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업계의 시선은 차세대 이동통신 ‘6G’로 모이고 있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차세대 이동통신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4월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낸 만큼 ‘6G 최초’ 타이틀은 5G로의 전환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5G가 ‘초고속·초저지연’ 시대를 열었다면 앞으로 6G는 ‘인공지능(AI)·우주·초실감 서비스’를 통합한 완전히 새로운 네트워크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정부 주도의 한국형 ‘인공지능 무선접속망(AI-RAN)’, 즉, 차세대(6G)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나선다. AI-RAN은 6G 시대의 핵심기술인 ‘RAN 아키텍처’를 의미한다. 앞서 SKT는 2023년 12월에 삼성전자와 AI-RAN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KT는 엔비디아와 함께 기술 개발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노키아와 차세대 가상기지국 실증에 성공했다. 통신사의 협력체제 선포에 발맞춰 정부는 2030년 6G 상용화를 공표했다. ◇6G 패권 경쟁 본격화...한국, 공동 시험망으로 단일화 가속 통신 3사의 6G 시험망 공동 구축 합의로 우리 ICT 산업의 향후 10년을 판가름할 전략적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6G는 5G 대비 최대 50배 빠른 속도, 극한 수준의 초저지연, 공중·우주까지 확장되는 ‘공간 인터넷’ 등 기술적 난도가 대폭 높아진다. 따라서 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연구개발 비용과 함께 인프라 투자 부담에 통신사 간 협력이 사실상 필수 조건이 됐다. 6G 국제 표준 경쟁은 2024년 2월에 한국·미국·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체코·핀란드·프랑스·일본·스웨덴·영국 등 10개국 정부가 ‘6G 원칙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6G 시스템 연구·개발에서 10개국 정부가 협력하며 개방적이면서도 안전한 6G 연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한 표준 경쟁도 치열한 가운데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일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글로벌 표준이 된다는 것은 향후 장비·단말·서비스 생태계 전반의 주도권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만큼 선제적 발표가 중요하고, 국가 차원의 기술 연합의 중요성이 더 크다. 따라서 이번 공동 구축 결정은 한국이 6G 시대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 될 전망이다. 통신 3사의 협력이 실제 상용화 성공까지 이어진다면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6G에서까지, 명실상부하게 통신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전역 하나로 잇는 6G...차세대 통신 혁명의 시작 6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지능 네트워크가 목표이며, 최대 1Tbps 속도와 0.1ms 지연을 통해 실시간 홀로그램 통신·완전 자율주행 등 차세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위해 100GHz~10THz의 테라헤르츠 대역이 활용되지만, 전파 도달거리 한계 보완을 위한 초밀집 기지국과 지능형 반사판 기술도 함께 발전 중이다. 6G는 AI가 네트워크 운영 전반에 기본 내장되는 ‘AI 네이티브’ 구조로 맞춤형 품질 제공을 실현한다. 또 위성·드론 기지국 등 공간·지상 통합망을 구축해 전 지구적 초연결 환경도 구현한다. XR·홀로그램 기반 서비스와 양자암호 기반 보안 기술도 핵심 요소로, 6G는 미래 사회 전반을 혁신할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6G의 또 다른 특징은 AI 네이티브(AI-Native) 네트워크다. 네트워크 운영과 최적화, 보안 기능 전반에 AI가 기본 내장되며, 트래픽 예측이나 자원 자동 할당, 장애 자동 복구 등에서 ‘자율 네트워크’가 구현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별 맞춤형 품질(QoS) 제공도 정교해질 전망이다. 연결성 측면에서도 한 단계 도약한다. 사람과 사물, 로봇, 공장, 도시 등 모든 요소가 실시간 연결되는 지능형 초연결 환경을 구축해 수조 개 단위의 디바이스 연결을 목표로 한다. 이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스마트시티, 초정밀 산업 자동화 등 미래 산업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특히 6G는 지상뿐 아니라 저궤도 위성, 드론·UAV 기지국을 통합한 공간·위성 통합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이를 통해 지구 어디서나 같은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쟁지·오지 등 기존 통신망이 취약한 지역에서도 끊김 없는 연결이 가능해진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홀로그램·XR 기반의 초실감형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3D 홀로그램 통화, 초실감 XR, 원격 수술·원격 제조 등 고정밀 실시간 상호작용 서비스가 일상화되며, 산업·의료·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예상된다. 보안도 한층 강화된다. 6G는 양자암호 기반 보안 기술을 적용해 네트워크 자체가 보안 위협을 실시간 탐지·차단하는 고신뢰 통신 환경을 구축한다. 국가 기반시설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또 6G는 AI 기반 전력 최적화 기술과 저전력 통신 프로토콜을 도입해 친환경·탄소중립 네트워크를 지향, 지속 가능한 ICT 인프라 구축의 필수 요소로 평가된다. 6G는 초지능·초연결·초실감 시대를 여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6G가 가져올 미래 사회의 변화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민간이 함께 여는 6G 시대...국가전략기술로서의 ‘초격차’ 확보전 정부와 통신 3사가 공동 추진 중인 6G 개발 프로젝트가 국가 전략기술 경쟁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 R&D 이행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초성능·초정밀·초공간 분야에 2200억원을 투입하고, 미국 NSF와의 공동 연구 등 국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6G는 이미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돼 표준특허 점유율 3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학 연구센터 지정 등 전문 인력 양성 체계도 병행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은 다르파(DARPA)를 중심으로 장기 R&D와 동맹국 협력을 강화 중이며, 중국은 6G 전담 조직 출범과 5.5G 상용화로 기술 우위를 노리고 있다. 유럽도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기반해 기술·표준 경쟁에 뛰어들며 6G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 다. 정부와 통신 3사가 추진하는 6G 시험망 구축은 국내 산업 구조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6G는 장비·부품·반도체 산업 전반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특히 RF 모듈·안테나·저전력 통신칩 분야에서 국산화 경쟁이 가속될 전망이다. 통신 3사는 개방형 RAN과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투자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시험망이 개방형 구조로 설계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커졌다. 네트워크 최적화, 보안, 디지털트윈, AI 기반 운용 솔루션 등 분야별 전문 기업이 진입할 생태계가 마련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6G가 자율주행, UAM, 디지털트윈, 실감형 콘텐츠 등 신산업의 핵심 인프라라며 “6G 시험망 구축은 국가 산업 경쟁력 재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6G 시험망 본격화...인프라·표준·투자 경쟁이 한국의 미래 좌우 정부와 통신사가 공동 추진 중인 6G 시험망 구축이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초고주파 기반의 6G는 기지국 밀집도가 필수적이어서 충분한 인프라 투자가 없을 경우 5G 초기의 품질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기술 난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초기 투자와 품질 관리가 6G 성공의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3사의 협력이 상용화 단계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시험망 단계에서는 공동 대응이 가능하지만, 상용화 국면에서는 주파수 확보 경쟁과 투자 우선순위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6G 핵심 대역 경매가 기업 간 경쟁을 격화시키고 인프라 투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표준 경쟁에서도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산업 생태계가 역내 종속 구조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6G 시험망 구축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2030년 상용화를 위해서는 국제 표준화 주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전문 인력 양성, 규제 혁신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6G는 국가 산업 구조와 미래 신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되며, 지금의 선택과 준비가 향후 10년 한국 기술 위상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통신망 분야 관련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6G 표준화와 관련해서는 내년 초까지 6G가 달성해야 할 목표 수치를 연구하는 단계에 있으며, 이를 마치면 기술 논의에 들어가게 된다”며 “2028~2029년 무렵 AI의 주요한 기능들이 6G와 전반적으로 잘 연계되고 기술이 완성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5G에서 6G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기존 5G에서 나타났던 다양한 기능들이 더욱 진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예정”이라며 “6G는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오하이오 파이크 카운티 옛 우라늄 농축시설 인근...제염 완료 여부 쟁점 - 340억 달러 LNG발전·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美 에너지 패권 전략과 맞물려 - 동맹 자본으로 에너지 인프라 확충하는 미국...韓도 ‘타산지석’ 삼아야 일본 정부가 대미투자펀드를 통해 34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에 나선 가운데, 첫 사업지로 선정된 오하이오주 파이키턴 일대가 과거 핵시설 부지 인근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사업 부지는 오하이오주 파이크 카운티에 위치한 파이키턴 인근이다. 이곳은 1953년부터 2001년까지 가동된 포츠머스 가스확산 우라늄 농축시설(Portsmouth Gaseous Diffusion Plant)가 있었다. 해당 시설은 냉전기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 생산과 연관된 농축 활동이 이뤄졌던 곳으로, 현재는 미 에너지부(DOE) 주도로 단계적 제염·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일본은 이 지역에서 추진되는 ‘포츠머스 파워드 랜드 프로젝트(Portsmouth Powered Land Project)’를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정하고,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겨냥한 LNG 발전소 건설에 합의했다. 미 상무부 팩트시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자회사가 333억 달러를 투입해 발전소 건설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25년 9월 보도에서 해당 부지의 정화 작업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점을 지적했다. 토양·지하수 오염 잔존 여부, 장기 정화 비용, 책임 분담 구조 등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다. ◇ 냉전의 유산 위에 세워지는 “AI 데이터센터와 LNG 발전소” 오하이오 파이키턴은 냉전기 미국 핵산업의 상징적 공간이었다. 시설 가동이 중단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전체 제염 완료 시점은 여전히 장기 과제로 분류된다. 미 에너지부는 단계적 정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지역 주민단체들은 지하수 오염과 해체 방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LNG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기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상징성이 크다. 과거 핵산업의 유산 위에 미래 디지털 산업 인프라를 세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실제 방사능 위험의 절대치’보다 정화 완료 여부와 책임 구조의 투명성이다. 미국 환경법 체계상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이 적용되지만, 현실에서는 장기 소송·비용 분담 협상·사업 지연 가능성이 뒤따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환경 리스크가 곧 재무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 LNG·원유·핵심광물...美 에너지 패권 확장 행보와 셈법 이번 사업은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다. 일본은 오하이오 LNG 발전 외에도 텍사스 원유 수출 인프라, 조지아 핵심광물 가공시설 등 복수 사업을 묶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해 온 ‘미국 에너지 패권’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셰일가스·LNG 수출 확대,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동맹국 자본을 유치해 자국 내 에너지·산업 인프라를 강화하는 구조다. 즉 미국은 기술과 부지를 제공하고, 동맹은 자본을 제공하는 방식의 ‘전략적 자본 동맹’ 모델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 포츠머스 '방사능 수치'가 대미투자 앞둔 한국에 던진 질문 이번 쟁점은 단순한 환경 논란을 넘어, 동맹 간 비용 분담과 전략 산업 패권 경쟁의 교차점에 놓여 있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에너지·반도체·AI 협력 과정에서 대규모 금융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이 확정된 상황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한국이, 유사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점검해야 할 핵심 항목은 △ 사전 환경실사(DD)의 범위와 공개 수준 △ 계약상 오염 정화 책임 귀속 조항 △ 장기 정화 비용 발생 시 손실 분담 구조 △ 공적 자금 투입 시 정치적 책임 관리 방안 등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경제프로그램을 이끄는 필립 럭은 최근 토론회에서 “일본이 가장 먼저 대규모 실질 투자를 단행하면서 다른 동맹국에도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의 문제가 아니라, 동맹 내부의 ‘기여 경쟁’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의 대미투자금 48조원은 단순한 해외 발전 프로젝트 비용이 아니다. 이는 동맹 체계 내에서 자본이 어떻게 배치되는지, 그리고 환경·법적 리스크가 어떻게 분담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현 시점에서 한미일 경제·안보 동맹은 굳건하다. 하지만, 에너지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누가 어떤 비용을 부담하는가”라는 질문은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 결국 논란의 본질은 방사능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공개와 책임 구조의 투명성이다. 한국이 일본의 ‘대미투자 1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발생한 주요 보안 이슈를 분석한 결과 2026년 기업이 가장 주목해야 할 5대 보안 위협이 도출됐다. AI 기술의 확산, 클라우드 전환 가속,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확대 등 디지털 환경 변화가 새로운 취약점을 만들고 있으며, 기업들은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복합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발생한 사이버 보안 이슈를 분석해 2026년 기업에 영향을 끼칠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 △AI 기반 보안 위협 △랜섬웨어 △클라우드 보안 위협 △피싱 및 계정 탈취 △데이터 보안 위협 등 5가지를 짚어 분석했다. ◇AI 기반 보안 위협...‘스스로 움직이는 AI’의 그림자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의 도입이 늘어나면서 AI 자체가 새로운 공격 벡터로 부상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과도한 권한을 부여받을 경우 데이터 유출, 무단 작업 실행, 시스템 손상 등 심각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최소 권한 원칙을 적용하고, 정보 변경·결제 등 민감한 명령 수행 시 실시간 모니터링과 이상 행위 차단 기능을 갖춘 ‘AI 가드레일’이 필수적이다. AI가 혁신의 도구인 동시에 새로운 보안 리스크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랜섬웨어...4중 갈취로 진화한 ‘기업 인질극’ 랜섬웨어는 단순 암호화를 넘어 △데이터 탈취 △공개 협박 △디도스(DDoS) 공격 △고객·파트너·언론 대상 압박 등 4단계 갈취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공격 방식이 복합화되면서 기업은 백업 체계 강화, 악성 코드 실행 전 차단, 이상 행위 탐지, 사고 발생 후 격리·분석·복구 등 단계별 대응 전략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임직원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정기 교육과 불시 훈련이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 보안 위협...설정 오류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구멍’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되면서 보안 취약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과도한 스토리지 공유, 잘못된 인증·권한 관리, 기본 설정 방치 등 단순한 설정 오류가 대규모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CNAPP(Cloud Native Application Protection Platform) 등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해 계정 권한과 리소스 설정의 취약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외부 노출이나 암호화 누락 등 위험 요소를 자동 탐지·조치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피싱·계정 탈취...조직 전체 노리는 정교한 침투 피싱 공격은 개인을 넘어 조직 전체를 겨냥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내부망 침입, 데이터 유출, 랜섬웨어 설치, 공급망 공격 등 다양한 공격의 ‘입구’ 역할을 하며 피해 범위는 기업 신뢰도 추락까지 확대된다. 특히 챗봇·AI 에이전트 등 AI 시스템에 부여된 접근 권한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다중 인증(MFA)과 역할 기반 접근 제어 등 복합적 계정 관리가 필수 대응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 보안 위협...내부·외부 경계가 사라진 시대의 리스크 데이터 손상·도난은 단일 인증 체계, 과도한 권한 부여, 미흡한 접근 관리에서 비롯된다. 대량 파일 다운로드, 외부 전송, 비정상적 시간대 접속 등 사용자 행위 기반의 접근 통제가 중요해지고 있으며, 협력사·공급망 등 외부 파트너의 보안 수준까지 포함한 전사적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데이터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된 만큼, 데이터 보안은 단순 IT 이슈가 아니라 경영 전략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SDS 보안사업팀장은 “AI와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정교한 피싱, 데이터 유출, AI 이용 환경을 목표로 한 공격 등 새로운 보안 위협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전지했다. 이어 “이러한 위협들은 전통적 보안 솔루션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기업들은 전문 인력에 의존하던 보안을 AI 기반의 보안 솔루션을 도입해 AI 기반 모니터링 ·탐지·자동 차단 등 조치를 자동화하는 선제적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하고, 악의 선봉자를 지키려는 경호원의 노력은 눈 뜨고 볼 수 없이 민망하다. 영부인이었던 자의 불법적인 악행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쏟아지며 법의 심판대에서 하나둘 까발려지는 중이다. 논문 표절 정도는 아주 사소한 범행이라 치부될 정도로 종교단체와 부정한 청탁을 위해 줄선 자들이 바친 뇌물 규모는 가진 자의 끝없는 욕망을 보여주고 있다. 윤리 의식을 망각하거나 악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가짜 사람이었던 걸까. 많은 조력자가 기소 대상으로 발표됐다. 현실을 기만한 악행 집단을 처단할 시간이 도래할 것으로, 지금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듯한 1500년대의 현상을 그 시대의 소설가와 화가의 시각으로 살펴보려는 이유다. 첫 번째로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hel de Oude, 1525?~1569)이란 네덜란드 화가가 있다. 그는 농민의 삶을 가까이 살면서 관찰 했으며 낙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따듯한 시선을 가진 화가다. 그의 작품 중 (1559)이란 유화로 100개의 속담을 한 화면에 표현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그로테스크하게 옮겨 놓았다. 풍자화가로서의 날카롭고 신랄한 표현은 당대에는 대단히 위협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칼뱅주의를 신봉하던 신교도들이 구교의 성상을 파괴하는 봉기를 일으켜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는 1567년 1만2000명의 병력을 네덜란드에 파견한다. 책임을 수행하던 알바 공작은 네덜란드 민병대를 진압하고 ‘공안 평의회’라는 기구를 설치한다. 정치적 반대자들과 이단으로 몰린 사람들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던 역사적 사건이다. 그 시대에 풍자적인 그림을 그리는 일은 목숨을 내놓을 수도 있던 살벌한 상황이었다. 브뤼헐은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작품을 모두 불태워 달라 유언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 중 (1568)라는 작품이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또 다른 장애인을 이끌고 가다가 모두 구렁텅이에 빠지는 장면으로, 그가 사망하기 1년 전에 그린 그림이다. 그에게는 부 조리한 성직자와 고위 관료, 그리고 농민들까지도 조롱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어리석은 자들의 행위에 생각 없이 따르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날카로운 풍자를 읽을 수 있다. 악행을 하는 자에게 충성을 다했거나 고민없이 동조했던 가담자들이 특검을 통해 줄줄이 소환을 앞두고 있다. 말 한마디 못하고 명령을 따르던 자들의 모습은 김남주의 시에 ‘관료에게는 주인이 따로 없었다! 봉급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다! 개에게 개밥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듯’이라며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다.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법 앞에서의 당당한 진술은 개밥을 주는 사람에 게 충성을 성실하게 다했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로는 프랑스 인문주의를 신봉하던 수도사이며 외과 의사였던 프랑수아 라블레(François Rabelais)의 5부작 풍자소설이다. 라블레는 1534년에 소설을 발표한다. 주로 가르강튀아(Gargantua) 왕과 그의 아들 팡타그뤼엘의 행적을 다루는 소설인데, 왕은 태어나는 순간 부터 ‘마실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무언가를 갈망하면서 무서운 말들을 외치는 거인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는 ‘원하는 바를 행하라’라는 명에 따라 금지된 일도 수행하는 태도를 삶의 방식으로 정하고 있다. 항상 갈증으로 마실 것을 요구하던 자, 단순하고 즐겁게 살기를 원하는 거인이 었다. 그는 전쟁을 벌이는 일이나 전략적으로 정적을 제거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위대한 존재인지 대식가의 위를 가진 존재인지는 몰라도 영웅 놀이를 지속시키고 싶은 무모한 자였음은 분명하다. 당대 영웅을 칭송하는 시대적 분위기에 대한 풍자가 유행하던 시기에 가르강튀아는 먹고 마시 는 것을 즐기는 ‘먹보’ 또는 ‘바보’ 왕의 이미지로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소설이 1545년 금서로 지정되자 라블레는 신변의 위협을 느껴 메츠(Metz)라는 도시로 몸을 숨겼다. 19세기 프랑스 근대 사실주의 선구자이며 신문 삽화가인 오노레 도미에(Honoré Daumier, 1808~1879)는 소설 주 인공인 ‘가르강튀아’와 그의 아내를 그렸다. 그는 정치적인 풍자로 유명한 화가인데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이나 부조리한 정치적 상황, 정치인들을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4000여 점의 석판화와 작품으로 발표했다. 그림 속 인물은 라블레 소설 속 주인공 ‘가르강튀아’의 모습이다. 서민들이 바치는 재물을 먹고 있는 모습과 발아래 널브러져 있는 서류 더미가 보인다. 현실에서 그림 속 진짜 주인공은 루이 필립 1세인데 세금 인상에 대한 풍자를 ‘가르강튀아’를 빌려 묘사했다. 의자 밑에는 부르주아들이 국왕의 훈장을 받아들기 위해 손을 뻗치고 있다. 또 다른 작품은 그의 부인으로 보이는 여자의 끊임없는 욕망을 묘사했는데 귀족들이 갖다 바치는 돈을 먹는 괴물처럼 보인다. 소설에서 유래한 ‘팡타그뤼엘리즘’이라는 개념이 있다. 평화롭고 즐겁게, 언제나 좋은 음식을 먹으며 사는 것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최근 우리나라에 ‘팡타그뤼엘리즘’을 닮은 권력자가 등장했지만, 다행히 바보짓을 일삼다 사라졌다. 폭탄주에 계란말이를 먹으며 즐거이 살아가고자 했으나 걸림돌이던 의회를 향해 권력을 행사하고 내란을 일으킨 것일지니 몰락은 당연한 결과다. 만약 계엄이 그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되었다면 비밀스러운 납치와 감금 그리고 폭거로 국민은 고난에 빠지고 이에 저항하는 집회는 일상다반사였을 것이며, 와중에도 우리의 ‘가르강튀아’는 매일 아첨꾼과 광대들에게 둘러싸여 폭탄주를 돌리고 자신의 권력을 뽐내 며 흥겨운 술판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유사 사이비 종교의 칼춤도 이어지고 있었을 것이며 위장된 추악한 욕망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조작된 사건들로 정적을 제거하고 공포정치를 기반으로 그토록 장기 집권을 원했으니 행동으로 막아선 시민들이 아니었다면 성공할 수도 있었으리라. 부정선거 단서를 찾아 총선을 무효하여 국회를 무력화하고 종북세력을 일망타진한 그가 새로운 시대의 영웅이 되어 언론으로부터 추앙받으며 추종자들과 만만세를 외쳤을 수도 있었다고 상상하니 소름이 돋는다. 썩은 양파의 껍질을 벗기면 또 곪은 속이 나온다. 까도 까도 식용 가능한 것은 없다. 거짓을 거짓으로 덮고 있어 어디에도 진실은 감춰져 있지 않다. 어떤 고름도 살이 될 수 없다. 악성 종양 이든 고름이든 과감하게 도려내야만 살이 돋고 후환을 막을 수 있다. 허점투성이가 아닌 합당한 처벌이라는 종양의 깔끔한 제거는 완벽한 치료다. 기득 권력에 기생하여 지위를 유지하던 관료들이나 기생하던 존재들을 망각하거나 제거하지 않는다면 환부는 또 다시 곪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음모론을 재생산하거나 추종하고, 양심 없이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사이비 주술사와 같은 사람도 사는 곳이지만, 올해에는 공포와 분노의 그림자가 모두 사라지고 우리나라가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코스피가 개장하자마자 59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후 상승 폭을 줄여 5840선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7.56포인트(0.65%) 오른 5846.09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94.58포인트(1.63%) 오른 5903.11로 출발해 장 초반 5931.86까지 올랐지만,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강세에 상승해 한때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53% 오른 1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에는 19만7600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0.21% 오른 95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한때 98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오름폭은 축소됐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은 지난주 말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라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하고 기술주가 오른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장 마감 코멘트에 따르면, 미 증시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강세 출발했으나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섬유/의류, 음식료, 항공 등 내수 및 소비재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전력기기 업종 강세도 이어졌다. 수출 모멘텀 부각으로 긍적적 분위기가 지속되면 HD현대일렉트릭은 5%대 상승(106만7000원)했고 효성중공업도 4%대 상승(274만7000원)했다. 자동차 전장용 초고용량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판매 호조에 삼성전기는 13% 상승(42만6500원)했고 LG전자는 로봇 사업 및 호실적 기대감에 7% 상승(13만2600원)했다. 시장에서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는 지수 상승으로 확대된 비중을 일부 조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주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등 미국 AI 관련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KB증권 김상엽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 대법원 판결로 타국 대비 미국의 수출 경쟁력 회복 기대감이 부각되며 국내 증시 하방 리스크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며 “다만, 관세 유슈의 불확실성과 미=이란 갈등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대전·충남 행정통합 마무리를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몽니로 표류할 우려가 있는 두 지역 통합은 선거 유불리를 따져 반대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어 “회담의 시간과 장소는 장 대표가 하자는대로 하겠다”며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행정통합 특별법은 여야 합의가 중요하다"며 "행정통합은 대한민국 미래를 설계하는 중대한 과제다. 새로운 자치체제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이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현장 혼란은 커지고 국민적 공감도 얻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나 저나 모두 충남이 고향"이라며 "대한민국 균형발전과 고향발전을 위해 우리 둘이 먼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한번 대화하자. 정쟁은 소모적일 뿐이며 시간만 허비한다”고 했다. 6.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것을 언급한 정 대표는 “민주당은 철저한 준비와 압도적 승리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 지방선거 승리로 윤석열 내란 세력을 심판하겠다”며 "오늘부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과 공천 심사가 본격화된다. 억울한 컷오프가 없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는 시스템이 이미 가동 중”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후속 입법 추진과 관련해서는 “검찰청 폐지 이후 공소청과 중수청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해 왔다”며 “수사와 기소 완전 분리 원칙 아래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도 이번 임시국회 기간 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
2026-02-23 편집국 기자
근대철학의 이단아인 스피노자(1632~1677)는 23살 때 ‘신을 다르게 이해한다’는 이유로 암스테르담 유대 공동체에서 파문을 당했다. 그는 이에 대항하지 않고 조용히 현미경과 망원경용 유리 렌즈를 갈아 만드는 일을 하며 철학 연구에 전념했는데 아쉽게도 1677년 2월 21일 44살이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대표작 《에티카》는 그가 죽은 뒤 친구들이 원고를 정리해 출판한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어떤 신을 믿느냐?’는 질문에 “나는 바뤼흐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우주의 조화로운 법칙을 경외했던 아인슈타인으로서는 ‘우주가 수학적 질서 속에서 필연적으로 움직이며, 그것을 이성으로 이해할 때 전 세계를 사랑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는 스피노자의 철학에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실제로 그는 평생 스피노자를 존경했다. 물리학의 거인이 스피노자를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는데 우리 가운데 과연 철학자를 마음에 두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를 말하는 노자의 도덕경에 마음이 끌리고 있지만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뒤처지는 철학이 아닐까 싶어 선뜻 마음에 품지 못하
2026-02-23 윤영무 본부장 기자
우리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을 규정짓는다고 여겨지는 몇 가지 특징이나 꼬리 표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리는 항상 움직인다. 집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이 사람들이 모인 회당에서는 내 성적일 수도 있고, 강세장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주식 투 자자가 약세장에서는 지나치게 신중할 수도 있다. 행동은 ‘만약 ~라면 ~일 것이다’라는 조건문과 같은 맥락에 더 가깝다. 어떤 상황이 되면 이런 생각의 흐름과 저런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상황이면 전혀 다른 생각의 흐름과 행동을 보일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범주들이 오히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으리라. 우리는 정신 활동을 지각, 추론, 감정, 욕망, 행동과 같은 범주로 나눈다. 이는 뇌의 모듈식 구 조와 잘 맞아떨어진다. 시각은 머리 뒤쪽에서, 추론은 앞 쪽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소용돌이의 집합체로 바라보면, 이 모든 다양한 정신 활동이 하나의 전체적인 과정의 일부로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은 여러분이 보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러분이 보는 것도 여러분의 느낌에 영향을 미친다
2026-02-21 윤영무 본부장 기자
최근 독일에서는 전기·가스 요금이 급등해 난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차에 2월 11일자, 뉴욕타임스에서는 뜻밖의 기사를 실었다. '영국에서 굴뚝 청소부가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산업혁명기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직업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니...,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일까? 런던발 이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사람들이 전기 가스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지면서 벽난로와 목재를 사용하는 난로를 보조 난방으로 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굴뚝 점검과 청소를 해주는 전문가의 수요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굴뚝 청소부는 예전과 같은 형태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집 위를 맴돌며 지붕 상태를 살피는 드론이나 굴뚝 내부를 살펴보는 CCTV 카메라, 그을음을 청소하는 산업용 진공장치 등 현대적 도구를 사용해 예전과 다른 기술 기반 형태의 직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굴뚝 청소업계 단체에 따르면, 회원 수는 2021년 약 590명에서 현재 약 750명으로 증가했다. 훈련을 받는 젊은 인력도 등장하는 등 업계 자체가 재부흥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20세기 후반 중앙난방의 대중
2026-02-20 윤영무 본부장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회의 법적 통과 부분을 빌미 삼아 합의한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분야의 15%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우리만 지키는 한미FTA의 무용론도 그렇지만 예전의 미국이 아닌 신제국주의의 팽창이라는 측면에서 경제적 자유와 자주국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현실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자주 실현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가일층(加一層) 필요하다는 뜻이다. 글로벌 위기가 닥치면서 WTO와 FTA는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하던 UN의 존립도 위기를 받고 있다. 합종연횡과 끼리끼리 뭉치는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제 사회 또한 현안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와 냉철한 판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번복되고 상황에 따라 적과 아군이 뒤바뀌는 시대. 강력한 독재 체제를 갖춘 강대국이 목소리를 내는 이러한 경향은 트럼프를 시작점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이러한 대표적인 강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마음대로 글로벌 사회를 유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중견국은 바람 앞의 등불 상황이다. 수출은 앞길이 안
2026-02-19 편집국 기자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가난과 실패가 아니라 남에게 “속는 것”인지 모른다. 속았기 때문에 가난하게 되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우리는 늘 사방이 사기와 속임수로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기사 한 줄, 통계 숫자 하나까지 의심의 대상이 된다. 남산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보며 “어떻게 저 많은 사람이 다 먹고 살 수 있지요?”라는 질문에 고인이 된 한 정치철학자는 이렇게 답했다. “다 속고 속이면서 살아가는 거지요.” 씁쓸하지만 묘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이다. 현대인은 속지 않으려 애쓰며 산다. 누군가의 의도를 간파하고, 숨은 이해관계를 추적하며, 거짓을 폭로하면서 지적 우월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피로는 깊어진다. 의심은 일상이 되었고, 신뢰는 점점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1533~1592)의 회의주의는 흔히 “아무것도 믿지 말자”는 냉소주의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는 겸손의 철학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그는 스스로 그렇게 물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이성이란 믿을 만한 도구가 아니라고 보았으니까. 우리는 감각에 의존해 세상을 인식하지만
2026-02-19 윤영무 본부장 기자
요즘 내 자신의 정치적 무관심이 조금 낯설다. TV를 켜도 신문 기사나 휴대폰 뉴스를 봐도 정치 뉴스는 건너뛴다. 분노도 없고 기대도 없기 때문인데 관심이 사라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3분의 2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한 결과를 보면서 문득 그 압도적 숫자는 정당정치의 성취가 아니라, 더 이상 질문받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신호처럼 읽히는 것이었다. 동시에 내 마음을 무겁게 한 것은 낙선자를 지지한 사람들의 표가 사표가 되어 그들의 정치적 의사는 기록되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절대 다수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선거가 과연 민주적일 수 있을까? 다수의 승리가 곧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패배한 선택들이 제도 안에서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하는 구조라면, 선거란 참여를 독려하는 장치이면서 동시에 무력감을 학습시키는 과정이 되지 않는가 이런 회의가 들었다. 이대로 가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정치의 토대였던 ‘정당’ 시스템이 머지 않아 무너지고 말겠다는 예감도 스친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정당보다 더 나은 제도가 있다는 확신은 없다. 정당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핵심 장치이기 때
2026-02-18 윤영무 본부장 기자
강대국 정치가 익숙한 양상으로 돌아왔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지역, 무역로, 정치적 동맹에 대한 특권적 주장을 다시금 내세우고 있으며, 종종 냉전 이후 시대를 규정해야 했던 법적 제약을 교묘하게 이용하거나 회피하고 있다. 지난 세기의 강요된 위계질서에 의해 형성된 국가들, 이를테면 인도, 브라질과 같은 국가들은 다양한 수준의 점령, 지배, 또는 외부의 제약을 경험해 왔다. 이들 국가는 통치 방식, 안보 문제, 개발 전략에서 깊은 분열을 겪고 있지만, 지배와 저항이라는 공통된 역사를 통해 다져진 정치적 문법을 공유하고 있다. 이 문법은 힘들게 쟁취한 자산이며, 쉽게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 이들은 필사적으로 지켜내려고 할 것이다. 대륙을 넘나들며 동맹을 맺기보다는 양다리를 걸치고, 확고한 결단을 내리기보다는 상황을 살피고, 굴복하기보다는 거래적인 방식으로 협상하려 할 것이다. 또한, 무역을 다변화하고, 자금 흐름을 바꾸고, 대안적인 파트너를 발굴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그 선택에 의미를 부여하리라. 이들에게는 공급망, 결제 시스템, 에너지 흐름, 데이터 네트워크, 식량 시장 등 모든 요소가 압력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차기 세계 질서는 아마도 안
2026-02-17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