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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콤포지션 경제학(11)- 고객 최우선주의와 원천기술이 경쟁력의 핵심

 

<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서울 강남의 두 개 지하철 노선이 교차하는 역에 신축빌딩이 들어섰다. 노른자위 위치에 힘입어 이미 그 주변에 각종 음식점과 카페 등 상점들이 밀집돼 있다. 수년간 그곳에 약속이 있어 자주 가게 되는데 한두 달 만에 가면 전에 있던 음식점은 거의 새로운 주인으로, 새로운 간판으로 바뀌었다. 전해 듣기로 음식점 주인 중에 절박한 형편이 아닌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몇 달을 버티다가 결국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인테리어 비용을 날리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를 포기한단다. 주인들은 대체로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나와서 취 업도 어렵고 마땅한 기술도 없어 음식점과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 일대에 오피스를 두고 매일 근처에서 점심을 사먹는 지인에 따르면 주변 상가의 주인 중 90% 이상이 6개월마다 바뀌는 것 같다고 하며 최근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 졌다고 했다. 가게들이 어려워진게 전부 최저임금 상승과 손님들의 얄팍해진 지갑 탓일까.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의 고비용 경제구조에 압사 직전인 자영업 가게들

 

가게는 물론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업종은 지금 힘들지 않은 곳이 없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게 제품과 서비스, 혹은 콘텐츠의 정보가 각종 인터넷 매체를 통해 즉시 공유되고 평가되고 검색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상승한 중간 가치 사슬들의 비용이 가장 약자인 자영업자에게 전가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모든 부분에서 생산성은 형편없는데, 고비용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은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는 입장에서 가격을 무조건 올릴 수도 없다. 시설 수준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하루 15시간씩 노동도 마다하지 않아야 생존할 수 있다. 휴일을 반납한 지 오래된 곳들이 부지기수다. 상황이 이런데도 사고 의식은 구태의연하다. 우리는 늘 물자가 품귀했던 시절을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런 품귀 환경 속에 자연히 공급자의 우월 의식이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날에도 가게를 보면 내부시설 구조와 배치, 인테리어, 서비스 방식과 행태 등이 가게 주인 편의 위주, 이익 우선주의로 돼 있는 곳이 허다하다.

 

소비자→ 생산자→ 유통자→ 중간생산자 사이에 샌드위치로 낀 자영업자들의 전략 선택 여지는 없는가. 막다른 골목에 갇힌 듯하나 탈출구가 없는 건 아니다. 자영업자들이 직접 생산을 하고, 유통을 하고,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 하여 최대한 고비용 구조는 자신이 흡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이제는 끊임없이 창조성을 발휘 하여 그 창조성으로 인한 부가가치를 가져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자영업의 전문경영, 창조경영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구글의 성공 요인은 고객 최우선주의 경영

 

신생 검색엔진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구글을 오늘날 세계 IT 서비스 4대 천왕 중의 하나로 키운 일대공신은 창업자인 래리와 세르게이, 에릭 슈미트 전 회장과 제품개발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조나단 로젠버거 등 뛰어난 엔지니어들이라고 한다. 에릭 슈미트와 조나단 로젠버그가 집필하고 래리 페이지 의장이 서문을 쓴 「How Google Works」를 보면 구글의 성공 요인을 잘 알 수 있다. 작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이 거대 공룡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을 뿌리치고 한 때 MS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했던 구글의 전략 포커스는 일 관된 ‘고객 최우선주의’였다고 저자들은 밝혔다. 

 

다시 말하면 다른 기업들은 MBA 출신들에 의해 ‘마케팅과 수익’이라는 ‘우상’에 사로잡혀 있을 때 구글은 ‘고객 최우선 주의’로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혁신해왔던 것이다. 1인 기업도 유튜브와 SNS를 통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지가 10년이 경과했다. 이제는 모든 정보가 사이버상에 떠 있어 고객을 속일 수 없는 시대다. 구글처럼 고객을 위해 최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만 골몰해야 한다. 얄팍한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이런 시대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때 공급해야 한다. 기왕이면 소비자의 잠재적 수요를 파악해 소비자가 미처 인지하고 있지 못할 때 너무 앞서지도 말고 딱 반 발 이른 시기에 신제품과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것이 스피드 경영이다. 한국의 창업경영주들 중엔 슈퍼맨 콤플렉스 소유자들이 많다. 이런 시대에 적합한 경영 체제로는 슈퍼맨 CEO의 원맨쇼는 안 된다. 생산과 시장조사, 디자인, 유통, 마케팅, 영업, 홍보 등 기업의 모든 부서가 소비자에게 안테나가 맞춰져야 한다. 그러려면 각 부서에 자율 재량권을 주되 경영자는 그들과 항시 의사소통을 하고 신속히 의사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자영업의 정의
 

자영업은 기능 장인이 혼자서 핵심 일을 하고 핵심 일의 보조 는 1~3명 정도, 나머지 단순 노동은 10명 이내의 알바로 할 수 있는 업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일의 성격이 ‘기능’이라고 해도 전체 종업원이 15명을 넘으면 조직적 경영이 필요한 기업이 돼야 한다. 일의 성격이 ‘기술’이면 일의 구조가 복잡해져 혼자서 할 수 없으므로 애초부터 자영업은 안 된다.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 하면 핵심 기술자들로 구성된 파트너나 직원들로 시작해야 한다. 기술기업은 고급기술, 중간기술, 기능, 단순노동자 등이 포함돼야 하므로 경영 지원 파트 인원도 있어야 하고 이래저래 적게 잡아도 15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해진다.

 

 

음식점의 경우 단품 요리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어 자영업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급 요리를 감당해야 하는 레스토랑 급은 기능을 넘어서 기술에 해당되기 때문에 자영업은 안되고 기업으로 출발해야 하는게 맞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은 본사의 표준화된 기술과 경영지원으로 수십 개 음식종류를 제공하는 자영업이다. 물론 프랜차이즈 본사는 기업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엔 프랜차이즈 본사를 자영업 처럼 경영하는 곳들이 많은데, 그런 기업들은 지속경영이 어렵다.

 

자영업 음식점은 자기의 일이 자영업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에 맞춰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능을 소유하지 않고 시작한 자영업자들은 규모를 키우는 기업적 마인드로 자신의 업을 바라보고 맞추려다 보니 무리를 하게 된다.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업을 하든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그에 맞는 진 로와 목표를 세워야 인생의 낭비와 고난을 감소시킬 수 있다. 전통적으로 자영업은 앞서 말한 대로 ‘기능형’이다. 그러나 최근에 ‘노동형’도 생겨났다. 그게 배송업이다. ‘배송’은 기능이 전혀 필요 없이 열심히 하다 보면 요령도 생겨 성실히 일한 만큼 소득을 가져갈 수 있다.

 

자영업자는 원래 ‘장인’이 아니면 생존 힘들다

 

자영업은 두 부류의 경쟁자들이 있다. 하나는 자영업태를 쉽게 보고 끊임없이 진입하는 신참자들이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인데, 신참자들의 숫자가 늘 문전성시를 이루므로 기존 자영업자들에겐 항상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신참자 들의 기능과 홍보 능력이 떨어져도 숫자가 많기 때문에 가격을 하향으로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 경쟁자는 큰 기업들이다. 유행을 탔거나 무슨 이유에서건 돈이 좀 벌린다 싶으면 자금력과 마케팅력이 탄탄한 중견 기업이나 대기업들이 뛰어든다. 전자는 숫자가 많고 후자는 숫자는 적어도 브랜 드와 조직력 때문에 소비자들이 그쪽으로 몰려든다. 대기업 들은 좋은 시설과 저렴한 가격, 집중적인 광고와 홍보로 치고 들어온다. 바로 이런 상황이 수요가 상승곡선을 그릴 때 반드시 나타나므로 장인급 자영업자가 아니고서는 살아남기가 어려운 것이다.

 

자영업자는 사업 분야의 기능을 잘 아는 경험자가 해야 한다. 그 분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자영업을 한다는 건 선진 국에서는 생각지도 않는다. 기능 장인의 자영업자도 기업화할 수 있다. 그러려면 기능 단 계를 넘어서 기술을 배우고, 기술 파트너를 구해야 한다. 대 표적인 예가 패션기업이다. 처음엔 혼자서 보조를 데리고 하 다가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기능인과 기술 파트너들이 필 요해지는 것이다. 또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프랜 차이즈를 하려면 기술과 기능 파트너들이 있어야 함은 물론 이다. 그들이 기업으로 성공하면 자신의 기술과 기능을 중심 으로 연구소와 학교를 세워 운영할 수도 있다.

 

지식흡수 시대에서 지식 창조 및 기술 개발 및 기능 숙달·응용 시대 진입

 

우리나라 경제를 되돌아보면 2000년대 이전에는 지식을 많이 흡수한 사람들이 필요한 시대여서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달라졌다. 우리가 외환위 기를 맞은 것도 국가발전에 맞춰 다음 단계로 진화 발전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하면서 크게 넘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은 그냥 기초 상식에 가깝다. 영어 해독이 가능한 사람 이라면 구글에서 고급지식이 거의 다 나와 있다. 개인은 기술과 기능을 준 전문가급 수준으로 가지고 있어야 취업이 가능한 시대다. 아직도 이런 상황 변화를 모른채 이것저것 지식 배우는데 시간 낭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대학은 달라져야 한다. 지식을 전수하는 대학은 무의미하다. 오늘날 첨단 지식은 기업 연구소와 단독 연구소에서 이뤄지 고 있다. 낡은 실험 장비를 갖추고 있거나 주로 강의에 의존하는 공대는 시대착오적이다. 대학은 과학 실험과 새로운 사실 발견과 원천기술 개발, 이론 발견 등을 위해 바쁘게 움직 여야 한다. 기업에서도 기술 연마는 당연하고 응용단계에서 기술 개발을 멈춰서는 안 된다.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기술 숙달과 함께 연구 개발에 상시적으로 몰입하고 숙달 기능자들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선진국 우수기업들은 원천 기술 보유 기업
 

선진국에서는 기업이라고 하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원천기술 없이 창업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 그런 기업들은 그냥 하청 제작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현재도 거의 전부가 제작소들이다. 기업의 원천기술이란 그 당시 시장에 수요가 있어야 한다. 국가의 기초 연구소나 대학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은 당장 시장 수요가 없는 것이라도 장래에 의 미가 있으면 되지만 수익이 없으면 생존 힘든 기업에서는 곤란하다.

 

한때 잘 나가던 기업들이 쇠락하는 것은 원천기술을 개발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지가 필름 이후의 원천기술을 만들 어내지 않아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필름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원천기술을 개발해 재기에 성공했다. 세계는 지금 원천기술 경쟁시대다. 원천기술 경쟁에서 기업가와 전문가, 노동자, 민간 연구소, 국책 연구소, 대학 연구소, 정부가 일치단결해 맞서야 한다. 보통 교육을 받은 노동자들로 제품 을 조립해 수출하던 시대는 한참 지났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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