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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계, ‘철학교육 위기’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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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한국철학 전공학자들이 지난 6월25일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강당에서 한국철학 교육 제도화를 위한 연합 학술대회를 갖고 중등교육 과정에서 ‘한국철학’ 교과를 신설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국철학 교과 신설과 함께, 한국철학을 중심으로 동서양 철학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철학교육 과정을 재정비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한국철학’ 교과 신설 및 철학교육 재정비, 교육부에 요구하는 성명서 채택

 

한국철학 교육의 제도화를 위한 학술대회와 성명서 채택에는 한국철학사상교육연구회와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철학연구소,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한국철학사연구회, 성균관대 성균인성교육센터, 청운대학교 남당학연구소, 건양대학교 예학교육연구원 등이 후원했다. ‘한국철학 교육 제도화, 그 길을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는 50여명의 한국철학 전공교수와 관계자들이 참석해 철학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한국철학 교육의 필요성, 한국철학 교육의 제도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성균관대 정연수 교수가 발표한 발제문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철학교육의 문제와 대안」에 따르면 현재 고등학교 교과목에는 ‘한국철학’이란 과목이 없으며 ‘윤리와 사상’ ‘고전과 윤리’ ‘한국사’ ‘종교학’ 등에 한국철학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윤리와 사상’ ‘고전과 윤리’ ‘종교학’ 과목은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기초 영역 공통과목인 ‘한국사’는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배우고 있으나 한국정치사상에 치우쳐 있어서 한국철학의 전체상을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연수 성균관대 교수

‘고교 과목 중에 ‘한국철학’ 과목 없고, 유관 과목의 한국철학 내용은 부실‘

 

정연수 교수는 대안으로 ‘통합사회’ 과목에 한국철학의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윤리와 사상’ 교과서가 원효와 지눌, 의천, 퇴계, 율곡, 다산 등 인물 중심의 철학을 단편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며, 고대에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전과 윤리’ 교과서도 단편적인 고전을 소개하다보니 한국철학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교과서의 개선을 지적하면서 그간 학계의 한국철학사 저술도 몇몇 인물별로 나열하거나 사안별로 집필 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철학계도 한국을 대표하는 철학자들이 어떤 시대적 사명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철학을 구축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철학이 후대에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등 철학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저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인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인성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한국철학의 특징인 학술과 덕을 쌓고 실천하는 인간상을 전하는 내용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권 충북대 사회교육과 교수

‘철학 교과군 신설해 한국철학 과목 두는 방안 제시’
 

충북대 사회교육과 이재권 교수는 새로운 교육과정안으로 인문 영역 내 철학 교과군을 신설하고 여기에 한국철학 과목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권 교수는 그동안 철학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몰두하고 철학교육에는 무관심했다고 비판하고 사범대학에 철학교육과를 신설하고 철학교육론 전공자를 양성하는데 한국철학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철학의 지난 연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살펴보는 발표도 있었다. 김형찬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철학 연구는 원효와 퇴율, 다산, 혜강 등의 전통 철학 연구에 한정되어 현재의 한국철학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뼈아프게 비판했다. 김형찬 교수는 이는 한국철학 연구자들이 현재 우리가 당면한 현실에 대한 문제 설정과 대안 모색이라는 과제를 방기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찬 고려대 철학과 교수

‘전통 철학 연구에서 벗어나 현재의 한국철학을 생산하는 노력 필요성 강조’

 

김형찬 교수는 이제 서구의 모델을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고 추종하는 것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한국철학을 통해 우리의 현재 문제를 풀어내는 역할을 담당 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주장했다.

 

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한국철학 교육, 이성과 감성·영성을 골고루 갖춘 인재 육성에 적합 주장’

 

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왜 한국철학인가’라는 발표문에서 한국 철학이라고 하면 지역성과 역사성, 전통성 등 세 가지는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영성 교수는 보편성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의 전통문화, 특히 한국철학의 명맥이 완전히 단절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으며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철학은 수양론과 공부론의 특징을 강하게 지니고 있고 이성과 감성, 영성을 골고루 갖춘 사람을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여겨 왔다고 말하고 이런 특성을 살려 교육을 실시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정 충남대 유학연구소장

‘다양한 한국철학 교재 집필 위해 관련 연구소와 학회의 소통과 협력 필요성 역설’

 

김세정 충남대 유학연구소장은 한국철학교육을 연구하고 일선 학교와 일반인들을 위한 한국철학 교재도 집필하는 연구소와 학회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세정 교수는 더불어 각종 한국철학 관련 학회와 연구소 간의 소통이 절실하며, 통일을 대비해 북한의 한국철학 연구 실태를 파악하고 한국철학의 성과를 해외에 알리는 일에 한국철학계의 힘이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운대 교양대학 민황기 교수는 오늘날 한국대학들은 지식은 다양하게 습득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의식이 결여되고 철학이 부재하는 교육으로 인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 학인을 배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민황기 교수는 대학 교육방향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취업에 필요한 실용적인 과목과 흥미 위주의 강좌가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인간의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교양교육과 인문학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철학과 사상 교육은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황기 청운대 교양대학 교수

‘대학 교양교육, 실용 과목과 흥미 위주 강좌에 밀리는 현상 따갑게 비판’

 

민황기 교수는 만일 대학이 확고한 교육철학에 대한 신념을 잃고 눈에 보이는 이익만을 찾고 학문 상호 간 균형을 잃어버리는 교육을 서슴지 않는다면 대학은 사설학원으로 전락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선진사회는 현대인의 교양 수준이 지식기반사회와 창의성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하버드대는 방대한 독서량을 요구하는 교양필수과목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했음을 상기시켰다.

 

민황기 교수는 교양이란 잡다한 지식이나 예술적 소양을 섭렵하고 취미 교육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참으로 무지한 소치라고 말했다. 교양은 인간을 탐구하는 동시에 인격을 도야하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교양 교육의 효과를 말하면 겸손한 나를 형성하며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서로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을 기를 수 있으며, 객관적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사회의 기능과 구조가 점점 세분화 되고 학문 영역이 다기화, 전문화 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교양 교육은 인간과 사회, 문화, 자연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종합적 판단력을 길러줌으로써 전인성을 구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교양교육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완결된 중핵적 교과목이라는 인식이 요구된다고 민황기 교수는 강조했다.

 

이와 같이 교양 교육의 필요성이 자명할진대 이 땅 위에서 한국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창출되고 이론화된 한국철학과 사상은 반드시 가르쳐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산업대학이나 2년제 대학의 경우 기술 중심 교육, 직업 교육에 치중하는데 이럴수록 기술 변화에 따른 시대적 흐름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교양교육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진광중학교 교사

‘한국철학계, 중학교 현직 교사들에게 유용한 교육자료 제공 필요‘
 

이성희 진광중학교 교사는 ‘중등교육의 현실과 한국철학 교 육’이란 발표에서 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인성교육 시간을 이용해 한국철학을 가르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다양한 한국철학 교육용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희 교사는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면에서 지역교육청과 단위학교, 교사들의 자율권이 점점 강화되는 추세에 있기 때 문에 한국철학 교육의 제도화를 위해 현직 교사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소통망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보승 성균관대 교수

‘도덕 윤리 과목에 한국철학 부분 보강하여 모든 계열군에 필수 과목 포함시키자’

 

강보승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철학을 단독과목으로 중등교육과정에 신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기왕에 있는 ‘도덕 윤리’ 과목에서 한국철학 부분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강보승 교수는 나아가 현재 인문계열 학생들의 선택 과목인 ‘도덕 윤리’를 자연계, 예체능계, 특성화고 학생들을 막론하고 인성 발달과 기술 급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차원에서 필수 과목으로 지정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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