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제33차 APEC 경주 정상회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참석해 세계 경제와 안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세계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압도적인 군사 강대국으로 세계에 군림하고 있다. 그들 세 나라 중에서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으로서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 일본, 한국과 동맹들은 미국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방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자고로 강대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는 그 나라에 먹히거나 속국이 된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과 너무 가까이 하면 수치를 당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도 강대국이고 한때 식민지로 우리를 지배한 나라이지만, 미국이 제어하는 동안은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미국은 지난번 젤렌스키가 트럼프 대통령과 말다툼 중에 튀어나온 바 있듯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리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나라를 보호받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량과 자원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강대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해 탐을 내고 평택 기지를 소유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터무니없는 영토 욕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우리가 너무 친중하면 먹힐 수 있지만 친미한다고 먹힐 염려는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게 미국은 꼭 필요한 동맹이다. 하지만 미국은 원천적으로 동맹이 필요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설령 우리가 저자세를 보이더라도 미국 동맹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 개화기 때 김옥균이 미국 푸트 공사의 만류에 불구하고 무모하게 갑신정변을 일으키는 바람에 청국의 간섭과 일본의 배신을 불러왔고,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말았던 뼈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국민 소득이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고 첨단기술과 군사력을 제법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국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는 대적할 수 없다. 반드시 미국의 군사적 동맹이 필요하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인하 조건으로 대미 3500억 달러의 선불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한국은 지난 세월 동안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극한의 위기를 뚫으면서 창조적 해결과 국민의 단결력을 보여줬다. 한국과 미국, 모두 바닥까지 내려가 봐야 한다. 달라진 미국 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미국은 태생부터 외국 불간섭주의, 즉 먼로주의가 베이스다. 미국의 국제 개입과 인도적 이상주의는 국가이익과 합치될 때는 화산처럼 분출되다가 자국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 서면 갑자기 ‘피식’ 꺼져버린다. 아프간 미군 철수, 그 이전 베트남전 철수가 좋은 사례다. 그래서 미국 외교는 ‘변덕’이요 ‘즉흥적’이란 말로 요약되기도 한다. ※먼로주의(Monroe Doctrine)는 1823년12월2일에 미국의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의회에 제출한 연두교서에 밝힌 외교방침으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간에 상호 불간섭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외교적 고립정책을 말한다. 미국은 1, 2차 세계대전에서 초기 전쟁 국면에서 유럽 동맹국들의 속을 끓이다가 나중에야 참전했다. 미국은 본시 고국에 진저리를 쳐서 떠난 이민자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너른 땅덩어리와 풍족한 자원과 인구로서 자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다른 나라들 싸움에 끼어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계 곳곳에 미군 기지를 두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미국의 힘을 과시하고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싶고 다른 나라들이 우러러보기를 바라는 대국의 심리 때문이다. 미국의 대외 관심은 일종의 대국의 멋, 패션인 것이다. 한국과 일본, 대만, 필리핀, 베트남, 우크라이나, 폴란드, 에스토니아처럼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위협 속에 놓여 있는 나라의 절박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심리를 알아야 미국을 이해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과 대만을 아시아 방어선에서 제외하는 ‘신애치슨 라인’을 설정하는 새로운 국가방위전략이 회람 중이라고 닛케이 신문이 9월 23일 보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의 대만 점령에 대비해 전 세계의 미군 배치를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대북 억지 전략에 심각한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6.25전쟁은 1950년 1월 미국이 한국과 대만을 방어선 밖으로 둔다는 애치슨라인을 발표하는 바람에 일어났다는 주장이 있었다. 한국인에게 애치슨라인은 악몽 그 자체다. 트럼프의 일부 인사들이 또 그런 생각을 품고 추진하고 있다니 악몽이 재현되려나 하는 걱정을 감출 수 없다. 이래저래 한반도 주변 안보 정세가 요동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우리는 한층 국방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하겠다. APEC 경주 정상회의에서 보여줄 한국 외교의 비전은? 이번 APEC 경주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의장국으로서 AI와 인구 문제를 주제로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와 인구 문제는 중요한 이슈 임에는 틀림없지만, 좀 평이한 느낌이다. 그 주제들이 꼭 경주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만한 핫이슈인지 모르겠다. 기자들의 감으로는 ‘기삿거리’로는 약해 보인다. 전 세계 유수의 기자들이 몰려올 텐데, 그들의 관심을 끌 만한 주제이면 좋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액션 플랜인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제안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경주 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문제에 관한 구상을 강조하고 각국 정상들에게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로서는 당연히 제안할 만한 주제이지만 뭔가 미진한 감이 있다. 올해 들어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받고 있는 국가 지도자가 있다면 트렴프 대통령이다. 뉴스만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 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서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줬던 미온적인 태도를 일거에 불식시키는 발언을 했다. 우크라이나에게 영토 양보를 촉구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우크라이나가 영토 전체를 수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종이 호랑이’라고 비하했다. 세계 뉴스를 몰고 다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를 방문한다. 그를 붙잡아 두고 감동을 줄 만한 주제는 없는 것일까. 우리 정부가 시의적절한 글로벌 주제에 상상력과 창의성 있는 외교 방략을 던져볼 순 없을까. 중견국, 혹은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한국이 이제는 국제 무대에서 회원국들의 공통 현안에 관한 해법을 제시하고 함께 실현해 가는 외교를 펼칠 때다. 이번 APEC 경주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이와 같은 기획 외교를 의욕적으로 전개할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기획 외교의 주제로 가장 근접하게 떠오르는 아이템은 자유무역과 국제협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대결 격화, 미국의 관세 정책은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자유무역은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도 아니고 무역 상대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자유무역의 혜택을 받았다. 트럼프 정부의 과격한 관세 정책을 유발한 역사적 연원을 살펴보면, 중국을 세계의 공장을 만들어 준 미국 자신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 지난 40여 년 간 미국이 중국에게 과도하게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고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며 미국의 일부 층, 즉 월가와 빅테크만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 반면에 이러한 왜곡된 양자 관계로 인해 자국 내의 제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으며 불평등을 자초한 원인이 가장 크다. 관세 폭탄이란 게 따지고 보면 중국에게 빰 맞고 다른 나라들에 ‘화풀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중국경제가 지금 겪고 있는 과잉생산 문제도 혼자서 세계 공장 노릇하다가 세계의 수요가 갑자기 하락하면서 일어난 것이다. 시장 자본주의는 종국에는 과잉생산을 잘 관리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경제도 극호황으로 돌아갔다가 무너져서 장기간 잃어버린 세월을 보내고 이제야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는 듯하다. 폴란드는 지난 9월 하순 중국의 대유럽 철도 물류의 90%를 수송하는 벨라루스 동부 국경을 약 2주간 폐쇄했다가 개방한 적이 있다. 국경 일시 폐쇄 사유는 러시아 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 러시아-벨라루스 연합 군사훈련 등 안보 위협을 들고 있다. 하지만 폴란드는 공개적으로 밝힌 바대로 중국이 러시아에 압박하는 수단으로 국경 폐쇄를 일시 단행한 것이다. 자유무역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계속해서 러시아 편을 들고 있는 상황은 일종의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폴란드의 국경 폐쇄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음을 알고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늘날 자유무역을 위협하는 나라가 세계에서 1, 2, 3위의 군사 강대국이라는 점이 참으로 서글프다. 자유무역이 위기를 겪고 있는 데에는 진정한 상호존중과 호혜의 ‘국제협력’이 없었던 이유도 크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간혹 불상사가 없진 않았으나 그만한 대규모 사업에서 사고가 없을 수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미국은 제2차 대전 후 마샬플랜으로 폐허가 된 유럽과 일본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한국도 6.25전쟁 이후 근 20년에 걸쳐 오랜 기간 미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았다. 그러던 미국이 국제협력으로 얻은 것보다는 잃은게 많다는 ‘피해 의식’을 가지게 된 듯하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7월 세계 최대의 원조 구호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폐쇄했다. 폐쇄 이유는 방만한 운영과 비효율이었다. 개발 시대 한국은 국제개발처의 도움으로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었다. 21세기는 과거와 같이 선진국이 후진국에게 시혜를 베푸는 국제협력 및 원조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상호존중과 호혜를 기반으로 한 국제협력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한국은 지구촌 국가 중 피원조국에서 원조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나라이다. 한국은 자유무역의 이상이 흔들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제협력과 자유무역을 결합한 새로운 무역 구상을 제시해 볼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월 22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면 미국과 EU, 중국에 이은 세계 4위의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최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기로 한 데 대해 “CPTPP 가입도 좋지만 한-일간에는 느슨한 연대가 아닌 EU 수준의 완전한 경제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전부터 한-일간 경제블록을 강조해 왔다. 한-일간의 경제 블록화는 매우 현실성이 있으며, 갈수록 통상환경이 불확실하고 이합집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해 보인다. 한-일간 경제통합은 일본보다는 한국 정부에서 적극 나서야 이뤄질 사안이다. 보수당 정부보다 진보적인 이재명정부가 실용주의적 사고로 접근하면 일부 국민들의 저항감을 완화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를 성사시켰듯이 말이다. 일본경제는 이제 잃어버린 경제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본 엔화의 불안정성을 놓고 왈부왈부하는 분석가들이 있는데,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격이다. 일본경제의 요즘 모습은 전반적으로 과잉생산의 고통을 겪고 있는 중국경제와는 대비된다. 불활실성 시대에 확실한 경제 동반자를 만드는 것은 그 어떤 국내 경제정책보다 효과적이다.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는 현재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 이전에는 사실상 별로 할 게 없다. 따라서 APEC 경주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무역과 국제협력 관련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어젠다를 제안해 보면 어떨까?
국가정보자원관리원(National Information Resources Service, NIRS) 화재로 인한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모든 정부 시스템이 일제히 마비되면서 국민 일상이 멈춰버렸다. 국정자원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과 통신망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효율적인 통합과 구축을 관리하며, 보안 등 정보보호 등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 소속 기관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은 범정부적 전산환경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2005년 11월에 ‘정부통합전산센터’라는 명칭으로 개정됐다. 국정자원의 핵심 서비스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통합 데이터센터 운영(호스팅·인프라 관리)’이다. 중앙부처의 다수 업무시스템을 안전하게 운영·유지하고, 장비와 전력, 환경 등을 24시간 365일 관리한다. 특히 ‘통합’이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정부가 관리하는 수많은 정보자원을 통합 운영한다. 두 번째는 ‘G-클라우드(IaaS, PaaS 등) 제공이다. 정부 전용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를 통해 정부부처가 신속하게 자원을 할당·확장하고, 신기술 적용 속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세 번째는 ’보안관제·장애 예방‘이다. 전자정부 서비스의 실시간 연속성을 위해 통합 보안관제와 장애 예방 기술을 적용, 운영했다. 행정안전부는 총 1400여개의 업무시스템에 대한 장애 예방과 사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네 번째는 ’표준화·상호운영성 확립‘이다. 정보자원의 표준과 지침을 정하고 상호운용성 기준을 마련·적용해 부처 간 시스템을 연결하고 재사용하는 선순환 기반을 만든다. 또 다섯 번째는 ’재해 복구(DR)·백업 및 이중화‘다. 각종 재난·재해복구(Disaster Recovery)에 대비한 백업센터 및 이중화 체계를 갖춰 서비스 중단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국정자원 전국 센터 및 현황은 국정자원은 2005년 대전 유성구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본원이 개청됐다. 국정자원 본원은 정부 전산자원 통합 관리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이는 전자정부의 기반 시설을 통합하고 표준화하며, 클라우드화를 통해 안정성·보안성·확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전 본원에서 관리하는 정부부처 데이터는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국세청, 경찰청 등 대국민 서비스 중심 부처다. 특히 정부24, 국민신문고, 모바일 신분증 등 대국민 서비스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2007년에는 광주 서구에 국정자원 광주센터가 개청했다. 광주센터는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일부 부처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백업하며, 재해복구용 시스템을 운영한다. 광주센터는 대전 본원의 백업센터 기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 동구에 국정자원 대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대구센터는 G-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로 최신 인프라를 적용해 구축되어 있다. 대구센터에는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경제·산업 부처의 데이터를 보관·운용 중이다. 대구센터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운영하며, G-클라우드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네 번째 국정자원 센터인 공주센터는 2023년에 센터 건물 신축을 마쳤지만 아직 개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주센터는 대전·대구·광주 등 기존 3개 센터의 이중화 구조를 보완하고, 국가 정보자원의 안정성과 복구 능력 강화가 주된 역할로 주어졌다. 하지만 기존에 개청 예정이 지난해 11월이었지만, 올해 5월을 기준으로 신축 공사가 67%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센터는 다른 센터에서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복구를 위한 백업 시스템인 ’DR시스템 운영‘, 물리적·논리적 보안 강화에 바탕을 둔 고도화된 보안 인프라,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설계되어 ’에너지 효율 설계‘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사업자 선정 유찰, 예산 문제 등으로 지연됐다. 공주센터는 지하 915m 터널에 EMP·지진·폭격 대비 시설을 구축했으며, 대전센터 및 광주·대구센터가 동시에 마비될 경우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현재는 데이터 백업만 가능하며, 운영 시스템 백업 기능은 미구축 상태다. 또 다른 센터에서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복구를 위한 백업 시스템인 DR시스템 운영에도 차질이 생겨 아직 개청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센터는 물리적인 공사 이외에 시스템 구축까지 포함한 전체 공정률로는 올해 4월을 기준으로 66.9%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전산망 안정성 확보, 근본 해결책 찾아야 이번 사건은 지난 2023년 11월 발생한 행정전산망 장애 사건 이후 2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발생했다. 특히 행정전산망 장애를 예방하고 장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체계적인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전자정부법’ 개정안까지 발의됐지만 이번 사고로 무용지물이었음을 알게 됐다. 앞서 2023년 11월 17일 국가 행정전산망이 원인불명으로 먹통이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이후 닷새만인 22일에는 주민등록증시스템이, 23일에는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에서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24일에는 모바일 신분증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멈추기까지 했다. 2023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디지털 행정서비스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재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행정안전부 시스템 장애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겪은데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안정성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화재의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551개의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정부24, 우편, 주민센터 등 국민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핵심 서비스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나 민원 서비스가 차질 없이 제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또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긴 한가위 연휴를 앞두고 벌어져 교통, 금융, 항공, 숙박 등 여러 분야에서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은 2일 정오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해사기술 신동식 회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세계 조선 강국으로 성장한 K-조선의 성취에 기여한 공적에 감사를 전했다. 김 장관은 우리 조선산업의 미래 전략과 발전 방향에 대한 신 회장의 견해도 청취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 장관과 제조산업정책관을 비롯해 업계와 학계를 대표해 신 회장과 이신형 서울대 교수가 참석했다. 신 회장은 1950년대 후반 스웨덴과 영국에서 선진 선박 설계 기술을 배우고 대통령의 요청으로 귀국해 조선업 육성 계획을 세우는 데 앞장섰다. 이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경제수석을 역임하며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고, 1969년에는 국내 최초의 조선·해양 설계 전문기업인 한국해사기술을 창립해 우리 조선업의 기반을 다졌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2006년 영국 해사 전문 매체 로이드리스트(Lloyd’s List)로부터 ‘한국 조선업의 아버지(Father of Shipbuilding)’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장관은 세계 1~3위 조선소가 탄생하기까지는 조선소 건설에서 선박 설계·건조에 이르는 전 과정에 헌신한 명장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강조하며, 정부를 대표해 신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조선업도 달라진 제조 환경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자율운항선박 개발과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통해 산업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 회장은 "우리 조선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하면서도 "최근 경쟁국의 추격과 인재 유출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K-조선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며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해외 신흥국에도 전파돼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현장의 원로와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해 대한민국 제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령층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과 금융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7000억 여원에 달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노인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은행 직원이나 가족을 사칭한 뒤 송금을 유도하는 수법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울 성북구 장위순복음교회와 노인복지센터 청춘행복학교가 손잡고, 어르신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시니어 스마트폰 활용 단기 특강’을 개최한다. 교육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6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6회 과정으로 진행되며, 실습 중심의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마련됐다. ◇보이스피싱 예방에 초점 맞춘 교육 이번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스마트폰 기능 익히기를 넘어 ‘보이스피싱과 금융사기 예방’에 방점을 둔 것이다. 참가자들은 △비밀번호 관리 및 지문·얼굴 인식 보안 설정 △스팸전화 차단 기능 활용 △의심스러운 문자·앱 판별법 △안전한 모바일 결제 습관 등을 실습을 통해 직접 익히게 된다. 또한 전화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부터, 실제 사례 영상을 활용한 피해 예방 훈련까지 포함된다. 교육을 담당하는 허미영 교수는 “노인분들이 가장 많이 당하는 것이 바로 ‘가짜 은행 직원’ 전화를 받고 돈을 이체하는 경우”라며 “이번 과정을 통해 ‘바로 끊고 확인하기’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생활 밀착형 앱 활용과 가족 소통 강화 교육은 보안뿐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카카오톡을 통한 사진·영상 공유, 지도 앱으로 길찾기, QR코드 활용, 병원·약국 찾기, 택시 호출 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앱 사용법이 함께 다뤄진다. 마지막 회차에서는 가족과 직접 영상통화를 해보고, 자녀·손주에게 사진과 성경 구절을 문자로 보내며 교육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정곤 목사는 “보이스피싱은 개인의 재산 피해를 넘어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범죄”라며, “교회가 지역사회와 협력해 어르신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중요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석호길 청춘행복학교 센터장은 “노인 복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이 바로 ‘전화 사기와 금융사기’ 문제”라며 “이번 교육은 단순히 스마트폰 기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기를 예방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훈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사회적 의미 이번 특강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디지털 금융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을 잘 쓰지 못하는 것이 곧 위험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교회와 복지기관의 협력 모델이 확산될 경우, 고령층 보이스피싱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 장소는 장위순복음교회 청춘행복학교 강의실이며, 참가자들에게는 교재와 소정의 경품이 제공된다. 신청은 교회 사무실(02-916-3004)이나 청춘행복학교(010-2385-0191)로 문의 가능하다.
방한 중인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1일 서울에서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오픈AI의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 일환으로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이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글로벌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국의 AI 포부를 지원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뛰어난 기술 인재,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강력한 정부 지원, 활발한 AI 생태계 등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오픈AI 블로그를 통해 추가로 밝혔다.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는 오픈AI가 추진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플랫폼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픈AI는 “이번 파트너십은 차세대 AI에 필수인 첨단 메모리 칩 공급 확대와 한국 내 데이터센터 용량 증설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삼성과 SK는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기여자로 자리매김하고 한국이 세계 3대 AI 국가로 도약하려는 야망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고급 메모리 칩 생산을 확대하고, 오픈AI의 고급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가속화된 용량 출시를 통해 월 90만개의 DRAM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한다. 또 오픈A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수도권 외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여기에는 한국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SK텔레콤과의 별도 파트너십 그리고 국내 추가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 기회를 검토하기 위한 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SDS와의 협약도 포함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세계는 AI의 도래로 중요한 시점에 있으며, 업계는 미래를 효과적으로 설계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삼성은 오픈AI와 협력해 혁신과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스타게이트 협력은 SK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자 포괄적인 기술 혁신의 공식적인 시작점”이라며 “SK는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센터, 에너지, 네트워크 등 AI 스택 전반에 걸쳐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어 “SK와 오픈AI는 주요 파트너로서 인프라, 모델 개발,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차세대 AI 컴퓨팅 솔루션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 전반에 걸친 협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을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SBVA 사무실을 찾아 이준표 SBVA 대표와 국내 스타트업과 오픈AI 간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준표 SBVA 대표는 “SBVA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오픈AI와 같은 세계적인 테크기업들과 협력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주요 지역의 IT 애플리케이션 리더 중 15%만이 사람의 감독 없이 목표를 수행하는 완전 자율 ‘AI 에이전트(AI Agent)’를 고려하거나, 시범 운영, 구축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AI 에이전트란 사용자나 시스템을 대신해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최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을 말한다. 가트너(Gartner)는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기업의 IT 애플리케이션 리더 3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가 기업 애플리케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맥스 고스(Max Goss) 가트너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에이전틱 AI를 둘러싼 과대광고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공급업체들은 기존 생성형 AI 어시스턴트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AI 기술로 AI 에이전트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가 AI 에이전트를 시범 도입했거나, 배포 중, 배포 완료했다고 답했지만, 거버넌스 부재, 기술 성숙도, 확산에 대한 우려가 진정한 에이전틱 AI 구축을 가로막고 있다”고 전했다. 완전 자율 솔루션 구축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는 공급업체의 보안·거버넌스·환각 방지 역량에 대한 신뢰 부족과 조직의 준비 상태에 대한 우려가 지목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9%만이 공급업체의 환각 방지 기능을 높이 또는 완전히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74%는 AI 에이전트가 조직 내 새로운 공격 경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를 관리할 적절한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었다고 확신한 응답자는 13%에 그쳤다. ◇AI 에이전트, 영향력은 상당하지만 혁신 효과는 미지수 설문조사 응답자의 26%는 AI 에이전트가 생산성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절반 이상인 53%는 영향력은 크지만 혁신적인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이외에 20%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AI 활용 목표에 대해 IT와 비즈니스 직원, 경영진 간 의견이 매우 일치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의견이 일치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AI 에이전트를 혁신적이라고 평가할 가능성이 1.6배 높았으며, 생성형 AI 도구에서 가치를 발견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고스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AI 활용 목표와 그 가치 측정 방법에 대한 합의가 성공적인 AI 배포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 AI 에이전트 배포의 우선순위 재정립 필요 AI 활용 목표에 대한 내부 합의가 부족한 기업은 AI 에이전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로 ‘사무 생산성’을 꼽을 가능성이 거의 두 배에 달했다. 반면, 의견이 일치한 기업은 ‘고객 서비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영업’ 등 보다 직접적이고 가치 창출이 가능한 활용 사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스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AI 에이전트 활용 방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업에서는 사무 생산성과 디지털 업무 환경이 기본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최대 가치를 제공하는 영역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 AI 에이전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분야로는 분석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가 64%로 1위를 차지했으며, 고객 서비스 55%, 사무 생산성 39%로 그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향후 2~4년 내 앱 및 인력 대체 어려워 AI 에이전트의 장기적 도입 전망은 불확실하지만, 리더 대부분은 향후 2~4년 내 이 기술이 애플리케이션이나 인력을 대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AI 에이전트가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할 것이라고 강력히 동의한 응답자는 12%에 불과했으며, 작업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7%에 그쳤다. 다만 어느 정도 동의하는 비율은 각각 34%, 29%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고스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AI 에이전트는 보편화된 지 이제 겨우 12개월밖에 안 된 기술임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한 수치이며 에이전틱 AI를 둘러싼 과대광고와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가트너는 기업이 에이전틱 AI를 도입할 때 다음 세 가지 핵심 영역에 집중할 것을 권장했다. 첫 번째는 ‘AI 에이전트 거버넌스 구축’이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무분별한 확산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 또 기업이 다양한 도구와 영역에 걸쳐 AI 에이전트 기능을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정책·제어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두 번째는 ‘영향력 높은 영역에 전략적 배치’다. AI 에이전트 활용 목적에 대해 IT와 비즈니스 부서 간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사무 생산성 제품군에 AI 에이전트를 배포하는 것이 위험 부담이 크고 수익성이 낮다면, 고객 서비스나 데이터 및 분석과 같이 보다 실질적인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를 제공할 수 있는 다른 영역을 고려할 수 있다. 적절한 활용 사례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면, 기술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에이전트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식별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멀티벤더 전략 채택’이다. 가트너는 AI 에이전트 전략을 단일 공급업체에 의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다. 기업은 ERP,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다양한 옵션을 탐색하고, 변화하는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공급업체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
◇ AI, SNS 시대, 자기표현의 벽을 넘어서는 방법 최근 필자가 접하는 몇 가지 질문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죠?” 필자는 방송기자 40년 경력에다 (사)한국신문방송인협회의 회장이라는 명함을 돌리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나 필자라고 뾰족한 수가 없어 그런 질문 앞에선 언제나 머뭇거리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내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은 분명히 있는데 말로 꺼내려 하면 입안에서 엉키고, 글로 쓰려면 첫 문장부터 막히곤 한다. 협회의 시상식 인사말을 준비하는 데도 몇 번을 고쳐 쓰는지 모른다. 만약 오후 2시 행사라면 오전에 초안을 잡았다가 점심을 먹으면서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들어 행사 시간이 임박해서 부랴부랴 두 번째 생각을 메모지에 정리해 보지만 역시 잘 써지지 않는 건 첫 번째 생각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원고가 준비되었다손 치더라도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 앞에 서 있노라면 고친 곳이 많아 헷갈리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거지? 하면서 정신이 아뜩해질 때가 많다. 인사말을 준
2025-09-29 윤영무 본부장 기자우리는 국민주권정부이며 AI 3강을 기치로 하는 한편, 지난 26일 저녁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배터리 하나 화재로 정부 주요 전산망이 마비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번 사태에서 다시한번 실감했으며 AI 역시 데이터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데이터는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결정할 AI의 ‘연료’로 얼마나 양질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국민에게 데이터 주권은 있는가? 대한민국 데이터 현실은 어떠한가, 이와 함께 데이터가 과연 국민주권정부의 ‘국민주권’과 과연 무관한가 돌아봐야 한다. 다시 말해 데이터 주권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대답을 먼저 한다면 슬프게도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데이터 주권’과 거리가 멀다. 내가 생산한 데이터가, 나로 인해 만들어진 정보가, 누군가의 허가와 무엇인가의 승인을 거쳐야만 접근할 수 있다. 산업자본주의 세계에서 노동의 결과가 누군가의 소유가 되고, 금융자본주의 시대에서 내가 사는 집이 금융권 채권의 일부가 되는 것과 동일하게 작동되고 있다. 다가오는 AI자본주의시대에 데이터는 생산자인 시민의 소유이며 권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왜, 어떻게, 만
2025-09-29 편집국 기자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많다. 매년 많은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전을 품고 창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러나 그중 실제로 성공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의욕적으로 출발하지만,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 준비 부족에서 비롯된 실행 때문이다. 준비 없는 실행은 곧 무모함이다. 시장 분석도 미흡하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 없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실행은 초반의 열정만으로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결국 자금 압박에 시달리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하지 못해 좌초하고 만다. 둘째, 실행 없는 준비 역시 문제다. 일부 예비창업자는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끝없는 계획만 세우는 경우가 있다. 시장 조사를 하고 수익 모델을 설계하며 자금 조달 방안까지 마련하지만, 정작 실행에 나서지 못해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 시장은 이미 다른 트렌드로 바뀌고, 결국 스스로 창업을 포기하게 된다. 창업의 성공 여부는 균형에 달려 있다. 계획과 실행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치밀한 전략 위에 과감한 실행이 더 해질 때 비로소 창업은 현실이 되고,
2025-09-27 편집국 기자‘건청(乾淨)하다’라는 표현은 순수하고 깨끗하며 단아하다는 뜻을 가진다. 차분하고 청초한 아름다움으로 사랑 받아온 배우 명세빈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와인에도 이런 이미지를 닮은 존재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북동부 프리울리(Friuli) 지역의 고급 화이트 와인, 일명 ‘수퍼 화이트(Super White)’다. 이탈리아 와인이라고 하면 토스카나의 레드 와인이 먼저 떠오르지만, 최근 세계 와인 시장에서 주목받는 주인공은 화이트 와인이다. 그 중심이 바로 프리울리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한 이 지역은 인구 120만 명 남짓의 작은 자치주이지만, 와인 문화와 역사적 독창성은 결코 작지 않다. 독일어, 슬로베니아어, 라딘어 등 다양한 언 어가 공존하며, 와인 역시 다채로운 개성을 품고 있다. 프리울리는 흔히 화이트 와인의 천국이라 불린다. 생산량의 70% 이상이 화이트 와인이고, 달콤한 디저트 와인으 로도 명성이 높다. 이곳의 와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세 가지다. ◇토양과 기후의 독창성 이 지역은 빙하가 남긴 자갈과 빙퇴석 토양 덕분에 와인에서 풍부한 미네랄리티를 느낄 수 있다. 큰 일교차는 산도와 당도의 균형을 맞춘다. ◇스타일의 다양성
2025-09-27 편집국 기자농림축산식품부에 던져진 질문 지난 9월 9일 국무회의. 농산물 유통 구조 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농산물 가격 불안정과 높은 유통비용의 원인을 짚어 “가락시장 6개 도매법인의 장기 독점이 문제일 수 있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에 맞춰 온라인 도매시장 확대, 유통비용 절감, 정가·수의매매 도입, 가격정보 앱 개발 등 개혁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는 분명했다. 가격 변동 폭을 절반으로 줄이고, 유통비용을 11% 이상 낮추며, 거래의 절반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강서도매시장의 시장도매인 제도가 도매법인 독점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송 장관은 곧바로 “시장도매인은 생산자 가격을 과도하게 깎는 문제가 있다”는 피상적 반론을 내놓았을 뿐, 제도의 장단점과 실제 운영 실태를 깊이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대통령은 짧게 말했다. “연구를 좀 더 해보세요. 그다음에.” 이 한마디는 의미심장하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단순한 주문이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가 시장도매인 제도에 대해 아직 충분한 연구와 검토를
2025-09-24 김다훈 기자많은 갈등상황 속에는 한 개의 의제가 아닌 여러 개의 상호연관된 의제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의제가 복잡하고 많은 경우에 비해 의제가 단순하고 그 숫자가 적은 상황이 모든 당사자들에게 더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의제가 많아질수록 더 나은 협상 상황이 형성된다. 다중의제(Multiple Issue)협상의 경우, 당사자에게 의제들 간의 득실을 계산하는 데 있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예컨대 의제가 임금 한 가지로 고용주와 노동조합 두 당사자가 서로 상충하는 선호를 가지고 있는 임금협상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 고용주는 임금인상을 최소화하기를 원하는 반면, 노동조 합은 더 많은 임금을 원한다. 이 경우 기껏해야 두 당사자들은 서로 부분적인 만족만을 통해 타협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협상 상황에서 임금뿐만 아니라 휴가 일수, 근로 시간, 직장보험, 상여금 등 이 의제에 포함되는 경우 당사자들은 의제들 간의 득실을 계산하여 협상을 하게 되고 따라서 서로 중요하지 않은 의제를 양보하는 대가로 자신에게 중요한 의제에 대해 커다란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다중의제 협상 상황은 당사자들로 하여금 사전에 분명한 협상 전략을 준
2025-09-24 김다훈 기자경영은 언제나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한 해의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 해의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단순히 결산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활동이다. 기업 경영에서 하반기는 ‘성과 점검과 정리, 그리고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중요한 전환기라 할 수 있다. 농부가 수확을 통해 한 해를 결산하듯, 기업도 일정한 주기에 성과를 분석하고 차기 사업 계획을 설계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필자가 지난 25년간 현장에서 수많은 경영자를 만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올해는 어떻게 마무리해야 합니까?”였고, 두번째는 “내년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였다. 이 두 질문은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은 상반기의 성과와 하반기의 시장 흐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이며, 단순한 일정 관리 차원을 넘어서 조직의 생존과 도약을 좌우하는 전략적인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2025년 하반기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관세 압박으로 인한
2025-09-24 김다훈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7월 1일 제28회 국무회의에서 ‘경기 북부지역 미군 반환 공여지’ 처리 문제에 전향적인 검토를 지시했다. 즉, 장기 임대를 통한 개발 방안, 임대 개발 후 비용 후불 지급 방식 등 장기 임대와 관련된 기간, 임대료, 비용 처리 방식, 국가 주도 개발 등 다양한 개발 방안 검토와 국무조정실과 국방부 등 정부 차원에서 논의를 지시했다. 또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7월에는 미군 공여구역에 대한 국가 주도 개발 업무협약을 의정부, 파주, 동두천 지역에서 체결했고, 2021년 10월 제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 때는 공약 1호로 ‘미군 공여지 국가 주도 개발’을 약속한 바 있다. 이제 경기 북부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으로 지역 낙후도 개선의 차원을 넘어 정책 이념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을 때는 국가안보의 주 동참 의식으로 주민 생활 여건의 제약과 경제적 손실 등을 감수했다. 이어 미군이 대부분 평택 지역으로 이전한 후에는 지역 공동화 현상과 함께 미군이 사용한 공여지가 일부 미반환되거나 반환되었어도 개발이 어렵거나, 혹은 군의 작전상 규제로 투자가 제한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특별한 희생을 이
2025-09-18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