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비행 임무 아르테미스 2호가 2026년 4월 10일(현지시간) 태평양에 무사 귀환했다. NASA에 따르면 리드 와이즈먼 사령관을 포함한 승무원 4명은 지난 1일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10일간 달 주위를 비행하고 지구로 돌아왔다. 이번 임무는 오리온(Orion) 우주선의 유인 비행 능력과 귀환 체계를 실제로 입증한 첫 시험비행으로 기록된다. 오리온은 NASA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한 차세대 유인 탐사용 우주선이다. 우주비행사가 탑승하는 승무원 모듈과 전력·추진·생명유지 기능을 담당하는 서비스 모듈, 비상 시 승무원을 분리시키는 발사중지체계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임무는 오리온이 지구 저궤도를 넘어 달 궤도와 그 주변의 심우주(deep space) 구간을 사람을 태운 채 비행한 뒤 다시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해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선다. 인류의 달 복귀가 더 이상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현실의 기술·산업 경쟁으로 넘어왔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의미는 따로 있다. 누가 달에 가는 수송 체계를 쥐고 있는지, 누가 달 주변의 운영 질서를 설계하는지, 누가 탐사 이후 자원과 데이터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미국은 SLS(우주발사시스템), 오리온, 그리고 민간기업이 결합된 우주 운송 체계를 통해 다시 한 번 ‘달로 가는 문’을 스스로 통제하는 국가임을 입증했다. 아르테미스 2호의 귀환은 기술 성공인 동시에 우주 패권의 현실을 확인시킨 사건이었다. ◇ 아르테미스 어코드, 2020년 美 주도 출범...다자협력 규범인가, 우주 질서 재편인가 이 같은 미국 중심 질서의 제도적 토대가 바로 아르테미스 어코드다. NASA와 미국 국무부는 2020년 10월 13일 미국·일본·캐나다·영국·이탈리아·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UAE)·호주 등 8개국과 함께 아르테미스 어코드를 출범시켰다. 한국은 2021년 5월 24일 10번째 서명국으로 참여했고, 이후 참여국은 2026년 1월 기준 61개국까지 늘어났다. 처음에는 8개국 간 협력 규범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광범위한 우주 협력 네트워크로 확장된 셈이다. 다만 그 규칙의 출발점과 설계 주체가 미국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르테미스 어코드는 표면적으로는 평화적 탐사와 국제 협력을 위한 원칙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문안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선언을 넘어선다. 탐사 투명성, 상호운용성, 긴급 지원, 과학 데이터 공개, 우주 유산 보존뿐 아니라 우주 자원 활용과 ‘안전지대(safety zones)’ 설정 원칙도 포함한다. NASA는 안전지대가 과학적·공학적 원칙에 따라 설정되며,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원 추출과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이 협정은 단순히 함께 탐사하자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 달과 심우주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활동하고 충돌을 피하며 자원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운영 규칙을 미국식으로 먼저 깔아놓는 성격이 강하다. ◇ 다누리의 성과는 분명하다...그러나 아직 ‘정찰 단계’에 머문 한국 한국도 우주 탐사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는 2022년 8월 5일 발사됐고, 같은 해 12월 26일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후 임무 수명은 당초 계획보다 연장돼 2027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지구 저궤도를 넘어 달 궤도 운용 능력까지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다누리는 단순히 ‘달에 갔다’는 상징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와 편광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분광기 등은 달 표면과 자원 분포, 우주 환경을 관측하는 데 활용됐고, NASA가 제공한 섀도캠(ShadowCam)은 달 극지의 영구음영 지역을 정밀 촬영해 물 얼음 존재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기여했다. KARI는 다누리가 한국 우주선 최초의 지구-달 사진 촬영, 우주 인터넷으로 불리는 지연내성네트워크(DTN) 기반 영상·사진 전송 실험 성공 등 여러 기술적 성과를 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누리는 한국 우주과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임무임이 분명하다. 다만 다누리는 어디까지나 궤도선이다. 달 표면에 직접 내려앉는 착륙선도 아니고, 자원을 운송하거나 현지에서 활용하는 시스템도 아니다. 즉 한국은 달을 보고, 측정하고, 분석하는 단계에는 들어섰지만, 달에서 채굴하고 건설하고 운영하는 단계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했다. 우주 개발의 언어로 바꾸면 ‘관측 능력’은 보여줬지만 ‘활용 능력’은 입증하지 못한 셈이다. 그래서 다누리는 분명 성과이지만 동시에 한국 우주산업의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 미국은 ‘플랫폼 국가’, 동맹국은 ‘참여형 협력국’ 현재 아르테미스 체제의 특징은 참여국이 많아 보여도 실제 구조는 뚜렷한 수직 분업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발사체와 유인 우주선, 달 착륙체, 심우주 임무 운영이라는 핵심 축을 쥐고 있다. 반면 동맹국의 역할은 대체로 특정 모듈, 로봇 시스템, 센서, 과학장비 공급으로 분화돼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오리온 우주선에 전력·추진·생명유지 기능을 제공하는 유럽 서비스 모듈(ESM)을 맡고 있고, 캐나다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에 들어갈 캐나다암3 로봇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일본 역시 달 극지 탐사와 수자원 탐색 관련 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각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는 있지만, 전체 시스템의 아키텍처와 운용 주도권은 여전히 미국에 집중돼 있다. 이 구조에서 한국의 위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 다누리를 통해 과학 탐사 파트너로 존재감을 보였고, NASA와도 2024년 우주탐사 협력 확대를 위한 공동의향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이 아르테미스 체제 안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플랫폼 제공자라기보다 장비·과학 협력, 일부 기술 파트너에 가깝다. 다시 말해 미국은 ‘달로 가는 시스템 전체’를 설계하고, 동맹국은 그 안에 필요한 구성품이나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다. 산업적으로 보면 이는 고부가가치 플랫폼을 쥔 국가와 그 밸류체인에 연결된 파트너 국가의 차이이기도 하다. ◇ 누리호는 독자 발사 능력의 출발점...그러나 달로 가기엔 아직 멀다 한국이 완전히 주변부만은 아니다. 누리호(KSLV-II)는 한국이 독자 발사 능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은 2022년 6월 21일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았고, 2023년 5월 25일 3차 발사에 이어 2025년 11월 27일 4차 발사도 성공시키며 신뢰성을 높였다. 한국항공우주청(KASA)은 4차 발사 성공이 독자 우주 수송 능력을 재확인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이 최소한 ‘자국 발사체로 자국 위성을 우주에 올릴 수 있는 나라’가 됐음을 뜻한다. 그러나 누리호의 성과를 곧바로 달 탐사 주도권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누리호는 기본적으로 저궤도 위성 발사 역량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달 탐사, 특히 유인 달 비행과 착륙, 자원 운송, 장기 체류를 위해서는 초대형 발사체, 심우주 항법, 달 착륙 및 상승 기술, 생명유지와 장기 운영 체계가 함께 필요하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한국이 확보하지 못한 영역이다. 발사체 한 분야의 진전만으로 ‘달 경제’의 주도권을 논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산업 구조다. 한국 우주산업은 여전히 정부 주도 프로젝트 의존도가 높고, 민간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발사체·우주선·탐사체·서비스를 통합 개발하는 구조가 약하다. 개별 부품과 장비 기술은 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상업화하는 생태계는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쉽게 말해 한국은 우주산업 밸류체인 안에서 ‘잘 만든 부품’과 ‘유능한 하위 기술’을 공급할 수는 있지만, 그 전체를 통합해 시장을 지배하는 플레이어는 아직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다누리와 누리호의 성과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우주산업의 위치를 두고 ‘하청 구조’라는 냉혹한 표현이 나오는 것이다. ◇ 달은 더 이상 상징이 아니다...자원과 질서의 무대 달은 이제 과학탐사만의 공간이 아니다. 특히 달 남극은 물 얼음 존재 가능성, 장기 체류 거점 구축 가능성, 향후 연료 생산과 자원 활용 가능성 때문에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NASA 역시 영구음영 지역의 물 얼음 탐사가 미래 탐사 연료와 산소, 거주 인프라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달이 더 이상 ‘깃발을 꽂는 장소’가 아니라 에너지·자원·통신·운송 질서가 중첩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이 지점에서 질문은 “한국도 달에 갈 수 있느냐”가 아니다. 이미 한국은 다누리를 통해 달 궤도에 도달했고, 누리호를 통해 독자 발사 능력의 기초를 확보했다. 진짜 질문은 그 다음이다. 한국이 달에서 자원을 활용하고, 데이터를 산업으로 연결하고, 우주 질서를 설계하는 쪽으로 올라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 구조가 유지된다면 한국은 달 탐사에 참여하는 국가로 남을 수는 있어도, 달 경제와 질서의 판을 짜는 국가가 되기는 쉽지 않다. 아르테미스 2호의 무사 귀환은 그래서 한국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달에 가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발사체와 위성, 탐사체, 데이터, 자원 활용, 민간 생태계를 하나로 묶는 풀스택 우주 역량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은 우주 시대에도 핵심 설계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만든 플랫폼에 들어가는 부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나라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달에 깃발을 올리는 시대는 다시 시작됐지만, 그 깃발 아래 누가 규칙을 만들고 누가 이익을 가져갈지는 이제부터가 진짜 경쟁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언제 종전할 것인가라는 예측을 놓고 세계 주식 시장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의 전쟁 종식보다는 지금까지의 경직된 신정체제 대신에 새로운 온건 정치세력이 등장하는가 여부가 세계 경제에도 더 중요해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작년 6월에 12일간 이란 핵시설이 있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을 타격했다. 그리고 이번 2월 27일부터 시작한 2차 전쟁은 작년보다 훨씬 대규모 폭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와 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쏘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은 그들 두 나라 사이의 뿌리 깊은 적대감이 누적된 배경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고 이란 주재 미대사관이 점거되며 대사관 직원 50여 명이 인질로 444일간 억류돼 있었고, 이를 구출하러 간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작전 실패로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사건이 결정적인 악연이었다. 오마바 대통령 시절 이란과의 핵 협상이 타결되는 듯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적대관계는 1979년 이래 제대로 해소된 적이 없었던 셈이어서 미국에게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 보다 더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적대국인 이란이 핵무기를 가진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는 미국은 물리력을 동원하게 된 것이다. 특히 미국은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억지하려는 온건 정책이 뼈아픈 실패로 귀결됐다고 보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품고 있는 적대감은 미국보다 더 심하다.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최고 지도자인 호메니이와 이번 전쟁 초기에 공중폭격으로 숨진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인한 인물이다. 이들 종교 최고지도자들이 대통령 위에 군림하며 신정체제를 유지하면서 핵 개발을 추진해 왔고, 핵무기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라고 이스라엘은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최소한 핵 개발을 상당한 기간 후퇴시키거나 고농축 연료를 제거하는 것을 국가의 존립 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이와같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는 이란에 대한 적대 의식과 이란 핵 개발 시도를 최우선적인 요인으로 보지 않고 이번 전쟁을 분석하는 것은 자칫 오판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이 원유 확보와 중국 견제 등 지정학적인 이점을 노리는 것도 전쟁 시작 요인에 포함됐을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런 이유들은 전쟁의 최우선 목표는 아닐 것임도 사실일 것이다. 전쟁 시작의 최우선 목표를 중심으로 봐야지 곁가지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분석론은 음모 론이 되고 그것은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 미국-이스라엘의 전쟁 혁명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or RMA)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는 미사일 시대였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대칭무기로서 드론이 처음으로 전장에 투입 돼 위력을 증명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에서는 대통령의 경호 부대원들을 의식불명 상태로 무력화하는 음파 무기가 등장했다. 이번 전쟁에서는 촘촘하게 공중에 깔린 위성과 감시 드론이 보내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폭격, 전자파, 사이버 무기를 종합적으로 운용하는 AI 시스템이 적용된 첫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AI 시스템은 폭격 직전에 레이더와 통신, 컴퓨터, 인터넷, 전력망을 마비시킨 뒤 공중폭격과 미사일 발사가 거의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가 밝힌대로 이란군의 미 사일과 드론 부대의 90%를 AI 시스템으로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이란군이 쏘는 미사일과 드론은 위성과 감시 드론 등에 포착되지 않은 산속이나 지하 기지에서 발사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미군과 이스라엘군은 위성으로 나머지 잔존 기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포착하고 해당 기지를 찾아내 소탕 작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쟁은 AI 종합시스템 전인 동시에 압도적인 공중 폭격 전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이번 공중폭격은 정밀도와 폭탄의 위력, 규모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 를 보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이들 나라들이 첨단기술 면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기술을 리드해갈 것임을 어렵지 않게 전망할 수 있다. 이 정도의 공중폭격은 전장의 판도를 바꾸고 이란군과 국민의 사기를 현저히 떨어뜨렸거나 내부 분열을 촉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이번 전쟁에서 성과를 높인 천궁 미사일을 자랑하나 전쟁 양상이 데이터 기반의 AI 시스템 방식으로 바뀌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AI 통합 운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진화해 나간다면 기존의 핵미사일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도 미사일과 탱크 등 재래식 무기의 성능 개발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 또 KF-21 전투기, 현무 개발에 대 해 지나친 자부심을 삼가고, AI와 전자파, 사이버 무기 등 종합적인 시스템 개발과 구축에 힘을 기울여야 함을 이번 전쟁이 깨우쳐 주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도 국방 사상과 군사 전략 및 무기 개발 기획 등 한단계 높은 전문성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와 같은 추격 마인드로는 급변하는 군사기술 변화에 대처할 수 없을까 우려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택지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시설과 군사 기지를 상당수 파괴한 성과를 거둠으로써 일차적 목표는 달성했다. 2차적 목표는 정권 세력의 교체인데, 미국이 요구한 조건을 수용하는 여부가 새정권 세력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미국의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적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협상과 지상군 파병으로 저울질하는 것도 일종의 치밀한 전략 구사로서 결코 혼란된 모습은 아닌 듯하다. 과거 이란 내부를 보면 시아파의 법학자 중에도 정치 개입을 반대하는 저명한 지도자가 있었다. 호메니이가 이슬람 종교의 정치 개입을 정당화하는 이론을 펼쳤고, 그것이 오늘날 이슬람공화국의 기초 이념이 됐다. 그러므로 시아파 법학자 중에도 정치 개입을 반대하는 종교 지도자가 나와 새롭게 정치 불간섭을 천명하면 얼마든지 이란은 정상 국가로 돌아올 수 있다고 본다. 이란 정치 체제는 대통령과 국회, 사법부 등 3권이 존재하지만, 시아파 종교 법학자들 이 모든 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정상적인 국가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계속해 강 경 정권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사우디 등 걸프만 이슬람 국가들도 이란의 헤즈볼라와 후티군 지원 등 테러 행위에 대한 인내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으며 이번 무차별 미사일과 드론 공세로 이란의 행동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가 미국의 지상 작전도 옹호 하면서 현재의 이란 정권 교체 없이는 걸프 지역 안보 위 협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이란 정부가 무너지더라도 군부 세력이나 민병대가 등장해 사우디를 계속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이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걸프 국가들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여서 미국이 지상군 파견, 이란 내전 유발 등 장기전을 전개 할 가능성이 있다. ◇걸프만 국가들과 관계 더욱 돈독해질 기회 원유와 가스 도입 차질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됐지만, 이번 전쟁으로 걸프만 국가들과의 관계를 이전보다 더욱 끈끈하게 다져나갈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걸프 국가들은 자주 국방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확실히 깨달았을 것이고, 한국 방산은 이들에게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만약 이란에 온건한 정권이 들어설 때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 우리나라는 이란 경제와 제도 개혁에 좋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팔레비 왕 시절에 중동에서 건설 노동자를 파견해 외화벌이로 큰 도움을 받았다. 오늘날 이란이 신정체제로 변한 것은 영국과 미국의 석유 독점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근본 원인이었음을 상기해 볼때 식민지 아픔을 겪었던 우리나라로서 충분히 동병상련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한국은 이란의 현대화를 위해 진정한 친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를 바란다. ◇우리의 대응- 호르무즈 파병 미온적 태도, 바람직 않아 한국은 어차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도입하는 이상, 소비국이 유조선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을 거부할 수는 없어 보인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은 새로운 동맹, 기존의 동맹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에 들어와서 미국으로부터 관세를 부과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경제에는 오히려 미국이 좋은 호재를 던져주고 있다. 미국은 그 지정학적으로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고 에너지와 식량 자원을 자급자족할 수 있으며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초강대국이다. 이런 초강 대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수많은 금융 위기를 겪고 산업 공동화를 초래했지만, 미국은 그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현상은 극도의 위기에 대한 과격한 실험 형태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는데, 트럼프식 해법도 명암을 지니고 있다. 완벽한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고 단 한 번의 해법으로 해결될 위기는 없다. 그러므로 트럼프 현상을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지 완결 형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계속 실험하고 실패를 통해서 성장하고 위기를 극복해온 초강대국이다. 우리나라에게는 동맹이 필요하고 지정학적인 위치로 볼 때 미국 외의 선택은 없다. 트럼 프 정부가 자국 산업 부흥을 추진하는 정책이 우리나라에 많은 사업 기회를 주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미국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외교적 수사와 실질적 도움의 제공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세계 각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미들파워, 무역국으로서 이란에 대해서도 섭섭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노련한 외교의 묘수가 절실하다. 북한에게도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데, 이란에게는 더욱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는 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한국전력, 한국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시장 선진화와 전력망 운영체계 개편을 위한 ‘전력감독원’ 신설 논의를 본격화했다. 14일 서울역 서울스퀘어에서 전력업계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에 열린 ‘전기화 시대의 전력망 기술기준(그리드코드)과 전력감독체계’ 토론회에서는 전력감독원이 단순한 조직 신설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제도 인프라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창석 전기위원회 위원장, 이경훈 전기위원회 사무국장, 손성용 가천대 교수 등이 잇따라 전력감독원 필요성을 언급하며 힘을 실었다. 세 인사의 발언은 각각 그리드코드의 전략적 중요성, 전력감독원의 구체적 기능, 현 체계의 한계와 독립기구 필요성을 짚었다는 점에서 이날 논의의 핵심 축으로 읽힌다. 김창석 위원장은 먼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화 진전에 따라 그리드코드가 앞으로 더 복잡하고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에 불가피하게 복잡해져야 되고 불가피하게 중요해져야 되는 우리나라 국가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피지컬 레이어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며, 지금의 그리드코드 논의가 단순한 기술기준 정비를 넘어 전력 시스템 전환의 방향을 정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기술로부터 사실상 벗어나야 되는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면서도, 전기화 확대에 큰 무리 없이 대응하려면 지금 이 시점에서 기준의 틀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전력감독원 논의가 바로 이런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한 제도적 해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 현재 기후부는 그러한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전력감독원이라는 새로운 조직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이런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데 전력업계가 이렇게까지 대부분 동의해준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전력감독원 신설이 정부의 일방적 구상이 아니라, 현장에서도 제도적 필요성이 상당 부분 공유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경훈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은 전력감독원이 실제로 맡아야 할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전력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고 통합하며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짚으면서, 앞으로 전력감독원이 맡아야 할 기능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이 국장은 “전력망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감독하고, 전력시장이 공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데이터가 제대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통합하고 개방하고, 최종적으로는 이런 과정 속에서 소비자가 보호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전력감독원이 단순히 시장감시 조직 하나를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전력망 안정성, 시장 공정성, 데이터 거버넌스, 소비자 보호를 아우르는 종합 감독기구로 설계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금처럼 전력거래소 내부의 소규모 시장감시 조직만으로는 직접 PPA, 분산에너지 특구 거래, 통합발전소(VPP) 등 새롭게 등장하는 거래 유형까지 포괄적으로 감독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손성용 가천대 교수는 현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짚으며 전력감독원의 필요성을 보다 직설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전이나 전력거래소는 기본적으로 잘 운영을 하고 계시지만, 이런 것들을 다른 사업자들에게 강제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진 기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위원회 역시 이상적으로는 이런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문성과 인력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결국 문제의 핵심이 “정책의 목표와 보급, 현장의 실무를 통합해서 조율할 수 있는 강력하고 독립적인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있다고 봤다. 그는 “이런 것들이 앞으로 새롭게 생기게 되면 전력감독원을 통해 많은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력감독원과 같은 독립기구가 있어야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그리드코드를 관리하고 개선하고 효율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력감독원이 당장의 시장질서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기술기준 관리와 제도 집행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장치여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세 사람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날 토론회는 전력감독원을 단순한 행정조직 신설 차원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100GW 시대에 맞춰 전력 거버넌스 전반을 재설계하는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창석 위원장이 그리드코드 개편의 전략적 중요성을 짚고, 이경훈 사무국장이 감독원의 핵심 기능을 제시했으며, 손성용 교수가 현행 체계의 한계와 독립기구 필요성을 보완 설명하면서 전력감독원 논의의 당위성이 한층 또렷해졌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민형배 후보가 14일 최종 선출됐다. 민주당 중앙당선관위는 민형배 후보가 김영록 지사를 꺾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결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선은 권리당원 50%와 일반 시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 후보별 득포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민 후보의 결선 내내 유지한 여론 우위를 지키며 막판에 집중한 정책 비전이 조직력을 앞세운 김영록 후보를 꺾는 결정적 승부수가 됐다는 평가다. 민 후보는 1961년 전남 해남군 마산면에서 태어나 전남일보 기자로 언론계에서 활동한 뒤 광주 광산구청장을 거쳐 제21·22대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내며 지방행정과 국정 경험을 함께 쌓았다. 국회 21대(84.05%)와 22대(76.09%) 총선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특히 이낙연 전 대표를 꺾으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특히, '검수완박' 입법 당시 탈당이라는 강수를 두는 등 검찰 개혁에도 선명한 행보를 보였다.
이재명 정부는 '5극 3특' 체제를 통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 성장을 추진한다. 전국을 5개 매가시티(초광역권)와 3개 특별자치도로 나눠 권역별 전략 사업과 기반 시설을 강화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14일 국회에서는 이재명 정부는 '5극3특' 실현을 위한 지방대학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회사에서 “지방대학의 존립은 곧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전남대, 순천대, 목포대 등 거점 및 중소 국립대들이 심각한 재정난과 소외감을 겪고 있다"며 "특히 사립대의 위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방 거점대학뿐 아니라 국립대와 사립대를 포함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오늘 토론을 통해 제시되는 다양한 의견을 정책과 학회 활동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언급하며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남대학교를 방문해 교수, 연구자,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국립대와 사립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은 "대학 간 네트워크 구축과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해 기업 유치 및 취업이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하며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하고 지방대 육성을 위한 입법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허성무 민주당 의원도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정책이 성공하려면 지방대학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특히 지역대학의 위상과 기능 재정립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교육위원회의 입법 성과를 기대하며 "균형발전의 핵심은 산업보다 교육의 균형에 있다"며 "특히 지방대학이 지역 발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동석 전국균형발전포럼 대표(지방시대위원회 위원)는 축사에서 “전국균형발전포럼은 약 300여 명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 정책 네트워크로, 다양한 정책 제안과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2022년부터 최근까지 정부의 지방정책 수립 과정에도 참여하며 지속적으로 역할을 해왔다”며 “최근 충남대학교에서 교육부와 함께 ‘서울대 10개 만들기’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공립대뿐 아니라 전체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학까지 포함한 보다 폭넓은 논의를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지방시대위원회 내에 ‘지방대학 산림특별위원회(가칭)’ 구성을 추진 중”이라며 “향후에도 정책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지방대학 발전과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한상욱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학부 교수)의 ‘거점 국립대 외 지역 국공립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와 안효현 경북균형발전포럼 대표(대구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의 ‘지방대학의 생존전략과 지역균형발전-RISE 정책과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대학생태계의 관점’을 주제로 한 발제를 시작으로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졌다. 김기석 강원대학교 교수(지방시대위원회 위원)가 조장을 맡아 펼쳐진 종합 토론 패널에는 김상우 국립경국대학교 교수(지방시대위원회 위원), 신원식 경남대학교 교수(경남대학교 교수협의회장), 김영만 전남대학교 교수(지방시대위원회 위원), 장수찬 목원대학교 교수(충청균형발전포럼 대표) 배귀희 숭실대학교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고문)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 정책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문수·백승아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전국균형발전포럼·강원도민일보가 공동 주관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가 14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해 퇴장당했다. 지난 3일에 이어 두 번째다. 서영교 위원장이 선서 거부 사유를 서면(소명서)으로 제출할 것을 명령하자, 박 검사는 “구두 소명을 요구하며 맞섰다. 이에 서 위원장이 "(소명) 방식은 내가 정하는 것"이라며 퇴장을 명령했고, 박 검사는 거듭 항의하다 결국 퇴장당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나경원 위원은 “위원장이 무슨 권한으로 박 검사에게 퇴장을 명하고 특정 장소에 대기하라 하냐”며 “특정 장소에 대기하라는 것은 체포, 구금의 죄가 될 수 있다. 자기 부죄 금지의 원칙에 따라 선서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박성준 의원이 “박상용 대변인 역할을 하는 국민의힘은 사죄해야 한다”면서 “정정당당하게 국민 앞에 증인 선서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국민의힘 위원들이 특위 위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검사는 대기실로 이동하며 “소명은 위원장 개인이 아닌 합의체 기관인 위원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불출석했고 그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 발부의 건이 가결되자,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증인 채택”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이 다수로 구성된 국조특위는 국민의힘측이 증인 요청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증인 명단은 제외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청문회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 전 부지사를 대리했던 서민석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전남 나주시에는 수십 년, 적게는 수년 동안 지역을 기반으로 묵묵히 활동해 온 시민사회단체와 예술단체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사업 수행자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공동체를 실제로 만들고 지켜온 현장의 주체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모든 사업이 ‘공모’라는 이름으로 전환되었다. 1월에 제출하고 2월에 심사하는 데 올해는 2월에 제출하고 같은 달에 심사했다. 사업이 이미 시작되어야 할 시점인데 선정 여부를 기다리는 꼴이다. 이 공모 방식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윤병태 시장과 이 예산을 승인하고 행정을 감시해야 할 시의원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사업은 원래 전년도부터 계획하고 준비하며 다음 해로 이어가는 연속과 지속의 과정이다. 그런데 당해 연도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공모 방식을 정상적인 행정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공모는 공정하다”고 하면 그만인가? 수십 년을 버텨온 나무와 어제 심은 모종에게 똑같은 물을 주고 “같이 대했으니 공정하다니. 이런 공정은 공정이 아니라 기계적 평등일 뿐이다. 쌓아온 경험과 연륜을 부정하는 행정은 기록을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십 년간 다져온 시간을 다시 ‘0’에서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정이 아니라 폭력이다. 연속성
2026-03-31 편집국 기자
지난 3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은 ‘2027년 국민주권정부 예산편성 방향’을 보고하며 국가 재정 운영의 근본적인 전환을 예고했다. 내년도 예산이 “현 정부가 처음으로 온전하게 예산편성 전 과정을 주관하는 진정한 국민 주권 예산”이라면서, 특히 성과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5대 구조 개혁 중심의 재정 재설계를 통해 인공지능(AI) 대전환, 인구구조 변화, 탄소중립, 양극화, 지방소멸 대응 등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예산 편성 지침을 넘어선다. 모든 사업을 지출 구조 조정 대상으로 삼고, 재량 지출(15%), 의무 지출(10%) 절감이라는 전례 없는 감축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해당 부처의 핵심 과제에 재투자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국가 재정의 전면 재설계’를 선언한 것이다. ◇ 농안기금의 본질 이러한 재정 개혁 기조는 특정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재정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그렇다면 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가격안정기금(농안기금)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오히려 농안기금은 대표적인 민생 재정이자 반복 지출 성격이 강한 기금이라는 점에서, 이번 지
2026-03-27 편집국 기자
기업은 본질적으로 변동 속에서 움직인다. 시장은 예고 없이 위축되고 원가는 통제 범위를 벗어나 상승하며 고객의 기대 수준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한다. 이러한 외부 환경의 압력은 특정 기업만 비켜 가지 않고, 규모와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조직에 공통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동일한 환경 속에서도 결과는 동일하지 않다. 어떤 조직은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방향을 유지하는 반면, 어떤 조직은 작은 충격에도 내부 균열이 빠르게 확대 되며 구조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변화의 강도가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 내부의 구조와 판단 기준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는 기업이 통제할 수 없지만, 그 환경을 해석하고 흡수하는 방식은 조직이 설계한 체계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위기는 밖에서 시작되지만 무너짐은 안에서 결정된다 시장의 충격은 곧바로 붕괴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그 충격을 받아들이는 내부 구조가 취약할 때 균열이 확대된다. 결국 조 직이 흔들릴 때 점검해야 할 것은 외부 상황의 변화가 아니라, 내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다. 무엇을 유지해야 하고, 무엇을 조정해야 하며, 무엇을 다시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2026-03-21 편집국 기자
얼마 전 필자가 듣는 고전강독 시간에 뜻밖의 이야기가 나왔다. 팔순의 훈장은 자신의 집에 쥐가 들어와 겁을 먹은 아내가 주방에 들어가질 못한다는 거였다. 방역업체까지 불렀지만 정작 쥐는 잡지 못하고, 쥐구멍 두 개를 막는 데 출장비만 20만 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80대 중반의 수강생 한 분이 웃으며 말했다. “군 오징어 미끼로 쥐덫을 놓아보세요” 그 한마디에 교실은 금세 어린 시절 이야기로 번졌다. 천장에서 쥐들이 밤마다 뛰어다니며 운동회를 열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는 비료 포대로 천장을 막아 쥐를 몰아 잡았고, 또 누구는 쥐꼬리를 묶어 학교에 가져가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쥐는 그저 불쾌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식량을 축내는 ‘적’이었다. 그 시절의 농촌은 쥐와의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켜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쥐보다 더 큰 문제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뉴욕타임스는 『인구 폭탄, The Population Bomb』의 저자로 유명한 미 스탠포드 대학교 생물학 교수였던 폴 R 얼리치(Paul R. Ehrlich)가 9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기사를 전했다. 그는 인구 폭증이 식량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던 생태학자였다.
2026-03-19 윤영무 본부장 기자
핵가족시대, 우리 사회는 정신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 느린 학습자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이들을 여전히 ‘예비범죄자’로 치부하거나, ‘홀로 설 수없는 존재’로 여기는 편견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들이 이웃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러한 편견을 해소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당사자들의 고유성과 상황이 존중되고 받아들여지는 지역사회공간이 주어질 때 비로서 이들에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질문을 던졌다. 소규모의 집단주거공간을 기반으로 공동비지니스를 개발하며, 지역 주민과 어우러져 사는 마을은 만들 수 없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서귀포 상효동 농장에서 시작했다. ◇5천평 귤밭에 분양된 500그루의 희망 3월 26일 오후 2시부터 서귀포시 상효동의 제주트립티팜 농장에서 열리는 가족축제는 그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이다. 축제 당일에 제주트립티팜 농장에서 음악이 곁들인 작은 기념식을 하려고 한다.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기꺼이 귤나무 분양에 동참해주신 분들, 현재 치료에 전념하느라 마음으로 함께 하며 뜻하는 선한 일이 이루어지
2026-03-16 편집국 기자
오늘(3월 13일) 자 뉴욕타임스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더블린 펍 투어, 하지만 술은 마시지 않아요, A Dublin pub crawl, but hold the booze」라는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더블린은 아일랜드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많은 문학가가 배출된 도시로 유명한 데다 활기찬 펍 문화와 전통 음악으로도 잘 알려져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와 취기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니 무슨 까닭일까? 기사를 읽고서 알겠다. 그들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건강과 음주 습관을 둘러싼 문화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술을 덜 마시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바에 가서 친구를 만나고, 음악을 듣고, 분위기를 즐긴다. 결국 술이 중심이던 공간이 이제는 사람과 분위기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술은 “마실 줄 아는 사람”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소주병이 줄지어 서야 친분이 쌓였고,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강한 사람으로 통했다. 필자 역시 젊은 시절에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술을 꽤 마시던 축에 속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풍경을 보기 어려워
2026-03-16 김소영 기자
마일스톤(Milestone)이라는 용어는 원래 도로에서 목표지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돌로 된 이정표를 뜻하는 합성어(Mile+Stone)이다. 프로젝트 또는 기업의 경영 목표 달성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단계나 사건을 의미한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군대나 여행자가 이동 거리를 확인하고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를 알기 위해 1마일마다 돌로 된 표지판을 세웠다고 한다. 오늘날 벤처투자에서는 이 개념이 확장되어 ‘지금 이 회사는 어디까지 왔고 다음 단계로 가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성장 단계의 기준점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마일스톤이란, 스타트업이 일정 기간 안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단계별 목표를 의 미하는 개념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적자가 지속되고 미래가 불확실한 사업을 하고 있다. 투자자는 투자 대상을 검토할 때 그 회사가 ‘현재 돈을 벌고 있는가’ 보다는 ‘이 회사가 제대로 성장 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는가, 또는 성장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더 중요시한다. 즉, 막연한 비전보다는 단계 별로 검증된 성과제시에 관심이 있다. 이를 보
2026-03-15 편집국 기자
최근 국내에서 미술관·박물관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박물관은 이미 관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로 역할하여 왔다. The Art Newspaper 자료에 의하면, 2024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순위 1위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874만명), 2위는 이탈리아의 바티칸 박물관(683만명), 3위는 영국의 대영박물관(648만명)으로, 유럽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박물관이면서 방문객 수 상위에 위치한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여행사 근무 이후, 필자는 지금까지 파리 방문에서 루브르박물관을 대략 10~20회 방문 했을 것이다. 그만큼 파리 투어에서 루브르박물관은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는 의미다. 유럽의 대표적인 미술관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과 고야의 옷 입은 마하 등을 소장한 스페인의 프라도미술관,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카라바조의 메두사의 머리 등을 소장한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크림트의 키스를 감상할 수 있는 벨베데레 궁전 오스트리아 미술관 등 인지도가 높은 곳이 많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소크 라테스의 죽음과 빈센트 반 고흐의 싸이프러스 나무 등을 볼 수 있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유명하다. 프
2026-03-14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