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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솔루션 저널리즘’ 본스타인 “언론, 문제 발견보단 대안을 내놔야”

- 美 뉴스기피율 48%, 우울증 유발과 불신이 원인...저널리즘 변화 필요해
- “솔루션 저널리즘은 철저한 증거기반 리포트...문제 해결에 초점”
- 문제 해결한 다른 도시 사례 알려 변화 이끌어내
- “빈곤층 포용해야...저널리즘이 가능성을 제시할 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Solutions Journalism Network)’의 CEO 겸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본스타인(David Bonstein)’이 한국을 찾아 언론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대안과 해법을 제안하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제안했다. 10월2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 뉴미디어 페스티벌’에서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찾는데 그치지 않고 해법과 결과를 추적하는 언론 보도형식을 말한다. 데이비드 본스타인은 이날 ‘저널리즘을 뛰어넘는 뉴미디어 솔루션’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언론은 이제 문제를 발견하는데 그치지 말고, 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솔루션 저널리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美 뉴스기피율 48%, 우울증 유발과 불신이 원인...저널리즘 변화 필요해

 

한국이 첫 방문이라는 본스타인은 따듯한 환대에 감사하다는 인사로 기조연설의 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전통적인 미디어 출신으로 뉴욕타임즈(NYT)에서 일했고, 30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며 “새로운 뉴스 플랫폼과 새로운 콘텐츠 전달 시스템 등 세상을 묘사하는 다양한 방식이 등장하면서 저널리즘도 이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뗏다.


본스타인은 “우리는 테러, 지구 온난화, 가난, 폭력 등 볼수록 지루한 소식들을 매일 기사로 접한다. 하지만 지금 저널리즘은 위기에 처해있다”며 “최근 로이터 통신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뉴스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지금은 48%가 뉴스를 싫어한다고 한다. 이유로는 뉴스가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널리즘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면서 힘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지금은 괴로움을 주고 있다”며 “한국 통계를 봐도 뉴스 기피율이 30%가 넘는다”고 했다.

 

 

본스타인은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2010년부터 뉴욕타임즈에서 ‘FIXED’라는 칼럼을 쓰다가 모든 사례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떤 문제를 설명만 하기보단 다양한 입장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봐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에 뜻을 같이하는 기자와 친구들이 모여 솔루션 저널리즘이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었고, 6년 동안 네트워크를 운영해온 결과 지금은 약 400개의 뉴스기관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약 1만7,000명의 기자들을 훈련시키기도 했다”며 “대부분 협력기관들은 미국에 있지만 유럽이나 아프리카, 남미에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아시아, 특히 한국에도 (솔루션 저널리즘이) 확산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철저한 증거기반 리포트...문제 해결에 초점”

 

“솔루션 저널리즘은 간단히 말해 철저한 증거 기반의 리포트”라고 말한 본스타인은 문제 발견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 않다면 전통적인 저널리즘에 기대면 된다. 문제를 발견해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전통적인 기자의 역할”이라며 “그러나 지구 온난화, 정부 부패, 양극화 문제 등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문제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사람들이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여기에 솔루션 저널리즘의 할 일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사람들이 문제를 알고 있고, 해결책을 알고 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 여기에도 솔루션 저널리즘의 역할이 있다”며 “계속 잔소리하는 부모처럼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제 해결한 다른 도시 사례 알려 변화 이끌어내

 

본스타인은 실제 솔루션 저널리즘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 기자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납 중독에 노출돼 있다는 내용의 탐사보도를 했다. 납 페인트가 심각한 뇌손상을 일으키고 공공 보건문제를 일으킴에도 당시 클리블랜드의 8세 이하 아동 약 50%가 납 중독에 노출된 상태라는 기사였다. 이에 해당 기자는 10년에 걸친 조사를 끝에 탐사시리즈를 기획, 보도했고 모든 사람들은 기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보도가 나간 이후 어떤 변화도 없었다는 점이다. 탐사를 기획했던 기자는 결국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를 찾았고, 본스타인은 보도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해당 기자는 납 중독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관할 공무원들의 변명만을 그대로 기사를 통해 전달한 것. 당시 관할 공무원들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여기서 본스타인은 솔루션 저널리즘 접근법을 취했다. 로체스터를 비롯해 납 중독 문제를 해결한 다른 도시의 사례를 찾아 본 것이다. 누가 해결했느냐가 아닌 어떻게 해결했느냐에 집중했고, 그러다보니 많은 도시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처음엔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갑자기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로 바뀌었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는 인식도 가지게 됐다. 다른 도시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런 내용을 담은 후속보도가 나간 후 클리블랜드시 보건과장 등 관련자 4명 중 3명이 해고되는 등으로 문책을 당했고, 납 관련 조사 인력이 3명에서 7명으로 늘어나는 등 많은 변화가 생겼다. 또 클리블랜드 역사상 최초로 보건조사를 받지 않은 임대주택에 이사를 가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본스타인은 “대부분 우리를 감시인(watch dog)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안내견(guide dog)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에게 어떤 옵션이 있는지 이해시켜야 한다”며 “그것이 증거기반 접근법에 기초한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빈곤층 포용해야...저널리즘이 가능성을 제시할 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뉴스에서 멀어진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빈곤층을 포용해야 한다”는 본스타인은 최근 콜롬비아 대학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인용해 단순히 빈곤층의 문제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열망을 취재하고 알렸을 때 독자들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이런 내용의 보도가 나간 결과 사람들은 기존 전통적인 콘텐츠에서 머무는 시간보다 80%를 더 할애했고, 소셜미디어 공유율은 230% 가량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세계에 삶을 어떻게 투영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때 저널리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재 후>

 

본스타인은 기조연설이 끝난 후 미디어 워크숍을 통해 솔루션 저널리즘에 대해 질의응답 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은 약 10여 명의 기자를 대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진행됐다. 본스타인은 솔루션 저널리즘이 ‘속보성 보도’와 양립할 수 있는 개념인지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일반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지, 빠른 정보가 필요한지 물어보면 대부분 더 가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세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고 답할 것”이라며 “요즘은 기사가 1분마다 올라와 20시간 내내 뉴스만 봐도 다 못 볼 정도로 충분히 빠르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총기사건이나 화재사건 등 몇몇 빨리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제외하고는 기사를 빨리 내보내지 않아도 된다. 옛날은 기사가 먼저 나와야 돈을 많이 받던 시절이라 속보를 냈지만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사람들은 항상 먹던 것만 먹는다. 이것은 사람들이 기존의 언론기사를 접하는 방식과 똑같다. 사람들이 항상 먹던 것이니 먹어야지 하는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젠 정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이비드 본스타인은 지난 30년 동안 사회 혁신에 초점을 맞춰온 언론인으로 2010년부터 뉴욕타임스(NYT)에 ‘고치기(FIXED)’라는 이름의 칼럼을 공동집필했다. 또 ‘세상을 바꾸는 방법: 25개 언어로 출판된 사회적 기업가들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힘’, ‘꿈의 가격: 그라민 은행’, ‘가회적 기업가 정신: 모두가 알아야 할 것들’ 등의 저서를 집필한 바 있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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