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도전’ vs ‘자율성 침해’...정부·농협 정면충돌 - 감사위 신설·직선제 도입 핵심 쟁점 부상...농민 실익 어디로 정부가 강도 높은 농협 개혁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농협은 조합장들을 중심으로 집회를 열며 연일 반대 행동에 나서고 있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내 1차 개혁 방안을 확정하고 2차 개혁에도 나서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농협 측은 지난 28일 국회 앞에서 전국 농축협 조합장과 농민 500여명(주최측 추산)이 ‘농협 자율성 수호 공동선언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번 농협법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 중 △농협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관치 감독 즉각 중단 △법적 안정성 해치는 독소조항 폐기 △자회사 지도·감독권 존치를 통한 협동조합 정체성 수호 △비효율적 감사 기구 신설안 철회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변경 시도 중단 등 5개 사항을 요구했다. 농협 자율성 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전국 조합장들과 2만여 농민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들의 요구를 듣지 않고 충분한 논의 없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업·농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입법 추진을 중단하고 충분한 의견수렴과 절차적 정당성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비대위는 이번 농협법 개정안이 농민의 실익에 악영항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농협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통제는 결국 농업인 지원 사업의 축소와 농가 경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농식품부 “관리·감독 강화는 자율성 훼손 아냐” 이에 앞서 지난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조합원과 국민 대다수가 농협 개혁에 찬성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농협 개혁 필요성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조합원의 94.5%, 일반 국민 95.1%가 찬성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농협감사위원회 설치는 조합원 85.8%, 일반 국민 95.3%, 농식품부의 지주·자회사 감독권 강화는 조합원 67.5%, 일반 국민 85.0%가 찬성했다. 조합의 정보공개 청구권을 조합원 1인 청구로 완화하는 방안에도 조합원 68.9%, 일반 국민 79.9%가 찬성했다. 농협 개혁이 필요한 이유로는 회장·조합장 등 임직원 비위 문제, 조합장이 중심이 된 운영구조, 농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 문제 등이 주로 꼽혔다. 다만 직선제 도입에 따른 선거비용 증가와 회장 권한 집중, 농협감사위원회 설치에 따른 정부 영향력 강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농식품부는 농협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는 자율성 훼손이 아니라 견제 기능 회복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로 회장 권한이 강화되더라도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운영 투명성을 확대함으로써 권력 집중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선 방안을 5월 내 확정하고 후속 논의를 통해 경제사업 활성화, 조합 규모화 등 농협 본연의 역할 회복을 위한 2단계 개혁안을 6월 중 마련할 방침이다. ◇ 농협, 일방적 추진 불만...농민 실질 도움 방안도 논의해야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농협의 개혁을 꾸준히 주장해 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농협 개혁은 농민을 위한, 공공성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이 돼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은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에 대해 “농협중앙회 핵심 간부들의 위법과 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확인됐다”며 “이는 작동하지 않는 내부 통제장치와 금품에 취약한 선거제도가 무관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는 특별감사를 통해 위법 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수사 의뢰하고 96건의 위법 의심 정황을 적발했다. 이 결과에 대해 농협은 자체적으로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한 농협개혁위원회를 신설해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외부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강경한 방안을 수립하자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강경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농협은 현행 존재하는 내부 감사 기능을 없애고 외부 인사 중심의 농협 감사위원회를 신설한다는 방안은 농협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실질적인 자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감독기구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농협중앙회 간부가 1심에서 유죄 선고 시 직무정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법이 보장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회계장부 열람 요건의 과도한 완화는 무분별한 정보공개 청구로 이어져 조직의 행정력을 마비시키고 선거 등에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한 농협은 농민의 실익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령 교집비와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 교육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보기에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다. 현행 중앙회장 선거제도를 조합장 직선제에서 조합원 직선제로 바꿀 경우 선거 예산만 19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는 게 농협 측 주장이다. 농협 감사위원회 신설 자체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농협 한 관계자는 “우리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개혁안을 도출하자는 것인데, 6.3 지방선거를 시한으로 두고 급하게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항들은 아무것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 187만 농민 중인 중앙회 역할 필요 정부 특별감사를 통해 드러난 농협중앙회 회장 및 간부들, 조합장 등의 위법 행위는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농협 내부에서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공감하고 자체적인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 같은 농협의 비리는 오랫동안 여러 구조적 문제들이 쌓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자체적인 감사기구를 만들더라도 실효성에 의심이 간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적절한 관리·감독 기능 강화와 비위 근절을 위한 투명성 강화는 필수적이다. 문제는 조합장이 아닌 조합원의 목소리다. 현재 농협 조합원이라는 A씨와 B씨는 “농협법 개정안이라든지 현재 농협에서 무슨 집회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언론 등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면 농협 개혁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농협의 반대 행동은 조합장 위주로 진행된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 농협 조합장 약 1100여명 수준이고 조합원 수는 약 187만명으로 추산된다. 경실련은 “농협의 본질은 단순한 금융·유통 기업이 아니라 농민이 주인인 농업협동조합”이라며 “중앙회는 협동조합 본래의 정신과 가치를 중심에 두고 조합원의 권익증진을 위한 연합조직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 비리 문제가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외부 통제와 투명성 강화 필요성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개혁 속도와 방식, 그리고 농협의 자율성 보장 범위를 둘러싼 충돌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IT 시장이 기술 경쟁을 넘어 ‘IP 전쟁’ 시대로 접어들며 기술 고도화와 브랜드 영향력이 기업 생존 요소로 부상했다. 이제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은 단순한 법적 권리를 넘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전략 자산이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중국 TCL를 비롯해 글로벌 후발 주자들과 벌이는 상표권·특허권·디자인권을 둘러싼 분쟁은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TV·디스플레이·가전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IP 충돌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국가 기술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전자기업, 미국서 특허 소송 급증 삼성전자·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몇몇 개의 기술 특허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미국 월풀(Whirpool)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LG전자를 대상으로 전자레인지 특허 침해 소송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했다. 월풀은 자사가 보유한 ‘오버 더 레인지(Over-the-Range)’ 전자레인지 특허인 조리+환기 기능 결합 구조를 삼성·LG가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삼성·LG 제품의 미국 수입·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삼성과 LG는 상대측의 소장 내용을 분석하며 법적 대응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NPE(특허관리기업)의 집중 타깃이 되며 미국 내에서만 연간 80건 이상 특허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OLED·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 분야에 소송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 사례는 픽티바(Pictiva Displays)와의 분쟁으로, 이 회사는 OLED 관련 2개 특허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에 약 1억9140만 달러(한화 약 2800억원)의 배상 평결을 내렸고, 삼성은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NPE 소송이 증가하는 배경은 우리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고의적 소송으로 표적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가전 분야에서 소송이 이어지며 미국 내에서 연간 10건 내외의 특허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 NPE인 몬디스 테크놀로지(Mondis), 일본 맥셀(Maxell)과 미국 현지에서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TV·모니터 특허 소송이다. 이 소송과 관련해 LG전자는 지난해 8월에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서 최종 승소했으며, 약 1430만 달러(한화 약 210억원)의 배상 의무가 해소됐다. ◇기술 격차 축소와 시장 재편이 불러온 IP 전쟁의 장기화 OLED·Q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는 특허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면서 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패널, 화질 엔진, 스마트TV OS 등 핵심 기술에서 특허 침해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디자인 모방 논란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TV 베젤, 스탠드, 가전 외관 등에서 유사 디자인이 반복되며 한국 기업들은 디자인권 침해를 주장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술 상향 평준화로 제품 차별화 요소가 줄어들면서 디자인의 전략적 가치가 커졌고, 관련 분쟁도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산업 구조 변화도 분쟁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동남아 제조사의 기술력이 빠르게 상승하며 한국 기업과의 격차가 좁혀지자 특허·디자인 충돌이 빈번해지고 있다. 여기에 시장 재편과 프리미엄 제품 경쟁 심화로 기업들은 IP를 시장 방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 기반 화질 개선, 음성 인식, 맞춤형 UI 등 신기술 확산도 분쟁을 복잡하게 만들며, 한국 기업에는 다층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구조적 문제 국내 기업의 IP 분쟁은 산업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 소송을 통해 한국 기업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입증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난다. 이러한 갈등은 역설적이게도 특허·상표·디자인 등 지식재산 보호 체계가 정교해지고, 산업 생태계의 안정성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결국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IP 관리 역량은 기업의 생존을 넘어 경쟁력의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국제 소송이 장기화되면 막대한 법률 비용이 발생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판결에 따라 제품 판매가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매출 감소와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협력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쟁의 배경에 국내 기업의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이를 보호·활용하기 위한 글로벌 IP 전략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IP 등록 속도가 경쟁국보다 느리고, 국제 소송 대응 전문 인력과 조직 역량 부족이 반복적인 분쟁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중국과 동남아 기업들은 특허 선점과 현지 상표 등록 속도를 무기로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공격적 특허 출원과 현지화된 IP 전략, 분쟁을 전제로 한 선제 대응 체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글로벌 IT 시장이 ‘IP 전쟁’의 시대로 접어든 만큼, 한국 기업도 기술 개발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IP 확보·관리·분쟁 대응을 통합한 경영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내 기업 대상 특허관리기업(NPE)의 소송이 증가하는 현상은 한국 전기·전자 산업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무대 지배력이 확장됨에 따라 NPE의 수익 창출을 위한 소송 제기가 필연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는 우리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특허 분쟁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는 의미다. 결국 세계 무대에서의 입지가 강화될수록 이를 노린 법적 공세에 대응하는 IP 방어 역량이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핵심 기술을 둘러싼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제품 출시 전 해당 국가의 특허 조사와 회피 설계 등 사전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기업조차 모든 기술 영역을 완벽히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전문가 자문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는 조언이다. 중국·동남아 제조사들이 특허 선점과 현지 상표 등록을 무기로 삼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일부 사례는 있으나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한국 기업이 보다 공격적인 IP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AI 확산으로 인한 복합적 IP 충돌도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AI, 전기차·자율주행차도 통신·보안·센서·알고리즘 등 다층적 기술이 결합된 제품일수록 특허 침해 분쟁의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이처럼 기술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흐름 속에서 융합 제품에 대한 지식재산권 관리와 분쟁 대응력은 향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 개발뿐 아니라 전략적이고 선제적인 IP 관리가 필수적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한다. ◇‘IP 전쟁’ 시대, 한국 기업의 전략적 대응 필요한 때 글로벌 IT 시장이 ‘IP 전쟁’의 시대로 진입한 지금, 지식재산권은 한국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삼성·LG를 비롯한 국내 기업이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보다 공세적인 IP 경영이 필수적이다. 특히 AI·디스플레이 등 미래 기술 분야는 조기 특허 선점은 향후 시장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IP 경쟁력은 이제 더 이상 법적 보호 수단이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의 기반으로, 한국 기업이 향후 세계 시장에서 지속해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화해야 할 영역이다.
- 법정기념일로서 첫 노동절, 명칭 변경까지의 역사적 흐름 재정립 - 李 대통령, 노동의 의미·안전·기본권·상생을 핵심 과제로 제시 - 양대 노총과 경영계가 한자리에...노사정 대화 복원의 상징적 장면 올해부터 5월 1일 '근로자의 날' 명칭이 63년 만에 '노동절'로 공식 변경됐다. 이를 기념해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노사 양측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노동절 기념식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노동절’이 63년 만에 원래 이름을 되찾은 것을 한목소리로 축하했다. 우리나라 노동절 역사는 1923년 5월 1일, 조선노동연맹회가 주최한 기념 강연회가 시초다. 그 이후 이승만 대통령은 1959년부터 노동절을 3월 10일로 변경해 실행했으며,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은 5월 1일로 다시 날짜를 바꾸면서 ‘근로자의 날’로 시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자는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같은해 11월에 시행됨에 다라 '근로자의 날' 명칭이 공식적으로 '노동절'로 바귀었다. 이에 따라 오늘인 2026년 5월 1일은 법정기념일로서 역사적인 제1회 노동절을 맞이하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노동의 가치를 되새기는 사회적 분위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고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노동 존중 사회로의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노동시장의 격차 완화와 작업환경 안전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 산업재해 사망자가 감소하는 등 정책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현장 감독 강화와 제도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에서 정부는 가장 큰 사용자로서, 정부부터 모범적인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시 찾은 노동절, 정직하게 흘린 땀방울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라는 제목의 노동절 축사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재확인하며, “노동은 생계를 넘어 자아실현과 공동체 발전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어린 시절 소년공으로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노동자의 이름이 지금도 자랑스럽다”며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이라는 명칭 회복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 변화 속에서 노동자들이 겪는 불안과 위기를 언급하며 "인공지능과 기후 위기 시대에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절을 계기로 세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첫째, 어떤 현장에서도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이 앞설 수 없다며 산업재해 예방을 국가의 최우선 책무로 삼겠다고 했다. 둘째, 정규직·비정규직·플랫폼 노동자 등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셋째, 노동과 기업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노동이 있는 성장이 진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노사정이 함께 준비한 노동절 행사 의미를 언급하며 “입장이 달라도 대화를 멈추지 않는 것이 상생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노동존중 사회 실현 의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사용자를 대표하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 등이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대 노총이 노동절 행사를 함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의미는 더욱 배가 됐다.
대우건설이 원전 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글로벌 원전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올해 사업 진행이 본격화할 체코 두코바니 대형원전 5·6호기 건설 사업을 발판으로 베트남,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원전 기대주로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최근 기존 해외사업단과 원자력사업단을 통합해 ‘글로벌인프라본부’를 신설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해외사업단의 영업 역량과 원자력사업단의 기술경쟁력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인프라 및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원자력 분야에서의 사업 확대와 신규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24일 이재명 대통령 베트남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한-베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과 베트남 정부 인사 및 주요 기업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베트남 원전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베트남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도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원전 생애 전 주기 역량 갖춰 대우건설은 1991년 7월, 국내 유일의 중수로형 원자력 발전소인 월성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0여개의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신월성 원전 1·2호기, 국내 최초 원자력 EPC 수출 프로젝트인 요르단 연구용 원자 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국내 건설사 최초로 획득한 원자력발전소 가동 원전 설계 기술 용역(Q등급) 공급자 자격을 바탕으로 가동 원전 설계 기술 용역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중국 진산 원자력발전소, 대만 용문 원자력발전소 기술 지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공사, 월성 원자력발전소 삼중수소 제거 설비 공사 등을 수행했다. 또한 2022년 12월에는 전라남도 영광에 위치한 한빛3·4호기 증기발생기 교체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증기발생기 교체공사는 수명이 남아 가동이 가능한 원전의 발전효율을 높이기 위해 원전의 핵심기기중 하나인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를 교체하는 공사이며 이를 위해서는 격납건물 내에 방사성 오염물질 제염 및 해체 기술 확보가 필수이다. 현재까지 한빛 3·4호기를 포함에 우리나라에만 총 9기의 원전에서 증기발생기 교체가 완료되어 상용운전 되고 있다. 또한 핵연료 제3공장 건설공사 및 핵연료 제3공장 플랜트 공정설비 공사 등을 준공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인 주축으로 구성된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참여해 체코 원전 사업을 수주했으며, 향후 진행될 공사에서 시공 주간사로로 중책을 맡게 된다. 대우건설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엔 한국수력원자력과 혁신형 SMR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5년 3월에는 원전 운영과 정비의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한전KPS와 SMR 분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대우건설의 원전 사업 확대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30일 기준 대우건설의 종가는 3만5000원이다. 이는 연초 대비 816.23% 상승한 수치다. KB증권은 대우건설 주가 상승에 향후 원전 사업 확대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민창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원전이 기대감을 넘어 실제 사업으로 현실화되는 원년으로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을 부각이 기대된다”며 “대우건설은 이제 막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한국외 사업인 체코 프로젝트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성공적 수행을 통해 첫 단추를 완벽하게 꿰는 작업을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조작 수사 특검법’을 발의하며, 검찰도 의혹이 있다면 수사와 처벌의 예외가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특히 국정조사에서 제기된 조작 의혹을 규명하고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어제(30일) ‘윤석열 정권 검찰 조작수사·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며 “윤석열 검찰 정권이 망가뜨린 삼권분립 원칙과 법치를 다시 바로 세우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정권 당시 내란수괴 윤석열은 자신의 실정을 덮고 정적을 제거하려 국가 권력을 동원했다"며, "국정조사로 드러난 녹취록·진술 조작 등 검찰의 수사 조작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상용 검사의 ‘이재명 주범 되는 자백 필요하다’는 녹취를 통해 ‘표적수사’는 더 이상 설명을 덧붙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명징(明澄)해졌다”며 “이제 남은 것은 윤석열 정권하에서 자행된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한점 남김없는 진실 규명과 일벌백계”라고 강조했다. 특검법 반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검찰과 검사는 법치를 지키는 사람인가? 법 위에 있는 사람인가?”라고 지적하며 “강압수사, 진술 조작, 조작 기소와 인권 유린의혹까지, 조작했으면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특검 반대를 '검사의 조작 수사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로 규정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검찰의 권력 남용이 결국 12.3 내란이라는 국가적 비극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특검법의 핵심은 검찰이 이미 기소하여 재판 중인 사건을 특검이 멋대로 취소할 수 있는 ‘공소취소권’ 부여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1일간의 국정조사가 실체 없는 ‘맹탕’으로 끝나며 오히려 이 대통령의 죄상만 더욱 명확해지자, 이제는 아예 법을 새로 만들어 대통령의 죄를 스스로 지울 수 있게 하겠다는 파렴치한 수작이자 전례 없는 입법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정식 절차를 거쳐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특검이 임의로 취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사법 체계 전체를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절 기념식에서 노동과 기업을 대립 관계로 보는 낡은 이분법을 깨고 주체가 공존하며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일 “‘노동 존중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며 "기업 없는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노동이 빠진 성장은 반쪽에 불과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노동이 있는 성장이야말로 곧 미래가 있는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동과 기업, 공정과 혁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진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있는 것과 관련해 "서로의 생각이 늘 같을 수는 없다”면서 “이를 이유로 대화를 거부하거나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터의 안전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며 “노동자가 죽음을 무릅쓰지 않아도 되는 정상적인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전을 지키는 것은 비용이나 선택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기본적 책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까지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정한 대우를 받고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각별히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63년 만에 ‘노동절’이라는 명칭이 회복된 것에 대해 '세상을 움직이는 자랑스러운 이름'이라며, 노동자를 경제 성장의 주역이자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예우하고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저 역시 어린 시절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며 “노동하며 흘린 땀방울로 가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큰 위로이자 지금의 저를 있게 한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저는 소년 ‘노동자’였고, 지금도 그 이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오늘 기념식에는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자와 경영계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익숙한 말들이 되풀이된다. “국비를 얼마 끌어오겠다.” “대형 개발사업을 유치하겠다.” “도로를 놓고 산업단지를 만들겠다.” 한때는 이런 약속이 통했다. 길이 나면 사람이 오고, 공장이 들어서면 도시가 커지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며, 빈집은 늘어난다. 아무리 화려한 건물을 세워도 그 안을 채울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개발과 성장 중심의 공식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 이제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 대책은 시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무엇을 지을 것인가’보다 ‘누가 와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지방정부는 예산을 많이 따오는 단체장이 아니라, 사람을 데려오는 단체장이 만들 것이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 현장을 아는 실무자, 새로운 감각을 가진 창의적 인재를 지역으로 끌어오는 도시가 살아남는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에서 성공한 요식업 창업자나 은퇴를 앞둔 외식 전문가를 설득해 지방에서 식당을 열도록 지원할 수 있다. 그 한 사람의 유입은 단순히 가게 하나 늘어나는 일이 아니다. 지역 식재료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음식문화를 바
2026-05-01 윤영무 본부장 기자
지난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마라톤 남자 엘리트 레이스에서 케냐의 시웨(31살)가 1시간 59분 30초로 결승선 테이프를 끊었다. 인간 마라톤의 마지막 성역으로 여겼던 2시간의 벽이 마침내 무너졌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뉴스가 아니다. 42.195km의 두 시간 이내 주파는 오랫동안 인간 능력의 경계선처럼 여겨졌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이로써 과학자들이 계산한 이론적 한계치 1시간 57분 58초까지는 불과 2분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세계적 기록 뒤에는 인간 의지와 현대 문명의 총력이 숨어 있다. 241km에 이르는 고강도 훈련, 당일 빵과 꿀 섭취 같은 정교한 영양 전략, 아디다스 초경량 레이싱 신발과 같은 기술 혁신과 재료공학, 데이터 분석이 한 데 모였다. 이제 스포츠는 과학과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모든 분야에서 사람을 대신하게 된다는데 인간이 마라톤의 기록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산은 AI가 더 잘하고, 반복 노동은 로봇이 대신하며, 효율은 기계가 인간을 앞선다. 심지어 로봇 마라톤 대회도 열리고 있잖은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굳이 땀을 흘리며 달리려 할까? 로봇에게 시키면 더 정확하고
2026-04-30 윤영무 본부장 기자
며칠 전, 일간 신문을 넘겨보다 눈길이 가는 광고 하나를 보게 됐다. 한반도미래연구원(필자는 이 연구원을 누가 세웠고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모른다)이 낸 광고였다. 요지는 간단했다. “지방소멸과 저출산 문제에 대책이 있는 후보만 출마하라”는 내용이었다. 정치권을 향한 주문치고는 직설적인 광고였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 이유는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재 지방은 사라지고 있고, 아이는 태어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됐고, 대책도 수없이 많이 나왔지만 체감되는 변화는 미미하다.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광고는 ‘새로운 주장’이 아니라 ‘이젠 그만 좀 하시라!’는 선언처럼 들렸다. 정치의 언어는 늘 장밋빛이다. “아이 낳기 좋은 나라”, “살기 좋은 지방”, “균형 발전” 익숙한 구호들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정책은 속도를 잃고, 예산은 흩어지며, 책임은 흐려진다. 결국 남는 것은 통계 뿐이다. 합계 출산율, 인구 감소율, 소멸 위험 지수. 숫자는 냉정하고, 현실은 더 냉혹하다. 한반도미래연구원의 광고가 의미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를 다시 설명하지
2026-04-25 윤영무 본부장 기자
사회 운동과 반체제 인사들의 역사에 관한 글을 써 온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갈 베커먼(Gal Beckerman)은 “눈에 보이는 혁명보다, 그 이전의 보이지 않는 준비 과정”을 탐구해 왔다. 그는 최근 발간한 《반체제 인사가 되는 법, How to Be a Dissident》에서 이란의 시민혁명을 다루지 않았지만, 혁명이나 대규모 사회 변화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존재했던 조용한 네트워크와 사상의 축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설파했다. 그렇다면 그의 책을 근거로 할 때 이란에서 시민혁명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내부로부터의 균열이다. 베커먼이 다룬 사례들(이를테면, 바츨라프 하벨이나 레흐 바웬사)은 체제 외부의 공격자가 아니라 내부의 ‘도덕적 불복종(不服從)’이었다. 이란에서도 변화의 출발점은 마찬가지로 권력의 바깥이 아니라, 교육받은 중산층·종교 엘리트 일부·문화계 인사처럼 체제와 접점을 가진 집단에서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체제를 전면 부정하기보다, 체제가 스스로 내세운 가치(정의, 공동체, 신앙)를 근거로 모순을 드러내는 방식이 더 넓은 공감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성공적인 반
2026-04-23 윤영무 본부장 기자
지난해 9월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강원도민이 만난 타운홀 미팅에서 한 시민은 대통령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님, 강원도는 매년 8조, 9조, 이제 10조 원의 사상 최대 국비를 확보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그런데 도민들은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가고 우리 삶은 왜 그대로냐고 묻습니다.” 비단 강원도만의 일일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법한 질문이다. 이 질문 속에는 지방자치의 현실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함께 담겨 있다. 1952년 첫 지방선거가 실시되었으나 1961년 군사정변으로 중단되었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1991년 지방의회가 재구성되었다. 이어 1995년 자치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며 본격적인 민선 자치 시대가 열렸다. ◇선거는 정말 ‘민주주의 꽃’인가?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방자치의 수준은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자치단체장의 의식과 역량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주민이 체감하는 지방자치에 대한 효능감은 매우 낮다. 단체장도 의원도 주민이 선출만 할 뿐이지 주민자치·주민통제와는 아직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들 하지만, 선거는 국민의 주권을 빼앗는 수단이 되고
2026-04-21 편집국 기자
생성형 AI는 이제 일부 기술기업만의 실험 도구가 아니다. 기업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변화의 축이 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 생성형 AI는 단순한 기술 유행이 아니라, 제한된 인력과 자원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실행 속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생성형 AI를 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경쟁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진짜 차이는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했는가에 있지 않다. 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이 무엇을 바꾸었는가에서 나타난다. 많은 기업은 생성형 AI를 문서 작성, 회의록 정리, 홍보 문구 생성, 아이디어 보완과 같은 보조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일정한 효율은 얻을 수 있지만, 이 수준에 머무른다면 생성형 AI는 어디까지나 편리한 도구일 뿐이며,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동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생성형 AI 시대에 기업이 검토해야 할 전략은 단순한 업무지원 도구의 도입이 아니다. 그것 은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사람을 운영하는 방식,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 그 리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 전반을
2026-04-20 편집국 기자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공해인 아라비아해로 나오는 즉시 나포하겠다는 미국의 경고는 단순한 해상 통제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은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겠다는 선언이자, 동시에 체제의 선택을 강요하는 신호니까. 그러나 이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단순한 압박을 넘어 명확한 ‘양자택일’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핵 개발을 지속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없다고 분명히 압박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해협 통제와 핵 개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국제질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메시지를 이란 지도부에 일관되게 밀어붙여야 한다. 선택은 하나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때, 비로소 협상은 현실적인 궤도에 오른다. 둘째, 지금의 위기를 단순히 핵 문제로만 환원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협소하다. 이란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권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외부 제재보다 내부의 분노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희생된 사건 이후 누적된 민심의 균열은 절대 가볍지 않다. 이란 지도부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경제 붕괴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촉발될 체제 내부의 붕괴다. 따라서
2026-04-17 윤영무 본부장 기자
전남 나주시에는 수십 년, 적게는 수년 동안 지역을 기반으로 묵묵히 활동해 온 시민사회단체와 예술단체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사업 수행자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공동체를 실제로 만들고 지켜온 현장의 주체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모든 사업이 ‘공모’라는 이름으로 전환되었다. 1월에 제출하고 2월에 심사하는 데 올해는 2월에 제출하고 같은 달에 심사했다. 사업이 이미 시작되어야 할 시점인데 선정 여부를 기다리는 꼴이다. 이 공모 방식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윤병태 시장과 이 예산을 승인하고 행정을 감시해야 할 시의원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사업은 원래 전년도부터 계획하고 준비하며 다음 해로 이어가는 연속과 지속의 과정이다. 그런데 당해 연도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공모 방식을 정상적인 행정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공모는 공정하다”고 하면 그만인가? 수십 년을 버텨온 나무와 어제 심은 모종에게 똑같은 물을 주고 “같이 대했으니 공정하다니. 이런 공정은 공정이 아니라 기계적 평등일 뿐이다. 쌓아온 경험과 연륜을 부정하는 행정은 기록을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십 년간 다져온 시간을 다시 ‘0’에서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정이 아니라 폭력이다. 연속성
2026-03-31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