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전동호회에서 주역 64괘를 배우고, 난생처음 동전 세 개로 점을 쳤다. 몇 달 동안 주역의 기초를 공부했다. 훈장님은 너무 어려운 공부 하다가 회원들이 지칠까 염려됐는지 점치는 법을 알려주신 것이다. 50개의 산가지와 동전 세 개를 이용해 괘를 얻었다. 그런데 아뿔싸. 내가 얻은 괘의 내용이 지금의 내 처지를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내 약점을 너무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것 같아 마음이 괴로웠다. 내가 애써 외면하고 있던 모습까지 거울처럼 비춰주는 듯했다. 그러나 ‘주역의 괘는 변화가 들어 있다. 그래서 주역의 점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단순히 맞히는 일이 아니라, 지금 내가 어떤 자리에 있으며 그 자리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살피는 일’이라는 훈장님의 말씀에 위안을 받았다. 오늘 아침 TV 뉴스에서 국회의 청문회 소식을 들었다. 주역의 괘와 청문회가 무슨 관계가 있으랴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닮은 구석이 있었다. 청문회에서는 한 사람의 과거가 하나씩 펼쳐진다. 그동안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자료와 질문을 통해 드러난다. 본인은 그 순간의 질문에 답하고 있지만, 질문하는 사람들은 한마디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둘러싸고 정부가 사회적 대화와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정부는 경제적 타당성과 산업별 영향을 분석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농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CPTPP가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수입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의 국내시장 접근이 확대되면 국내 농산물의 가격과 판로, 농가소득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협상에서 민감품목을 얼마나 지킬 것인지, 피해를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는 당연히 중요한 쟁점이다. ◇ CPTPP가 불러 올 파장 그러나 CPTPP의 영향을 농민의 손익으로만 계산해서는 지역경제가 겪을 충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농민도 소비자인지라 농가소득은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음식점, 농기자재점, 운송업체 등에서 다시 지출된다. 따라서 농산물 생산과 농가소득이 감소하면 지역 소비가 위축되고, 그 영향은 소상공인의 매출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CPTPP는 농업의 문제인 동시에 지역상권의 문제다. 시장 개방의 영향은 업종별로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국내산을 주로 취급하는 전통시장 상인과 산지유통인, 식재료 공급업체는 국내 농산물의 생산과 거래가
최근 히말라야의 영봉을 품은 네팔에서 전해지는 소식은 참담하다. 기습적인 폭우와 급격한 융설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는 마을 전체를 삼키며 수많은 이재민과 인명 피해를 낳고 있다. 히말라야 빙하의 감소와 이상기후는 이제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네팔 민중의 생존을 실시간으로 위협하는 잔혹한 현실이 되었다. ◇네팔의 비극이 묻는 기후정의 그러나 네팔의 비극을 단순한 ‘자연재해’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는 명백한 ‘인재’이자, ‘기후 불평등’의 결과다. 네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0.05%에도 미치지 못한지만, 지구온난화를 주도하며 성장과 번영을 누려온 선진국들의 책임은 절대적이다.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가난한 국가가 재난의 가장 가혹한 피해를 짊어지고, 막대한 원인을 제공한 선진국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본질적으로 국가 간, 계층 간의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사회적 정의’의 문제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후재난이 정치·사회적 시급 과제로 다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피해가 주로 정치·경제적 목소리가 작은 지구 남반구(Global South)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둘째, 신
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은 1904년 2월 17일 이탈리아 밀라노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나비부인은 작곡된 1900년대 초반 일본이 배경인 오페라다. 일본의 선율이 도입되어 이국 정서가 많이 느껴지는 명작으로 평가된다. 19세기 유럽의 일본의 자포니즘(jaopnism)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진다. 일본에 서양문물이 가장 먼저 유입된 국제 항구도시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게이샤 초초상의 미군 핑커트 중위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 아리아를 통해 나타난다. 특히 여자 주인공이 부르는 ‘어느 개인 날(Un bel di vedremo)’은 남편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표출한다. 비극적인 결말의 슬픔과 애절함을 넘어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아리아이다. 일본의 예술 섬으로 알려진 나오시마섬에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미술관(地中美術 館)이 있다. 미술관 입구에 조성된 수련(睡蓮) 연못은 프랑스 인상주의 창시자이며 화가인 클로드 모네(1840-1926) 의 미술관 내 수련 연작을 보기 전에 예비적으로 수련에 대한 느낌과 감흥을 준비하는 자연적 공간의 역할을 한다. 모네의 색채와 평면성이 부각된
어머니의 기침이 넉 달 넘게 이어졌다. 기침약을 먹으면 거짓말처럼 멎었지만, 약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기침이 다시 시작됐다. 처음 찾는 곳은 이비인후과였다. 처방약을 먹을 때만 잠시 호전될 뿐 끊이질 않는 기침에 의사는 “내과적 문제일 수 있으니 엑스레이를 찍어보라”고 권했다. 결국 내과와 이비인후과를 같이 하는 병원을 찾아가 엑스레이를 찍었고, 다음 날 의사는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본 뒤 “폐에는 이상이 없다”라는 진단을 내렸다. 의사는 “알레르기 증상 같다”는 의견과 함께 기침이 날 때 복용하라며 사흘 치 약을 처방해 줬다. 기침의 근본 원인을 완전히 찾아낸 것은 아니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머니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어쩌면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줄 안다는 점이다. 흔히 우리는 성공한 사람을 보며 혼자만의 힘으로 역경을 이겨낸 자수성가형 인물을 떠올리곤 한다. 강인한 의지와 뛰어난 능력, 끈기와 추진력 같은 개인적 자질만을 성공의 비결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일궈낸 성공의 이면을 들어다 보면 언제나 수 많은 조력자의 헌신과 숨은 도움이 자리하고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 주기는 짧아지고 고객의 요구와 구매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기술은 업무의 속도와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시장 경쟁 심화는 이전보다 빠른 판단과 실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과거에 성과를 만들어왔던 업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직원의 변화 대응력이다. 새로운 상황에서 경영자의 지시를 기다리며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는 조직과,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개선 방안을 찾아 실행하는 조직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과거에는 맡은 업무를 정확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직원의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의 목적과 성과를 이해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 방식이 현재 상황에도 적합한지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기술과 업무 방식을 활용해 효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의 기준도 업
지금 중소·벤처·소상공인의 성장 사다리 복원이 절실하다. 이유는 우리 경제의 가장 넓은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11개 주요 업종의 소상공인 사업체는 약 596만 개,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약 955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그해 업체당 연평균 매출액은 약 1억 9,900만 원, 영업이익은 약 2,500만 원에 그쳤다. 부채가 있는 업체는 60.9%였고, 경영상 어려움으로 꼽은 것(복수 응답)은 경쟁 심화(59.1%), 원재료비(42.1%), 상권 쇠퇴(36.7%) 순이었다. 소상공인의 위기는 일부 사업자의 어려움을 넘어 고용과 소비, 지역 상권을 함께 위축시키게 된다. ◇생존과 성장의 기로 시장 환경은 이들이 대처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올해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원을 넘어섰고, 모바일 거래 비중은 76.4%에 달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운영하는 유통채널의 거래액도 전년 동월보다 20.6% 증가했다. 유통 경쟁은 점포의 위치나 입점 여부를 떠나 데이터, 검색 알고리즘, 콘텐츠, 물류와 고객관리 역량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생존과 성장 사이의 간극이다. 영세한 기업은 당장의 매출에 급급하고, 그에 수반되는
국방 분야는 오랫동안 민간의 접근이 통제된 성역이었다. 최근 민·관 합동 기술 협력을 통해 군과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긍적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 현장 적용은 매우 더디고 느린 실정이다. 특히 검증을 핑계로 명확한 이유 없이 절차가 지연되거나, 상황에 따라 10년 이상의 소요되는 구조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무기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므로 엄격한 기준과 검증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검증 절차는 지나치게 뒤처져있으며, 주무 기관의 갑질로 인한 기회를 놓친다는 측면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필자는 다양한 협회 회장과 대학, 각 정부 부처 자문 등 다양한 기회를 경험하면서 국방 및 방위사업청 분야도 종종 자문하고 있다. 국방부나 방사청의 무기 개발에 자문하거나 정책에 관련된 경우도 있으며, 과거 차세대 무기 관련 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국방 무기 관련해서는 관련 사이트나 유튜브 등을 통해 '밀덕'까지는 아니어도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요즘의 무기 특징은 민관의 융·복합 분야가 많아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봇 분야의 첨단화를 통한 무인화와 가성비 드론 분야에서 크게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우리의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