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란 사태를 이해하려면 ‘왜 자원 부국이 어떻게 어려운 길로 들어섰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흔히 이란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병’이다. 천연자원 수출이 급증하면서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제조업과 농업이 약해지며 경제 구조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말은 네덜란드에서 1960년대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후 나타난 경제 현상에서 유래했다. 이란 역시 석유라는 축복 속에서 비슷한 함정에 빠졌다. 1970년대 이란은 겉으로 보기에 번영의 나라였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외화가 유입되었고, 수도 테헤란에는 고층 건물과 현대식 도로가 들어섰다. 당시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국왕은 이란을 중동의 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근대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것이 ‘백색혁명’이었다. 백색혁명은 토지 개혁, 여성 참정권, 교육 확대 등 겉으로는 매우 진보적인 개혁처럼 보였다. 그러나 토지 개혁은 농민에게 충분한 생산 기반을 제공하지 못했고, 많은 농민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도시로 떠났다. 이들이 도시 변두리에 모여 살며 거대한 빈민층을 형성해 나중에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특히 석유에서 나온 돈은 사회 전체로 퍼지기보다 왕실과 소수 특권층, 군부, 그리고 정권과 가까운 기업들에 집중되었다. 겉으로는 국가가 부유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아래에서는 불평등과 인플레이션이 조용히 쌓여가고 있었다. 여기에 전통 상인 계층인 ‘바자리’는 이란 경제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상인 공동체였지만, 왕실 중심의 경제 정책 속에서 점차 주변으로 밀려났다. 서구식 대기업과 국가 주도의 경제 구조는 그들의 기반을 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이들은 종교 세력과 결합해 정치적 반대 세력의 핵심이 되었다. 결국 겉으로는 화려했던 경제 성장의 이면에서 쌓인 불만이 폭발했다. 그 결과가 1979년의 이란 혁명이었다. 혁명은 왕정을 무너뜨리고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신정 체제를 탄생하게 하였다. 그러나 혁명 이후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혁명 직후의 혼란,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 그리고 장기간의 국제 제재는 이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석유 의존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고, 정치적 긴장과 폐쇄적 경제 구조는 산업 다변화를 가로막았다. 혁명 47주년, 그러나 이란 경제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청년 실업, 그리고 국제 고립이라는 삼중의 압박 속에서 전쟁까지 치르게 되었다. 석유는 여전히 풍부하지만, 그것이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는 못했다. 전후의 이란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혁명의 배경이 되었던 불평등과 소외를 해소할 포용적 경제 구조를 만들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국제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한다. 미 스탠포드 대학교 이란학 연구소의 「아바스 밀라니」 소장은 오늘(5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기고문에서 ‘1979년 이란 혁명은 사실상 혁명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교묘하게 꾸민 속임수였다. 이란 국민은 근대 시민의식과 사회 계약이라는 이념에 기반한 혁명을 통해 민주주의, 자유, 독립, 그리고 성직자 통치가 없는 이슬람 공화국을 원했다. 그러나 호메이니는 이란 국민과 서방 열강이 그토록 듣고 싶어 했던 말만 앞세우고 결국 반혁명을 주도했다’라고 썼다. 그래서 달라진 게 오늘의 이란일까? 강남의 테헤란로는 70년대 중동 건설 붐과 석유 경제의 힘을 배경으로 우리나라가 그 지역과 교류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의미를 담아서 만든 도로명이다. 한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란에 가서 돈을 벌어 왔다. 이란이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와는 다르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이란이 석유에 의존하다 그 취약성이 드러난 것처럼 우리나라 역시 반도체나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그렇게 될 수 있다. 더구나 수만 명의 시위대가 사망하는 것을 본 국민들이 지금 나서지 않는다고 해서 현 체제를 인정하는 건 아니라, 는 점이다. 침묵은 때로 폭풍 전의 고요일 수 있다. 이란의 굴곡진 역사는 국가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권력이 오래가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교통 정리'가 안갯 속에 있는 가운데, 오늘(5일) 정청래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만났다. 두 사람은 국회 당 대표실에서 40여 분간 비공개 환담했다. 권향엽 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한 복당 결정이 있었기에 한 번 같이 뵙는 것이었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눴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참 고생 많으셨고, 억울함 등 마음고생도 많았을 텐데 해소돼서 다행이다"이라며 "복당을 환영한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고 권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정 대표는 "민주당 깃발 아래 합심해 정부의 성공을 함께 잘 뒷받침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송 전 대표는 "당을 잘 이끌어 주고 있고, 복당까지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재명정부의 성공과 이번 지방선거의 필승을 위해 뜻을 모아가자“고 했다고 권 대변인은 전했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송 전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지며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 보궐선거는 김 전 대변인이 일찍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송 전 대표가 최근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에서 무죄를 확정받으면서 변수가 생겼다. 두 사람은 이달 초 잇달아 계양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권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특별하게 어떤 지역에 출마하겠다거나 특정인에 대한 대화는 없었으며, 송 전 대표는 누차 (공천에 대해)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는 4월 20일까지 공천을 마무리한다는 시간 계획을 두고 공천을 진행 중이니 지방선거 공천에 대한 정리가 되면 자연스럽게 보궐선거 얘기도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6·3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의 경우 전략공천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장관 김정관)는 최근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에너지와 공급망, 무역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해 5일 오후 3시부로 원유와 가스를 대상으로 ‘관심’ 단계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운영되며,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과 국민 생활,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산업부는 지난달 28일 중동 상황 발생 이후 장·차관 주재로 세 차례에 걸쳐 ‘중동 상황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었으며, 기존 긴급대책반을 이달 3일 ‘중동 상황 대응본부’로 격상해 일일 단위 점검 체계를 가동해 왔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국내 에너지·자원 수급에는 직접적인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법정 비축의무량을 상회하는 비축 물량과 도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단기 수급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동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관심’ 단계 경보 발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산업부는 상황 발생 이후 매일 자원산업정책관 주재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위기 경보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해 왔다. 회의에서는 △중동 주요 산유국·가스 생산국의 정세 불안 지속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따른 운송 차질 우려 △사태 발생 이후 10% 이상 유가 상승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 △원유 도입 차질 가능성 등 ‘국가자원안보 확보를 위한 고시’에 명시된 ‘관심’ 단계 발령 기준이 충족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미 대응본부 운영, 유가·유조선 운항 모니터링 등 ‘관심’ 단계 이상의 조치를 취해 왔으나, 국민에게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위기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경보 발령에 따라 정부는 원유 분야에서 추가 물량 확보와 비축유 방출 준비, 석유 유통시장 단속 강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한다. 특히 이달 9일부터는 가짜 석유, 정량 미달 등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한 특별점검을 시행해 시장 질서 확립에 나설 계획이다. 또 부당한 폭리 행위를 막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단속도 강화한다. 현재에서 상황이 더 악화돼 ‘주의’ 단계로 격상될 경우를 대비한 준비도 병행된다. 해외 생산분 도입 확대, 국제공동비축 구매권 행사 등을 통한 추가 물량 확보 방안과 함께, 비축유 이송 및 업계별 배정 기준 등 세부 방출 계획도 사전에 마련할 예정이다. 가스 분야에서는 카타르산 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포트폴리오 기업을 활용한 현물 구매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자가소비용 직수입사의 잉여 물량을 국내 수급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며, 필요 시 가스공사가 지분을 보유한 해외 LNG 사업에서 확보한 추가 물량을 국내 우선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사태의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며 “국민의 부담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에너지 수급과 실물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중동 상황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세계 각국은 금융시장의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고, 에너지 수급과 경제·산업 분야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주식과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적극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로 인해 국내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돌파한 것을 언급한 후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단속할 필요가 있다”며 "유류 종별로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국가적 위기 상황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을 취해보겠다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아침, 점심, 저녁에 가격이 다르다고 한다. 심지어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리는 곳도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 현지 교민의 안전 문제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 철수 계획을 이중, 삼중으로 치밀하게 준비해 달라”며 “필요하면 우방 간 공조도 하고, 군용기·전세기·육로 교통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당부했다. ◇ 사법 3법 국무회의 문턱 넘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형법·법원조직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공포안·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은 새로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국가의 재정 지원과 교육자치 등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방자치법엔 통합특별시 설치의 법적 근거와 부시장의 정수를 4명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왜곡죄(형법개정안)는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 청구 대상에 포함해 대법원판결 이후에도 헌재에서 재판의 위헌성 여부를 한 차례 더 다툴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법은 법 공포 직후 시행된다.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3년간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늘려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시행은 법 공포 후 2년 후인 2028년부터다.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는 대미 투자를 전담할 별도 공사를 신설하되 조직 규모는 최소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5일 법안소위 후 특위 야당 간사를 맡은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별도 투자공사를 설립할지 한국투자공사(KIC)에 맡길 지를 논의했다"면서 "그 결과 공사를 새로 설립하되 최소 규모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여야는 별도 투자공사를 설립하되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당초 법안에서 3조~5조 원 규모로 논의되던 자본금은 2조 원으로 줄이고 정부가 전액 출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공사 사장과 이사는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해 금융이나 전략산업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경력자로 선발한다. 공사 이사 수는 3명, 공사 총 인원은 50명으로 운영한다. 아울러 투자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공사 내부에 ‘리스크 관리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또 투자 정보는 기존 ‘비공개’에서 ‘원칙적인 공개’로 바꿨다. 국회 통제는 ‘사전 동의’ 대신, ‘사전 보고’로 이견을 좁혔다.
중국의 위상 높아지고 있는 것은 미국이 동맹과 우호국에도 무차별적으로 관세 압박을 가하고 트럼프 정부 각료들이 감정을 자극하는 비외교적 언사들을 쏟아내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 값싼 상품을 쏟아내는 중국에 대해 미국과 동조해 압박을 가하던 전열이 거의 무너지고 오히려 각국이 중국에게 줄을 서고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정상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 신규 무역 협정을 체결하거나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메르츠 독일 총리는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것은 실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EU의 대미 태도가 근원적으로 의심을 품고 있다는 심리를 표현하는 말이다. 미국 자신도 중국의 희토류 반격에 멈칫하고 반도체칩 수출을 완화하는 등 대중국 태도가 달라지고 있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도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시진핑 주석의 불안한 국내 정치적 위상을 강화해주고 뭔가 선물을 주고 받을 게 뻔한 행보다. 아마도 중국은 미국에게 크게 양보하는 당근을 던짐으로써 트럼프의 환심을 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강조하며 중국이 주는 선물을 받고 대중국 압박 조치를 완화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양보를 받아냈다는 호재가 필요한데, 중국은 이런 약점을 이용해 실리를 챙기는 시나리오다.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의 관세 압박이 동맹과 취약국들에게 더 타격을 주는 꼴이 되고 있다. 방중 결과가 위의 예측대로 나온다면 전 세계의 미국의 신뢰는 더욱 바닥으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다자 간 무역협정에선 미국 잘 안 보여 캐나다와 유럽, 영국, 일본, 동남아시아, 중동, 그리고 인도와 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무역 다변화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항하고 있다. 점잖게 표현하면 리스크 분산 전략이다. EU는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남부공동시장)와 1월 17일 FTA에 서명했다. 1999년 협상을 시작한 이래 양측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든 차에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거칠어지고 그린란드 탐욕이 노골화하자 협상이 급진전을 보이며 전격 타결하게 됐다. EU는 지난해 여름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던 무렵부터 인도 네시아와 멕시코와 잇따라 무역 협정을 업그레이드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이 사실상 주도하는데, 지난 2월 23일 한국을 방문한 브라질 룰라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이 다자간 협정 가입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한 바 있다. 메르코수르와의 협정을 체결한 지 열흘만에 EU는 인도와도 지난 1월 27일 FTA협정을 타결했다. 많은 품목에서 쌍방은 관세를 인하하고 무역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측의 협상은 2007년에 개시됐는데 뉴델리에서 이번에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교섭 기간이 20년에 걸쳐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압박으로 인해 양측은 상호 양보하고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운 셈이다. EU와 인도는 세계 GDP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EU와 인도 인구를 합하면 20억명이 넘는다. EU는 인도의 테크 인재가 유럽에서 일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EU의 AI 인력을 보충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EU는 인도와 안전보장과 방위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EU 고위관리는 미국의 협력을 기대할 수 없는 국제정세의 변화를 인정하고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협력해 세계 문제를 공동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결하다고 밝혔다. 인도로서도 미국과 러시아, 중국과의 등거리 외교를 유지하면서 EU와의 협력 강화는 새로운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역 다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일본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는 미국이 빠진 TPP를 재정비해 2018년 발효한 아시아·태평양 12개국 자유무역협정이다. 회원국은 일본·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멕시코·칠레·페 루·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영국이며 신규 가입은 회원국 전원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CPTPP는 세계 GDP의 15%를 차지하며 인구는 5억9000만명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이 협정에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중국은 캐나다의 반대로 한 차례 가입이 거부된 바 있으나 트럼프의 관세 압력 등 지정학 관계가 급전하는 상황이어서 가입이 이뤄질 수도 있다. 만약 중국이 여기에 가입될 경우 미국에게 일대 타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여기에 가입하려면 협정이 요구하는 규범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회원국들이 중국의 준수를 인정해야 한다. 미국이 가입한 USMCA와 버금가는 규모의 다자간 협정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인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가 있다. 이 협정에는 미국과 인도는 빠져 있고 우리나라와 중국 등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10개, 우리나라, 중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며 세계 GDP와 교역 규모의 약 30%에 달한다. 인구 규모로는 23억명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경제협 정이다. 미국 중심 USMCA는 불투명한 상태 USMCA는 NAFTA를 대체해 2020년 7월 1일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회원국은 3개국에 지나지 않으나 세계 GDP의 30%를 점하고 있고 인구는 5억명에 이른다. USMCA는 올해 7월까지 협정 조문에 따 라 협정의 연장과 수정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뒤, 특히 캐나다와 계속 대립 각을 세우고 있어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USMCA가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협정의 연장 여부와는 상관 없이 캐나다의 카니 총리는 캐나다 수출의 75%를 미국으로 내보는 현재 구조를 총력으로 탈피할 것을 선언했다. 미국이 자유무역으로 세계에 약탈당했다는 논리의 정당성이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와 정부 재정 적자, 제조업 쇠락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과대 평가, 금융산업과 첨단기술에 치우친 왜곡된 산업 구조, 막대한 국방비, 기업가와 노동자들의 윤리 타락 등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런 근본적인 약점은 외면하고 자국의 거대 소비 시장에 수출하는 나라들 때문이라는 트 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각국의 각자 도생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26년을 ‘에너지 밸류체인 핵심 역할자’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원자력·LNG·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안보 강화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단순 EPC(설계·조달·시공)를 넘어 기술 기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자력 설계 역량 고도화…연구로 사업으로 확장 현대엔지니어링은 원전 핵심설비 설계 역량 확보를 축으로 원자력 사업 확대에 나선다. 1985년 원자력부 신설 이후 가동원전 144건, 부지조사 22건, 연구·핵주기시설 78건 등 총 240여 건의 설계 실적을 축적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기술사와 협력해 전문 기술기업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사업 참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미주리 대학교의 20MWth급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핵심계통을 포함한 초기설계를 수행했으며, 후속 단계 수주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연구로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다. 아울러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서도 글로벌 유력 기술기업과 공동개발 및 전략적 투자 협력을 검토하며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단순 시공 참여를 넘어 기술 지분을 확보해 고부가가치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교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LNG 분야에서도 보폭을 넓힌다.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가스처리시설,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터미널 등 수행 경험을 토대로 LNG 액화 플랜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재생에너지 부문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사업 개발부터 EPC, O&M(운영·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강화한다. 200MW 규모 ‘힐스보로 태양광 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해 2027년 말 상업운전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국내 최대 규모 ‘새만금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 친환경·재생 에너지 포트폴리오 강화…글로벌 수요 대응 올해는 세르비아에서 총 1GW급 태양광 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건설하는 신규 사업을 통해 유럽 시장 내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발전 자산 개발 역량과 독자적 에너지 사업 수행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수소 및 탄소저감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충남 보령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 공사를 시작으로 국산 수전해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데이터 축적을 통해 중대형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에너지 사업과 병행해 산업건축 수주 다각화와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진입도 추진한다. 글로벌 생산기지 다변화 흐름에 대응해 완성차·배터리·물류센터 등 기존 산업군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전환(AX)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충전(EVC) 사업도 확대한다. 지난해 약 9000기 수준이던 충전기를 올해 3만2000기 이상으로 늘려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회사 측은 “2026년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축적된 글로벌 수행 역량에 기술 경쟁력을 더해 에너지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생명(bio)을 해킹(hacking)한다는 ‘바이오 해킹’이 일상의 언어가 된 듯하다.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이 수면 시간을 쪼개고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하던 실험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식탁 위까지 들어왔다. 간헐적 단식, 저 탄수·고지방 식단, 수면 시간·빛 노출 관리, 냉수 샤워, 사우나 영양 보충제 섭취, 혈당·심박·수면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 가장 흔한 형태의 바이오 해킹에서 유전자 분석 후 맞춤 영양 설계, 장내 미생물 조절, 각종 호르몬·노화 억제 실험 등 확장된 형태의 기술 의학적 바이오 해킹까지 ‘내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입력값을 바꿔 출력값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자기 몸과 기능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식습관·수면·운동·환경 등을 의도적으로 조절해 나가겠다는데 무슨 토를 달겠냐만 문제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더 넣을 것인가’에 집착한 나머지 ‘그 무엇이 어디서 왔는지’를 잊어버리는 태도다. 이 지점에서 먹을거리의 근본, 흙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고가의 바이오 해킹이라 해도 자연환경이 오염된 상태에서, 특히 지력(地力)을 잃은 황폐한 흙에서 자란 먹거리로 과연 생명의 밀도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비료와 농약이 범벅된 먹거리를 가지고 바이오 해킹을 해 봐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거라는 점에서 그렇다.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생태경제학은 생산과 소비의 흐름을 화폐가 아니라 생태계의 순환 속에서 본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이란, 개인의 몸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토양 미생물에서 시작해 식물의 뿌리를 거쳐 우리의 장내 미생물로 이어지는 긴 사슬의 한 고리를 통해 달성된다. 예를 들어 혈관에 쌓인 찌꺼기를 거실 바닥 청소하듯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는 의료 기술을 포함한 바이오 해킹 기술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극초 수준의 로봇이 혈액으로 들어가 모세혈관까지 청소할 수 있다면 모를까. 아직은 살아 있는 흙에서 난 단순한 음식의 힘을 빌리는 동시에 생활 습관을 바꾸는 수밖에 없을 터이다. 예로부터 팥은 피를 맑게 한다고 여겼다.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팥은 혈액 내 활성산소를 줄여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밖에도 팥의 풍부한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칼륨은 혈압을 안정시키며, 풍부한 저지방 식물성 단백질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팥앙금, 트랜스 지방이 많은 가공식품과 결합한 행태, 과도한 당류와 함께 섭취하는 경우 팥의 장점은 상쇄된다. 그렇게 보면 최고의 흙에서 자란 밀과 팥으로 만든 소박한 붕어빵 하나가 값비싼 기능성 음료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은 해킹의 대상이기 이전에 자연의 일부다. 흙이 병들면 식물이 병들고, 식물이 병들면 우리의 몸도 병들고, 혈관도 탁해진다. 그러므로 진정한 바이오 해킹은 좋은 흙, 절제된 식사, 충분한 휴식, 그리고 공동체와 나누는 밥상이리라. 기술은 그 위에 얹히는 도구일 뿐, 뿌리가 될 수는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데이터와 실험정신은 존중하되, 생명의 근원을 잊지 않는 균형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커피에 무엇을 더 넣을지 고민하기 전에, 그 커피를 길러낸 토양과 노동을 떠올려 보는 일, 단식 시간을 계산하기 전에, 내 식탁에 오르는 곡물과 채소가 어떤 흙에서 자랐는지 묻는 일, 그것이 바이오 해킹 시대에 생태 경제학적 상상력이 제안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 아닐까 한다.
정부가 임금 체불실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관련 통계지표를 기존 3개에서 11개로 확대하고 이를 매월 집계해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신설되는 지표는 ‘임금체불률’(임금총액 대비 체불임금 비율)과 ‘체불노동자 만인율’(임금 노동자 1만 명 당 체불 피해자 수) 2가지다. 신설 지표 외에도 기존에 집계는 됐지만 따로 공개하지 않았던 ‘체불 사건 처리 결과’와 ‘금품·업종·규모·국적·지역별 체불 현황’ 등 6개 지표도 추가 공개한다. 체불 발생 원인도 유형별로 세분화해 파악한다. 기존에는 ‘일시적 경영 악화’가 60% 이상을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일시적 경기 영향’, ‘사업소득 미발생’, ‘도산·폐업’ 등으로 보다 세분화한다. 또한 체불 정보와 기업 소득 정보를 연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분석 결과를 연 1회 발표한다. ‘숨어 있는 체불’ 현황도 파악해 반기별로 발표한다. 아울러 전국 지방 관서에 접수된 신고 사건을 바탕으로 '체불 총액'과 피해 노동자 수 등 3개 지표를 중심으로 발표해온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체불액’은 조사가 완료돼 확정된 금액 기준으로 산정한다. 기존에는 체불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변동 가능성이 있는 금액도 체불액에 포함시켜 중복 집계 문제점이 있었다. 기존의 3종 지표도 11종으로 확대한다. 새로 도입되는 대표 지표는 '임금체불률'과 '체불노동자 만인율'이다. 임금체불률은 해당 월 체불임금 총액을 노동시장 임금 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며, 체불노동자 만인율은 임금노동자 1만 명당 체불 피해자 수를 의미한다. 노동시장 규모 대비 체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상대 지표다. ◇ 2025년 임금 체불액 2조 678억 9600만원으로 집계···제조업·건설업 가장 많아 고용노동부가 윤종오 국회의원(진보당·울산 북구)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임금 체불 금액은 총 2조 678억 9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30억 4천8백만 원 증가한 수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6146억 원(29.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업 4165억 원(20.1%), 운수·창고·통신업 2845억 원(13.8%), 도소매·음식숙박업 2479억 원(12.0%), 금융·보험·부동산·사업서비스업 2314억 원(11.2%) 순으로 나타나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통적인 체불 다발 업종에서의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5826억원, 서울 5005억원, 경남 ,191억원, 부산 1090억원 순으로 체불 금액이 많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체불 노동자에게 지급된 대지급금이 1636억원에 달해, 다른 지역에 비해 정부 대지급금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체불 노동자에게 대신 지급한 대지급금은 6845억 원으로, 전년(7242억 원)보다 397억 원 감소했다. 지급금 회수액은 17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0억 원 증가했다. 전체 체불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임금체불에 대한 사법처리 비율은 2025년 22.6%로, 2024년(20.3%)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2021년 29.2%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5년 상반기 사법처리 비율 23%보다도 낮다. 윤종오 의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근로감독관 확충 등 체불 방지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임금체불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체불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법처리 비율을 대폭 높이는 등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이 총 3만1012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8646세대) 대비 약 259% 증가한 규모다. 일반분양 물량은 1만9286세대로, 전년 동월(7585세대)보다 약 154% 늘었다. 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 같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난 데에는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은 정치적 변화 국면 속에서 분양 일정이 위축됐던 시기였다. 올해는 연초 일정이 재정비되면서 3월 예정 물량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2월 분양 실적은 계획 대비 다소 낮았다. 2월 분양계획 물량은 총 1만4222세대였으나 실제 분양은 9484세대로, 총세대수 기준 67%의 실적률을 기록했다. 일반분양은 계획 6091세대 중 5324세대가 공급돼 87%의 실적률을 나타냈다. 3월 예정 물량을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만8866세대, 지방이 1만2146세대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8985세대, 서울 8527세대, 인천 1354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단지가 다수를 차지한다. 영등포구 신길동 ‘더샵신길센트럴시티’(2054세대), 성북구 장위동 ‘장위푸르지오마크원’(1931세대), 동작구 노량진동 ‘라클라체자이드파인’(1499세대), 용산구 이촌동 ‘이촌르엘’(750세대)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도심 내 공급이 중심을 이루는 구조다. 경기에서는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역서희스타힐스여의재3단지’(1056세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더샵분당하이스트’(1149세대), 광주시 양벌동 ‘경기광주역롯데캐슬시그니처’ 1·2단지(총 2326세대), 의정부시 의정부동 ‘의정부역센트럴아이파크’(400세대) 등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서구 불로동 ‘검단호수공원역파라곤메트로파크’(569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충남 아산시 ‘아산탕정자이메트로시티’(1638세대), 충북 청주시 ‘청주푸르지오씨엘리체’(1351세대), 경남 거제시 ‘거제상동2지구센트레빌’(1307세대),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엘가로제비앙’(998세대)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연초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던 사업장들이 분양 준비를 재정비하면서 봄 분양 성수기를 앞두고 공급 일정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에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에서도 계약 단계에서 일부 이탈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 경쟁률보다 실제 자금 조달 여건과 가격 부담이 분양 성과를 좌우하는 만큼, 3월 분양시장 역시 단지별 온도 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4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오는 9일까지 사전 합의대로 법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은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며 입법 절차가 지연된다면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무역불이익이 우려된다"며 "국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승적으로 처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이 합의에 나서준 점에 감사하다"며 "여러 경제적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해 안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위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법안은 오는 12일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대미투자 관련 특별법안 9건을 상정하고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소위원장은 특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이 맡고, 위원으로는 허영·박지혜 민주당 의원, 박수영·박상웅·강승규 의원,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참여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경각심을 가지고 매일 점검하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지금 상황은 대외적인 변수에 의해 충격이 온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외적인 충격 변수가 빨리 안정을 찾으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외환보유고가 4천억 달러를 넘는 수준이고, 민간까지 합하면 1조 달러가 넘는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이 달러가 부족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0시 5분쯤 원·달러 환율은 1,506.5원까지 치솟았다. 야간 거래는 거래량이 많지 않아 변동 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