. 중국은 2개의 항공모함 전투단를 동시에 무력 전시하고, 둥펑이 ICBM, 초대형 무인 잠수정 등 공격용 무기체계를 등장시켰다. 북한도 이번 열병식에서 화성-20 ICBM, 극초음속 미사일
2025-10-17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