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법 세 차례 개정에도 주총 구조 한계...“공고기간·집중개최 개선 시급” - 외국인 37% 들고도 영향력 제한...전자주총 도입 효과 주목 한국 코스피 시장이 6000포인트 지수 시대를 열었지만 주주들이 회사에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들의 유일한 권한 행사 창구인 주주총회의 현행 시스템이 주주 중심이 아니라 회사에 유리하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상법 개정이 있었다. 개정안은 국민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직 시행 초기 단계로 법안 취지가 완전히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이나 될 전망이다. 하지만 세 차례 개정된 상법이 현행 주주총회 시스템 문제를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지난 15일 국회에서는 상법 개정이 미쳐 담아내지 못한 주주총회 시스템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와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는 외국 투자자들과 ICGN 관계자, 박홍배 의원, 학계·국민연금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본 기자는 직접 토론회를 청취하고 몇 가지 눈에 띄는 지적 사항들을 정리했다. 향후 상법 개정을 통해 추가적인 개선이 이뤄져 주주들의 권한이 지금보다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 ◇ 3차례 상법 개정 ‘주주권 확대’에 방점 정부와 국회는 세 차례 상법 개정을 단행했다. 1차 개정에서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명시했고,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했다. 이사회 구성에서 독립이사 비율 하한은 기존 25%에서 33% 이상으로 강화됐다. 감사위원에게는 3% 의결권을 부여한다.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주주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전자주주총회 도입 및 의무화를 추진한다. 2차 개정에서는 감사위원인 이사 분리 선임을 1명에서 2명의 확대했다. 또 집중투료를 의무화했다. 집중투표란 소액주주권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가령 3명의 이사를 선출할 때 1주를 가진 주주의 의결권은 3주가 되는 식이다. 3차 개정에서는 기업의 자기주식 소각을 원칙적으로 의무화했다. 이는 자기주식 소각을 유도하면서 예외적 보유 허용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자기주식을 예외적 보유·처분하려면 반드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위법한 자기주식 처분에 대한 이사의 책임도 강화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의 대부분은 주주총회를 전제로 하는 주주 권익 강화 방안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주주총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주총 소집 기한·개최일 집중 문제 도마 토론회에서는 지난 3월 집중적으로 개최된 주주총회를 모니터링하고 현행 주주총회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들이 다수 지적됐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법한 개최일 집중 문제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주총은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70.3%인 1743개사가 3영업일에 집중 개최됐고 96.4%가 3월 20일부터 31일 사이에 개최됐다. 주주총회 개최일 집중은 단순한 일정 문제를 넘어, 의결권 행사 구조·지배구조·시장 감시 기능 전반을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물리적으로 참석·감시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기업이 불리한 안건이 있는 경우, 전략적으로 일정을 선택해 주주의 관심을 분산시키거나 의결권 반대 조직화를 어렵게 만드는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도 있다. 촉박한 안건 검토 시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는 2주 전, 주주총회 안건 검토에 필요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는 주총 1주 전에 몰려서 공시된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수백개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단 일주만에 모든 안건을 검토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의결권 행사인력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정기주총 기간 약 3주간 야근과 특근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4주 이상, 적어도 6주의 공고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의 의안 검토 시간은 약 3~5일에 불과해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확인도 못 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 “대표이사가 주주총회 의장”…공정성 논란 주주총회의 공정한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이어졌다. 현재 주주총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은 경우가 많은데 사실상 독립성을 가지고 공정하게 주총을 진행할 의장을 선임하는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에서는 회사 측 안건을 중심으로 의사 진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주주와 회사 간 이해관계가 균형 있게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장을 사외이사 또는 외부 독립 인사로 선임하는 방안, 의사 진행 절차를 사전에 명확히 규정하는 표준화된 의사규칙 도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황 연구위원은 “의장이 주주총회 당일 임의로 소액주주연대 등 주주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과태료 부과 규정을 신설하자고도 했다. 아울러 전자투표 확대와 의결권 위임 절차 간소화, 실시간 중계 도입 등을 통해 물리적 제약 없이 주주 참여를 보장하는 것도 공정성 제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 외국인 지분 37%…의결권 행사는 ‘제약’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기업 내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보유 비중은 2025년 말 기준 약 20%라는 통계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주주총회에서 객관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의 내용을 검토한 시간이 없다는 점 이외에도 해외 투자자들이 의존하는 해외 의결권자문사들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해외 의결권자문사들은 의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일관성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총이 큰 회사 분석은 질적으로 양호하지만 작은 기업들에 대한 분석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한 의결권 분석 대상 기업에 대해 자문이나 컨설팅을 수행하는 이해 상충 문제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의결권자문사들도 금융당국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올해 진행된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 관련 국민연금 및 국외 의결권 자문사는 찬성 투표 및 권고의 비중이 높았지만,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경우 찬성 권고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비교적 낮은 찬성 투표 비율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전자주주총회가 제시된다. 상법 개정에 따라 2027년부터 1월 1일부터 대규모 상장사는 전자주총 개최가 의무화된다. 전자주총이 정착될 경우 시간·장소 제약 없이 주주 참여가 가능해지고, 특히 해외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공고 기간 확대와 일정 분산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 클라우드 한계 넘어 실시간·보안·개인화 강화하는 차세대 기술 - 대기업·스타트업 협력과 글로벌 표준 대응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 - “성능·표준·보안 과제 동시 해결해야 세계 시장 주도권 잡을 것” 국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업계의 화두는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AI)’이다. 클라우드에 의존하던 기존 IoT 서비스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기기 자체에 AI 연산 기능을 탑재하는 기술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화가 아니라, 보안·개인화·실시간 반응성이라는 IoT의 본질적 가치를 강화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온디바이스 AI, IoT의 신뢰와 개인화의 최종 열쇠 기존 IoT 기기는 대부분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전송해 분석한 뒤 결과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연(latency) 문제가 발생하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상존했다. 예컨대 스마트홈 기기가 음성 명령을 클라우드로 보내 처리하는 동안 수 초의 지연이 발생하거나, 민감한 생활 데이터가 외부 서버에 저장되면서 보안 우려가 제기되곤 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내 데이터를 처리로 실시간 반응이 가능하며,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아 보안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는 닌감한 정보 유출을 막고 기술적 편의성을 높여 IoT 기기가 일상에서 신뢰받는 동반자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환경을 기기 내부에서 학습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집단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평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면, 온디바이스 AI는 개별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 스피커는 사용자의 목소리와 습관을 기기 자체에서 분석해 맞춤형 음악 추천이나 일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 냉장고는 가족의 식습관을 학습해 맞춤형 식단을 제안하고,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운동·수면 패턴을 개선한다. 이러한 개인화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보다 훨씬 정밀하고 즉각적이다. ◇온디바이스 AI,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 경쟁 국내 기업들은 온디바이스 AI 칩셋과 모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대기업에서는 온디바이스 AI를 자사 제품에 도입해 사용자가 경험 혁신에 차별화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에 자체 설계 칩을 적용해 실시간 번역과 보안 기능을 강화했으며, LG는 스마트홈 가전에 맞춤형 AI 모듈을 탑재해 생활 편의성을 높였다. 이러한 차별화는 단순히 기능 개선을 넘어, 시장에서의 강력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역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초저전력 연산 모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웨어러블과 스마트홈 기기에 적용 가능한 이 기술은 배터리 효율성과 실시간 반응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소규모 기업들이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적 설계로 대기업이 놓치기 쉬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자본과 네트워크 혁신 기술을 맞교환하며 상호 보완적인 온디바이스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은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당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된다. 단일 기업의 한계를 넘어선 공동 대응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표준·보안·속도, 온디바이스 AI 시대의 승부처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자체 설계한 뉴럴 엔진(Apple Neural Engine, ANE)을 탑재해 온디바이스 AI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음성 인식, 이미지 처리, 건강 데이터 분석 등에서 실시간 반응성을 높이며, 사용자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기에 온디바이스 AI 기반 번역·보안 기능을 확대해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고, 사용자가 오프라인에서도 AI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온디바이스 AI 주도권 경쟁은 국내 기업들에게 강력한 압박이지 쟁손의 과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칩셋과 모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차세대 생태계의 핵심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크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미래 모바일과 loT 시장의 패권이 걸린 엄중한 상황이다. 온디바이스 AI는 기술적 선택을 넘어 산업 생태계의 생존 전략이다. 대응 속도가 늦어질 경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은 해외 기업에 뻬앗길 위험이 크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뿐 아니라, 국제 표준화·보안 인증·산업 간 협업을 병행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성능·표준·보안, 온디바이스 AI 상용화의 3대 과제 온디바이스 AI의 상용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핵심 과제가 제시된다. 첫째, 소형 기기에 적합한 고성능 AI 칩을 탑재하면서도 배터리 소모 최소화가 필요한데, 이는 반도체 설계와 전력 관리 기술의 혁신을 요구한다. 또 글로벌 IoT 시장에서 표준인 매터(Matter)와의 호환성 확보가 생태계 생존의 관건이다. 국내 기업들이 국제 표준에 적극 대응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배체될 위험이 큰 만큼 기술 표준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온디바이스 AI의 신뢰성을 위해 정부 차원의 인증제 도입과 엄격한 보안 기준 마련이 필수다. 기기내 방식이라도 보안 취약점이 존재할 수 있는 만큼, 확실한 안전 기준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성능·표준·보안이라는 세 가지 과제 해결 여부가 한국의 글로벌 loT 시장 주도권을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H박사는 온디바이스 AI와 관련해 “온디바이스 AI에서 핵심은 ‘칩셋’DLS데,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퀄컴이나 애플이 선두에 있고 우리는 후발주자”라며 “제대로 추격하려면 정부 차원의 로드맵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력이 가장 중요한데, 막대한 비용이 들더라도 해외 석학과 전문 연구원을 유치해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급한 과제는 제품 차별화의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첨단 NPU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구글과 애플 등 해외 기업과의 어떻게 차별화할지가 관건”이라며 “제품 업그레이드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디바이스 AI 추론 모델을 국내에서 자유롭게 학습·추론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중국은 자율주행 규제를 완화해 활성화하고 있는데, 우리도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에는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규제합리화위원회도 있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활용해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온디바이스 AI가 IoT 산업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보안 측면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관련 분야의 한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IoT는 경량화된 기기인데 CPU와 메모리 자원이 제한적이라 AI를 탑재하는 데 근본적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PC에서도 고사양이 필요한 AI 연산을 웨어러블이나 소형 IoT 기기에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IoT 장비를 자체 생산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보안 강화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원가 부담이 큰 경량화 기기에 보안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제조 경쟁력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칩셋 공급망의 절반 이상이 중국과 대만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하드웨어를 건드리는 것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와 연결된 복잡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AI, 한국 IoT 혁신의 분수령 온디바이스 AI는 IoT 기기의 실시간성·보안성·개인화를 동시에 강화하는 차세대 기술로, 국내 산업의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으로, 기업 간 협력과 정부 지원, 글로벌 표준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의 흐름은 기술 트렌드를 넘어 IoT가 생활 속에서 진정한 지능형 파트너로 진화해 나가는 핵심적인 과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행하는 암 치료 분야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캔서 테라퓨틱스’에 ABL209(NEOK002)의 비임상 데이터를 담은 논문이 발표됐다고 21일 밝혔다. ABL209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및 뮤신1(MUC1) 표적 이중항체에 토포이소머레이스 I 억제제(TOP1i)를 결합한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이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가 설립한 미국 바이오 기업 네옥 바이오(NEOK Bio)의 주도로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게재된 논문의 제목은 ‘유망한 항암 효과와 더 넓은 안전성 범위를 갖는 TOP1i 억제제 기반 EGFR×MUC1 이중항체 ADC ABL209’로, 4월 20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EGFR은 다양한 암 종에서 발현되는 항암 표적이지만, 피부 독성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MUC1 역시 주요 항암 표적 중 하나이지만, 암 종에 따라 발현 수준이 일정하지 않고, MUC1 항원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특성으로 인해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ABL209는 EGFR 또는 MUC1을 표적하는 단일항체 ADC 대비 암 세포에 대한 결합력과 세포 내 약물 전달 효율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험관(in vitro) 실험에서 피부 관련 독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환자유래종양모델(PDX)을 통한 동물실험(in vivo)에서도 폐암, 식도암, 췌장암, 대장암, 방광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 종에서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원숭이 모델에서는 ABL209를 10mg/kg 투여했을 때 반감기 5.2일의 양호한 약동학(PK) 특성을 나타냈으며, 최대 40mg/kg까지도 우수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회사는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회사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진의 논문 발표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며 “ABL209가 ADC 분야의 새로운 혁신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21일 서해 공무원 피격·통계조작·‘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조작기소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 김숙동 감사원 국장,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등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건을 범여권 주도로 가결했다. 유병호 위원은 이날 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출석했다. 강의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는 구두로 출석을 명령했다. 서영교 특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하명수사가 곳곳에서 이뤄졌고, 그 중심에 감사원이 있었다”며 “그 핵심 인물인 유 전 위원과 김 국장이 불출석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본인의 입장과 당시 상황에 대해 18쪽에 달하는 상세한 서면을 냈다”며 “운영의 묘를 살려서 진행해야 하는 게 아니냐", “김 국장은 난치성 희귀질환인 강직성 척추염 등으로 치료 중이라는 진단서를 제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것이 적절한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여야는 초반부터 거센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사건을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에 의한 조작기소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이번 국조특위는 이재명 죄지우기 특위”라고 반발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해경이 참석한 국가안전보장회의 일지에 따르면 정권이 출범한 지 2주밖에 안 된 2022년 5월 24일에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실무조정회의가, 26일에는 NSC 상임위원회가 연속으로 열렸다”며 “윤석열의 지시 없이 이게 가능하냐”고 비판했다. 이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죄 지우기’ 특위는 현행법을 정면으로 위배하며 위법적 국조특위를 열고 있다”며 “조작기소라고 얘기하면서 진상을 왜곡하기 위한 진상 왜곡 국조”라고 주장하며 특위 중단을 요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서해 공무원 사건 당시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이었던 박선원(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박 의원은 “기조실장은 모든 것을 다 아는 자리가 아니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국회 국조특위 위원들이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남욱 변호사 등 증인 6명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법원의 확정 판결로 이미 인정된 사실조차 노골적으로 부인하고 존재하는 증거를 없는 것처럼 호소하는 등 국회와 국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민의힘에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언행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이 ‘정보 유출’이니 ‘안보 참사’니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경질을 요구하며 정쟁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동혁 당 대표의 빈손 귀국을 덮기 위한 의도적인 정치 공세가 의심된다”며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익을 가져다 쓰는 고약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동영 장관이 언급한 ‘구성시’는 지난 2016년 미국 ISIS 보고서에 언급됐고, 이후 국내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으며, 작년 7월 정 장관 청문회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 원내대표는 “비밀도 아니고 민감한 정보도 아닌데, 어떻게 정보 유출이라는 것인가”라며 “대외적으로 널리 공개된 정보를 언급한 것도 정보 유출이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를 국민의힘이 한미동맹 균열로 몰아가는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무책임한 정쟁을 그만두라”며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가지고 자중하시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장동혁 대표가 외교 활동 결과를 익명으로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많은 미국 측 인사들이 우리 정부에 외교 정책의 우려를 표했다고 했는데, 미국 인사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며 "부정선거론과 관련된 인사를 말하는 것인가, 사진 촬영조차 허락받지 못한 익명의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말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출처도 못 밝힐 정도의 뒷담화 수준 방미였음을 자인한 꼴”이라면서 “이 정도면 장동혁 대표를 지지하는 극우 유튜버들만 만났어도 됐을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까지 가서 국격을 끌어내릴 이유가 무엇이냐"며 “장 대표는 오만한 태도를 거두고 외교 참사를 인정하라”고 따끔한 충고를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핵 시설' 언급이 기밀누설이 아니라고 옹호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미국과 헤어질 결심"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20일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정 장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고 언급한 바있다.
5월 입주물량이 전월 대비 급감하며 수도권 공급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방은 경상권을 중심으로 물량이 늘어나며 지역 간 공급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2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026년 5월 전국 입주물량은 1만1685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7387세대) 대비 32.8%, 전월(1만6311세대) 대비 28.4% 감소한 수준이다. 4월 반등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3161세대, 지방이 8524세대로 지방 비중이 약 73%에 달했다. 특히 수도권은 전월(8193세대) 대비 61.4% 급감하며 올해 월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 경상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공급이 이어지며 소폭 증가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경기·인천 모두에서 입주물량이 줄었다. 서울은 송파구 가락동 ‘더샵송파루미스타’(179세대), 강동구 ‘디아테온’(64세대), ‘비오르’(53세대) 등 총 3개 단지 296세대가 입주한다. 소규모 단지 위주로 구성돼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경기는 화성(806세대), 안양(538세대), 시흥(400세대), 성남(320세대) 등 5개 단지에서 2064세대가 공급된다. 인천은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서한이다음’(801세대) 1개 단지가 입주한다. 지방은 총 8524세대, 13개 단지가 입주한다. 경북(2888세대)에 물량이 집중된 가운데 경남(1390세대), 대전(1349세대), 충북(874세대), 전북(873세대)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포항 북구에서는 ‘학산한신더휴엘리트파크’(1455세대)와 ‘포항자이애서턴’(1433세대)이 동시에 입주하며 단일 지역 기준 공급 집중도가 높다. 해당 지역은 단기적인 수급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남에서는 ‘창원롯데캐슬포레스트1단지’(967세대)와 ‘김해대청천에피트’(423세대), 대전에서는 ‘한화포레나대전월평공원 1·2단지’(총 1349세대)가 나란히 입주한다. 직방은 이번 수도권 입주 감소를 구조적 변화보다는 단기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6월 이후에는 연내 평균 수준으로 공급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전세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입주 감소에 더해 전세대출 규제와 갭투자 축소로 임대 물량 공급 여건이 제한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체질 변화 과정으로 평가된다. 투자 중심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매매시장 안정이 이어질 경우 임대차 시장 역시 점진적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 변수는 ‘공급 총량’보다 ‘공급 위치’다. 서울 도심의 공급 공백, 경기 외곽의 분산 공급, 지방 일부 지역의 집중 공급 등 지역별로 상이한 수급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전국 합계보다 개별 지역의 입주 시기와 물량 흐름을 중심으로 시장을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결국 향후 입주시장은 지역별 수급 편차가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입주시장은 전국 합계 수치보다, 실거주나 투자 대상 지역의 개별 수급 상황과 시기별 공급 흐름을 함께 고려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9월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강원도민이 만난 타운홀 미팅에서 한 시민은 대통령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님, 강원도는 매년 8조, 9조, 이제 10조 원의 사상 최대 국비를 확보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그런데 도민들은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가고 우리 삶은 왜 그대로냐고 묻습니다.” 비단 강원도만의 일일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법한 질문이다. 이 질문 속에는 지방자치의 현실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함께 담겨 있다. 1952년 첫 지방선거가 실시되었으나 1961년 군사정변으로 중단되었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1991년 지방의회가 재구성되었다. 이어 1995년 자치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며 본격적인 민선 자치 시대가 열렸다. ◇선거는 정말 ‘민주주의 꽃’인가?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방자치의 수준은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자치단체장의 의식과 역량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주민이 체감하는 지방자치에 대한 효능감은 매우 낮다. 단체장도 의원도 주민이 선출만 할 뿐이지 주민자치·주민통제와는 아직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들 하지만, 선거는 국민의 주권을 빼앗는 수단이 되고
2026-04-21 편집국 기자
생성형 AI는 이제 일부 기술기업만의 실험 도구가 아니다. 기업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변화의 축이 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 생성형 AI는 단순한 기술 유행이 아니라, 제한된 인력과 자원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실행 속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생성형 AI를 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경쟁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진짜 차이는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했는가에 있지 않다. 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이 무엇을 바꾸었는가에서 나타난다. 많은 기업은 생성형 AI를 문서 작성, 회의록 정리, 홍보 문구 생성, 아이디어 보완과 같은 보조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일정한 효율은 얻을 수 있지만, 이 수준에 머무른다면 생성형 AI는 어디까지나 편리한 도구일 뿐이며,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동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생성형 AI 시대에 기업이 검토해야 할 전략은 단순한 업무지원 도구의 도입이 아니다. 그것 은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사람을 운영하는 방식,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 그 리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 전반을
2026-04-20 편집국 기자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공해인 아라비아해로 나오는 즉시 나포하겠다는 미국의 경고는 단순한 해상 통제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은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겠다는 선언이자, 동시에 체제의 선택을 강요하는 신호니까. 그러나 이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단순한 압박을 넘어 명확한 ‘양자택일’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핵 개발을 지속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없다고 분명히 압박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해협 통제와 핵 개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국제질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메시지를 이란 지도부에 일관되게 밀어붙여야 한다. 선택은 하나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때, 비로소 협상은 현실적인 궤도에 오른다. 둘째, 지금의 위기를 단순히 핵 문제로만 환원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협소하다. 이란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권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외부 제재보다 내부의 분노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희생된 사건 이후 누적된 민심의 균열은 절대 가볍지 않다. 이란 지도부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경제 붕괴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촉발될 체제 내부의 붕괴다. 따라서
2026-04-17 윤영무 본부장 기자
전남 나주시에는 수십 년, 적게는 수년 동안 지역을 기반으로 묵묵히 활동해 온 시민사회단체와 예술단체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사업 수행자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공동체를 실제로 만들고 지켜온 현장의 주체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모든 사업이 ‘공모’라는 이름으로 전환되었다. 1월에 제출하고 2월에 심사하는 데 올해는 2월에 제출하고 같은 달에 심사했다. 사업이 이미 시작되어야 할 시점인데 선정 여부를 기다리는 꼴이다. 이 공모 방식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윤병태 시장과 이 예산을 승인하고 행정을 감시해야 할 시의원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사업은 원래 전년도부터 계획하고 준비하며 다음 해로 이어가는 연속과 지속의 과정이다. 그런데 당해 연도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공모 방식을 정상적인 행정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공모는 공정하다”고 하면 그만인가? 수십 년을 버텨온 나무와 어제 심은 모종에게 똑같은 물을 주고 “같이 대했으니 공정하다니. 이런 공정은 공정이 아니라 기계적 평등일 뿐이다. 쌓아온 경험과 연륜을 부정하는 행정은 기록을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십 년간 다져온 시간을 다시 ‘0’에서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정이 아니라 폭력이다. 연속성
2026-03-31 편집국 기자
지난 3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은 ‘2027년 국민주권정부 예산편성 방향’을 보고하며 국가 재정 운영의 근본적인 전환을 예고했다. 내년도 예산이 “현 정부가 처음으로 온전하게 예산편성 전 과정을 주관하는 진정한 국민 주권 예산”이라면서, 특히 성과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5대 구조 개혁 중심의 재정 재설계를 통해 인공지능(AI) 대전환, 인구구조 변화, 탄소중립, 양극화, 지방소멸 대응 등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예산 편성 지침을 넘어선다. 모든 사업을 지출 구조 조정 대상으로 삼고, 재량 지출(15%), 의무 지출(10%) 절감이라는 전례 없는 감축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해당 부처의 핵심 과제에 재투자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국가 재정의 전면 재설계’를 선언한 것이다. ◇ 농안기금의 본질 이러한 재정 개혁 기조는 특정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재정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그렇다면 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가격안정기금(농안기금)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오히려 농안기금은 대표적인 민생 재정이자 반복 지출 성격이 강한 기금이라는 점에서, 이번 지
2026-03-27 편집국 기자
기업은 본질적으로 변동 속에서 움직인다. 시장은 예고 없이 위축되고 원가는 통제 범위를 벗어나 상승하며 고객의 기대 수준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한다. 이러한 외부 환경의 압력은 특정 기업만 비켜 가지 않고, 규모와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조직에 공통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동일한 환경 속에서도 결과는 동일하지 않다. 어떤 조직은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방향을 유지하는 반면, 어떤 조직은 작은 충격에도 내부 균열이 빠르게 확대 되며 구조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변화의 강도가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 내부의 구조와 판단 기준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는 기업이 통제할 수 없지만, 그 환경을 해석하고 흡수하는 방식은 조직이 설계한 체계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위기는 밖에서 시작되지만 무너짐은 안에서 결정된다 시장의 충격은 곧바로 붕괴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그 충격을 받아들이는 내부 구조가 취약할 때 균열이 확대된다. 결국 조 직이 흔들릴 때 점검해야 할 것은 외부 상황의 변화가 아니라, 내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다. 무엇을 유지해야 하고, 무엇을 조정해야 하며, 무엇을 다시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2026-03-21 편집국 기자
얼마 전 필자가 듣는 고전강독 시간에 뜻밖의 이야기가 나왔다. 팔순의 훈장은 자신의 집에 쥐가 들어와 겁을 먹은 아내가 주방에 들어가질 못한다는 거였다. 방역업체까지 불렀지만 정작 쥐는 잡지 못하고, 쥐구멍 두 개를 막는 데 출장비만 20만 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80대 중반의 수강생 한 분이 웃으며 말했다. “군 오징어 미끼로 쥐덫을 놓아보세요” 그 한마디에 교실은 금세 어린 시절 이야기로 번졌다. 천장에서 쥐들이 밤마다 뛰어다니며 운동회를 열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는 비료 포대로 천장을 막아 쥐를 몰아 잡았고, 또 누구는 쥐꼬리를 묶어 학교에 가져가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쥐는 그저 불쾌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식량을 축내는 ‘적’이었다. 그 시절의 농촌은 쥐와의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켜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쥐보다 더 큰 문제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뉴욕타임스는 『인구 폭탄, The Population Bomb』의 저자로 유명한 미 스탠포드 대학교 생물학 교수였던 폴 R 얼리치(Paul R. Ehrlich)가 9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기사를 전했다. 그는 인구 폭증이 식량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던 생태학자였다.
2026-03-19 윤영무 본부장 기자
핵가족시대, 우리 사회는 정신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 느린 학습자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이들을 여전히 ‘예비범죄자’로 치부하거나, ‘홀로 설 수없는 존재’로 여기는 편견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들이 이웃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러한 편견을 해소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당사자들의 고유성과 상황이 존중되고 받아들여지는 지역사회공간이 주어질 때 비로서 이들에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질문을 던졌다. 소규모의 집단주거공간을 기반으로 공동비지니스를 개발하며, 지역 주민과 어우러져 사는 마을은 만들 수 없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서귀포 상효동 농장에서 시작했다. ◇5천평 귤밭에 분양된 500그루의 희망 3월 26일 오후 2시부터 서귀포시 상효동의 제주트립티팜 농장에서 열리는 가족축제는 그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이다. 축제 당일에 제주트립티팜 농장에서 음악이 곁들인 작은 기념식을 하려고 한다.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기꺼이 귤나무 분양에 동참해주신 분들, 현재 치료에 전념하느라 마음으로 함께 하며 뜻하는 선한 일이 이루어지
2026-03-16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