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능성을 발견하면 제품 개발, 브랜드, 디자인, 판매 채널과 같은 구체적인 사업 준비로 관심이 빠르게 이동한다. 그러나 실제 창업에서 성패를 가르는 것은 아이디어의 독창성만이 아니다. 그 아이디어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에서 선택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얼마나 이른 단계에서 검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창업 초기에는 활용할 수 있는 자금과 인력이 제한되어 있다. 이 시기에 시장성이 확인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시간과 비용을 집중하면 이후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 제품을 완성한 뒤 고객을 찾는 방식보다 고객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구매 가능성을 살펴본 뒤 소규모 판매를 통해 사업모델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검증은 창업의 속도를 늦추는 절차가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가정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고 시장 진입의 정확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예비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처음부터 완성된 사업계획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정을 먼저 확인할 것인지, 어느 수준의 결과가 나오면 다음 단계로 이동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은 유홍준 교수가 지은‘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제1권의 머리말 일부이다. 이 말은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인 유한준((兪漢雋, 1732 - 1811)이 남긴 명언에서 가져온 말이라고 한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아는 만큼 보인다’는 벤처캐피탈의 딜소싱(Deal Sourcing) 등 여러 업무에 적용하기에 좋은 말이다. 벤처캐피탈이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발굴된 기회를 수집·선별하는 과정에서 투자 대상의 가치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결성된 펀드의 투자 목적에 맞고 좋은 투자처를 먼저 찾으려고 한다. 투자의 질은 딜소싱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좋은 딜을 확보하지 못하면 내부 검토와 벨류에이션을 아무리 잘해도 성과로 이어지기 힘들다. 벤처캐피탈의 성과는 딜소싱 경쟁력과 비례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벤처캐피탈의 투자심사역이 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이 직업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특
지난해 우크라이나는 영상 조종 자폭 드론(FPV) 450만 대를 발주했다. 전년의 세 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처럼 드론은 이제 전장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주역이 되었지만, 정작 전장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은 ‘보이지 않는 전파'다. 통신을 마비시키는 재밍(Jamming)과 위성항법(GNSS) 신호를 속이는 스푸핑(Spoofing)이 동시에 쏟아지는 순간, 값비싼 드론도 추락하고 만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있으면 유리한 기능'으로 여겨지던 위성항법 교란 대응 능력이 '반드시 갖춰야 할 생존 요건'으로 바뀐 것이다. 가혹한 전자전 환경은 무인기에 세 가지 치명적인 벽을 세운다. 첫째, 광대역 재밍이나 산악·도심의 통신 음영으로 지휘통제 링크가 끊기면, 무인기가 표적에 정확히 도달하고도 지휘관의 타격 승인(HITL) 명령을 받지 못해 작전의 골든타임을 놓친다. 둘째, 고도화된 GNSS 스푸핑이 가짜 좌표를 주입해 경로 이탈과 아군 오인사격을 유발해 자산 손실로 이어진다. 셋째, 임무를 한 대의 기체에 의존하는 단발성 구조에서는 그 기체가 피격당하는 순간 작전 전체가 멈춰 선다. 기존 무인기는 통신·항법·제어 보드가 분리돼 있어, 세 가지
국내 대도시는 주차장 수가 차량 수보다 1.5~2배 많음에도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최근 중대형 SUV 등 대형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데다, 동급 대비 300~500kg 더 무거운 전기차 구매까지 늘어나면서 기존의 좁은 주차 공간 주차가 더욱 어려워진 탓이다. 이와 같이 주차장 수가 충분함에도 주차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시간대와 장소에 따라 특정 주차장으로 차량이 쏠리기 때문이다. 도심 상가나 아파트는 차량이 몰려 자리가 부족한 반면, 선호도가 낮은 한적한 주차장은 주차 공간이 남아돌아 실질적인 주차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좁은 주차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도심 진입을 제한하는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거나 주차 요금을 높게 책정하는 정책이 활용된다. 서울시 일부 지자체는 낮에 비어 있는 주거지 전용 주차장을 주변 기업용 주차장으로 공유하고, 야간에는 주민이 쓰도록 해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낮 시간 공유에 동참하지 않는 배정자에게는 재배정 시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각종 정책에도 주차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각 지자체들은 강변, 주차 건물, 주차타워 등을 통해 주차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파트 역시 주차난이 심각해 주민들은
LP(Limited Partner)는 투자조합을 구성하는 출자자 중 출자액 한도로 유한책임을 지는 조합원으로, 개인,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유한책임투자자이다. LP라는 이름은 펀드에 자금을 투자하는 펀드 출자자로서 투자한 금액만큼 책임을 진다고 해서 붙여졌다. 유한책임투자자는 순수하게 투자만 하고, 수익을 받아 가는 존재인데 책임은 투자한 금액으로 제한되고. 투자한 자본을 초과하는 손실에 대한 책임이 없다. 투자에 관한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도 제한된다. 우리나라 주요 LP로는 국민연금, 연기금, 공제회, 금융기관 등이 손꼽힌다. LP의 출자금은 벤처캐피탈(VC)이 GP가 되어 펀드를 운용한다. GP(General Partner)는 투자조합을 구성하는 출자자 중 조합의 채무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지는 조합원이다. 역할은 펀드나 파트너십의 운영을 총괄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된다. 조합을 결성하고 관리하며 투자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한다. GP는 LP보다 더 많은 책임을 지니면서 펀드의 성과와 운영에 대한 책임을 맡으며 때로는 무제한의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GP는 펀드를 운용하는 팀이나 업무집행조합원을 말하며 LP가 자금을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소상공인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 가운데 하나가 “사람은 다니는 데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은 있어도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온라인에서도 조회 수는 늘지만 주문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격을 낮추면 매출은 잠시 늘어도 수익이 줄고, 가격을 유지하면 고객이 떠날까 걱정된다. 이처럼 현재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단순한 소비 감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금의 소비시장은 전체 소비가 일률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선택 기준이 더욱 뚜렷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일상적인 소비에서는 가격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지출을 줄이면서도 건강, 취향, 경험, 편의성처럼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분야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결국 가격 경쟁력이 분명하거나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과 매장은 선택받는 반면, 가격과 가치 어느 쪽에서도 뚜렷한 선택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히 경기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소비 양극화 속에서 우리 가게를 찾는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 다시 살펴보고, 그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구성
과거의 경제 구조, 즉 토목 공사, 대형 공장 유치, 인프라 확충에 의존하던 전통적‘ 구경제(Old Economy)’는 더 이상 사람과 자본을 지역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 물리적 인프라만 구축하면 사람이 모이고 지역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환상은 이미 전국 곳곳에 남겨진 비슷비슷한 아파트 단지, 획일화된 상가 건물, 그리고 비어 가는 지자체의 산업단지들이 증명하고 있다. 오늘날 지역 경제가 직면한 인구 절벽과 소멸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산업화 시대의 생산성 중심 패러다임이 수명을 다했음을 알려주는 구조적 경고음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똑같은 프랜차이즈 간판, 복제된 상권, 개성을 상실한 도시 계획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감도 제공하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삶의 터전으로서의 매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지금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대전환기 한가운데 서 있다. 기존 구경제의 방식으로는 지역을 재창조할 수 없다. 이제 지역을 살리는 힘은 외부에서 대규모 인프라나 기업을‘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개인의 창의성으로 재해석하여 대체 불가능한 유니크함(Uniqueness)을 창출하는 데서 출발해야
요즘 필자는 애프터 유(after you)라는 번역 소설을 거의 3주째 가방에 넣고 다닌다. 전동차 안에서 카톡에 답변하거나 유튜브를 들여다보다 독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스마트폰의 영상과 뉴스, SNS가 쏟아지고, 궁금한 것은 검색 몇 번이면 알 수 있으니, 가방 속에 든 소설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깜박 잊어버리지 않을 수가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글과 책(text)을 읽는 것이 멋지고 세련된(hip)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을 뜻하는 ‘텍스트힙(Text Hip)’이란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SNS에는 책을 읽는 모습과 책의 문장(文章)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고, 독서 모임과 필사 모임도 생겨난다. 재미없고 오래된 매체처럼 느껴지는 책이 다시 ‘힙하게 된’ 건’ 어인 까닭일까? ◇ 정보는 넘치고 생각은 얕아질 때, 책의 가치가 시작된다 어쩌면 ‘텍스트힙’은 책의 진화라기보다 디지털 세계에 지친 인간의 반응인지 모른다. 지금 우리는 정보가 부족해서 힘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넘치는 정보 때문에 피곤하다. 출근길에는 쇼츠를 보고, 일하는 동안에는 메신저가 울린다. 잠시 쉬려고 영상을 켜도 알고리즘은 다음 영상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우리는 하루 종일
지금부터 12년 전, ‘디지털 정당’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설렌 적이 있었다. 특히 스페인의 포데모스(Podemos)가 보여준 디지털 정당의 실험을 보면서 그랬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정당의 조직과 선거에 들어오면 정치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수많은 사람을 조직하고 당원대회를 열고 선거운동을 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디지털 기술이 대신할 수 있다면, 아날로그 정치가 훨씬 싸지고 효율적으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 진실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시대 더 중요한 것은 참여였다. 시민들은 선거일 하루 투표하는 것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로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을 듯했다. 정당 지도부가 결정한 것을 당원들이 추인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누구나 의견을 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보고, 정책을 선택할 수 있다. 필자는 그것이 직접 민주정치를 대신하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기술이 직접민주주의를 현실로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이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을 연결했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양극화의 그늘 경제가 성장해도 그 성과가 가계와 기업, 지역에 고르게 전달되지 않으면 그 성장의 기반은 약해질 수 있다. 소비 여력이 부족한 가계는 지출을 줄이고, 판로와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경쟁력을 키우기 어렵다. 사람이 떠나는 지역에서는 시장 자체가 줄어든다. 양극화는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누지 못한 데서 파생되는 문제로, 이는 다시 다음 성장을 이끌 소비와 생산의 힘을 약화시키게 된다. 최근 소득분배 지표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25, 소득 5분위배율은 5.78배,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기준)은 15.3%로, 모두 전년보다 상승했다. 평균소득이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계층 간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한 해의 변화만으로 장기적인 추세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평균적인 경제지표가 개선된다고 꼭 국민의 생활 여건이 나아진다고 할 수는 없는 게 분명하다. 기업 간 격차도 한국경제의 성장 기반과 직결된다. OECD의 「한국경제보고서 2024」는 한국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대기업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다른 OECD 가입
지난 10월 2일, 검찰청이 간판을 내리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이 제도적으로 중요한 고비를 넘어선 것이다.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검찰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한 이래 2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갈등과 희생을 감당하며 개혁을 이어왔다. 오늘의 변화는 그 노력 위에서 이루어진 성과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관의 출범이 개혁의 완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갈등은 새 제도의 앞날을 걱정하게 한다. 더 깊은 문제는 사람을 임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공소청이 기소를 담당하고 중수청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수사를 담당하는 체계가 실제로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과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소청의 조직과 기능 공소청의 핵심 임무는 수사기관이 제출한 사건을 독립적으로 심사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법정에서 그 판단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공소청은 증거가 적법하게 수집되었는지,
예비창업자가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이템, 상권, 인테리어, 홍보 방법이다. 어떤 상품을 팔 것인지,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지, 어떻게 알릴 것인지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물론 이 요소들은 창업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매장이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질문을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한 번 방문한 고객이 왜 다시 와야 하는가이다. 고객의 첫 방문은 단순한 판매 기회에 그치지 않는다. 처음 온 고객이 좋은 인상을 받고 다시 찾아오면 매출은 조금씩 안정된다. 반대로 새로 온 손님이 계속 바뀌고 재방문이 이어지지 않는 구조라면 매장은 늘 처음부터 고객을 설득해야 한다. 홍보를 해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 할인 행사를 해도 매출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창업의 지속성은 새로운 고객을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보다, 한 번 온 고객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많은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는 매출이 줄면 먼저 새로운 고객을 더 많이 모으는 방법을 고민한다. 광고를 늘리고, 이벤트를 만들고,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관심을 끌려고 한다. 신규 고객 유입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 방문한 고객이 다시 올 이유를 갖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