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1일 삼성전자 노사가 오랜 씨름 끝에 파업을 회피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파국은 면했지만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는 한국경제의 미래에 커다란 숙제를 안겨줄 것은 틀림없다. 과연 노사가 합리적인 합의를 도출하면서 회사의 정신과 사기를 유지해 가며 슬기롭고 원만하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이번 삼성 사태는 한국 기술기업들의 성장모델에 비상등이 커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연유한다. 우리 인간은 ‘이성’이라는 훌륭한 도구가 있지만 ‘이익’ 앞에선 욕심과 욕망이 합리적 이성을 억누르기 쉽다. 또 ‘공정성’에 대한 주장도 각 부문 간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 때문에 이익 배분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종내는 깊은 상처를 남김으로써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기도 한다. 극한적인 노사 립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면이 있다. 평소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미처 몰랐거나 소홀히 했던 상대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국외자였다고 생각했던 여론의 따가운 시선도 새삼 느끼게 된다. 민주주의의 강점이란 치열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합의점을 이끌어 내고, 그 합의된 사항을 함께 합심하여 풀어나가는 과정에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이런 과정을 보여주기를 바라면서 삼성전자의 영속적 발전이 그들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 파이낸스 조달 없는 첨단기술 기업 존립 불가능 첨단기술은 기술과 노동이 매우 필요하고 선결 조건이지만 그보다는 자금이 훨씬 중요하다. 첨단기술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자금이 떨어지는 순간, 공장은 멈춘다. 레거시 기술은 그런대로 생산된 제품을 시장에서 팔 수 있는 동안에는 종업원에게 월급을 줄 수 있고 약간의 사내 유보금을 스몰 혁신 개발에 투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호시절은 사라진 지 한참 지났다. 한국의 레거시 기술기업들은 후발국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힘겹게 견뎌내고 있다. 지금 한국의 첨단기술 기업은 레거시 기업들보다 더 중국 기업들의 추격에 내쫓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자금조달은 한국보다 훨씬 유리하다. 중국 정부는 우리의 거의 모든 기술기업과 경쟁하는 자국 기업들에게 무한정에 가까운 보조금과 자국 시장 보호 장치를 동원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시장경제 체제 국가의 기업들은 주로 필요 자금을 파이낸스 시장에서 조달받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아무리 부자라도 자기 돈으로 사업 자금을 대는 건 불가능한 까닭에 스페이스X을 주식 시장에 상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천문학적 자금조달도 주식 시장 등 파이낸싱에서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 첨단기술 기업은 두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형국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자금 조달 없으면 기술개발은 지체되고 신규 장비 도입이 늦춰지면 생산 차질을 빚게 된다. 이게 몇 번 반복되고 그럴 때마다 부정적 뉴스가 시장에 전달되면 주가는 떨어지고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 파이낸싱이 ‘기술’을 선택하는 구조 이해해야 앞서 얘기한 것처럼 첨단기술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또 경제 및 기술 생산 생태계가 제대로 선순환 구조 속에서 활력을 잃지 않고 굴러가려면 스타트업도 필요하다는 것이 실리콘 밸리의 경험에서 밝혀졌다. 이런 스타트업이야말로 지속적인 자금 수혈이 이뤄져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비밀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용이한 자금 조달 시장의 존재이다. 사업하는 곳에는 자금이 항상 필요한데, 생각이 다르고 관심이 다른 자본가들로부터 돈을 모아 리스크가 큰 첨단기술기업과 스타트업의 사업 자금을 대게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개미들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주식 시장이 필요하고 이렇게 자금을 조달하는 기법의 총화를 파이낸싱이라고 부른다. 파이낸싱에서 중요한 부분은 큰손이든 개미든 간에 결국 ‘설득’이다. 즉 투자 수익, 그 기업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 증권사와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싱크탱크의 보고서, 언론사의 뉴스가 각각 자기 역할을 한다. 미국의 제조업이 무너진 것은 미국 제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아시아 기업 노동 임금보다 높았던 이유가 가장 크다. 삼성전자는 엄청난 성과급 보너스로 줄어든 투자 수익에 대해 국내외 주주들과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설득에 실패하면 자금조달에서 불리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 파이낸싱은 시장의 종속 변수 파이낸싱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현재의 기업이 계속 견실한 영업 이익과 매출을 보이고 배당이 넉넉할 경우 투자를 한다. 또한 그 기업의 미래 전망이 밝다고 시장에서 판단하면 지금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투자를 할 것이다. 현재의 기술기업은 세 종류의 기술 제품으로 분류될 수 있다. 레거시 기술, 첨단기술, 신시장 개척 기술이다. 보통 후발 기업들은 레거시 기술 제품에서 돈을 벌어서 첨단기술로 진출하고 첨단기술에서 번 돈을 신시장 개척 제품 개발에 자금을 배분하는 경로를 밟는다. 미래 투자를 위해 자기자본만으로 감당할 수 없고 외부에서 파이낸싱을 수혈 받아야 한다. 삼성은 레거시 기술에서 첨단기술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을 아우르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로봇과 같은 미래 시장개척 분야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일론 머스크가 대단한 경영자인 것은 처음부터 신시장 개척기술인 전기차 사업을 시작하여 돈을 벌고 또다시 신시장 개척 분야인 로봇과 우주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전기차에서 기술 리더십을 보여줬고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신시장 개척 기술 사업인 로봇과 우주 분야에 도전해, 현재 신규 파이낸싱 시장에서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대규모 투자는 첨단기술과 신시장 개척 기술 분야에도 필요하지만 레거시 기술도 신규 기술 투자로 스몰 혁신을 계속 경신해 가지 않으면 가성비로 치고 올라오는 후발국의 경쟁품을 이겨낼 수 없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부문에서 사력을 다하여 시장을 지켜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레거시 기술 제품의 경쟁사는 자국 내 경쟁사보다는 후발국 경쟁사가 진정한 적수가 된다. 미국과 유럽의 레거시 기술기업들은 후발국 경쟁사의 추격을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모두 무너졌다. 자국 내 경쟁에서 선발 주자의 이점, 즉 인재 스카우트, 기술 베끼기, 공격적 마케팅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으나 후발국 경쟁사는 가성비를 가지고 공격하기 때문에 장기 게임에서 결국 선도국의 기업들이 당하지 못한다. 특히 선도국 기업들이 잦은 노사분쟁을 겪으며 내분이 지속되면 내우외환의 위기 속에서 속절없이 추락하게 된다. 삼성의 레거시 제품군들은 지금까지 잘 해내고 있다. 삼성 반도체 분야도 늦은 HBM 격차를 잘 극복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국과의 경쟁에서 잘 방어해 내고 있는 레거기 기술 부문 종사자들에게 더욱 찬사를 보내고 싶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은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데, 이 부문에서 한국은 매우 불리한 나라다. 파이낸싱이 발달한 미국의 첨단기업들은 첨단기술의 시장성만 보여준다면 투자 자금 조달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그런 대규모 파이낸싱 역할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 특히 신시장 개척 기술 분야의 투자는 미국보다 중국의 보조금 지원 체제가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 미국에서도 미래 시장의 가치를 시장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은 정부의 지원 방침이 정해지면 시장 설득은 필요 없이 거의 무한적으로 보조금과 각종 특혜가 주어진다. 한국의 첨단기술과 신시장 기술 개척 기업들은 정부의 절대적 지원을 받는 중국 기업과 세계의 자금시장 중심지에서 풍부한 자금을 공급 받을 수 있는 미국 기업들에 비해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현재 먹거리인 반도체만 매달려서는 미래가 불안하다. 그러므로 로봇 등 미래 기술에 진심으로 달려들어야 할 텐데, 성과급 잔치를 하고 나면 로봇에 투자할 돈을 파이낸싱 시장에서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기술기업과 국가의 지속 발전, 혁신 기술 기획력과 파이낸싱에 달려 있다 어떤한 기술기업이나 국가의 미래는 현재의 기술과 노동에 있지 않고 신시장 개척 기술과 파이낸싱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신시장 개척 기술은 마음먹는다고 나오거나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기술 변곡점에서 가능하다. 산업혁명 이후를 되돌아보면, 증기, 철강, 전기, 컴퓨터, 전자통신, IT와 인터넷과 같은 기술 전환기에 새로운 대기업이 탄생하고 국가의 부가 창출되고 더불어 국격의 위상이 높아졌다. 현재의 신시장 개척 기술은 AI와 로봇, 우주 산업으로 모아지고 있다. 또한 첨단기술과 레거시 기술도 새롭게 재탄생될 여지가 남아 있는 듯하다. 미국이 AI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제조업 분야가 허약해 1990년대 IT 혁명 때만큼 산업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미래 AI 패권에서 제조업을 가지고 있고, AI 기술력도 만만찮은 중국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AI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협업을 통해 상호 보완할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 미국 모델과 중국 모델, 각각 장단점 있다 미국 기술기업 모델은 기술과 파이낸싱이 적절하게 배합된 형태이나 노동자들이 ‘파리’ 목숨이어서 양극화 확대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약점이다. 중국 모델은 정부의 무한정 지원이 강점이다. 중국 기술기업은 아직은 성장 단계이므로 투자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난 뒤에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기술기업은 미국의 제재와 압박이 오히려 자극제가 되어 성장 요인이 되는 것 같다. 일본과 유럽의 기술기업들은 각각 경영자와 노동자 중심으로 안정을 추구한 결과, 활력을 잃어버린 게 약점이다. 그러나 일본과 유럽 기술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 냉혹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새로운 도전심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듯하다. 요즘 일본과 유럽 기업들의 뉴스를 보면 패배주의는 사라지고 현실적인 솔루션을 찾으려는 몸부림이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다. ◇ 한국 기술기업 모델, 혁신과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만큼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받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적정한 보상이 주어져야 지속적인 혁신도 가능하기 때문에 성과급 지급 자체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그 성과급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면 투자자들과 사회적 여론, 정부도 불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의 기술기업들은 달러 파워를 기반으로 풍부한 자금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다르고, 무한정 보조금을 지원하는 중국과도 다르다는 우리의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의 기술기업은 전통적인 강점인 조직의 안정과 단결을 해치는 결정은 치명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아울러 파이낸싱을 원활히 수혈받을 수 있는 기업 매력도를 계속 발하지 못하면 미래는 어둡다. 삼성전자 노사는 조기에 갈등을 봉합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 데이터센터 확산에 송배전망 투자 확대 전망 - 원전·변압기·배전설비 시장 동반 성장 기대 인공지능(AI) 산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전력 인프라가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력망 구축과 전력기기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증권시장에서는 국내 전력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전력(이하 한전)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고 국내 굴지의 전력기기·에너지 기업인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등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전력망 투자 수요 급증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수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동시에 가동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수백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전력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전력 공급 능력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산업 성장 자체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망 부족 문제가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원전과 가스발전, 송배전망 확충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가 AI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력계통 연결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력의 핵심이 부지 확보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력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송배전망 확충 수요가 늘어날 경우 한국전력은 전력계통 투자 확대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변전소와 송전선로를 적기에 구축하는 것이 국가 AI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력기기 업계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구축에는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 설비 등 각종 전력기기가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이에 따라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단순 수혜주를 넘어 주요 전력망 공급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들 기업은 최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 설비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설비 수요 증가가 기존 전력망 교체 수요와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발전 산업은 물론 송배전망과 전력기기 산업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 한전, 해외 원전 건설투자·수주 집중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단순한 전력 소비 증가를 넘어 송배전망과 발전 설비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력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한전은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뿐 아니라 해외 원전·전력망 사업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한전은 투자자로서 해외 원전 사업 수주 등 국내 기업들을 후방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는 6월 18일 대미투자특별법 발효 이후 ‘한미전략투자공사(가칭) 출범 이후 대미 투자 협력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총 투자금액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연간 최대 220억 달러)는 한국정부 주도록 원전(SMR·대형원전), 전력망, 데이터센터, 핵심광물 등의 프로젝트에 지분투자 할 계획이다. 허민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전그룹의 검증된 원전 EPC 및 O&M 경쟁력을 감안하며 미국형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형 원전도 미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베트남, 튀르키예, 사우디, UAE 2차, 체코 2차 등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한국형 원전 프로젝트 수주 논의가 가시활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배전망 및 배전기기 기업인 LS일렉트릭은 국내외 데이터센터향 수주를 꾸준히 쌓아가는 중이다. KB증권은 ’LS일렉트릭:확대되는 배전시장의 강자‘ 리포트에서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4조6000억원까지 확대됐고 지난 4월에도 미국 빅테크 고객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와 1700억원 규모 배전반을 수주하는 등 꾸준하게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고객의 특성상 기존 고객으로부터의 수주가 일정 기간 꾸준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올해 중 신규 고객 확보도 기대됨에 따라 향후 몇 년간 수주 규모가 빠르게 확대된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 리쇼어링(타국으로 떠났던 제조업 생산기지가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에 따른 생산설비 수요도 가시화되며 배전기기 및 배전반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짚었다. ◇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LS·HD현대 수혜 기대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차단기 중심의 수익성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데이터센터로 성장 모멘텀 구간을 지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분기 관련 신규수주는 17억9700만 달러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북미 비중은 약 73% 수준이라는 게 유안타증권의 분석이다. 756kV 초고압 중심 수주 확대가 반영됐고 단순 물량 증가가 아닌 수주 레벨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다. HD현대일렉트릭은 HD그룹의 온사이트 발전 밸류체인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어 기대감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온사이트 발전은 현장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엔진 발전 프로젝트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약 627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용 엔진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해당 프로젝트 기준 공급분은 약 6~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요는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의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HD그룹은 육상 엔진 발전을 별도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데이터센터를 타깃으로 한 핀포인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중속엔진), HD현대인프라코어(고속엔진)와 연계된 구조 내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발전기를 공급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엔진-발전기 중심 구조이지만 향후 배전기기까지 포함될 경우 패키지로 수주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 온사이트 발전 → 전력기기 패키지로 이어지는 신규 수요가 확장되면 이는 HD현대일렉트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결국 전기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산업"이라며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전력망은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전력 인프라 없이는 AI 산업도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반도체 확보를 넘어 전력 공급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발전·송배전·전력기기 산업 전반의 성장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반도체가 AI 산업의 두뇌라면 전력 인프라는 이를 움직이는 혈관이라는 점에서 전력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홈플러스 노동자의 무기한 단식농성 26일째인 8일, 단식자 한 명이 탈진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네 번째 단식 투쟁 중인 안수용 홈플러스지부장은 이번 주 토요일 단식 100일째를 맞는다. 홈플러스는 지난 1년 동안 23개 점포가 문을 닫았으며, 최근에는 37개 점포가 추가 폐점을 앞두고 있다. 올해만 이미 2,700여 명의 노동자가 퇴직했으며, 향후 3,5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참담한 현실을 정부가 언제까지 외면할 거냐"며 홈플러스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선 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1년 넘게 이어진 홈플러스 기업회생 과정은 '회생'이 아닌, 노동자와 입점 점주, 협력업체들을 사지로 내모는 '잔혹한 청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차별적인 폐점으로 지역 경제마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단식 때마다 정상화를 약속해 온 정부가 노동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사태의 주범인 사모펀드 MBK는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몫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가 정상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노동자에 대한 폭력”이라며 “긴급운영자금 투입을 포함한 과감한 지원책을 즉시 검토하고 시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투기자본 MBK의 책임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MBK 김병주 회장을 구속, 엄벌하고 사모펀드 규제 입법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하루아침에 생존 기반을 잃은 노동자와 입점 점주,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라”며 “37개 점포의 폐점 기한인 7월 3일 전에,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재차 정부를 압박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3 지방선거의 서울 지역 패배 등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최고의원직을 내려놓고 평의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전국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수도권 등 주요 격전지에서 민심을 얻지 못했다"며 "이는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채 지역별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정부는 중도층과 2030 청년세대의 이탈, 수도권 민심 변화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선거는 기대만으로 치를 수 없으며, 국민의 경고와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더 높은 책임과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성원과 질책을 깊이 새겨 부족한 점을 성찰하고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현장에서 더욱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위한 4대 국정 목표 제시 - 한반도 평화·번영과 외교·안보 성과의 구체적 결실 다짐 - 지방선거 사태에 대한 성찰과 청년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 격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독보적 산업 경쟁력, 강력한 외교·안보, 원칙이 선 사회, 안전한 국가를 기치로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4대 국정 목표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역량과 국민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K 이니셔티브’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가겠다”며 “반도체 외 다른 산업 부문에서도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 역할을 할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거둔 외교·안보 성과인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과 핵잠수함 도입, 조기 전작권 회복 추진이 구체적인 결실로 맺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모두가 합의한 규범과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반칙과 특권, 불공정을 단호히 바로 잡고 곳곳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국가의 책무는 없다"며, "틈새 없이 두툼한 ‘사회 안전 매트리스’로 국민을 지키는 적극적이고 촘촘한 행정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서는 “이길 곳을 지고, 또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면 그건 문제가 다르다”며 “이번 선거는 최소한 성공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 조차도 국민이 저에게,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는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고, 거기에 대해 대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 과정에서 공식적으로는 중립 의무를 지키려고 정말 노력했지만, 표정은 중립이 잘 안 되더라”고 솔직한 심경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공격하는 입장인 야당은 창을 잘 써야 하고 잘 찔러야 하지만, 성을 지키는 여당은 성 안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포용과 통합의 ‘그릇’이 돼야 한다”며 “집안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생각이 다르다고 모욕을 주거나 사상 검열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선 “저도 많이 반성한다”라며 “너무 안일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에 문제를 제기한 청년은 참으로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단순한 사실 왜곡이나 정치적 선동과 달리 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염려한 정당한 문제 제기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권에 행사에 대한 높은 감수성으로 근본적 문제를 제기해준 청년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를 계기로 스스로도 반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5.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이달 1일부터 5일 나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3.9%P(포인트) 하락한 55.2%(매우 잘함 41.6%, 잘하는 편 13.6%)로 집계됐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4.2%P 상승한 41%(매우 잘못함 30.4%, 잘못하는 편 10.6%)를 기록했다. ‘잘 모름’은 3.8%였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5월 2주 조사 60.5%에서 5월 3주 59.3%, 5월 4주 59.1% 등으로 3주 연속 하락세다. 리얼미터 측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행정 책임론과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실패로 촉발된 정부 견제론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당 지지율 민주당 41.8%, 국민의힘 41.1%, 개혁신당 2.5%, 조국혁신당 2.8%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주보다 3.1%포인트 하락한 41.8%, 국민의힘이 2.6%포인트 상승한 41.1%를 기록했다. 개혁신당 2.5%, 조국혁신당 2.8%, 진보당 1.1% 등의 순이었다. 기타 정당은 3.2%, 무당층은 7.6%였다. 리얼미터 측은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하며 승리했지만,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고, 부산 북구갑·평택을 등 주요 격전지에서도 패배하면서 중도층과 30대의 이탈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정부 경제론의 구심점을 확보했고, 평택을과 대구시장 등 핵심 격전지를 지켜내며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70대 이상 고령층과 TK 등 전통적 텃밭, 그리고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의 응답률은 5.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며, 정당 지지도의 응답률은 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6.3지방선거가 끝났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구청이 내 삶과 어떤 관련성을 가지는지 잘 모르겠다. 선거철이면 각종 공약과 구호가 넘쳐나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고 나면 구청장이 누구인지, 구의원이 누구인지, 그들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한 후보는 전직 구청장 시절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주민의 대다수가 자신의 구정에 만족하는 조사가 나왔다고 했었다. 그 말을 들으며 고개가 갸우뚱해졌었다.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만족했다는 것인지 나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구청이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에 만족했다는 것일까? 아니면 특별히 불만이 없다는 의미일까? 생각해 보면 나 역시 구청에 대해 만족이나 불만족을 말할 만한 경험이 많지 않다. 도로가 정비되고 공원이 관리되는 것은 알겠지만, 그것이 구청의 성과인지 서울시의 사업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복지정책, 주차, 재개발, 골목상권 지원 같은 일들이 지방정부의 영역이라는 사실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지방자치가 우리 삶 가까이에 있다고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그것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26-06-08 윤영무 본부장 기자
◇가려진 시야, 황금 우상의 출현 최근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는 공공 조각을 통한 국가주의 비판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4월 30일(현지 시각) 런던 세인트 제임스 워털루 장소에 신작 동상 ‘깃발에 눈이 먼 남자(A Man Blinded by His Flag)’를 기습 설치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를 상징하는 거리에 세워진 이 동상은, 당당하게 걷는 양복 차림 남성의 얼굴이 자신이 든 깃발에 완전히 가려진 채 좌대 밖 낭떠러지로 발을 내딛는 파멸의 순간을 포착했다. 이는 우리가 속한 체제나 이념, 집단적 정체성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깃발로 눈을 가린 채 앞을 보지 못하는 현대 정치인과 대중을 향한 통렬한 은유다. 극단으로 치우친 믿음은 인간의 시야를 제한하고 낭떠러지로 몰아세운다. 특히 그 대상이 '국가'일 때 파멸의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진다. 기묘하게도 이 동상이 세워진 같은 시간에, 미국 마이애미의 트럼프 소유 도랄 골프클럽에서는 가상자산업체 '패트리엇 토큰' 자본가들이 헌정한 4.5m 크기(약 7억 3천만 원)의 트럼프 황금 동상 ‘돈 콜로서스’가 우상처럼 공개되었다. 이는 구노(Charles Gounod, 1818~1893)의 오페라 <
2026-06-07 편집국 기자
소상공인에게 불황은 숫자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하루 매출이 줄고, 고객 방문이 뜸해지며, 원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매장의 분위기부터 달라진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팔리던 상품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단골고객도 지출을 줄이기 시작한다. 최근 소상공인 경영환경에서도 내수 부진, 물가 부담, 비용 상승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매출 회복은 더디고, 고객의 소비는 신중해졌으며, 원가와 운영비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소상공인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일이다. 매출 감소의 원인을 살피고, 비용 구조를 점검하며, 고객과 상품, 현금 흐름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상공인은 더 많이 파는 방법만 찾기보다,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운영의 기본 구조를 다시 세워야 한다. ◇불황기에는 매출보다 흐름 먼저 봐야 운영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매출이다. 하지만 매출만으로는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매출이 줄어든 이유가 방문 고객 감소 때문인지, 객단가 하락 때문인지, 재방문 감소 때문인지, 특정 상품의 판매 부진 때문인지 구분해
2026-06-06 편집국 기자
지역 주민과 활동가를 대상으로 소통역량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교육이 시작되자마자 누군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조금 빨리 끝내주시면 안 될까요?” 자발적으로 신청한 자리가 아니거나, 바쁜 일상 속에서 어렵게 시간을 내어 참여한 경우라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아무리 좋은 강의라도 마음의 여유 없이 참여하면 교육은 ‘배움’보다 ‘해야 하는 일’이 되기 쉽다. 주민 대상 교육과 공론장의 가장 큰 과제도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왜 참여에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참여가 살아나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지역사회 공론장과 민주주의가 마주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과정은 민주적이지 않은 현실을 돌아보아야 한다.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민주적이지 않는 현실 우리는 흔히 교육을 ‘가르치는 일’로 이해한다. 전문가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주민은 그것을 배우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단순 전달이 아니라 상호작용이다. 사람들은 설명만으로 배우지 않는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질문하고 생각을 교환하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배
2026-06-06 편집국 기자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는 이때, 필자의 칼럼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릴 독자들이 계실 거다. "지방선거 논평, 이란 전쟁, 종전 협상,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등 굵직한 뉴스들이 연일 쏟아지는 시급한 때에, 왜 하필 '돼지' 이야기인가?" 하고 말이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의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현실을 들여다본다면, 이 질문이 절대 가볍지 않다. 국내 축산물품질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도축되는 돼지는 하루 평균 약 5만 마리~5만 5천 마리 수준이다. 이는 연간 1,800만~1,900만 마리로 시간 단위로 쪼개어 보면 한 시간마다 약 2,100 ~ 2,300마리이고 1분당 약 35~38마리씩 도축하는 셈이다. 치킨, 삼계탕 등으로 소비량이 연간 10억 마리 이상 도축되는 닭은 초당 30마리이니 수치상으로 닭보다 적은 것 같다. 하지만 돼지는 닭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수명이 긴 포유류라는 점에서, ‘1분에 약 36마리’, 즉 ‘2초에 1마리 이상’씩 도축된다는 수치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이 엄청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대규모 집단 사육과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 가동될 수밖에 없는 것이
2026-06-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는 일찍이 말했다. "정당의 공천은 선거의 핵심이다. 공천을 지배하는 자가 정당을 지배하고, 정당을 지배하는 자가 국가를 지배한다." 이 명제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아니, 오히려 거대 단일 여당 구조가 고착된 지금의 한국 정치에서는 더욱 예리하게 적용된다. ◇ 경쟁 없는 권력이 만들어내는 정치 역설, 민주주의 퇴행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이후, 한국 정치 지형은 근본적으로 재편되었다. 내란 세력의 본산이라는 비판을 받는 국민의힘은 극우화와 내분을 거듭하며 사실상 실질적 야당의 기능을 상실했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역설적 지위에 놓였다. 경쟁할 상대 없는 거대 단일 여당. 이것은 축복처럼 보이지만, 대의정치의 역사는 이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반복해서 증언해 왔다. 경쟁이 사라진 권력은 반드시 변질된다. 이것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정치학자 클레그와 메어가 경고한 '카르텔 정당화'는 바로 이 조건에서 가속된다. 외부 경쟁자가 없을 때, 정당은 당원들의 의사와 국민이 맡긴 역사적 과업 완수보다 내부 세력 규합을 앞세우기 시작한다. 공천은 가치와 자격이 아니라 충성과 계파의 언어로 재편된
2026-06-02 편집국 기자
◇ 삼성전자가 불러온 화두 최근 삼성전자 DS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논란은 단순한 임금협상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수억 원대 성과급이 현실화된 가운데, 이제 논쟁의 핵심은 성과급 자체에 머물러 있지 않다. 성과급은 노동자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기업의 혁신과 노동자의 기여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 반도체, AI, 플랫폼 산업에서 만들어지는 막대한 초과이윤을 기업 내부의 노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국가 연구개발 투자, 공교육, 전력과 용수 공급, 산업단지와 교통·통신 인프라, 그리고 국민이 부담한 세금과 사회적 안정이라는 공공적 기반이 함께 작동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초과이윤 자체가 아니다. 혁신과 투자, 기술개발을 통해 더 큰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사회적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 초과이윤이 특정 기업과 특정 계층에만 집중되고, 그 과실이 사회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 때 불평등은 심화된다. 실제로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생산성과 기업가치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있지 않다. 반도체와 플랫폼 기업의 수익
2026-06-02 편집국 기자
기업 경영 현장에서는 수많은 전략이 제시된다. 시장 대응 전략, 영업 확대 전략, 비용 절감 전략, 조직 혁신 전략, 디지털 전환 전략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기업의 성과를 가르는 것은 그 전략이 실제 경영 현장에서 얼마나 분명하게 실행되고, 조직 안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작동하느냐에 있다. 많은 기업이 경영계획을 세울 때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다. 외부 환경을 분석하고 경쟁사를 점검하며, 목표를 수치로 정리하고, 실행 과제를 설계한다. 그러나 계획은 정교하 지만 현장 실행은 느슨하고, 조직은 방향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며, 책임과 우선순위는 흐려진다. 결국 전략은 회의실 안에서는 설득력이 있었지만, 실행의 현장에서는 힘을 잃게 된다. 기업 경영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경영 추진 전략의 핵심은 거창한 이론에 있지 않다. 조직을 움직이는 원리를 이해하고, 실행이 흔들리지 않도록 구조를 세우는 데 있다. 성장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흐름이다 기업 경영자가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외형상 드러나는 성장 수치가 아니라, 실제로 위기와 변화를 견딜 수 있는 경영의 체력이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현금의 흐름이 놓여 있다.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2026-05-29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