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 사업(이하 성수4지구)이 지난달 9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지만 조합의 절차를 무시한 재입찰 공고와 번복, 입찰 참여 건설사들의 홍보지침 위반 등이 겹치면서 다시 원점에서 출발하게 됐다. 이번 입찰무효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업이 빨리 진행되기를 바라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11일 성수4지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결과,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이미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고 또 타 건설사가 새로 참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조합원들은 두 건설사 중 어느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되도 크게 불만이 없고, 중요한 것은 사업계획 등 승인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 강변북로·영동대로 인접한 입지...소규모 아파트 다수 성수4지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중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최근 서울시의 통합심의도 통과한만큼 4개 지구 중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다. 성수 1지구는 GS건설이 단독 입찰했고. 2지구는 얼마 전 조합 새 집행부를 꾸렸다. 3지구는 4~5월쯤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성수 4지구는 최근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약 8만9828㎡ 부지에 지하 6층부터 지상 64층까지 10개동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계획이 확정됐다. 총 공사비만 1조3628억원이다. 성수4지구는 성수동2가 영동대로와 영동대교 부근과 인접한 지역이며 두산위브와 대명루첸이 자리잡고 있다. 외지인들은 이 두 아파트로 성수4지구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구역 내 있지만 재개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강변북로와도 입접해 있다. 지역 내에는 과거 공업지대였던 탓에 오래된 공장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낡은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도 자리하고 있으며 좁은 골목길을 따라 단독·다세대 주택들도 밀집해 있다. 지역을 가로지는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서는 소규모 상점들, 가게, 부동산 등이 늘어서 있었다. ◇ 조합원들 “시공사 선정보다 빠른 심의 통과가 우선” 기자는 무엇보다 이번 시공사 선정 입찰에 대한 조합원들의 민심이 궁금했다. 동네 사정을 잘 안다는 A 공인중개사 대표는 “조합의 잘못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시정비사업 관련 법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는데 조합이 절차를 지키지 못한 점이 이번 입찰 무효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입찰 지연에 대한 조합원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이곳에서 8년째 있다는 B 공인중개사 대표는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이 지연된 것 보다는 통합심의를 예상보다 빨리 받은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나 롯데건설 중 어느 곳이 시공사로 선정되도 좋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대해 누가 잘못했느냐 의견도 나왔다. B 대표는 “절차적 잘못이라기 보다 애초에 원인을 제공한 대우건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현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그는 “조합원들은 통합심의를 신속하게 통과시킨 현재 조합 집행부에 대한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한 차례 내홍을 겪은 뒤 새로 뽑은 조합장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각 건설사들의 홍보전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지금 조합에서 홍보 금지를 못박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공식적인 홍보를 전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롯데가 좀 더 오래 이곳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안다”면서 “인근 영동대로변에 롯데캐슬 단지가 들어서 있는데 믿을만 한 샘플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 단지 가격도 많이 올랐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수4지구 내 매매 거래 현황에 대해서는 “거래는 10.15 대책 이후 전혀 없지는 않은데 거래량은 한 10분의 1로 줄었다고 보시면 된다”고 전했다.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삼성이나 현대가 들어오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조합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은 오는 13일 대의원회의를 열어 향후 절차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obile Trading System, MTS)에서 전산 장애가 연속해서 발생하면서 투자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로 야기된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자, 증권사 시스템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며 잔고 오류·주문 지연 등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잇따른 사고에 긴급 점검에 나서며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만 수차례 전산 마비...증권사 시스템 안정성에 경고등 올해 들어 주요 증권사에서 전산 장애가 잇따르며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토스증권은 1월 2일 약 36분간 주문 접수와 체결이 중단됐고, 같은 달 14일과 2월 26일에도 종목·잔고 조회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 불만이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이달 5일 퇴직연금 ETF 계좌 잔고가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해 장 초반 거래가 불가능하거나 수익률·보유 수량이 비정상적으로 표기되는 혼선이 빚어졌다. 1월에도 모바일 메인 화면 일부 메뉴가 접속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LS증권은 1월 27일 해외주식 잔고 조회 오류가 발생했으며, 갑작스러운 주문 트래픽 급증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일부 서비스 지연이 발생해 조회 기능이 불안정했다. 이달 9일에는 한국거래소(KRX) ETP 매매체결 시스템에서 데이터 불일치로 인한 지연이 발생하며 KODEX WTI원유선물(H) 등 일부 상품에서 체결 장애가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장애가 단순한 개별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주식 거래는 HTS나 웹 기반 WYS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 빈도를 보면 스마트폰 기반 MTS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 직장인·초보 투자자의 시장 진입 증가, 증권사의 UX·AI 기능 강화, 알림 기반 단기 매매 확산 등이 맞물리며 개인투자자의 거래 중심이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한 결과다. 그러나 모바일 중심 거래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전산 인프라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중동 사태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원유·에너지 관련 상품에 거래가 몰리고, 주문 폭증이 시스템 처리 용량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MTS는 HTS보다 접속량 변동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으며, 단순 서버 증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병목 현상이 누적돼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거래 확대 속도에 비해 전산 인프라 개선이 따라가지 못한 구조적 문제”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장애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도입 등 거래시간 확대 역시 전산 부하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장애가 반복될 경우 시장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앱 이용자 59% 불만...금감원 ‘전산 인프라 전면 점검 금융당국도 문제가 되풀이되자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9일 증권사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정보기술최고책임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전산 시스템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간담회에서 시스템 관계기관들에게 △CPU·메모리·스토리지 등 전산 자원 임계치 모니터링 강화 △시세 조회·주문 접수·체결 등 핵심 서비스 부하 테스트 강화 △장애 발생 시 즉각 복구 및 대체 주문수단 안내 △필요 시 긴급 전산 자원 증설 등을 요구했다. 특히 금감원은 “어떠한 시장 상황에서도 전자금융거래를 하는데 있어 소비자의 불편 없이 원활한 시스템이 제공돼야 한다”며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증권사 앱을 이용한 소비자 중 59%가 불만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50.8%는 시스템 오류·접속 장애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잔고·수익률 표시 오류는 투자자가 자산 상태를 잘못 판단하게 만들고, 주문 지연은 급등락 장세에서 실질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를 단순한 일시적 사고가 아니라 모바일 중심 영업 확대에 비해 전산 인프라 개선이 뒤처진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도입 등 거래시간 확대 역시 전산 부하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거래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장애가 반복될 경우 시장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정부가 석유 가격 안정과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단속과 현장 점검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를 주재하며 불법 석유 유통 근절과 가격 안정 조치의 실효성 확보를 강조했다. 합동점검단은 산업통상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행정안전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조직이다. 점검단은 국제·국내 석유 가격 모니터링, 가격담합 단속,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점검, 가짜 석유 유통 단속 등을 수행해 왔다. 점검단은 이달 6일부터 수급 불일치, 과다·과소 거래, 소비자 신고 다발 등 위험군으로 분류된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800회 이상 집중 점검을 실시해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김 장관은 “국민의 불안을 이익의 수단으로 삼는 모든 불법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지금의 위기는 모두의 위기인 만큼 공동체 정신에 기반한 고통 분담이 필요한 만큼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단속으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 초기 2주를 특별 단속기간으로 지정해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불법행위 여부를 집중해서 점검하고, 적발 시 즉각적인 일벌백계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에는 정유사, 주유소협회, 한국석유공사 등이 참석해 국내외 석유 가격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 가격이 이달 11일부터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데 공감했다. 또 최고가격제가 현장에서 안착되기 위해서는 정유사와 주유소 등 업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장관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안정화되면 그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주유소도 판매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국민이 가격안정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정유사와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알뜰주유소 가격 관리도 강화해 최고가격제의 효과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마친 뒤 SK에너지 본사를 방문해 임원단과 차담회를 갖고 정유업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최고가격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유업계의 책임 있는 생산과 공급 관리가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이후 김 장관은 국제 유가 급등 상황에서도 인근 주유소보다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한 마포 지역의 한 주유소를 찾아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주유소 대표에게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국민이 가격안정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판매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중심으로 현장 단속을 강화하고, 정례 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에 기반한 대응책을 지속해서 마련·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미국의 ‘301조 조사’ 개시와 관련해 “국익을 최우선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조사 개시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 원내대표는 “이번 조사는 특정 국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한국·일본·EU·중국 등 16개 주요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조치"라며 "미국 측이 그간 밝혀온 기존 관세 복원 방침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 “이미 대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 역시 이번 301조 조사 대상에 포함된 만큼, 이번 조사 개시와 대미투자특별법을 직접적으로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대미투자특별법이 장기간 처리되지 않았다면 미국이 이를 명분으로 우리에게 불리한 관세 인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히며 “이번 법안 통과는 관련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는 301조 조사 과정에 면밀히 대응해 우리 산업과 수출에 불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외교·통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 역시 국익을 지키기 위한 통상 대응에 최선을 다하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각) 한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60개 경제 주체가 강제노동 근절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무역법 301조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미 정부가 독자적으로 보복할 수 있는 통상 무기 중 하나로, 관세율 상한이 없는 고율 관세와 수입 쿼터 설정 같은 강력한 제재가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13일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문제에 대한 논의를 제안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제로 지난 1월 반도체특별법 처리 과정에서도 여야는 주 52시간제 특례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고, 관련 대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계속 논의한다는 부대의견까지 채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지난 2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스타트업과 국가전략 기술 분야 기업에 대해, 주 52시간제 예외 기준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며 “창업 초기 기업과 첨단기술 연구개발 현장에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경쟁국의 움직임도 빠르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며 사실상 밤낮없이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만 첨단산업 연구개발 현장까지 획일적인 주 52시간 규제로 묶여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 시대에 이 제도가 과연 현실에 맞는지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문제의식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제도 개선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며 “AI, 반도체, 자율주행을 포함한 첨단산업 연구개발 현장의 특수성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함께 들어가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요청했다. 특히 “연구개발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근로시간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 설계를 함께 모색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우리 산업의 발목을 잡는 제도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첨단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 근로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주 4.5일제’를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일괄적인 근로시간 규제는 국내 기업들을 현저히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첨단 연구직 종사자들에게는 ‘몰입 후 충분한 휴식’이라는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근무시간 유연화 특례를 도입한 사업장은 반드시 ‘주 4.5일제’를 시행해야 한다. 별도 근로시간 기준을 정하더라도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36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합해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다. 예외로는 특별연장근로(특별한 사정 시 주 12시간 초과 가능), 특례업종(근로자대표 서면합의로 주 12시간 초과 가능), 유연근로제(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등이 있다.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433회국회(임시회) 제2차 전체회의에 여야는 코로나19 ‘이물질 백신’ 접종 논란 관련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국회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이날 “지난 10일 전체회의에서 코로나 부실 대응 관련 현안질의가 있었지만 시간 제약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의 진상 규명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당시 방역 책임자였던 정은경 장관이 형식적인 사과는 했지만,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태도가 아니었다”며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은 지금도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여당 간사인 이수진 의원은 “식약처에 바로 통보되지 않은 부분에 절차의 미비점에 대해서는 장관께서도 사과를 했다”며 “향후에 절차와 개선점에 대해서 분명하게 보고를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주최한 관련 간담회 명칭에 ‘문재인 정부의 부당한 백신 관리’라는 문구가 들어있다며 “정쟁 가득한 청문회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주민 위원장은 “진실을 밝히는 것은 중요하지만, 백신이라는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기제에 대해 불신이 근거없이 퍼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두 간사에게 협의를 요청했다. 이날 보건복지위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소위원장 김미애) 및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소위원장 이수진)의 심사 경과를 보고 받고,「환자기본법안(대안)」 ,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장애인권리보장법안(대안)」 등 총 97건의 법률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한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커피가 퇴비가 되고, 퇴비가 채소가 되는 도시. 그런 도시에서는 치유와 힐링, 위기 대응 먹거리 교육, 사회적경제 활성화, 원 헬스(One Health)의 실천이 제각각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순환고리로 진행될 수 있다. 필자가 그리는 서울의 청사진이다. 서울의 도시 문제를 따로따로 보면 해법도 흩어진다. 1인 가구의 외로움은 복지 문제로, 반려동물 증가는 생활 문화 문제로, 커피박은 폐기물 문제로, 도시농업은 취미나 교육 문제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 문제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해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서울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환경 정책도, 단순한 복지 정책도 아니다. 도시민의 정서적 고립을 줄이고, 도시의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꾸며,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통합적 생명순환 정책이 필요하다. ◇ 외로운 서울 그 출발점은 서울의 생활 구조 변화다. 서울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서울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서울 가구의 19.5%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반려동물 보유 가구 가운데 36.4%가 1인 가구다. 서울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9.3%로 나타났다. 더 주목할 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어
2026-03-13 편집국 기자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 것입니까?” 현대 전쟁사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질문이 있다면,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전쟁을 취재하던 기자가 장군에게 던진 이 질문이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훗날 미군 총사령관이 되는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당시 소장이었다. 질문을 던진 기자는 퓰리처상을 받은 전쟁 기자 릭 앳킨슨이다. 이처럼 전쟁의 시작은 언제나 명확하지만 끝은 늘 불확실하다. 그 질문이 다시 중동으로 되돌아왔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맞물린 현재의 긴장은 많은 사람에게 “이 싸움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2013년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의 보수성향 칼럼기고자인 브렛 스티븐스(Bret Stephens)은 오늘(3월 10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기고한 글에서 네 가지 종전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불확실한 미래를 비교적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민중 혁명이다. 수백만 명의 이란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현재의 억압적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란 사회 내부에는 이미 강한 불만이 축적돼 있다. 젊은 세대는 종교적 통제에 염증을 느끼고, 경제는 제재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독재 정권이 외부
2026-03-13 편집국 기자
바닷속에는 ‘우렁쉥이’라는 생물이 있다. 흔히 술안주로 즐겨 찾는 ‘멍게’다. 이들은 굴이나 산호처럼 평생 한 곳에 달라붙어 고착 생활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유년기다. 방금 알에서 깨어난 우렁쉥이 유생은 올챙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척삭과 신경관, 그리고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원시적인 뇌와 눈이 존재한다. 입을 벌릴 수 없어 뱃속에 품고 태어난 난황의 영양분만으로 버텨야 하는 이틀.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렁쉥이 유생은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자신이 평생 머물러야 할 안식처, 즉 단단한 바위를 필사적으로 찾아 헤맨다. 과업이 완료되어 마침내 평생의 안식처에 안착하는 순간, 우렁쉥이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뇌와 척삭을 소화해 먹어 치운다.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으므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인 뇌부터 소화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뇌가 사라진 후에 비로소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입수공과 뱉어내는 출수공이 생긴다. 이제 우렁쉥이는 죽을 때까지 바위에 붙어 입만 벌린 채, 흘러들어오는 플랑크톤을 수동적으로 걸러 먹으며 평생을 보낸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월퍼트(Daniel Wolpert)는 이 우렁쉥이의 일생을 언급하며 “뇌는
2026-03-09 편집국 기자
유튜브 플랫폼 역사상 가장 가장 빠르게 성장한 채널은 미국의 ‘미스터비스트(MrBeast)이라고 불리는 지미 도널드슨(Jimmy Donaldson)이 운영한다. 그의 메인 채널 구독자는 약 3억 명 이상이고, 여러 언어 채널과 보조 채널까지 4억~5억 명 수준의 구독자를 거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부분의 국가 인구보다 많고 세계 최대 방송사 몇 곳을 합친 시청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선 영상만을 만드는 게 아니다. 초콜릿 브랜드, 패스트푸드 체인 등을 운영하는 그는 유튜브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큰 개인 미디어 권력 중 한 사람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은행과 유사한 금융 앱인 스텝(Step)을 인수해 금융사업까지 뛰어들었다고 한다. 금융 앱, 스텝(Step)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카드 사용과 저축, 신용 관리 등을 쉽게 경험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특히 부모의 계좌와 연동해 안전하게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미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사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는 투자나 신용, 돈 관리에 대해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릴 때 갖지 못했던 금융 교육의 기반을 다음 세
2026-03-09 윤영무 본부장 기자
오늘의 이란 사태를 이해하려면 ‘왜 자원 부국이 어떻게 어려운 길로 들어섰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흔히 이란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병’이다. 천연자원 수출이 급증하면서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제조업과 농업이 약해지며 경제 구조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말은 네덜란드에서 1960년대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후 나타난 경제 현상에서 유래했다. 이란 역시 석유라는 축복 속에서 비슷한 함정에 빠졌다. 1970년대 이란은 겉으로 보기에 번영의 나라였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외화가 유입되었고, 수도 테헤란에는 고층 건물과 현대식 도로가 들어섰다. 당시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국왕은 이란을 중동의 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근대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것이 ‘백색혁명’이었다. 백색혁명은 토지 개혁, 여성 참정권, 교육 확대 등 겉으로는 매우 진보적인 개혁처럼 보였다. 그러나 토지 개혁은 농민에게 충분한 생산 기반을 제공하지 못했고, 많은 농민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도시로 떠났다. 이들이 도시 변두리에 모여 살며 거대한 빈민층을 형성해 나중에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특히 석유에서 나온 돈은 사회 전체로 퍼
2026-03-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연일 이어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그리고 이란의 보복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오래된 기억 하나가 되살아난다. 이란 혁명 10주년 행사에 이란 정부 초청으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하여 군 수송기를 타고 이란의 유전과 남쪽 도시를 방문했었다. 당시 거리에는 호메이니의 초상, 혁명수비대의 행진, 그리고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 밖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은 단선적이지 않았다. 혁명의 자부심과 피로감, 종교적 열정과 세속적 욕망이 한 도시의 공기 속에 공존하고 있었다. 오늘 자 뉴욕타임스에 토머스 프리드먼이 기고한 관련 칼럼은 복합적인 이란을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유용했다. 그는 중동 전쟁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려면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아둬야 한다고 했다. 종교, 석유, 부족 정치, 강대국 정치가 모든 주요 사건에 얽혀 있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흑백논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차라리 체스나 두는 게 나을 거라고까지 했다. 또 테헤란의 성직자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이번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테헤란 신정정권은 자국민을 학살하고, 주변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위
2026-03-03 윤영무 본부장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판결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무기징역은 법정 최저형으로 국민의 법 감정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언의 신빙성, 절차적 공정성 등에 의문이라며 항소심에서 바로 잡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어떤 판결이든 의견이 둘로 갈라지는 장면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논쟁은 다 시 진영의 언어로 굳어가리라. ‘세상사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갈 법도 한데 이번 재판을 지켜보며 유독 한쪽이 쓰렸다. 왜 그랬을까? 분열에 익숙해져서거나 재판이라는 제도가 갈등을 잠재우는 마지막 판결문이 되어 공동체를 설득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1심 판결이 나온 후 필자는 마음의 평정을 얻기 위해 약 2000년 전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를 떠올렸다. 노예였다가 주인으로부터 풀려나 철학자가 된 그는 로마 제국, 특히 스토아 철학이 크게 번성하던 때 활동했다. ‘세상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라’고 가르친 그의 철학적 힘을 빌리면, 세상의 저울이 미세하게 기울어진 느낌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의
2026-02-28 윤영무 본부장 기자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영국 국민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순간뿐이며, 일단 선출이 끝나면 그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라고 말했다.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은 헌법을 고칠 수도, 법을 만들 수도 없다. 입법권은 오직 국회에만 있고(헌법 제40조), 국민은 투표로 대표를 뽑는 것 외에는 정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부른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핵심을 ‘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추첨을 통해 작동했다. 아테네의 500인 평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1년 임기로 교대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왜 선거가 아니라 추첨이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정의 원리이고, 추첨은 민주정의 원리”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를 선출하지만, 추첨은 평범한 시민 누구나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추첨제가 중세까지
2026-02-24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