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4일, 대한민국은 마침내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위헌 계엄령으로 촉발된 국가 위기를 해결하는 중대 분수령이다.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축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긴장감과 경계심도 버릴 수는 없다. 앞으로 가야할 길을 전망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나온 길에서 배운 통찰과 지혜를 되새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특성에 대해 극적으로 경험한 사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난 6개월 동안 확인한 교훈을 되새기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견고하다는 사실은 지난 6개월 동안 우리가 확인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지침은 폭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폭군의 행보를 보이자 시민들은 곧바로 거리로 나와 친위 쿠데타에 저항했다. 국회는 계엄령 철회 결의안을 채택한 후 탄핵소추안도 통과시켰다. 공수처는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평화적인 방식으로 윤석열 체포에 성공했고,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파면을 공식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부
"선거는 결국 덜 나쁜 후보를 뽑는 과정"이라는 냉소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현대사는 두 번이나 이러한 생각을 처참히 반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결정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국가를 책임질 준비된 대통령 후보를 선별할 수 있을까? 정치적 실패는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최근 발생한 두 번의 대통령 탄핵 사태는 준비되지 않은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결과임이 명백히 드러났다. 2012년 선거 당시 새누리당은 당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당명과 당의 상징색까지 바꾸며 외부에서 박근혜 후보를 급하게 영입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는 국가적 비극으로 이어졌고, 세월호 사건의 참담한 무책임은 온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2022년 선거에서도 비슷한 정치적 과오가 반복됐다. 국민의힘은 다시 당명을 변경하고 검찰 출신 윤석열 후보를 급히 영입했다. 그 결과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헌정 질서가 극도로 흔들리고 경제 기반마저 쇠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결국, 내란 수준의 헌법 유린 상황이 벌어지면서 국가적 위기를 가까스로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꺼낸 발언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언뜻 보면 대통령 선거전에서 있을 수 있는 논란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이 발언은 국가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수준과 내용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과거 어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급된 성적 비하 발언을 재인용하며 그것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는지 다른 후보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발언을 재소환했다. 그는 발언 이후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불편하게 느낀 사람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말하면서도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검증 차원이었고 자신이 사용한 표현도 순화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그의 사과 또는 변명은 국민적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고, 오히려 분노를 증폭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발언이 내포하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 사회적 파괴력,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훼손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준석 후보는 자신이 제기한 발언은 이재명 후보 가족이 제기한 발언을 최대한 순화해서 인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혐오 표현을 인용하는 것도 혐오 조장의 공범이라는 공감대가 이미 자리 잡았다. 오히려 1
그리스 제3의 도시로 알려진 파트라(Patras)는 서쪽으로 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 아테네와는 215km 떨어진 곳인데,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북쪽에 위치한다. 이탈리아 남동부 지역의 바리(Bari) 항구를 떠나 야간 페리 Superfast에 승선하여 그리스 파트라 항구에 정오경 도착하여 간단히 수속을 진행하고 입국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은 그리스 입국시 무비자로 90일 여행이 가능하다. 그리스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으로 수도 아테네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이다. 화산작용으로 형성된 아름다운 풍광의 코발트 색의 바다와 파란 지붕의 산토리니섬 등 이국적인 아름다움으로 많은 한국인이 그리스를 방문한다. 미코노스섬, 크레타섬, 에비아섬, 로도스섬, 사모스섬등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아바(ABBA)의 노래 댄싱퀸(DancingQueen)이 영화 맘마미아(Mamma Mia)를 통해 공연되기도 했다. 영화 맘마미아에서 도나와 소피 모녀가 살던 섬은 훼손되지 않은 숲과 나무가 많은 자연환경을 지닌 평화로운 섬으 로 실제는 스코펠로스(Skopelos) 섬이다. 그리스 여행 중 인상 깊은 장소는 세계 문화유산에 빛나는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신전인
북한 관영 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구축함이 진수되는 과정에서 함미가 먼저 미끄러지면서 선체가 균형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였는데도 재앙적인 실패가 발생한 것이다. 엄중한 실패가 발생한 것도 특이한 상황인데, 관영 매체가 이 상황을 보도한 것도 이례적인 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북한 체제의 허약함이나 김정은 체제의 위기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 섣부른 해석은 오히려 판단을 흐릴 수 있다. 북한에서 발생한 사안을 이해하려면 언제나 신중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엄중한 사고가 났다고 해서 북한 체제가 흔들린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한 비약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된 2011년 12월 이후 국가적 차원의 실패 상황이 발생한다고 해도 체면 손상으로 보고 이를 숨기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게 매체를 통해 사실 관계를 알리고 이를 수습하는 모양새를 강조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춰왔다. 2012년 4월 은하 3호 로켓 발사 실패 사건이
함께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나와 마주 앉은 70대 초로의 선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내 정신연령이 낮았던 것 같아.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 지금 큰 일을 하고 있을 텐데 말이야...” 나는 그 선배가 젊은 시절을 후회하는 듯해서 “나이 들면 대개 그런 거 아닌가요?”라고 위로했다.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작 답답해야 할 사람은 나였다. 다른 선배나 후배, 그리고 동료들과 비교해 일찍 철이 들지 못하고 이일 저일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진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아뿔싸! 저도 그렇네요.” 나는 재빨리 눈치를 채고 선배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많은 대화를 했다. 돌이켜 보면 정치학 공부를 계속해 학자가 되고 싶었던 나는 먹고살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공부를 미뤄왔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겨우 나이가 들어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이라도 해보자’-아마 철이 든 모양이다-며 50년 전 대학 시절에 사두고 읽지 못한 원서를 몇 장씩 읽기 시작했다. 요즘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개인적 좌절을 권력으로 승화시키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 미국의 정치학자, 해럴드 라스웰(Harold D. Lasswell,
◇ 새롭게 부상한 CPTPP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은 신임 대통령에게 주어진 주요 외교・통상 과제 중 하나로, 취임 초기 국정 방향과 철학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결정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글로벌 통상 질서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FTA 전략을 적극 전개하였다. 2004년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59개국과 21건의 FTA를 체결함으로써 전 세계 GDP의 약 85%를 포괄하는 방대한 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한 개방경제국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해 우리는 물론 세계 경제에 암운이 짙게 드리워진 상태다. 이에 국제 통상 질서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가속되면서 CPTPP 가입 문제가 재부상하고 있다. 경제 대국 10위권인 한국이 이를 지렛대로 잘 활용한다면, 글로벌 통상 무대에서 규범 설정자(rule-maker)로서의 입지를 확보하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CPTPP는 관세 철폐를 넘어 디지털 통상, 지식재산권, 환경과 노동 규범 등 미래 통상질서의 핵심 규범을 포함한 다자 협정이다. 따라서 CPTPP 가입은 디지털・환경 기반의 차세대 통상 구조
4명의 대선후보 첫 TV 토론을 끝날 때까지 지켜봤다. 솔직히 기대도 좀 있었다. 누가 실수할까, 누가 시원한 한 방을 날릴까. 유권자를 흔들 수 있는 말이 나올까. 그런데 2시간의 토론을 지켜본 나는 무덤덤했다. 가슴이 뛰지 않았고 답답한 속은 그대로였다. 실망스럽지도 않았고 화도 나지도 않았다. 왜 그랬을까? 수십 번이 넘는 크고 작은 선거를 치러 본 내 나이 탓일 수도 있다. 아니면 정해진 틀과 시간 속에서 그렇고 그런 정책을 토론하는데 거기에서 뭘 기대할 수 있겠는가 싶은 선입관 탓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후보들의 토론 내용이 무익했다는 말은 아니다. 나름 각 후보의 생각이나 정책 방향을 알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국민의 이번 토론에 관한 관심도는 아주 낮았다. 시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누적 시청률은 14.9%(295만명 시청)으로 지난 대선후보 첫 토론회 시청률(39%)의 반토막이 났다. MBC가 7.2%로 가장 높았고 SBS(4.2%), KBS(3.5%) 순이었다.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JTBC를 제외한 3사가 이를 생중계했다. TV조선의 시청률이 1.75%(38만여 명)으로 가장 높았고, MBN(1.68%),
국제정치 이론의 거두이자 '소프트파워' 개념의 창시자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지난 6일 별세했다. 그는 단지 유명한 학자 가운데 한 명이 아니라 국제정치 전공 학자 사이에서 지적 지도자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었다. 그가 남긴 이론과 개념은 세계 외교와 국제정치 연구, 그리고 정책 결정 과정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유산을 조명하는 글이 쏟아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나이 교수는 이미 1970년대에 국제 관계가 오직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힘에 의해서만 굴러가고 국가 간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그는 로버트 커헤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더불어 ‘신자유주의적 제도주의’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국가 간 협력 가능성을 이론화했고, 이를 바탕으로 ‘복합적 상호의존’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그의 이론과 개념은 군사적 충돌이 아닌 경제, 기술, 제도, 인적 교류를 통해 국가들이 서로 얽혀 있다는 현실을 설명하고, 현대 국제관계에서 충돌이 존재하지만, 협력도 존재할 수 있는 구조를 보여주었다. 미중 전략경쟁에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면서 관계 단절을 위협했지만 실제로는 양자 간 교
그 좋다는 S 전자에서 연구원을 하던 30대 후반의 그가 입사 11년 만에 사표를 던졌다. 전업주부인 아내와 자식이 있는 가장이었지만 그는 도서관에 박혀 딱 3년간 만권을 읽었다. 그동안 그의 집은 전세에서 월세로 내려와야 했고 김밥 사 먹을 돈마저 떨어질 때가 많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한 지방 TV 대담 프로의 사회자가 묻자 “책에 빠지다 보니 배가 고픈 줄 몰랐다”고 한 그는 3년간 독서 기간이 끝나자 거의 한 달에 한 권꼴인 3년간 60여 권이 넘는 책을 썼고 유명한 글쓰기 강사가 되었다. 원래 그가 책을 읽었던 목적은 그런 일의 성공을 바라고 한 건 아니다. 그저 책을 읽는 게 좋아서 시작한 것뿐이었다. 그랬다가 졸지에 그는 “독서파만권讀書破萬卷, 하필여유신下筆如有神(만권의 책을 독파하면 글쓰기는 신의 경지에 이른다)”는 시인 두보의 말처럼 되었다.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이자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우노 다카시라는 사람. 커피숍 매니저로 시작해, 2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이자카야의 사장으로 만든 그는 장사의 성공 비법을 『장사의 신』이라는 자신의 책에 공개했다. 국내 번역서만 200쇄가 넘는 초 베스트셀러다. 이 책에서 그는 “가게를 만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가전회사들은 왜 그리도 급격하게 몰락의 길을 걸었을까? 가성비 좋은 우리나라 가전산업과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탓도 있으리라. 그런데 상황이 바뀌어 이제 우리나라가 과거 일본과 같은 처지가 됐다. 거의 모든 산업이 중국에 잡아먹힐 절박한 상황이 되었으니 말이다.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이 선관위에 제출한 대선후보들의 10대 공약은 관세 전쟁까지 겹친 데다 성장 동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 경제를 의식한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경제 강국‘, 국민의 힘 김문수 후보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일 잘하는 정부”를 각각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인공지능(AI) 100조 원 투자, 전략산업 국민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 힘 역시 인공지능(AI) 100조 원 투자, 20만 명 전문 인력 양성을 내세웠다. 개혁신당은 일 잘하는 정부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인공지능이든 뭐든 국가적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막대한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 재원이 마련될지 공약에 그칠지 모르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개인화된 소비 트렌드 확산으 로 인해 1인 전용 외식업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혼밥(혼자 먹는 밥) 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외식업계에 서도 이에 맞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요즘 들어 MZ 세대 중심으로 새로운 식사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취미생활을 공유하기보다는, 복잡한 대인관계에 얽히지 않고 자유롭게 혼자서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혼자서 영화를 보고, 여행을 다니며, 여가를 즐긴다. 심지어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을 지칭하는 혼밥족과 혼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을 지칭하는 혼술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이러한 문화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그들의 행동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이것은 사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선호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우리의 선입견으로 MZ세대의 젊은 세대들의 행동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