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obile Trading System, MTS)에서 전산 장애가 연속해서 발생하면서 투자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로 야기된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자, 증권사 시스템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며 잔고 오류·주문 지연 등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잇따른 사고에 긴급 점검에 나서며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만 수차례 전산 마비...증권사 시스템 안정성에 경고등 올해 들어 주요 증권사에서 전산 장애가 잇따르며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토스증권은 1월 2일 약 36분간 주문 접수와 체결이 중단됐고, 같은 달 14일과 2월 26일에도 종목·잔고 조회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 불만이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이달 5일 퇴직연금 ETF 계좌 잔고가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해 장 초반 거래가 불가능하거나 수익률·보유 수량이 비정상적으로 표기되는 혼선이 빚어졌다. 1월에도 모바일 메인 화면 일부 메뉴가 접속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LS증권은 1월 27일 해외주식 잔고 조회 오류가 발생했으며, 갑작스러운 주문 트래픽 급증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일부 서비스 지연이 발생해 조회 기능이 불안정했다. 이달 9일에는 한국거래소(KRX) ETP 매매체결 시스템에서 데이터 불일치로 인한 지연이 발생하며 KODEX WTI원유선물(H) 등 일부 상품에서 체결 장애가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장애가 단순한 개별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주식 거래는 HTS나 웹 기반 WYS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 빈도를 보면 스마트폰 기반 MTS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 직장인·초보 투자자의 시장 진입 증가, 증권사의 UX·AI 기능 강화, 알림 기반 단기 매매 확산 등이 맞물리며 개인투자자의 거래 중심이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한 결과다. 그러나 모바일 중심 거래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전산 인프라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중동 사태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원유·에너지 관련 상품에 거래가 몰리고, 주문 폭증이 시스템 처리 용량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MTS는 HTS보다 접속량 변동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으며, 단순 서버 증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병목 현상이 누적돼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거래 확대 속도에 비해 전산 인프라 개선이 따라가지 못한 구조적 문제”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장애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도입 등 거래시간 확대 역시 전산 부하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장애가 반복될 경우 시장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앱 이용자 59% 불만...금감원 ‘전산 인프라 전면 점검 금융당국도 문제가 되풀이되자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9일 증권사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정보기술최고책임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전산 시스템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간담회에서 시스템 관계기관들에게 △CPU·메모리·스토리지 등 전산 자원 임계치 모니터링 강화 △시세 조회·주문 접수·체결 등 핵심 서비스 부하 테스트 강화 △장애 발생 시 즉각 복구 및 대체 주문수단 안내 △필요 시 긴급 전산 자원 증설 등을 요구했다. 특히 금감원은 “어떠한 시장 상황에서도 전자금융거래를 하는데 있어 소비자의 불편 없이 원활한 시스템이 제공돼야 한다”며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증권사 앱을 이용한 소비자 중 59%가 불만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50.8%는 시스템 오류·접속 장애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잔고·수익률 표시 오류는 투자자가 자산 상태를 잘못 판단하게 만들고, 주문 지연은 급등락 장세에서 실질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를 단순한 일시적 사고가 아니라 모바일 중심 영업 확대에 비해 전산 인프라 개선이 뒤처진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도입 등 거래시간 확대 역시 전산 부하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거래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장애가 반복될 경우 시장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지 10여 일이 지나면서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전쟁 확전 가능성과 조기 종전 기대가 엇갈리며 세계 증시와 국제유가도 크게 출렁이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중동 지역 해외 건설 현장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 지연에 따른 공사비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는 동반 반등했다. 한때 배럴당 110달러 선을 넘어섰던 브렌트유(Brent Crude)와 서부텍사스유(West Texas Intermediate) 가격도 현재는 80달러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면서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건설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현장 공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가 지연되는 기간만큼 추가 비용이 발생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철강·시멘트 등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 한국 해외건설 수주 중 중동 비중 34.6%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봉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실제 봉쇄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해협 봉쇄가 현실화 할 경우 건설 자재와 장비, 인력 이동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공사 기간 연장과 공사 원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중동 상황이 해외건설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국제 유가 상승과 해상 운임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수행 중인 프로젝트 현장에서는 공기 연장과 공사비 증가 등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2021~2025년) 우리 기업의 중동 지역 수주 비중은 34.6%로 나타났다. 1966년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48.9%에 달하지만 최근 들어 지역 편중 구조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지역별 수주 비중은 아시아 23.3%, 북미·태평양 16.9%, 유럽 19.7%, 아프리카 2%, 중남미 3.5%로 집계됐다. 중동 의존도가 다소 낮아진 배경으로는 중국·인도·이집트 등 현지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수주 전략을 펼치면서 중동 사업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이 꼽힌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국가들의 현지화(Localization) 정책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동은 한국 해외건설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특히 중동 수주의 91.3%가 사우디아라비아(53.8%), 카타르(18.6%), UAE(11.0%), 이라크(7.9%) 등 4개국에 집중돼 있다. ◇ 주요 건설사 중동 현장 상황 예의주시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도 중동 현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사는 중동 9개국에서 약 220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주요 대형사들도 현장 안전 매뉴얼을 강화하고 출장 제한 등 비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탱크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우디 열병합발전소 등 약 12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자푸라 유틸리티 프로젝트와 380킬로볼트(kV) 송전 공사, 이라크 해수처리시설 공사 등 11개 현장을 운영 중이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알포 신항만 프로젝트와 침매터널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 재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 현장에서 대규모 공사 중단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공정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당일 상황에 맞춰 공사 진행 여부를 검토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은 현지 직원들의 안전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는 분위기다. 일부 현장에서는 출장이나 휴가 일정이 제한되면서 직원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은 2024년 12월 변경계약 체결 이후 정부 승인 대기 상태로 공사 진행 없이 최소 운영 체제로 유지되고 있었다”며 “현재까지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중동 정세에 따라 변경계약 승인 일정에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해외 건설 현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부터 해외 건설 현장 안전과 공정 차질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비상대책반은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 주요 건설사 간 상시 연락망을 통해 현지 치안 상황과 인력 이동, 발주처 요구 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 지사장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쟁 이후 ‘재건 사업’ 기회 가능성도 이번 전쟁이 단기전으로 마무리될지, 장기화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장기화로 공사 중단이 발생하더라도 일정 부분 보호 장치는 마련돼 있다. 중동 프로젝트 대부분은 국제표준계약조건인 FIDIC을 적용하고 있어 전쟁과 같은 불가항력(Force Majeure)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공기 연장이나 지체상금 면제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쟁이 향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종전 이후 중동 주요 국가에서 오일·가스 인프라를 비롯해 도로·철도 등 토목 시설과 병원·학교 등 건축 시설을 중심으로 ‘전후 재건 사업’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발주 확대 등 사업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지속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과거 대비 감소한 우리 기업의 중동 수주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유가 상승이 곧바로 수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OTT(Over The Top, 인터넷 콘텐츠 제공 서비스)는 넷플릭스가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디즈니+는 지난달 신규 설치가 66만건으로 OTT 전체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51만), 쿠팡플레이(53만), 티빙(50만)보다 높은 수치다. 디즈니+의 MAU(월간 이용자 수)는 1월 317만에서 지난달 407만으로 약 30%가 증가했다. ◇디즈니+ 폭발적 성장...‘한국 오리지널’이 이끈 시장 재편 신호 디즈니+는 올해 2월 신규 설치가 66만건으로 전체 OTT 중 1위를 기록했다. 언론에 따르면 디즈니+는 넷플릭스(51만), 쿠팡플레이(53만), 티빙(50만)과 비교해 훨씬 높았다. 월간 이용자수(MAU)도 전달에 317만이었지만 2월에는 407만으로 약 30%가 증가했다. 디즈니+ 사용자 증가의 주된 원인은 2월 11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10부작 ‘운명전쟁49’ 등 신규 콘텐츠 효과로 분석되고 있다. ‘운명전쟁49’는 운명술사들이 여러 미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신들린 서바이벌을 펼치는 작품으로 판타지·스릴러 요소가 결합된 한국형 장르물로 흡입력, 주연 배우들의 팬덤에 기반,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 중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았다. 국내 OTT 시장은 이미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 등 주요 플랫폼의 MAU는 등락을 반복하며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고, 유료방송·유튜브와의 경쟁까지 겹치며 시장 내 여유 공간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OTT의 공세는 국내 시장에 전방위적 재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첫째, 판권 협상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디즈니+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방송사·제작사와의 판권 협상에서 글로벌 OTT 영향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도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을 기반으로 판권 확보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공동 제작·합작 투자 확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OTT는 한국을 ‘소비 시장’이 아닌 ‘제작 허브’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이는 제작사·방송사와의 협력 구조를 재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광고형 모델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광고형 요금제를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 OTT의 가격 전략과 광고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넷플릭스 독주 속 디즈니+ 급반등...한국 OTT 판도 다시 흔들린다 한국 OTT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OTT의 움직임이 다시 판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2월 이용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OTT는 넷플릭스(MAU 1490만명)으로 독보적 1위를 유지했다. 반면 디즈니+는 신규 설치 66만 건으로 전체 1위, MAU 역시 317만명에서 407만명으로 약 30% 증가하며 반등을 기록했다. 디즈니+의 상승세는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흥행이 직접적인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OTT의 한국 전략이 다시 공격적으로 전환됨을 보여준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이 이어지면서 한국은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제작 허브’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광고형 요금제를 확대하고 있어, 한국에서도 광고 기반 모델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콘텐츠 투자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오리지널 제작과 판권 확보 전략이 효율성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재조정될 전망이다. 글로벌 OTT의 공세는 국내 방송사·OTT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판권 협상력의 변화다. 디즈니+의 반등처럼 글로벌 플랫폼이 한국 오리지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판권 가격 상승과 협상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또 공동 제작·합작 투자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제작사·방송사는 OTT와 협력 여부에 따라 수익 구조와 제작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국내 OTT 역시 대응 전략을 재정비할 상황이다. 가격 정책 조정, 광고형 모델 도입, 스포츠·예능 등 차별화 콘텐츠 확보가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포화 속에서 플랫폼 간 제휴나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넷플릭스의 견고한 1위 체제와 디즈니+의 급반등이 동시에 나타난 지금, 한국 OTT 시장은 다시 한 번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분기점에 서 있다. ◇정체된 국내 OTT 시장, 글로벌 OTT 반등으로 재편 압력 가속 국내 OTT 시장이 성장 정체에 빠진 가운데 글로벌 OTT의 반등이 맞물리며 시장 재편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디즈니+가 신규 설치 1위와 MAU 급증으로 반등에 성공하고, 넷플릭스가 여전히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면서 국내 OTT의 경쟁 구도는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 흐름은 티빙·웨이브·왓챠 등 국내 플랫폼 간 합종연횡 가능성을 키우고 있으며, 유료방송·IPTV와의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광고 시장에서도 TV·OTT·유튜브 간 예산 이동이 가속화되며 미디어 지형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정책 환경 변화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논쟁, 가짜뉴스 규제 논의 등 미디어 정책 변화가 OTT 사업자에게 새로운 규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OTT를 겨냥한 망 사용료·콘텐츠 심의 강화 논의도 이어지며, 해외 사업자들의 한국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3~6개월은 시장 재편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OTT의 한국 내 투자·제휴 발표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내 OTT는 가격 정책 조정과 광고형 모델 확대, 스포츠·예능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사·방송사 역시 판권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콘텐츠 라인업, 스포츠 중계권, 광고형 요금제 도입 여부 등이 시장 점유율 변동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시적 반등 아닌 구조적 전환...디즈니+가 연 한국 OTT의 새 국면 디즈니+의 가파른 성장세는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월 ‘신규 설치 1위, MAU 30% 증가’라는 수치는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다시 찾고 있다는 명확한 지표이며, 특히 ‘운명전쟁49’와 같은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작품이 이용자 유입을 견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OTT 시장은 여전히 넷플릭스가 절대 강자로 자리하고 있지만, 디즈니+가 한국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시장 구도의 다층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향후 디즈니+가 이러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와 이용자 경험 개선에 달려 있으며, 이는 국내 OTT 경쟁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6’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전시 2일차를 맞아 관람객들은 최신 배터리 기술과 혁신 에너지 솔루션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전시장 곳곳을 분주히 오갔다. 이번 전시에는 배터리 셀 제조사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배터리 전 밸류체인에 걸친 국내외 667개 기업이 참가해 최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미국, 호주, 캐나다 등 14개국 정부와 연구기관, 기업이 참여하면서, 이번 행사는 글로벌 배터리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위상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기업 관계자의 기술 설명이 시작될 때마다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원을 이루며 둘러섰고, 시연과 발표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는 대형 디지털 스크린을 활용한 기술 소개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회사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시장을 핵심 타깃으로 제시하며 관련 솔루션을 공개했다. 대표 기술인 ‘JF2 DC LINK 5.0’은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시스템으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해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셀·모듈·랙 단계에서 열 확산을 차단하는 구조와 자동 충전 상태 관리 기술을 통해 화재 위험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정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UPS 배터리 랙과 BBU 솔루션도 공개됐다. 전시장에는 LG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 자율주행 물류 로봇, 혈액 수송 드론도 함께 전시돼 배터리 기술의 신산업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SK온은 전시 공간에서 배터리 셀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물을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부스를 오가며 제품을 살펴보고 설명을 듣는 모습이 이어졌다. 특히 배터리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으로 ‘신뢰 밀도’ 개념을 제시했다.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CTO)은 행사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은 단순한 에너지 밀도가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을 포함한 종합적인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배터리 설계 단계에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2027년까지 AI 기반 위험 예측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AI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배터리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에 적용 가능한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처음 선보이며,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적용 범위를 전기차에서 로봇·웨어러블·항공 시스템까지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ESS용 ‘삼성배터리박스(SBB)’와 AI 기반 화재 예방 소프트웨어 ‘삼성배터리인텔리전스(SBI)’를 공개하며, 배터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전략도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전 밸류체인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소재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 기간 내내 전시장에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하려는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대미투자특별법이 12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을 재석 242명 중 찬성 226인, 반대 8인, 기권 8인으로 가결했다. 이로써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25% 재인상 카드를 철회해 한미 통상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3천5백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를 뒷받침하는 후속 법안이다. 법안 핵심은 대미 투자를 집행할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치하고 관련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며, 공사의 자본금은 2조원으로 정부가 전액 출자한다. 출자 시기와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정부가 국가안보 또는 공급망 안정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나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 투자를 추진할 경우에는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이를 보고하고, 사업의 제안 또는 추진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규정했다. 대미투자 후보 사업 추진 여부를 심의·의결할 공사 산하의 운영위원회 설치도 규정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14일 한미 양해각서가 체결된 지 열흘여 만에 민주당 주도로 발의돼 관련 논의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존 관세 협상 무효화 선언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며 “국민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드린다. 한미 양국 간 전략적 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관세와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이 반대 토론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일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개헌 논의 시작을 요청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내며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우원식 의장은 이날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개헌 논의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번에 반드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하며 "개헌의 핵심은 39년이나 된 낡은 헌법을 개정하는 문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다. 불법 비상계엄을 꿈도 꾸지 못하게 하는 개헌을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18 헌법전문 수록하는 문제, 또 지역균형발전 강화하는 문제, 다시는 내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법 비상계엄 재발 막기 위한 개헌 문제, 이 정도 논의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지금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 민생 과제도 시급하고 여러 현안들도 있는데 개헌을 과연 논의할 시점이냐”면서 “중동 전쟁이 유가나 물가를 자극해 국민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어 민생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이번 6·3 지방선거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라며 "개헌이라는 큰 과제가 떨어지면 모든 논의가 개헌 블랙홀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대해선 여야가 함께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바닷속에는 ‘우렁쉥이’라는 생물이 있다. 흔히 술안주로 즐겨 찾는 ‘멍게’다. 이들은 굴이나 산호처럼 평생 한 곳에 달라붙어 고착 생활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유년기다. 방금 알에서 깨어난 우렁쉥이 유생은 올챙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척삭과 신경관, 그리고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원시적인 뇌와 눈이 존재한다. 입을 벌릴 수 없어 뱃속에 품고 태어난 난황의 영양분만으로 버텨야 하는 이틀.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렁쉥이 유생은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자신이 평생 머물러야 할 안식처, 즉 단단한 바위를 필사적으로 찾아 헤맨다. 과업이 완료되어 마침내 평생의 안식처에 안착하는 순간, 우렁쉥이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뇌와 척삭을 소화해 먹어 치운다.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으므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인 뇌부터 소화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뇌가 사라진 후에 비로소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입수공과 뱉어내는 출수공이 생긴다. 이제 우렁쉥이는 죽을 때까지 바위에 붙어 입만 벌린 채, 흘러들어오는 플랑크톤을 수동적으로 걸러 먹으며 평생을 보낸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월퍼트(Daniel Wolpert)는 이 우렁쉥이의 일생을 언급하며 “뇌는
2026-03-09 편집국 기자
유튜브 플랫폼 역사상 가장 가장 빠르게 성장한 채널은 미국의 ‘미스터비스트(MrBeast)이라고 불리는 지미 도널드슨(Jimmy Donaldson)이 운영한다. 그의 메인 채널 구독자는 약 3억 명 이상이고, 여러 언어 채널과 보조 채널까지 4억~5억 명 수준의 구독자를 거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부분의 국가 인구보다 많고 세계 최대 방송사 몇 곳을 합친 시청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선 영상만을 만드는 게 아니다. 초콜릿 브랜드, 패스트푸드 체인 등을 운영하는 그는 유튜브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큰 개인 미디어 권력 중 한 사람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은행과 유사한 금융 앱인 스텝(Step)을 인수해 금융사업까지 뛰어들었다고 한다. 금융 앱, 스텝(Step)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카드 사용과 저축, 신용 관리 등을 쉽게 경험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특히 부모의 계좌와 연동해 안전하게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미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사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는 투자나 신용, 돈 관리에 대해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릴 때 갖지 못했던 금융 교육의 기반을 다음 세
2026-03-09 윤영무 본부장 기자
오늘의 이란 사태를 이해하려면 ‘왜 자원 부국이 어떻게 어려운 길로 들어섰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흔히 이란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병’이다. 천연자원 수출이 급증하면서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제조업과 농업이 약해지며 경제 구조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말은 네덜란드에서 1960년대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후 나타난 경제 현상에서 유래했다. 이란 역시 석유라는 축복 속에서 비슷한 함정에 빠졌다. 1970년대 이란은 겉으로 보기에 번영의 나라였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외화가 유입되었고, 수도 테헤란에는 고층 건물과 현대식 도로가 들어섰다. 당시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국왕은 이란을 중동의 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근대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것이 ‘백색혁명’이었다. 백색혁명은 토지 개혁, 여성 참정권, 교육 확대 등 겉으로는 매우 진보적인 개혁처럼 보였다. 그러나 토지 개혁은 농민에게 충분한 생산 기반을 제공하지 못했고, 많은 농민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도시로 떠났다. 이들이 도시 변두리에 모여 살며 거대한 빈민층을 형성해 나중에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특히 석유에서 나온 돈은 사회 전체로 퍼
2026-03-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연일 이어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그리고 이란의 보복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오래된 기억 하나가 되살아난다. 이란 혁명 10주년 행사에 이란 정부 초청으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하여 군 수송기를 타고 이란의 유전과 남쪽 도시를 방문했었다. 당시 거리에는 호메이니의 초상, 혁명수비대의 행진, 그리고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 밖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은 단선적이지 않았다. 혁명의 자부심과 피로감, 종교적 열정과 세속적 욕망이 한 도시의 공기 속에 공존하고 있었다. 오늘 자 뉴욕타임스에 토머스 프리드먼이 기고한 관련 칼럼은 복합적인 이란을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유용했다. 그는 중동 전쟁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려면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아둬야 한다고 했다. 종교, 석유, 부족 정치, 강대국 정치가 모든 주요 사건에 얽혀 있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흑백논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차라리 체스나 두는 게 나을 거라고까지 했다. 또 테헤란의 성직자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이번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테헤란 신정정권은 자국민을 학살하고, 주변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위
2026-03-03 윤영무 본부장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판결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무기징역은 법정 최저형으로 국민의 법 감정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언의 신빙성, 절차적 공정성 등에 의문이라며 항소심에서 바로 잡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어떤 판결이든 의견이 둘로 갈라지는 장면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논쟁은 다 시 진영의 언어로 굳어가리라. ‘세상사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갈 법도 한데 이번 재판을 지켜보며 유독 한쪽이 쓰렸다. 왜 그랬을까? 분열에 익숙해져서거나 재판이라는 제도가 갈등을 잠재우는 마지막 판결문이 되어 공동체를 설득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1심 판결이 나온 후 필자는 마음의 평정을 얻기 위해 약 2000년 전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를 떠올렸다. 노예였다가 주인으로부터 풀려나 철학자가 된 그는 로마 제국, 특히 스토아 철학이 크게 번성하던 때 활동했다. ‘세상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라’고 가르친 그의 철학적 힘을 빌리면, 세상의 저울이 미세하게 기울어진 느낌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의
2026-02-28 윤영무 본부장 기자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영국 국민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순간뿐이며, 일단 선출이 끝나면 그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라고 말했다.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은 헌법을 고칠 수도, 법을 만들 수도 없다. 입법권은 오직 국회에만 있고(헌법 제40조), 국민은 투표로 대표를 뽑는 것 외에는 정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부른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핵심을 ‘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추첨을 통해 작동했다. 아테네의 500인 평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1년 임기로 교대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왜 선거가 아니라 추첨이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정의 원리이고, 추첨은 민주정의 원리”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를 선출하지만, 추첨은 평범한 시민 누구나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추첨제가 중세까지
2026-02-24 편집국 기자
서울에서 식품 제조업체 창업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작은 소스 공장 하나를 차리려 해도 설비 비용, 임차료, 위생 설비, 냉장·냉동 시설, 포장라인 구축, HACCP 인증 비용까지 합치면 수억 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원재료 확보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까지 더하면 청년이나 소규모 창업자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브랜드는 서울에, 제조는 지방에서’라는 이원적 구조를 선택한다. 당연히 서울은 마케팅과 유통의 도시가 되고, 제조는 외곽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재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K-푸드 수출은 1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5년 연속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김, 김치, 소스류, 과일 가공품 등 다양한 품목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 수준은 매우 낮다. ◇ 스마트공장의 필요성 국내 식품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근로자 10인 미만 기업은 이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품산업은 여전히 영세 구조에 머물러 있으며, 원재료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 물류비 증
2026-02-24 편집국 기자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
2026-02-23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