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발적 탄소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발행·평가·거래·소각 등 전과정을 관리하는 법제화를 추진한다. 자발적 탄소시장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추가 감축 수단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 방향 토론회’에서 기획예산처는 "관련 법을 제정해 탄소크레딧 발행부터 평가·거래·소각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한국거래소에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천재호 기획예산처 성장기획정책관은 발제에서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9100만톤의 탄소를 감축했지만, 2030년 NDC 달성을 위해서는 1억8000만톤의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2035년 NDC 목표 하한인 53% 감축을 위해서도 2030년 이후 1억2000만톤 이상의 추가 감축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 정부, 자발적 탄소시장을 새로운 감축 수단으로 육성 필요 현행 배출권거래제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포괄하나, 낮은 배출권 가격으로 기업들이 직접 감축 투자보다 배출권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배출권거래제 비규제를 받지 않은 중소기업 등은 감축 유인이 더욱 부족했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 등의 참여를 유도하고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자발적 탄소시장법을 제정해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등록기관과 평가기관, 거래소를 중심으로 시장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등록기관은 탄소크레딧 발행, 이전 소각을 통합하는 등록부를 구축·운영한다. 또 평가기관은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성과 영구성 등 무결성 원칙에 따라 탄소크레딧의 품질을 평가하고 관련 평가 지표도 공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거래소를 제도권 안에서 운영해 공정한 가격 형성과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고, 소각 단계에서는 정보를 등록기관에 통보하고 등록기관과 거래소를 연동해 상장폐지와 거래 중단까지 일괄 처리할 있는 통합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에는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개설해 고품질 탄소크레딧이 거래되는 시장을 조성한다. 해외 수요자의 국내 감축실적 구매를 허용하고 해외 탄소크레딧을 국내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글로벌 평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탄소크레딧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여 해외 활용도를 확대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설비 전환, MRV(측정·보고·검증) 컨설팅, 법률·금융조달 등을 적극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등 기존 제도와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초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내년 최대 20만톤 규모의 고품질 탄소크레딧을 직접 구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천 정책관은 “국회에서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해 준다면 정부는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탄소크레딧 수요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기업, 학계와 전문가, 시장 참여자가 함께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의 성공적인 출발과 안착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 명확히 이어진 발제에선 시장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전 주기 관리 법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민구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현행 배출권거래제(ETS)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1%를 포괄하지만, 나머지 29%에 해당하는 중소기업 등 비규제 부문의 감축실적 거래에는 제도적 공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외부사업, 대한상공회의소, 농업·산림 분야 등 다양한 감축실적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아우르는 통합 인프라와 법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업이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회계 처리하거나 국제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신뢰성과 활용도가 제약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강 변호사는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면 이중계산·이중거래와 분쟁 문제에 대응하고 통일된 검증·인증 기준을 마련해 그린워싱 우려도 줄일 수 있다"며 "통합 거래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외 거래를 활성화하고 감독·제재와 재정지원의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자발적 탄소시장은 시장을 규제하는 법이라기보다 시장과 인프라를 만드는 법의 성격이 강하다”며 “법적 안정성을 토대로 탄소크레딧의 전 주기를 관리하고 정부의 재정지원과 초기 수요 창출, 시장 감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인프라 구축 통해 장기적으로 ‘탄소크레딧 국산화’ 추진해야 글로벌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신뢰성 논란으로 정체 중이나 국내 인프라가 구축될 경우 기업의 탄소 감축 참여 확대와 탄소크레딧 국산화 등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아랑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장은 "글로벌 VCM 발행량이 연간 2억5000만톤, 소각량은 1억5000만~1억7500만톤"이라며 "가격은 평균 톤당 7달러 미만이나 품질과 유형에 따라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특히 산림 등 자연 기반 크레딧의 추가성과 영속성 논란으로 부실 크레딧을 구매한 기업의 ‘그린워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응해 국제사회에서도 크레딧의 발행·등록·소각 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무결성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자발적 탄소시장이 구축되면 비규제 기업의 감축 참여뿐 아니라 국내 감축 기술의 사업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내 항공사가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에 대응을 위해 해외에 의존하단 크레딧을 대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탄소크레딧 국산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 고품질 탄소크레딧 육성과 거래 추적성 확보 이어진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오형나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는 자발적 탄소시장 법제화 시 고품질 탄소크레딧 육성과 거래 추적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설계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오 교수는 "탄소 포집이나 바이오차 등 제거형 크레딧은 국제시장에서 톤당 200달러를 웃도는 사례가 있다"며 "정부 지원, 선도구매 계약, 전환금융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탄소시장에서 ‘추적가능성(Traceability)’이 중요해지며 크레딧의 발행부터 거래·소각까지 추적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해지고 있다. 오 교수는 이를 “정부의 법 제정과 거래소 운영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도 마련과 함께 자연스러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기술 기반의 신뢰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소영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관련 제도를 빠르게 구축하더라도 실제 시장 수요로 연결되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발적 탄소시장 법제화가 정부 주도 제도를 민간시장으로 확장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는 크레딧의 신뢰성과 유효기간, 탄소 재배출 가능성 등을 검증할 기술이 중요하고, 제도와 기술을 함께 구축해야 시장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탄소크레딧의 양적 확대와 품질·무결성, 균형 고려해야 법제화 과정에서 탄소크레딧의 양적 확대와 품질·무결성 확보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정부의 체계적인 전 과정 관리 방향을 긍적으로 평가하며 "발행 기준을 너무 완화하면 품질이 떨어지고, 반대로 기준을 과도하게 높이면 발행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탄소크레딧을 하나의 기준으로 관리하기보다 기업 ESG영과 높은 신뢰성을 요구되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용으로 구분하는 유형별 관리 체계를 제안했다. 나시영 카본에너지 대표는 "크레딧의 수익성이나 가격이 아닌 실제 탄소 감축·제거 효과와 영속성 등 무결성을 중심으로 품질을 평가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감축·회피·제거 방식과 빈티지 등에 따라 상품군을 세분화해 고부가 가치인 제거형 크레딧 시장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급이 부족한 제거형 크레딧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미래 빈티지를 활용한 오프테이크(선도구매) 계약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주문했다. 김태선 NAMU EnR 대표는 자발적 탄소시장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크레딧 유형을 세분화, 평가체계를 구축, 정부의 초기 수요 창출을 제안했다. 그린워싱 방지를 위해 크레딧 발행과 평가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고, 자연·기술 기반과 감축·제거 방식 등을 조합해 유형별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발적 탄소크레딧의 빈티지와 유효기간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파생상품 거래까지 고려해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며 "시장 초기에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구매가 민간 수요를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공공부문이 투자 위험 분담하는 제도적 장치 필요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해 감축사업 초기 자금조달 지원과 공공부문위험 분담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은 “감축사업은 성과를 인정 받기까지 최소 7년에서 15년가량 걸리고 비용이 사업 초기에 투입돼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장기간 자금난을 홀로 감당하는 ‘죽음의 계곡’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미국의 사전 구매 계약과 캐나다·영국의 장기 지원 제도 등을 사례로 들며, "미래 감축 실적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초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금융상품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좋은 기술과 사업이 초기 단계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초기 불확실성과 위험을 분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자발적 탄소시장법, 국내 기후테크 산업과 감축 기술 육성·수요 창출 방향으로 자발적 탄소시장법 규제보다 국내 기후테크 산업과 감축 기술을 육성하고 수요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기존 감축 수준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며 “배출권 거래제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과 스타트업, 국민까지 감축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자발적 탄소시장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상의는 2023년부터 인증센터를 운영하며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구조를 고려한 기술 기반 감축·제거 방법론(31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실제 인증을 계기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판로를 확대한 기업 사례를 소개하며 “탄소크레딧이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친환경성을 입증하고 투자와 판매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의 인증 기준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인증 체계를 단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많이 발행하는 것보다 실제 수요를 만들어 시장에 돈이 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선도구매 등 초기 수요 창출을 주문했다. ◇자발적 탄소시장 안착의 열쇠… '법제화·기술 검증·마중물 금융'의 결합 이번 토론회는 자발적 탄소시장의 안착을 위해 비규제 부문을 아우르는 법적 기반 마련, 기술 기반의 신뢰성 검증, 그리고 공공부문의 초기 위험 분담(마중물 금융)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좋은 감축 기술과 사업이 민간 시장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기획예산처가 공동 주최했다.
- 호남권 반도체 산단에 하루 65만톤 공급...기존 수요 외에도 약 50만톤 추가 확보 과제 - 주암·장흥·동복댐 활용에 광주 하수처리수 하루 30만톤 재이용 추진 -“광주·전남·전북 누수만 줄여도 하루 최대 30만톤 절감 가능”...농업용수 관수로화도 제안 “농민 물 빼앗는 방식 안돼”...기업 공정수 재활용·농업인 및 댐 주변지역 보상책 병행 주문 정부가 호남에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하루 약 50만톤에 달하는 산업용수가 추가로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기존 댐과 농업용수, 하수처리수 재이용, 상하수도 누수 저감 등 지역 내 다양한 수자원을 함께 연계해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새로운 대규모 댐을 짓는 대신 기존 수자원을 극한으로 활용해 물을 확보하자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기존 댐의 운영 방식을 바꾸고 농업용수 공급시설을 현대화하는 한편, 하수처리수를 다시 산업용수로 사용하고 현재 상수관망에서 새고 있는 물을 줄여 사실상 ‘새로운 수원’을 만들어내는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농업용수와 발전용수를 산업용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농민이나 댐 주변지역 주민에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되며, 물을 사용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업 역시 공정수 재이용률을 높여 신규 취수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물포럼 제36차 토론회 ‘3대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산업용수 공급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토론회는 국가물관리위원회와 공동주최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환경공단,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후원했다. 토론회 측은 이날 행사의 목적을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다양한 수자원 확보 방안과 발전용 댐·농업용 저수지의 다목적 이용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하루 65만톤 필요…댐·하수처리수 등 ‘다층적 물 공급망’ 구축 정부가 현재 구상하는 호남권 반도체 신규 산업단지의 필요 용수는 하루 약 65만톤이다. 이를 위해 기존 다목적댐과 발전용댐, 농업용 저수지뿐 아니라 하수 재이용수까지 여러 수원을 동시에 활용하는 이른바 ‘다층적 물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호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관은 이날 ‘3대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산업용수 확보 방안’ 발제를 통해 “반도체 초강대국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층적 물 공급망을 만들어 준비해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용수 확보를 단순한 산업지원책이 아닌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물 정책의 핵심과제로 규정했다. 정부는 특히 댐 등 기존 수자원 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하수 재이용수와 같은 지속 가능한 수원을 개발하는 동시에 발전용·농업용 수자원의 연계 활용을 강화하는 3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호남권의 경우 우선 주암댐과 장흥댐의 여유량을 활용해 하루 약 15만톤을 확보하고 동복댐 증축 등을 통해 약 30만톤의 공급원을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동복댐 증축 방안은 현재 기본구상 용역이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사업방식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확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광주 군공항 인근의 대규모 하수처리장도 새로운 수원으로 활용한다. 광주 하수처리장의 처리 규모가 하루 약 60만톤에 달하는 만큼 이 가운데 약 30만톤을 고도 정화해 반도체 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재이용수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수처리수를 역삼투압(RO) 방식 등으로 추가 처리해 산업용수 수준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미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등에서 하수 재이용수가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 보성강댐·나주호까지 활용…농업용수는 영산강물로 대체 발전용댐을 산업용수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호남에서는 주암댐 상류에 위치한 보성강댐의 방류 방식을 조정해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2022~2023년 광주·전남 가뭄 당시 보성강댐과 주암댐을 연계 운영했던 경험을 통해 발전용댐의 용수공급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다. 농업용수 활용의 핵심은 나주호다. 정부는 나주호에서 농업용으로 공급하던 물 일부를 산업용으로 활용하는 대신 농업지역에는 영산강 하천수를 끌어와 공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로와 정수시설을 설치해 영산강물을 농업용수로 대체 공급한 뒤 기존 나주호 물을 산업용수로 돌리는 방식이다. ◇ 농업용수 절반 가까이 손실…‘스마트 관수로화’로 효율 높인다 정혜련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두 번째 발제를 통해 농업용수 공급체계 자체의 현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전체 수자원 이용량 가운데 약 41%가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지만 개수로 위주의 공급체계 때문에 실제 사용되는 물의 비율은 공급량의 약 4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농업 수리시설 상당수가 오래돼 물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농경지 면적이 줄었다고 해서 농업용수 사용량이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연구에서는 농경지 면적이 약 15% 감소했음에도 용수 공급량 감소폭은 약 2.5%에 그쳤다. 이에 농식품부는 흙수로와 개수로를 관로 방식으로 바꾸는 ‘스마트 관수로화’를 추진하고 원격 자동관리 수문과 계측·예측 시스템 등을 도입해 농업용수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은 농업용수 관수로화율이 약 35%인 반면, 우리나라는 약 1%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개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나주호 물을 산업용으로 활용하더라도 기존 농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사업의 전제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영산강에서 대체 농업용수를 공급할 경우 나주호보다 낮은 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수시설을 설치하고, 나주호 말단지역까지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 보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 “새 물 찾기 전에 새는 물부터”…누수 줄이면 하루 30만톤 절감 효과 전문가들은 이날 정부가 제시한 방안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단순히 ‘물을 어디에서 더 가져올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이미 확보한 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김두일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단국대 교수)은 하수처리수 재이용과 함께 상수도 누수 저감을 사실상 새로운 수자원 확보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회장이 광주·전남·전북의 상수도 통계를 분석한 결과 광주의 누수율을 서울 수준으로 낮출 경우 하루 약 2만3000톤, 전남과 전북의 누수율을 각각 개선할 경우 지역별 약 14만톤씩을 추가로 절감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광주·전남·전북에서 하루 약 30만톤에 달하는 물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지역별로 수원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절감한 물을 그대로 반도체 산단으로 보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물 손실을 줄이는 것 자체가 그만큼 신규 수원을 확보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취지다. 김 회장은 농업용수에서도 같은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이 농업용수를 일방적으로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라, 반도체 투자를 계기로 노후 농업용수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이 과정에서 절약된 물을 농업과 산업이 나눠 쓰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댐과 하천, 상수도, 하수재이용수, 농업용수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수량과 수질을 실시간 관리하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 구축도 제안했다. 평상시에는 경제성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수원을 우선 이용하고 가뭄 시에는 하수 재이용수 비중을 높이는 반면 농번기에는 농업용수 공급 우선순위를 높이는 식으로 상황에 따라 ‘워터 믹스’를 조정하자는 구상이다. ◇ 농업용수 전환에 농민 동의·보상 전제…“식량안보도 고려해야” 그러나 농업용수를 산업용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단순한 설비 개선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상우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정책지원단장은 “농업용수는 단순한 자원을 넘어 식량안보와 농업인의 생계에 직결된 자원”이라며 농업용수의 다목적 활용은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전제로 농민들의 사전 동의와 충분한 소통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 전략산업 등을 위해 농업용수 공급을 제한할 경우 발생하는 농가 손실에 대한 보상 기준을 사전에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이 2021년 극심한 가뭄 당시 반도체 산업에 물을 우선 공급하면서 농업용수를 제한하는 대신 휴경 보상금을 지급했던 사례도 언급됐다. 농업용수를 산업용으로 활용할 때 농민에게 발생할 손실과 대체시설 운영비, 농업기반시설 재투자 비용 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 “기업도 물 확보 책임”…공정수 재이용으로 신규 취수 줄여야 김성준 건국대 교수는 산업계 역시 물 확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댐과 농업용수, 생활용수를 동원하기 전에 반도체 기업 내부의 공정수 재이용률부터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반도체 기업들의 공정수 재이용률을 해외 선진수준으로 높이면 상당한 신규 취수량을 줄일 수 있고, 여수·광양권 석유화학산업 등 다른 대규모 산업시설에서도 공정수 재이용을 확대하면 추가적인 수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처리수 역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호남 반도체 용수 공급의 ‘기본 수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부가 제시한 댐 공급량이 평균적인 조건에 맞춰져 있는 만큼 50년 빈도와 같은 극한가뭄 상황까지 고려한 ‘확정 공급량’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과거보다 극한가뭄이 잦아질 경우 장부상 공급 가능한 물과 실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맹승진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충북대 교수)은 농업용수 관수로화와 계측·과학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나주호 농업용수를 산업용으로 전환하고 영산강물을 농업용으로 공급할 경우 수질 차이에 따른 농업인의 우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수처리 비용과 유지관리 책임까지 사전에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 안보도 중요하지만 식량주권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 “전력처럼 물에도 예비용량 필요”…극한가뭄 공급 안정성 쟁점 배영대 K-water 수자원기획처장은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가 광역시 하나에 버금가는 규모의 물을 새로 필요로 하는 만큼 지역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공급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다목적댐은 통상 20~30년 빈도 가뭄에서도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되는 반면, 농업용 저수지는 약 10년 빈도 가뭄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서로 다른 안정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래 기후변화까지 감안하면 물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력계통의 공급예비력처럼 수자원에도 일정한 ‘예비용량’을 확보하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발전용댐의 다목적 활용 자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2022~2023년 광주·전남 가뭄 당시 보성강댐과 주암댐 연계운영을 통해 비상 용수를 확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시적인 가뭄대책을 넘어 상시 산업용수를 공급하려면 물 배분과 댐 운영에 대한 제도적 틀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승영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운영실장 역시 발전용댐 활용을 “신규 댐 건설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시설의 운영방식을 전환하는 것만으로 상당량의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안”으로 평가했다. 다만 발전용으로 허가된 댐을 장기간 산업용수 공급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일시적인 운영협조에 맡기지 말고 하천법 등을 개정해 안정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댐의 물을 다른 지역 산업단지에서 사용할 경우 수원지역 주민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천수 사용료 등의 일부가 수원지역과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철상 한국수자원학회 회장(고려대 교수)은 정부가 제시한 공급계획의 ‘안정성’을 보다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회장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하루 65만톤은 광주광역시 전체가 사용하는 물과 맞먹거나 이를 넘어설 정도의 막대한 규모라며 기존 수자원 시스템에서 단순 절약만으로 전량을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암·장흥댐 등의 기존 물량을 최대한 활용해 산업용수를 공급할 경우 장부상 수량은 확보할 수 있더라도 가뭄에 대응할 여유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2~2023년 가뭄 당시 호남의 기존 댐들이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계획된 공급량을 빼내고 난 뒤의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별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 댐·농업용수·하수재이용 ‘총동원’…관건은 가뭄 대응·상생 결국 이날 토론에서는 호남 반도체 산업용수 문제를 해결할 단일한 ‘묘수’는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기존 댐의 여유 수량과 발전용댐을 활용하고, 나주호 농업용수를 산업용으로 전환하는 대신 영산강물을 정화해 농업용으로 공급하며, 광주 하수처리수 재이용과 상수도 누수 저감, 농업용 관수로화, 기업 내부의 공정수 재활용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 확보 정책이 기존 이용자의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발전용댐 주변지역에는 물 이용에 따른 실질적인 혜택을 돌려주고 농민들에게는 대체용수와 손실보상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기업들도 정부가 물을 공급해주기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공정수 재이용률을 높여 신규 용수 수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정부 역시 공급 과정에서 농업인이나 댐 주변지역 주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호은 정책관은 “발전용 댐 주변지역 주민이나 농업용수를 사용하던 농업인들이 물을 빼앗긴다고 느끼지 않도록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대체 인프라도 함께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호남 반도체 안착의 열쇠…‘용수 확보’ 넘어 ‘가뭄 대응·비용 분담’이 핵심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의 성패가 단순히 공장 부지를 마련하는 문제를 넘어 전력과 용수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의 하루 65만톤의 용수 공급계획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는 ‘얼마나 많은 물을 확보할 것인가’와 동시에 ‘극한가뭄에도 그 물을 계속 공급할 수 있는가’, ‘기존 물 이용자와 비용·편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 세 가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국민의힘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해명이 거짓이라며 지명 철회와 재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을 향해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부터 해명하라고 맞섰다. 한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자가 2022년 2월 브로커 양 씨 및 판사 정모 씨와 함께 찍힌 사진을 언급하며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는 해명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와 양 씨 사이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김 후보자는 2022년 2월9일 양씨와의 통화에서 "동생,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네”라고 하자, 양 씨는 “오빠, 지금 달려갈게. 어디야”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 후보자가 여의도에 있다고 하자 양씨는 하남에서 출발하겠다며 주소를 물었고, 이후 김 후보자는 “기다릴게”라고 했다. 같은 날 이뤄진 또 다른 통화에서 양 씨는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까 일단 있어봐”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그래그래 있을게”라고 대답했다. 한 의원은 이를 근거로 김 후보자에게 “양 씨로부터 잔뜩 받은 ‘물건’이 무엇이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은 2021년 10월 양 씨가 다른 인물과 나눈 통화 녹취록도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양 씨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인허가 푸는 거는 승원 오빠”라며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양 씨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앞서 공개한 2021년 9월 녹취에서 양 씨가 “이거 자금화가 되면 내년 오빠 선거할 때 좋기도 하고”라고 말한 부분도 재차 거론하며 김 후보자와 양씨의 관계 및 청탁 의혹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양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해당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확인되지 않았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논란은 2022년 2월 김 후보자와 양 씨, 판사 정 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알려지면서 다시 불거졌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전날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정 판사와 양씨를 우연히 마주쳤을 뿐 이후 이들과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정 판사는 해당 사건의 영장 심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양 씨에 대한 두 차례 구속영장 청구는 서로 다른 영장전담판사들이 심사해 기각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김 후보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과 판사 유착, 음주운전 은폐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김 후보자가 양씨의 청탁을 받고 식약처에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법무부 장관 자리가 대통령의 사법 방탄을 위한 방패막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와 국정조사 등 국회가 가진 수단을 동원해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 의원의 과거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를 문제 삼으며 역공에 나섰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한 의원이 김 후보자와 양씨의 관계를 문제 삼는 데 대해 “남의 관계를 따지기 전에 자신과 김건희 씨의 관계부터 국민 앞에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한 의원이 검사장 시절 김 여사와 석 달 동안 332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점과 과거 김 여사를 ‘동지’라고 표현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당시 대화 내용과 관계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한 의원이 다른 사람의 문자 메시지와 관계를 문제 삼기 전에 김 여사와 어떤 관계였고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부터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권이 과거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양 씨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는 가운데 민주당이 한 의원의 과거 행적을 겨냥해 역공에 나서면서 여야의 공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이 미국 최초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 건설에 착수한 가운데, 향후 이곳에서 생산되는 강판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등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제품에 활용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이 아틀라스에 적용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스페이스X 등 로켓에도 철강을 공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도널드슨빌에 연간 자동차용 180만t(톤), 일반용 90만t 등 총 270만t의 열연·냉연·도금 강판을 생산하는 HPLS를 짓는다. 투자 비용은 58억달러(약 8조원)이며 2029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HPLS는 철광석과 천연가스를 활용해 제강 원료인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이를 고급 철스크랩 등과 함께 전기로에서 녹여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 제철소다. 이 같은 방식으로 쇳물을 만들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고로 쇳물 대비 탄소 발생량을 약 70%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HPLS를 가동해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저탄소 철강 제품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월 미 백악관에서 제철소 건설을 비롯한 200억달러대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정 회장은 이날 HPLS가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딘 데 대해 "주 정부와 모두가 합심해 도와줘서 정상적인 트랙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연 2천만t의 철강을 수입하는 미국이 HPLS를 통해 고부가가치 특수강과 저탄소강을 조달할 수 있게 되는 점을 언급하며 "양쪽(미국과 현대차그룹)에 좋은 면이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취재진과 만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우리 차에 HPLS 철강을 사용하고 싶다"며 "모든 차종에, 가능한 한 많은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다.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있는 미국 공장에서 사용하는 철강을 최대한 현지화하고 싶다"고 했다. 무뇨스 사장은 HPLS의 철강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다는 점과 탄소 저감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HPLS 철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들에게도 철강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일부 업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장범 KBS 사장이 새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이 이를 공영방송 정상화를 가로막는 행위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KBS 이사회는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예정된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 사장이 제기한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비판하며 법원에 기각을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 사장이 과거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 당시 해당 가방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했던 점을 거론하며 “이번에는 정상적인 공영방송 사장 선임 절차에 가처분 소송을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박장범 사장이 벌이는 가처분은 권력이 배제된 공정한 공영방송 체제를 세우기 위한 정당한 선임 절차에 대한 훼방”이라며 “법원은 오는 9일 심문기일에서 가처분 신청을 즉각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방송을 권력 비리 덮는 도구로 전락시키고 정권의 나팔수를 부역한 끝에 사장 자리까지 받아냈다”면서 “반성은커녕 졸렬한 행태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당도 박 사장의 사퇴와 가처분 신청 취하를 요구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어제(4일) 서면브리핑에서 개정 방송법에 따른 새로운 KBS 사장 선임은 정당한 절차라며 박 사장이 이사회 구성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KBS 이사회는 정원 15명 가운데 8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민의힘 추천 몫 2명과 KBS 임직원 및 시청자위원회 추천 몫 5명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진보당은 특히 KBS 임직원·시청자위원회 몫 이사 추천을 위해 필요한 편성위원회 논의가 지연되는 데 박 사장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역시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비슷한 취지로 박 사장을 비판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31일 KBS 이사회가 8월26일 의결한 ‘제28대 사장 임명 제청을 위한 절차와 방법에 관한 건’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정원 15명의 이사회가 완전히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데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박 사장은 앞서 이사회에 참석해 개정 방송법이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취지를 고려할 때 서로 다른 추천 몫의 이사들이 함께 의사결정해야 한다며 “절차의 정당성에 의문이 남아 있다면 이를 먼저 해소하는 편이 KBS를 위하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박 사장의 가처분 신청에도 새 사장 선임 절차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사회는 오는 9일 ‘제28대 사장 임명제청을 위한 모집공고안’을 의결하고 17일부터 28일까지 사장 후보자를 공개 모집할 예정이다. 이후 서류 평가를 통해 후보자를 6명으로 압축한 뒤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에 추천한다. 당초 공모는 이사회 의결 다음 날인 10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법원의 가처분 판단 가능성을 고려해 접수 시작일을 17일로 늦췄다. 이사회는 국민의힘과 KBS 편성위원회에도 조속한 이사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박 사장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기일은 오는 9일 열린다. 법원의 판단이 향후 KBS 신임 사장 선임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오는 11월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초기 투자에 참여한 글로벌 빅테크와 벤처캐피털(VC)들이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르면 10월 중순 IPO 마케팅에 돌입해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며칠 앞두고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다음 주 초로 예상됐던 IPO 투자설명서 공개 시점은 9월 말로 미뤄질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시장 상황과 규제 심사 등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를 공식화했다. 현재 IPO 과정의 하나로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회전 신용한도 설정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PO 주관사로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역대 최대 규모 IPO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후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앤트로픽은 지난 7월 기준 연환산 매출이 65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2분기에는 조정 영업이익 기준 창사 이후 첫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에게는 2028년 매출이 최대 2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초기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비상장 투자정보업체 피치북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지금까지 벤처캐피털과 헤지펀드, 빅테크, 중동 국부펀드 등 약 300곳의 투자자로부터 130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앤트로픽의 투자 구조는 과거 스타트업 투자와 차이를 보인다. 과거 주요 VC들은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10% 이상의 지분과 이사회 의석을 확보해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앤트로픽의 주요 외부 투자사인 멘로 벤처스와 라이트스피드, 아이코닉 캐피털 등의 지분율은 각각 1~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의석을 확보한 VC도 스파크 캐피털이 유일하다. 그러나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지분 1%의 가치만 200억달러에 달한다. 낮은 지분율에도 막대한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 투자매체 더 모틀리 풀은 앤트로픽 IPO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아마존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줌 등 6곳을 꼽았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대표적인 초기 투자자다. 2023년 9월 첫 투자를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했으며 지난해 11월에도 40억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4월에는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 참여해 50억달러를 투입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200억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아마존의 지분을 약 15~20%로 추정하고 있다. 알파벳의 자회사 구글 역시 주요 초기 투자자다. 구글은 2023년 2월 3억달러를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20억달러, 2025년 1월 10억달러를 잇달아 투자했으며 현재 약 14~15%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I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5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엔비디아 역시 차세대 반도체 아키텍처 최적화 파트너십을 맺고 대규모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투자 성과도 주목된다. 세일즈포스는 투자 자회사 세일즈포스 벤처스를 통해 여러 차례 투자에 참여했으며 현재 보유 지분 가치가 약 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화상회의 플랫폼 줌은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41억달러에 불과했던 2023년 5월 5100만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이 지분의 평가가치는 약 13억달러로 추산돼 초기 투자액의 약 25배로 불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앤트로픽이 계획대로 11월 상장에 성공하면 내년 IPO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쟁사 오픈AI보다 먼저 공개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이 기술과 이용자 확보를 넘어 자본시장으로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앤트로픽의 IPO 흥행 여부와 초기 투자자들이 거둘 투자 성과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지금 중소·벤처·소상공인의 성장 사다리 복원이 절실하다. 이유는 우리 경제의 가장 넓은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11개 주요 업종의 소상공인 사업체는 약 596만 개,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약 955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그해 업체당 연평균 매출액은 약 1억 9,900만 원, 영업이익은 약 2,500만 원에 그쳤다. 부채가 있는 업체는 60.9%였고, 경영상 어려움으로 꼽은 것(복수 응답)은 경쟁 심화(59.1%), 원재료비(42.1%), 상권 쇠퇴(36.7%) 순이었다. 소상공인의 위기는 일부 사업자의 어려움을 넘어 고용과 소비, 지역 상권을 함께 위축시키게 된다. ◇생존과 성장의 기로 시장 환경은 이들이 대처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올해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원을 넘어섰고, 모바일 거래 비중은 76.4%에 달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운영하는 유통채널의 거래액도 전년 동월보다 20.6% 증가했다. 유통 경쟁은 점포의 위치나 입점 여부를 떠나 데이터, 검색 알고리즘, 콘텐츠, 물류와 고객관리 역량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생존과 성장 사이의 간극이다. 영세한 기업은 당장의 매출에 급급하고, 그에 수반되는
2026-09-03 편집국 기자
국방 분야는 오랫동안 민간의 접근이 통제된 성역이었다. 최근 민·관 합동 기술 협력을 통해 군과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긍적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 현장 적용은 매우 더디고 느린 실정이다. 특히 검증을 핑계로 명확한 이유 없이 절차가 지연되거나, 상황에 따라 10년 이상의 소요되는 구조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무기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므로 엄격한 기준과 검증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검증 절차는 지나치게 뒤처져있으며, 주무 기관의 갑질로 인한 기회를 놓친다는 측면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필자는 다양한 협회 회장과 대학, 각 정부 부처 자문 등 다양한 기회를 경험하면서 국방 및 방위사업청 분야도 종종 자문하고 있다. 국방부나 방사청의 무기 개발에 자문하거나 정책에 관련된 경우도 있으며, 과거 차세대 무기 관련 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국방 무기 관련해서는 관련 사이트나 유튜브 등을 통해 '밀덕'까지는 아니어도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요즘의 무기 특징은 민관의 융·복합 분야가 많아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봇 분야의 첨단화를 통한 무인화와 가성비 드론 분야에서 크게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우리의 글로벌
2026-08-30 편집국 기자
AI와 디지털 환경의 확산으로 기업 마케팅의 역할과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적절한 가격을 정한 뒤, 광고를 통해 고객에게 알리는 일이 마케팅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고객은 제품 자체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여러 채널에서 정보를 비교하고, 다른 고객의 경험을 확인하며, 자신에게 맞는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한 뒤 선택한다. 좋은 제품과 적절한 가격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고객의 선택을 오래 붙잡기 어렵다. 고객은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왜 필요한지, 구매 후 어떤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를 함께 판단한다. 따라서 AI 시대의 마케팅은 많이 알리는 일보다 고객이 선택할 이유를 발견하고, 그 이유를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전달하는 일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정보를 탐색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의 방식도 달라졌다. 이제 고객은 하나의 광고나 제품 설명만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여러 채널에서 정보를 비교하고, 실제 이용자의 평가와 구매 후 경험을 살펴본 뒤 자신에게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판단한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고객의 선택지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가격과 품질은 여
2026-08-25 편집국 기자
예비 창업자는 사업을 준비하면서 아이템, 상권, 실내장식, 홍보 방법을 먼저 고민한다. 물론 이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오래가는 창업을 위해서는 한 가지 질문이 더 필요하다. 사업의 출발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시작 이후 변화와 부담을 견디며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는가다. 창업 현장에서는 초기 규모가 곧 성공 가능성처럼 보일 때가 많다. 넓은 매장, 세련된 인테리어, 다양한 상품 구성, 충분한 홍보 예산은 안정적인 출발을 보여주는 요소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초기 투자비와 고정비 부담도 함께 증가한다. 시장 반응이 확인되기 전에 비용 구조가 무거워지면 이후 운영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출발의 규모가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운영 구조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려 하면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 전에 자금과 자원을 먼저 소진할 수 있다. 반대로 초기 부담을 낮춰 시작하면 고객 반응을 보며 상품 구성, 가격, 운영 방식, 홍보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는 태도가 아니라, 시장에서 확인이 가능한
2026-08-22 편집국 기자
인공지능이 글을 써주는 시대다. 몇 줄의 지시만 하면 그럴듯한 문장이 만들어지고, 자료를 정리해 달라고 하면 순식간에 수많은 정보를 꺼내놓는다. 바쁜 사람에게 이보다 편리한 도구가 있을까. 나 역시 글을 쓸 때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자료를 찾고, 모르는 것을 확인하고, 생각의 실마리를 얻는 데 꽤 유용하니까. 어떤 때는 글감을 넘기고 적당한 글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글을 작성하곤 한다. 그런데 가끔가다 멈칫한다. 편리하게 계속 사용하다 보면 지적 허무감이 밀려오는 것 같아서이다. 다시말해 내가 이러다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사실 글쓰기란 원래 고된 중노동으로 뇌뿐만 아니라 육체를 혹사한다. 무엇을 말할 것인지 생각하고, 머릿속에서 뒤엉킨 생각을 하나씩 꺼내어 순서를 세워야 하는데 몇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른다. 적절한 단어를 찾고, 문장을 고치고, 앞뒤가 맞는지 다시 읽고 쓰다 보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드러난다. 때로는 한 문장을 쓰기 위해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는 데 그 시간이 생각하는 시간이다. 글쓰기는 생각을 종이에 옮기는 단순한 작업은 아니다. 오히려 쓰면서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가깝다. 말로 할 때
2026-08-20 윤영무 본부장 기자
내부수익률((Internal Rate of Return : IRR)은 투자기간을 고려한 연환산 수익률로, 멀티플(Multiple)보다 기간을 반영해 수익성 비교에 더 적합하다. 내부수익률은 투자 비용과 투자의 예상 수익이 같아져 투자의 현재가치가 0이 되는 수익률을 말한다. 예컨대, 1기에 종결되는 투자안에서 투자의 비용이 100이고 1기의 예상 수익이 120이라면, 이 투자안의 내부 수익률은 0.2가 된다. 이때 내부수익률이 시장이자율보다 높다면 그 투자안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여러 투자안 사이에 내부수익률이 높은 순서대로 투자의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으며, 이러한 판단 방식을 내부수익률법이라 한다. 멀티플(Multiple)은 투자금 대비 회수액의 배수(회수율)로 펀드·기업가치 평가에서 ‘얼마나 배가되었는지’를 빠르게 비교할 수 있는 지표이다. AAA벤처펀드는 출자 원금 대비 4.4배(멀티플)와 IRR 15.15%를 함께 제시하며, 멀티플로는‘배가’와 IRR로는‘기간을 반영한 수익률’을 함께 설명한다. BBB벤처펀드 사례에서는 포트폴리오 회수 시 멀티플(예: 12.1배, 13.2배 등)과 함께 IRR(예: 32.7%, 94.6%)을
2026-08-15 편집국 기자
광복절 81주년을 맞았다. 문득 남북통일이 이루어진다면 그 이후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통일의 꿈은 이제 망상이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통일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통일된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하는가?’일듯하다. 돌이켜보면 우리에게는 이미 그 질문에 대한 오래된 답이 있었다. 1919년 3·1운동 당시 선포된 기미독립선언서는 일본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독립을 통해 민족이 자주적으로 발전하고 인류의 평등과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독립선언서는 조선의 독립이 “인류 평등의 대의를 밝히며 민족의 자존과 자유로운 발전을 이루는 길이며, 나아가 동양의 평화와 세계평화, 인류 행복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독립은 목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었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미국의 역사를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독립선언서는 1776년 7월 4일 채택됐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선언이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립
2026-08-15 윤영무 본부장 기자
소비자는 자동차 대여를 크게 '렌트'와 '리스'로 구분한다. 8000만 원 이상의 고가 장기렌트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과 함께 '하, 허, 호' 식별 번호를 부착해야 한다. 이러한 렌트 전용 번호판을 피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일반 자가용과 동일한 번호판을 사용할 수 있는 리스를 선택한다. 소비자는 차량 종류, 번호판, 대여 비용, 관리주체 등 다양한 조건을 비교하여 렌트와 리스 중 하나를 선택한다. 두 방식은 특징이 서로 다르며, 이용자는 약 3년의 계약 기간이 지난 후 차량을 인수(직접 구입)하거나 반납하고 새 차량으로 제계약하는 등 본인의 유리한 최종 방식을 선택한다. 렌트와 리스 업계는 서로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견제와 경쟁을 펼치며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두 방식의 장단점이 크게 비교되는 만큼 상호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 시장 점유율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리스업계를 주관하는 금융단체가 제도적 변화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기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를 위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이 아닌, 일방적인 제도 변경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가진 대형 금융사
2026-08-11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