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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19년 국내 은행 전망... ‘가시밭길 예상’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거뒀지만 대부분 ‘이자장사’
- 글로벌 경쟁력은 미미…‘우물 안 개구리’ 수준
- 대손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 전망…2조원↓
- 인터넷전문은행 2~3곳 추가 인가 예정…경쟁 피할 수 없어
- 신흥국 시장 진출 위한 M&A 통해 새 성장 동력 찾아야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 시중은행들은 어려운 경제 여건 상황 속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매 분기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냈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NH농협과 우리은행 등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으로 10조3,848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2017년 연간 순이익 10조6,385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9개월 만에 전년도 순이익을 달성한 셈이다. 여기에 조만간 발표될 2018년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최대 순이익 기록은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성과들 대부분이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장사’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의 2018년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20조5,990억원이었다. KB국민이 4조5,1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 4조1,972억원, 신한 4조1,289억원, 하나 3조9,252억원, 농협 3조8,355억원 순이었다. 이러한 국내 은행들의 높은 수익성은 지난 2년 동안 지속돼 왔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은행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수익률 (ROA)은 2016년 0.11%, 2017년 0.48%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상반기 중에는 0.69%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ROA는 ‘Returnon Assets’의 약자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총 자산으로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를 의미한다.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Return on Equity) 역시 2016년 1.34%, 2017년 6.01%를 기록했으며, 2018년 상반기 중에는 8.91%로 올랐다. 특히 순이자마진(NIM)은 2016년 1.55%, 2017년 1.63%를 기록했으며 2018년 상반기에는 2017년 말 대비 0.04%p 상승한 1.67%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8년 상반기 기준 8조4,000억원을 기록하였으며, 2017년 상반기 8조1,000억원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수치상으로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은 좋아지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은행들의 이익 대부분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이자장사’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 보면 국내 은행의 수익성 지표는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하다 2017년 이후에서야 상승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최근 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2.81%였던 국내 은행의 NIM은 시장금리(기준금리, 국고채 3년물 금리 등)와 함께 계속 하락해 2016년 1.55%까지 떨어진 후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1.67%(2018년 상반기 기준)까지 올라왔다. ROE 또한 NIM의 추이와 유사하다. 2005년 18.42%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16년 1.34%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6.01%(2018년 상반기 기준)로 다소 높아졌다.

‘우물 안 개구리’…글로벌 경쟁력은 낮아

 

글로벌 주요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도 국내 은행들의 경쟁력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 전문지 ‘The Banker’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은행의 평균 ROA는 0.76%, ROE는 9.86%, NIM은 2.04%로, 리스트에 오른 우리나라의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의 평균 수익성 지표(ROA 0.57%, ROE 7.95%, NIM 1.76%)를 크게 앞섰다.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은행의 특성을 반영해 100대 은행(국내은행 포함) 가운데 이자이익 비중이 60% 이상인 은행과 비교해도 수익성이 높지 않았다. 이들 은행들은 ROA, ROE, NIM 평균은 각각 0.89%, 11.21%, 2.43%로 우리나라 은행의 수익성 지표(ROA 0.57%, ROE 7.95%, NIM 1.76%)를 모두 웃돌았다.


이대기 한 국 금 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 분석을 2013~2017년의 기간으로 확장해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 며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최근 약 2년간 개선 추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글로벌 주요 은행들과의 비교에서도 다소 낮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특히 낮은 수준의 이자마진(NIM)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국내 은행의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저 금리 기조하에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며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이 크게 하락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2016년 중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비용이 컸던 특수은행은 대손 비용이 2016년 8조6,000억원에서 2017년 5조6,100억원으로 2조9,800억원 감소했고, 이러한 추세는 2018년에도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금융지주사회장들은 최근 신년사에서 불확실성과 이자 중심의 실적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났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강력한 DSR 규제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한은 기준금리가 인상되어도 NIM의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은 더 증가될 것 이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 축소도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올 한 해 금융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위기가 일상화 되는 등 지금껏 유례없는 전방위적 압박이 지속 될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하향, 기업 투자심리 위축 등 국내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 질 전망이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같은 시장 환경의 변화도 지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은행권 영업 환경…가시밭길

 

전문가들 역시 올해 국내 은행들을 둘러싼 환경이 호의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기 선임연구원은 ‘2019년 은행산업 전망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의 2019년 자산성장률은 명목성장률 예상치인 4.3%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대출 영업기회 축소와 리스크 증대 가능성 등으로 대출자산 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으로 기업 및 가계대출증감률은 모두 2018년(4.81%, 4.39% 추정, 금융연구원)보다 하락해 각각 4.74%,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또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지난해 내외(5.26%)의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되나, 가계대출은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도입과 예대율 가중치 차등화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대출자산의 적극적인 양적팽창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과 디지털 혁신 투자 등 질적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2019년 수익성은 대손 비용 증가로 인해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일부 상승해 2019년 1.6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자이익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대손 비용의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과 금리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경기의 추가적인 둔화 가능성, 지역별 부동산 가격 조정 가능성, 기업부실 가능성 등 다양한 대손 비용 증가 요인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러한 수익과 비용의 증감 요인을 고려한 결과 2019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 11조8,000억원(추정) 보다 감소한 9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리스크 요인과 경영 과제

 

이 선임연구원은 올해 은행산업의 리스크 요인과 경영 과제를 크게 거시 환경, 규제 환경, 경쟁 환경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전망했다. 우선 거시 환경 측면의 리스크 요인은 금리상승과 미·중 무역 분쟁 지속, 신흥국 금융 불안, 내수 경기 둔화 등을 꼽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상승은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아울러 미·중 무역 분쟁의 지속과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은 수출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내수경기 둔화로 내수업종 및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실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관련 정책과 규제 등으로 인해 가격 안정화 기조가 지속되지만, 지역별 부동산시장의 차별화를 감안할 때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거시 환경 측면의 리스크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은행은 건전성 악화를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 대출의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상환 여력을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 가계대출이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으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는 것에 비해 기업대출은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또 “중장기 경기 변화 또는 장기적인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별, 지역별, 해외시장별 위험을 감안한 자본관리와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며 “업종별 기업 간 구조개선 효과에 차이가 크고, 수출 둔화에 따른 경영 개선 효과가 지연될 우려가 있으므로 과다부채기업과 수출기업, 특히 신흥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여신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산업별 수출 의존도를 감안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재무 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부실이 확대될 경우 예상되는 장기 대손 비용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은행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신흥국에 진출한 은행의 법인과 지점의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신흥국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M&A를 권고했다. 신성장동력을 발견하고 수익성을 개선시키기 위해 성장 가능성 및 순이자마진이 높은 신흥국 진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계부채와 관련한 정부의 규제 강화도 은행의 수익성 하락과 금융소비자보호 관련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한 규제 강화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 등이 은행의 수익성 악화와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 선임연구원은 “대출자산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확대 등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과 비이자수익 증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향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어서 국내은행의 대출자산 증가세가 크게 위축되고 대출자산의 부실 증가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의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한 경영 관행의 개선도 필요 하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과거에 비해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금융상품 설계, 마케팅, 판매 등 다양한 영업 부문에서 과거의 관행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보호를 비용이 아닌 신뢰 구축을 통한 수익증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은행의 경영 관리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도 경쟁해야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2018년 5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혁신촉진과 진입 정책관련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권 진입규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으며, 2018년 9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됐다. 정부는 올해 2~3곳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로 인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은행산업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이야기다.


이 선임연구원은 “각 은행은 디지털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 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하고 관련 지배구조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목표가 기술 중심이 아닌 고객중심이라는 인식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의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조직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에 대응하는 애자일(Agile)조직의 도입도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이다. 실제 2015년 네덜란드의 ING은행은 도입을 추진했으며, 현재 국내 일부 은행에서도 이에 대한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픈뱅킹 시대에 대비한 데이터 활용도 제고와 핀테크 협업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능력이 은행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데이터를 정비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분석 결과의 활용 사례를 늘려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미 은행과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은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정보 입력단계부터 디지털화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Blockchain, Cloud, Big Data’ 기술 활용을 통해 고객 개개인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다. 또 글로벌 핀테크 경쟁을 위해 ICT 기업인 라인(LINE)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뱅크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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