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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M경제매거진]우리는 꾸준히 살아 갈 것이다 …쌍용차 해고자·배우자 실태 조사

- 쌍용차 해고노동자 배우자 건강에 대한 첫 연구
- 10년 지났지만 자살생각·우울증상 등 심각
- “쌍용차 해고사태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
- “가장 약한 사람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될 것”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2018년 9월13일 쌍용자동차 노사는 지난 2009년 해고된 노동자 중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한119명의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햇수로 10년 만이다. 노사는 올해 말까지 119명 중 60%를 복직시키고,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전원을 복직시키기로 했다. 또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복직자의 부서배치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내놨다. 노동운동가였던 문성현 대통령 소속 경제 사회노동위원장은 9월14일 기자회견에서 해고자 복직 합의를 발표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문 위원장은 “해고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야 노동자라는 그 굴레 때문에 아픔을 겪었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10년 동안 가정을 지켜주신 가족들에게 정부를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다. 가족여러분, 힘내십시오. 이번 추석은 따뜻한 마음으로 보내십시오”라고 했다. 문 위원장의 눈물은 노동자의 ‘굴레’를 언급할 때 터져 나왔다. 오랜 시간동안 이 굴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몸과 마음을 옭아맸다. 전염성이 강한 절망의 굴레는 남편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던 배우자들도 함께 옥좼다. 복직 합의 즈음 오랫동안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연구해 온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들 배우자들의 건강 상태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 합의 일주일전인 9월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당신과 당신 가족은 이런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와 쌍용차 해고자 심리치유센터 와락과 함께 해고노동자(복직자 포함)와 그 배우자에 대한 건강 실태를 조사했다. 해고자와 복직자에 대한 설문조사는 4월과 5월에 걸쳐 진행됐고, 배우자들에 대한 설문은 6월(6.5~6.29)에 이뤄졌다.

 

2009년 쌍용차의 대규모 해고 이후 해고자들에 대한 연구는 몇 차례 있었지만 그 배우자에 주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연구는 쉽지 않았다. 권지영 와락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그 때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고 기억하는 일은 당사자에게 사실 고통스러운 일이다”라며 “많은 분들이 그 기억을 다시 이야기 하면서 눌러 놨던 것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 올라오면서 새롭게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복직자의 아내다.

 

김 교수가 이날 발표에서 자주 사용한 단어 중 하나가 ‘비참’ 이었다. 김 교수는 해고자 배우자들이 이번 연구에 참여해 설문에 응한 것을 ‘비참함을 말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10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해고자 배우자들은 그 당시 상처와 트라우마가 컸다. 이 상처와 트라우마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상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는 “사실 상처와 트라 우마가 있어도 삶은 지속되지만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상처와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상처와 트라우마는 언제든지 영화의 인서트 컷(Insert cut)처럼 살면서 뜻하지 않게 들어온다. 그때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우울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우리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토록 비참한 경험들을 굳이 캐묻고 숫자로 만들어 공유하는 이유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족이라는 창(窓)을 통해 한국사회의 정리해고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하는 기업의 눈이 아니라 해고당한 노동자와 가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지 않았을 경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들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점에게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자살과 우울…충격적인 ‘숫자들’

 

스스로 비참한 기억들을 말했던 만큼 연구 결과도 심각했다. 설문에 응한 배우자들(해고자 배우자 28명·복직자 배우 자 38명)의 32.2%가 “지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자살을 생각한 배우자들 중 해고자 배우자는 48%, 복직자 배우자는 20.6%였 다. 김 교수는 “충격적인 숫자”라고 했다.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깊이를 이해야한다는 소리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같은 나이 대 일반 여성이 지난 1년간 자살 생각 유병률(대상 집단에서 특정 상태를 가지고 있는 개체의 수적 정도)은 5.7%였다. 이 와 비교하면 해고자 배우자는 8.67배, 복직자 배우자는 3.72 배 높은 수준으로 자살을 생각했다. 여기에 또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한국 사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OECD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집단인 한국사회의 일반 여성과 비교했을 때 쌍용차 해 고노동자 배우자들의 자살 생각 비율은 8배, 3배가 높다는 의미가 된다.

 

김 교수팀이 지난 7월 <한겨레>와 <한겨레21>과 함께 실시한 천안함 생존 장병들에 대한 조사에서 ‘지난 1년 간 자살 생각이 있다’고 답한 생존 장병의 비율이 50%였다 는 점과 비교해도 ‘충격적인 숫자’라는 김 교수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배우자들은 스스로 건강이 나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해고자 배우자의 42.3%, 복직자 배우자는 17.1%가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같은 나이대 일반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는 복직자 배우자는 0.9배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해고자 배우자는 2.23배 높게 나왔다. 우울증상 역시 해고 자 배우자의 82.6%, 복직자 배우자의 48.4%가 우울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으로 측정했던 일반 여성과 비교하면 각각 8.27배, 5.27배 높은 수준이었다.

 

남편의 해고는 배우자들을 사회적 관계로부터 고립시켰다. 본인이 아닌 남편이 해고를 당했음에도 지금까지 해고된 상태로 남아있는 사람들의 배우자 70%가 소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남편이 해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가 내게 어울리지 않고 부적절하게 느껴진다는 비율도 45%에 달했다. 한국 사회에서 해고는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어떠한 사회적 낙인으로 작동하면서 해고 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시키고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굴레를 스스로에게 씌우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로부터 고립·단절되면 가장 먼저 의지하는 사람은 가족이다. 하지만 배우자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배우자(남편)와의 만족도를 물어봤을 때 해고자 배우자의 불만족은 33% 복직자의 아내는 18%였다. 이는 같은 나이대 여성과 비교했을 때 3.85배, 1.86배 높았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배우자라는 이유로

 

김 교수는 배우자들이 남편이 쌍용차 해고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었다고 했다. 해고자 배우자 54%, 복직자 배우자 62%가 2009년 이후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차별은 평범한 생활 터전에서 벌어졌다. 배우자들은 직장에서 가장 많은 차별을 경험했고(66.7%), 거리나 동네(33.3%), 상점과 음식점(30%) 등에서도 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차별은 배우자들이 거리나 동네에서 모욕적인 경험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파업이) 평택 전체가 시끄러웠던 싸움이었고, 거기에서 해고노동자에게 가해졌던 낙인들이 해고 노동자 아내와 가족들에게도 가해졌다”고 설명했다.

 

차별은 누군가 찍기도 했지만 배우자들 스스로 움츠리는 데서 발생하기도 했다. 한 해고노동자 아내는 “남편이 쌍용차 해고자라고 하면 다른 동료가 본인이 없을 때 ‘해고자들을 이기적이었다, 잘못했다’는 말을 했다는 걸 전해들은 적이 있다”며 “(2009년) 파업이 막 끝났을 때는 지역의 갈등과 긴장 상태가 높았을 때여서 저희 해고자나 가족들을 보는 비난의 시선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경찰에 구속돼 조사받던 남편이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았는데 아내가 근무하고 있던 병원이었다. 이 아내는 수갑을 차고 경찰들과 함께 병원에 온 남편을 직장 동료들 앞에서 마주쳐야 했다.

 

증언에 나선 해고노동자 아내는 “평택은 굉장히 좁은 지역이다. 대부분 그곳이 고향이고 그 곳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오고 쌍용차를 다니다가 해고됐다. 서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해고자와 가족들 같은 경우는 누구 남편인지 다 드러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 앞 에 대고 삿대질을 하는 차별, ‘당신 나쁘다’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해고자 가족들이 이런 경험들을 통해 움츠릴 수밖에 없는 시간을 겪었다”고 했다.

 

엄마 그리고 여성으로서 10년

 

이번 연구를 통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아내의 고통도 수치화됐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선 한국사회에서 아이의 엄마, 그리고 여성이기에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경험도 들을 수 있었다. 이정아 전 쌍용차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제가 10년 동안 무수히 많은 인터뷰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여전히 아이들에 관한 질문은 발목을 잡는 일”이라며 “아직도 눈물이 터지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남편이 공장으로 돌아간 이씨는 복직자의 배우자로 설문 조사에 응했다.

 

이씨는 언론의 인터뷰 섭외 과정에서 옛날 기억이 나면서 눈물이 나 자리 앉아 있기 힘들었다”며 “남편은 복직한지 1년이 넘었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컸고, 그래서 뭐가 문제냐, 도대체 인터뷰하는 게 뭐가 힘들까 하는 시선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는 “저는 괜찮다. 남은 해고자들이 다 복직할 때까지 저희는 얼마든지 이 피해 사례를 검찰과 경찰, 언론 앞에서 얼마든지 증언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돌고 돌아 서 친구나 학교 선생님들을 통해 아이들한테 전해지면, 아이들이 마음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그건 너무 힘든 일” 이라며 울먹였다. 이씨는 씩씩하게 마이크를 잡았지만 결국 아이들 이야기에 눈물을 보였다. 이씨가 아이들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린 이유는 아빠와 엄마의 고통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유금분 와락치유단 상담가는 “(2009년) 옥쇄파업 당시 엄마 와 아빠를 따라 공장에 왔던 4살 아이가 파업 이후에 버스를 못타고 헬리콥터 소리가 나면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상황이 몇 년 동안 반복된 경우도 있었다”며 “10년 전 꼬마였던 아이들이 지금 청소년이 됐지만 그 사이 단 한 번도 아빠 회사 이야기를 입 밖에 내지 않은 아이도 있고, 단 한 번도 아빠의 해고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아빠가 복직돼서야 회사에 대해 묻는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 상담가는 “죽을 때까지 치유되기 어려운, 극복하기 힘든 상처다”라며 “이런 상처를 개인의 몫으로 돌리는 건 무리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 질 해고 문제에 대해 안전 체계를 만드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회 안전망 구축에 협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의 여성문제 드러내

 

배우자들이 해고자의 아내로 겪어야 했던 고통은 한국사회의 여성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정 역할을 강요받고 감내해야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 한 한 해고자의 아내는 “당연히 해고 당사자가 받는 충격이나 고통, 괴로움이 가장 1차적으로 크다고 생각한다. 그건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해고자 본인이 충격을 회복하기까지 힘들고, 자기 안으로 가라앉으면서 생계와 육아, 시댁과 친정의 걱정과 위로와 같은 감정적인 에너지까지 아내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양가 부모 님, 일가친척을 다 챙겨야 하는 감정 소모가 대부분 배우자 (아내)의 몫이 됐다”며 “대부분 그것들을 배우자들이 떠안았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늘 그런 성역할을 요구받았던 것과 같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또 “(파업 당시) 그걸 남편과 적절하게 나눴으면 됐는데 저희 스스로도 그것은 우리 아내들 몫이고 ‘남편은 얼마나 힘들까’라고 상상하면서 기운을 북돋으려고 했던 것 같다”며 “이제는 더 어떤 사건이 있고,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중에 가장 약자, 가장 고통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눈높이를 맞춰야 할 것 같다. 저희한테는 그게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와락 센터 같은 공간을 만들고 지금까지 이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젠 가장 바닥에 있는 사람으로 시선을 돌리자. 가장 약자인 사람이 행복하면 나머지는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다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

 

김승섭 교수는 이번 연구 발표에서 “한국사회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들 이 정리해고를 당하면 서로 얼굴 보는 것 자체가 괴롭고, 복직에 대한 희망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흩어진다. 하지만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함께 살자”를 외치며 10년 동안 고통스런 시간들을 견뎠다. 김 교수는 “함께 모여 있었기 때문에 10 년 동안의 경험을 물어볼 수 있었던 기회가 우리에게 있었다.

 

이 이야기들은 한국 사회가 해고노동자들과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성을 갖는 유일한 데이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해고 노동자분들과 함께 걱정스러워 했던 게 있다”며 “해고 노동자들의 고통에 대한 기사가 나갈 때마다 인터넷 기사에 댓글 이 달리는데 대다수가 해고노동자들을 비웃거나 욕하는 것들”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이해해보려고 애쓰면 더 이상 정말 좋은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한국사회에서 비정규직, 실업자로서 사는 청년들이 갖고 있는 분노와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세 가지를 이야기 하고 싶다”며 “첫 번째는 쌍용 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대단한 걸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니라 부당하게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서 해고를 당했으니까 거기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상식적인 수준의 요구. 또 두 번째 는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들이 9년째 해고된 상태에 있는 해고노동자들을 비난함으로써, 을이 을을 비난하면서 이 사태를 초래한 구조를 만든 권력과 사회는 점점 더 튼튼해지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세 번째는 한국사회에서 그 누구도 향후 몇 십년간 양질의 일자리가 대량 생산되기는 쉽지 않다 는 것이다. 고용불안과 정리해고는 한국 사회의 변수가 아니라 상수처럼 될 것”이라며 “그동안 남의 일이라고 여겨왔을지 모르지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은 우리 모두가 어느 시점에 겪게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오래된 미래일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10년의 상처와 트라우마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2013년 3월 서울 대한문 앞에 있던 쌍용차 농성장 천막이 방화로 불에 탔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의자 한 개에는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라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희망이 적혀있었다.(이면우의 시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中 “삶에 지치지 않은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의자에 앉는다는 것은 자리를 갖는다는 것이고 이는 해고 노동자들에게는 복직을 의미했을 것이다. 쌍용차 해고자들과 가족들은 절망 속에서도 함께 모여 지치지 않고 싸워 살아남았고 희망대로 복직 합의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리해고로 인한 10년의 상처와 트라우마는 남았다. 이를 보듬는 일은 우리 사회의 과제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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