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현대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로봇·AI·수소를 아우르는 대규모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이 지방에 단행하는 첫 대규모 투자로, 총 9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맞물린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와 새만금개발청은 2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정부와 현대차그룹 간 투자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새만금개발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북특별자치도 등 7개 참여 기관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협약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AI 로보틱스 생태계의 핵심이 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비롯해, 차세대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 및 ‘무인 소방로봇’ 등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로봇 제품들을 살펴봤다.
행사장에 전시된 1MW급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시스템 및 수전해 스택, 100k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이를 활용한 ‘디 올 뉴 넥쏘’,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랙터’ 등 수소 모빌리티도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 지역 112만4000㎡(약 34만평) 부지에 2026년부터 로봇, AI, 수소 에너지,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 9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국내 로봇, AI 산업 혁신 및 수소 생태계 대전환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활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방침이다.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갖춘 새만금은 철도, 항만, 공항 등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고 있으며,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 규모인 409㎢(약 1억2000여만평) 부지를 통해 대규모 개발 수요를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5월 새만금개발청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 도입 및 AI 기반 스마트시티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0월 새만금개발청은 현대차그룹이 진행한 ‘APEC CEO 서밋 2025 수소 세션’에 참가해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 AI·로봇·뉴에너지 등 아우르는 혁신성장거점
이번 투자계획의 핵심은 로봇 제조, 초대형 AI 인프라, 그린수소 생산,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수소 기반 미래도시 조성 등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약 4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 로봇 제조공장을 설립한다. 웨어러블 로봇과 물류·배송 로봇 등을 양산하고, 향후 로봇 부품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제조 기반을 지방에 직접 구축함으로써 로봇 산업 밸류체인을 지역에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부문에서는 약 5조8000억원을 들여 GPU 5만장을 설치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학습을 지원하는 ‘피지컬 AI’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순 데이터 처리 시설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전략 인프라 성격이 짙다.
수소 분야 투자도 병행된다. 약 1조원을 투입해 하루 80톤 규모의 그린수소를 생산·공급하는 국내 최대 수전해 플랜트를 설치·운영한다. 여기에 약 1조3000억원을 들여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 등에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을 공급한다. 생산-저장-활용으로 이어지는 수소 가치사슬을 새만금 내에서 완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약 4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수소 생산, AI 분석, 로봇 활용이 결합된 ‘AI 수소 시티’를 조성한다. 수변도시를 로봇 친화·수소 실증단지로 육성해 첨단 산업과 정주 기능을 결합한 미래형 산업도시 모델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약 7만1000명의 고용창출과 글로벌 협업기업 입주 등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만금에서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전주·완주 등 인근 산업단지로도 공급돼 새만금-전주·완주-부안을 잇는 광역 수소 생태계로 확장될 전망이다.
정부도 인허가 절차 지원, AI 시티 인프라 구축, 수소 생태계 조성, 정주 및 광역 교통 여건 개선 등을 종합 지원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지방 투자 활성화를 통해 성장거점을 다극화하겠다는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투자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거대한 신호탄으로서 의미를 가진다”면서 “정부는 투자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관계 부처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은 풍부한 에너지원과 차별화된 투자 혜택을 갖춘 곳”이라며 “대규모 무규제 부지를 활용해 새만금을 인간과 로봇, AI가 공존하는 혁신성장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새만금에서 시작되는 차세대 산업 패러다임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중추가 될 것”이라며 “제조 전문성을 비롯해 로봇, AI, 수소 에너지 역량을 두루 갖춘 현대차그룹은 첨단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 약 16조원 경제효과 기대...지속가능 지역성장 기반 마련
이번 투자가 유발하는 경제효과는 한국은행 등 산업 연관표 기준 약 1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가 본격화하면 새만금을 중심으로 로봇, AI 및 수소 에너지 등 첨단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지속가능한 지역 성장의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나아가 산학 협력 강화 등으로 신규 유입되는 우수 인재들은 서남해안권 지역에 중장기적 혁신 역량이 뿌리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9조원 규모의 자본이 로봇·AI·수소라는 미래 산업 축에 집중되면서, 새만금이 첨단 제조·에너지·데이터 산업이 결합된 복합 성장거점으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