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1·2가 일대를 재건축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이 각 지구별 시공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총 52만8000㎡(약 16만평) 구역을 4개 지구로 나눠 약 9400여 가구 아파트와 부대시설, 문화시설, 수변공원, 보행데크 등 도시기반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강변 입지에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성수동 일대에 들어서는 대규모 주거단지로 올해 도시정비업계 최대어로 꼽힌다. 다만 가장 먼저 입찰을 진행한 성수4지구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성수1지구는 1차 입찰에서 단독 응찰로 유찰되며 수의계약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지구별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상의 입지 조건과 1조원대 사업지로 인해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시공사 선정단계에서 잡음이 일어나며 사업 분위기가 침체되는 모양새다. ◇ 성수4지구, 경쟁입찰 무산 위기…절차 적법성 논란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사업지 중 가장 먼저 입찰을 시작한 성수4지구에서 경쟁입찰이 성사되는 듯 했지만, 조합이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의 입찰 서류 미비를 이유로 유찰을 결정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 2월 9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다음날 조합은 대우건설이 입찰 지침서상 필수 제출 도면인 흙막이·구조·전기·통신 등 주요 설계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찰을 결정했다. 핵심 도면이 빠져 정확한 공사비 산출과 시공 범위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입찰 지침과 참여 안내서에는 해당 서류들을 제출하라고 명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합이 이날 공고했던 재입찰 공고를 하루도 지나지 않아 취소했다. 이사회나 대의원회를 거치지 않고 유찰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성동구청도 조합에 입찰 공문을 보내 지침에 문제가 된 서류들이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과 절차적 정당성에 하자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조합과 롯데건설, 대우걸설 3자는 지난 19일 ‘시공사 선정 과정 정상화를 위한 공동 합의서’를 마련하고 공식적으로 서명했다. 합의서에서는 △현장에 투입된 홍보요원 전원 철수 △제안서 중심의 경쟁 △조합원 개별 접촉 금지 △금전적·비금전적 혜택 제공 불가 △입찰 마감일 이후 제출된 서류 인정 불가 △대우건설의 세부 도면 미비에 대한 사과 등이 담겼다. 대우건설은 일부 홍보직원이 조합과 롯데건설의 결탁설을 유포한 것에 대한 사과문도 제출했다. 대우건설은 사과문에서 “세부도면을 제출하지 않아 논란을 만든 사실과 일부 직원이 결탁설을 유포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같은 날 3자는 다음날인 20일 양사의 입찰제안서을 개봉하기로 합의하면서 경쟁입찰이 성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일 당일 서울시가 조합에 공문을 보내 “시공자 선정절차 적법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이니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대의원회 개최를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13일 성수4지구 조합이 입찰 참가 시공사의 개별홍보 금지 지침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요청을 한 것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결국 입찰 제안서 개봉이 미뤄지면서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은 잠정 보류됐다. 지난 24일에는 조합이 대우건설이 공동 합의서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오해 였다면서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조합은 공동합의서에 ‘홍보 요원 전원 철수’ 조항을 들며 대우건설이 4지구내 사무실에 홍보 직원을 출근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홍보요원들은 합의에 따라 현장에서 전원 철수해 현재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됐다”면서 “직원들이 회사 소유의 현장 사무실은 출근은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조합은 다시 입장문을 내고 “대우건설의 홍보 요원이 활동한 것으로 오해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대우건설의 소명 내용을 수용하고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성수 1지구 ‘GS건설’ 수의계약 가능성 성수4지구에 파열음이 들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성수1지구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시공사 선정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일 진행한 입찰마감은 GS건설이 단독 응찰함에 따라 유찰됐다. 2차 입찰에서도 GS건설만 응찰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성수1지구는 4개 지구 중 가장 많은 3014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강, 서울숲 등이 가까워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예상 공사비도 2조1500억원 대로 규모도 제일 크다. 하지만 4개 지구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입찰 결과가 나왔다. 당초 현대건설이 관심을 보여 GS건설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건설이 막판까지 고심했지만 텃밭인 압구정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결국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GS건설은 성수1지구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GS건설이 순조롭게 지금의 지위를 확보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유력한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오랜 관계가 아닌 진짜 조합원들에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한때 GS건설이 조합에 향응 제공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한편, 성수2·3지구는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전망이다. 2600여 가구가 들어서는 2지구에는 삼성물산,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2213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3지구는 새 조합장 선출 과제가 남아있어 상반기 입찰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경쟁입찰을 하면 조합원들은 더 나은 조건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시공사들은 적지 않은 홍보비용을 투입하고도 시공권을 가져오지 못하면 막대한 손실을 보는 구조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대어급 사업지가 많아 다수의 경쟁입찰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건설업계 전반이 아직도 침체기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최대한 손실을 입지 않으려는 전략을 고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고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올해 안에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한국 모빌리티 산업은 기술·규제·시장 세 축이 동시에 짜맞추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자율주행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기존 택시 산업과 플랫폼 기업 간의 충돌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규제 재편에 나서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갈등의 매듭을 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네이버, KT 등 주요 기업들은 각각의 전략으로 자율주행 생태계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며 경쟁 구도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기술 속도는 빨라졌다. 하지만 제도는 이를 못 따라가는 ‘규제-혁신 간 간극’이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형국이다. 올해 변화는 단순한 산업 재편을 넘어, 한국형 모빌리티 모델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 레벨4 시범 서비스 확대: 기술 상용화의 현실 올해는 세종·판교·부산 등에서 레벨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가 확대되며 상용화 직전 단계에 들어섰다. 센서 성능, 고정밀 지도, AI 판단 알고리즘, V2X 인프라 등 핵심 기술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산업계는 기술보다 제도 정비가 상용화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한다. 안전성 검증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고, 사고 책임과 보험 체계는 기존 법령과 충돌해 제도적 기반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레벨3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지난해 레벨4 차량의 성능 인증·적합성 승인제를 시행하며 제도적 기반을 넓혀왔다. 해외는 이미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됐다. 미국은 웨이모와 크루즈가 대도시 중심으로 ‘운전자 없는 차량’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고, 중국은 바이두·샤오미 등이 정부의 규제 완화 속에 빠르게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규제 정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이해관계 조정이 복잡하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지적된다. 정부의 소극적 대응 속에서 완성차·통신·플랫폼 기업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생태계 주도권을 노리며 기술·규제·시장 전략이 충돌하는 다층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기술은 상용화를 향해 달려가나, 규제는 이를 따라잡지 못해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서로 다른 해석과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발표한 레벨4 확대와 광주 자율주행 실증 계획은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넘어야 할 ‘기술-규제-시장’ 삼중 충돌의 현실을 드러내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현대차·네이버·KT의 자율주행 생태계 전략 비교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상용화 단계로 향하면서 현대차·네이버·KT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태계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 플랫폼 기업, 통신사가 각자의 강점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시장을 재편하려는 구도가 형성되며, 기술·규제·시장 전략이 복합적으로 충돌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레벨4 서비스 확대가 가시화된 올해는 이들 기업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검증되는 시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하드웨어+서비스 통합’ 전략을 앞세워 자율주행 생태계의 중심축을 노린다. 로보택시 사업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전기차 플랫폼을 일체화하는 통합 전략을 추진하며, 모셔널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상용화 로드맵을 가속하고 있다. 단순한 차량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현대차의 움직임에 따라 자율주행 시대의 주도권 경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인다. 네이버는 차량이 아닌 데이터·AI 중심 플랫폼 전략에 집중한다. 회사는 초정밀 지도, 클라우드, AI 기술을 결합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로보틱스·AI 에이전트와의 연계 가능성까지 열어둔다. 네이버는 방대한 검색·지도·커머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데이터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며, 자율주행차를 ‘움직이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제조사 중심의 접근법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 통신기업 KT는 통신 인프라에 기반한 네트워크 중심 모빌리티 운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V2X(Vehicle to Everything, 차량사물통신)·5G 기반 관제 시스템 고도화와, 지자체와의 시범 사업 확대로 자율주행 운행 관리 플랫폼 강화에 집중한다. KT는 제조사·플랫폼기업도 아니지만 통신·관제 인프라 서비스 기업인 만큼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운영자’ 역할을 노리고 있다. 세 기업의 전략은 상호보완적이면서도 경쟁적이다. 현대차는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통합해 시장을 직접 장악하려 하고, 네이버는 데이터와 AI를 중심으로 플랫폼 주도권 확보를 노리며, KT는 통신·관제 인프라에 기반해 운영체계를 접수하려 한다. 각사의 동향은 향후 한국 자율주행 생태계 구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핵심은 ‘자동차–데이터–네트워크’를 가장 유기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다. 이는 결국 한국형 자율주행 모델의 표본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택시·모빌리티 플랫폼 규제 충돌...산업 간 이해관계 풀어야 자율주행 레벨4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업계가 전통적인 택시 산업이다. 자율주행차가 장기적으로 택시 공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플랫폼 기업과의 갈등도 다시 불붙고 있다. 첫째로, 국내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자는 ‘혁신 서비스’라며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자율주행 기반 호출 서비스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택시업계는 “면허 없이 영업하는 불법 택시, 생계 기반을 위협하는 기술”이라며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둘째로, 노동·고용 구조 변화의 충돌이다. 운전기사가 없는 것이 핵심인 자율주행이 확산되면 기사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택시 기사들은 생계 위협을 이유로 반대한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은 ‘택시 기사의 고령화 및 운전기사 부족’을 이유로 정당화시키고 있다. 노동자와 플랫폼 기업간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 셋째로, 요금·운송에 대한 문제도 있다. 자율주행 택시는 운영비가 낮아 요금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은 인건비를 줄이는 만큼 ‘더 싸고 안전한 서비스 제공 가능’을 내걸게 되고, 택시 업계는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데이터 기반 가격 결정’을 주장하는 플랫폼 기업과 ‘기존의 고정 요금제’를 유지하려는 택시 업계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넷째는 플랫폼 독점 우려다. 자율주행 기술은 ‘데이터’에 기반하는 만큼 막대한 자본과 데이터가 필요해 대형 플랫폼 기업 중심의 독점 구조화 가능성이 있다. 플랫폼 기업은 ‘규모가 뒷받침되어야 안전성 확보 가능’을 주장하고, 택시 업계는 ‘플랫폼 독점으로 요금 인상과 소비자 피해만 남았다’고 우려한다. 다섯째는 안전·책임 문제다. 이미 이는 미국 구글의 자율주행 개발 자회사 웨이모의 5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22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조사를 받는 것도 살펴봐야 한다. 웨이모 5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은 2025년 중반~하반기부터 실도로 운행을 시작한 듯 보이는 만큼 22건의 사고는 최소 6개월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정부가 자율주행 시대에 맞춘 규제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행 허가 기준, 요금 체계, 데이터 공개 의무 등 새로운 제도 틀이 논의되지만, 기술 도입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특히 요금 규제와 운행 데이터는 플랫폼 기업의 사업 모델과 직결되고, 사고 책임 체계는 기존 택시업계의 법적 지위와 충돌하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는 ‘혁신 대 생계’라는 오랜 갈등이 자율주행 상용화 국면에서 다시 부상함을 보여준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규제는 과거 산업 구조에 묶여 있기만 하고, 기업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각자도생으로 시장 선점을 노린다. 택시업계의 생존권 발발까지 더한 복합적 충돌 구도의 양상 가운데, 자율주행이 새 성장동력이 될지, 새 사회적 분쟁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형 자율주행 모델의 미래와 과제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상용화 문턱에 도달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규제 체계와 산업 구조,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미완성 상태다. 기술만으로는 자율주행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은 명확하다. 이제는 규제 혁신, 데이터 개방, 산업 간 융화·협력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는 과제가 남았다. 우리나라는 제조·통신·AI·플랫폼 역량을 모두 갖췄지만, 각자의 고유 영역이 분명한 만큼 융화는 쉽지 않고 오히려 산업 전환의 걸림돌이 될 위험도 존재한다. ‘레벨4 상용화 본격 개시’라는 정부의 규제 재편 방향과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은 향후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기술 혁신을 넘어 사회적 시스템 재구조화를 요구하는 만큼, 정부-산업계-소비자 간 충돌을 조정하고 새로운 합의 생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한국형 자율주행 모델의 미래는 “누가 먼저 기술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누가 먼저 사회적 합의를 만들었는가”로 결정될 듯하다. 기술은 준비됐지만, 이를 받아들일 제도와 사회적 기반의 설계 노하우가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다음 10년을 가를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재판소원제법’(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끝에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25명 중 찬성 162명, 반대 63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이번에 통과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핵심은, 재판소원(裁判訴願)을 골자로 한다. 그래서 현행 3심제가 아닌 4심제로 통칭된다. 재판소원제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오늘 법안 통과로 앞으로는 대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헌재에서 재판의 위헌성 여부를 한 차례 더 다툴 수 있게 됐다.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 당사자는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헌재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다. 헌재가 기본권 침해를 인정하면 해당 판결은 취소되고 다시 재판해야 한다. 오늘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서 전날 처리된 법왜곡죄 법안에 이어 사법개혁 3법 중 두 개가 입법을 마쳤다. 남은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정원을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민주당은 ‘사법개혁 3법’의 마지막 법안인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뒤이어 상정했다. 해당 법안은 내일(28일) 처리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하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를 부동산에 매물로 내놨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27일 밝혔다.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해체하겠다’고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이 자신이 보유한 아파트를 내놓으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지만,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국민께 몸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내놓은 것”이라며 “현재 해당 아파트는 전년 실거래가 및 현재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내놨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투기 목적 다주택과 비거주 1주택 등을 겨냥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야권 등에서는 관저에 머물면서 실거주하지 않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라며 이 대통령을 향한 공세를 이어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를 통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 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 주거는 적극 보호하되, 주택을 이용한 투자·투기는 철저히 봉쇄되도록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며 ”각종 규제와 부담은 실주거용 1주택을 기본으로, 주거 여부·주택 수·가격수준 등에 따라 세밀하게 가중치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잠긴 매물은 질식할 것이고 버티는 일은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규칙을 어긴 이가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98년 분당 양지마을 금호1단지 164.25㎡(58평형) 아파트를 김 여사와 공동명의로 3억6000만 원에 매입해 29년째 보유해 왔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보유한 해당 아파트를 두고 ‘50억 원 시세 차익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은 핑계 없이, 조건 없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끝냈다”며 “이제 기억나는가? ‘대통령이 팔면 나도 팔겠다’고 했던 분, 바로 장 대표”라고 적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장 대표가 ‘6채의 트라우마’에서 해방될 절호의 기회”라며 “불과 한 달 전 ‘대통령이 팔면 나도 팔겠다’며 호기롭게 배수진을 쳤던 장 대표의 목소리가 아직 선명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 대표 스스로 쳤던 배수진은 이제 퇴로 없는 외나무다리가 되었다”며 “본인이 공언한 약속대로, 지금 즉시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집을 매물로 내놓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제주도를 찾아 주택 6채를 소유했다는 비판에 대해 “이 대통령이 팔면 나도 팔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자신의 SNS에 “대통령은 퇴임 후 50억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분당 재건축 로또’를 갖고 계시지 않나. 본인의 로또부터 어떻게 하실지 밝혀달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공동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가 매물로 나온 직후 매매 가계약까지 체결됐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발표가 나온 뒤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가계약이 체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천 대법관의 중앙선관위원장 내정과 관련해 “헌법 수호와 국민적 신뢰 회복이 시급한 현실을 감안할 때 사법 불신을 자초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인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천 내정자는 조희대 사법부의 법원행정처장으로서 사법행정을 총괄해 온 책임자”라며 “12·3 내란에 대해 사법부는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로서 제 역할을 다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과 지귀연 재판부 논란 등으로 사법 신뢰가 크게 흔들릴 때, 법원행정처는 무엇을 했나. 사법부의 침묵과 소극적 대응이 사태를 키운 것은 아닌가. 천 내정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함께 내란에 침묵하며 사법 불신을 자초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사법행정의 중심에 있었던 인사가, 이제는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징해야 할 중앙선관위를 이끌겠다는 것에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중앙선관위는 계엄군에 의해 장악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고, 극단적 부정선거론자들에 의해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정치적 독립성과 강단, 그리고 분명한 헌법 수호 의지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26일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이 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후임 위원으로 천 대법관을 내정했다. 헌법에 따라 중앙선관위원 9명 중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한다. 1963년 선관위가 창설한 이후 지금까지 별도의 선거 없이 대법관 위원이 선관위원장을 맡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우려를 밝혀왔던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7일 처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는 박 처장의 사퇴를 두고 비판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민주당 사법 개혁 강행에 사의 표명"이라며 "사표를 낼 사람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사법불신의 원흉, 조희대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은 사법개혁에 저항하는 법원행정처장의 사의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국 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의 대선개입 판결과 여러 납득하기 힘든 판결 등, 사법부는 입법부가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부터 성찰해야 할 것”이라면서 “영미식 배심제도 독일식 참심제도 없어 국민의 사법참여는 불가능하니 사법부는 일체의 변화와 견제를 거부하는 ‘법복귀족’의 성채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시작된 사법개혁, 이제는 매듭지어야 한다”면서 “과거 사법농단 사건에서 확인됐듯이,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이 인사를 통해 판사의 판결에 영향을 끼치는 기구”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에서 빠진 ‘법원행정처 폐지’까지 이루어내야 사법개혁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 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 볼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돼 여러모로 송구스럽다”며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 지휘 아래 전국 법원의 인사와 예산 등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자리다. 현직 대법관 가운데 대법원장이 임명하며, 재임 중에는 재판을 맡지 않는다. 박 처장은 지난달 13일 천대엽 전 법원행정처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영국 국민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순간뿐이며, 일단 선출이 끝나면 그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라고 말했다.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은 헌법을 고칠 수도, 법을 만들 수도 없다. 입법권은 오직 국회에만 있고(헌법 제40조), 국민은 투표로 대표를 뽑는 것 외에는 정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부른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핵심을 ‘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추첨을 통해 작동했다. 아테네의 500인 평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1년 임기로 교대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왜 선거가 아니라 추첨이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정의 원리이고, 추첨은 민주정의 원리”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를 선출하지만, 추첨은 평범한 시민 누구나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추첨제가 중세까지
2026-02-24 편집국 기자
서울에서 식품 제조업체 창업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작은 소스 공장 하나를 차리려 해도 설비 비용, 임차료, 위생 설비, 냉장·냉동 시설, 포장라인 구축, HACCP 인증 비용까지 합치면 수억 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원재료 확보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까지 더하면 청년이나 소규모 창업자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브랜드는 서울에, 제조는 지방에서’라는 이원적 구조를 선택한다. 당연히 서울은 마케팅과 유통의 도시가 되고, 제조는 외곽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재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K-푸드 수출은 1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5년 연속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김, 김치, 소스류, 과일 가공품 등 다양한 품목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 수준은 매우 낮다. ◇ 스마트공장의 필요성 국내 식품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근로자 10인 미만 기업은 이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품산업은 여전히 영세 구조에 머물러 있으며, 원재료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 물류비 증
2026-02-24 편집국 기자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
2026-02-23 편집국 기자
근대철학의 이단아인 스피노자(1632~1677)는 23살 때 ‘신을 다르게 이해한다’는 이유로 암스테르담 유대 공동체에서 파문을 당했다. 그는 이에 대항하지 않고 조용히 현미경과 망원경용 유리 렌즈를 갈아 만드는 일을 하며 철학 연구에 전념했는데 아쉽게도 1677년 2월 21일 44살이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대표작 《에티카》는 그가 죽은 뒤 친구들이 원고를 정리해 출판한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어떤 신을 믿느냐?’는 질문에 “나는 바뤼흐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우주의 조화로운 법칙을 경외했던 아인슈타인으로서는 ‘우주가 수학적 질서 속에서 필연적으로 움직이며, 그것을 이성으로 이해할 때 전 세계를 사랑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는 스피노자의 철학에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실제로 그는 평생 스피노자를 존경했다. 물리학의 거인이 스피노자를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는데 우리 가운데 과연 철학자를 마음에 두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를 말하는 노자의 도덕경에 마음이 끌리고 있지만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뒤처지는 철학이 아닐까 싶어 선뜻 마음에 품지 못하
2026-02-23 윤영무 본부장 기자
우리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을 규정짓는다고 여겨지는 몇 가지 특징이나 꼬리 표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리는 항상 움직인다. 집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이 사람들이 모인 회당에서는 내 성적일 수도 있고, 강세장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주식 투 자자가 약세장에서는 지나치게 신중할 수도 있다. 행동은 ‘만약 ~라면 ~일 것이다’라는 조건문과 같은 맥락에 더 가깝다. 어떤 상황이 되면 이런 생각의 흐름과 저런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상황이면 전혀 다른 생각의 흐름과 행동을 보일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범주들이 오히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으리라. 우리는 정신 활동을 지각, 추론, 감정, 욕망, 행동과 같은 범주로 나눈다. 이는 뇌의 모듈식 구 조와 잘 맞아떨어진다. 시각은 머리 뒤쪽에서, 추론은 앞 쪽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소용돌이의 집합체로 바라보면, 이 모든 다양한 정신 활동이 하나의 전체적인 과정의 일부로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은 여러분이 보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러분이 보는 것도 여러분의 느낌에 영향을 미친다
2026-02-21 윤영무 본부장 기자
최근 독일에서는 전기·가스 요금이 급등해 난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차에 2월 11일자, 뉴욕타임스에서는 뜻밖의 기사를 실었다. '영국에서 굴뚝 청소부가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산업혁명기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직업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니...,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일까? 런던발 이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사람들이 전기 가스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지면서 벽난로와 목재를 사용하는 난로를 보조 난방으로 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굴뚝 점검과 청소를 해주는 전문가의 수요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굴뚝 청소부는 예전과 같은 형태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집 위를 맴돌며 지붕 상태를 살피는 드론이나 굴뚝 내부를 살펴보는 CCTV 카메라, 그을음을 청소하는 산업용 진공장치 등 현대적 도구를 사용해 예전과 다른 기술 기반 형태의 직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굴뚝 청소업계 단체에 따르면, 회원 수는 2021년 약 590명에서 현재 약 750명으로 증가했다. 훈련을 받는 젊은 인력도 등장하는 등 업계 자체가 재부흥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20세기 후반 중앙난방의 대중
2026-02-20 윤영무 본부장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회의 법적 통과 부분을 빌미 삼아 합의한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분야의 15%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우리만 지키는 한미FTA의 무용론도 그렇지만 예전의 미국이 아닌 신제국주의의 팽창이라는 측면에서 경제적 자유와 자주국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현실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자주 실현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가일층(加一層) 필요하다는 뜻이다. 글로벌 위기가 닥치면서 WTO와 FTA는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하던 UN의 존립도 위기를 받고 있다. 합종연횡과 끼리끼리 뭉치는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제 사회 또한 현안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와 냉철한 판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번복되고 상황에 따라 적과 아군이 뒤바뀌는 시대. 강력한 독재 체제를 갖춘 강대국이 목소리를 내는 이러한 경향은 트럼프를 시작점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이러한 대표적인 강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마음대로 글로벌 사회를 유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중견국은 바람 앞의 등불 상황이다. 수출은 앞길이 안
2026-02-19 편집국 기자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가난과 실패가 아니라 남에게 “속는 것”인지 모른다. 속았기 때문에 가난하게 되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우리는 늘 사방이 사기와 속임수로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기사 한 줄, 통계 숫자 하나까지 의심의 대상이 된다. 남산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보며 “어떻게 저 많은 사람이 다 먹고 살 수 있지요?”라는 질문에 고인이 된 한 정치철학자는 이렇게 답했다. “다 속고 속이면서 살아가는 거지요.” 씁쓸하지만 묘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이다. 현대인은 속지 않으려 애쓰며 산다. 누군가의 의도를 간파하고, 숨은 이해관계를 추적하며, 거짓을 폭로하면서 지적 우월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피로는 깊어진다. 의심은 일상이 되었고, 신뢰는 점점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1533~1592)의 회의주의는 흔히 “아무것도 믿지 말자”는 냉소주의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는 겸손의 철학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그는 스스로 그렇게 물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이성이란 믿을 만한 도구가 아니라고 보았으니까. 우리는 감각에 의존해 세상을 인식하지만
2026-02-19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