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DOE)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자국 내 에너지 기업 홀텍이 운영하는 팰리세이즈 원전 재가동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5번째 대출 지급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출은 미국 내 해체 중인 상업용 원자로가 재가동되는 데, 재정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홀텍은 팰리세이즈 원전에 대한 최대 15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 보증 중 약 8,3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현재까지 미 에너지부는 보증 대출금 약 3억 3,500만 달러를 홀텍에 지급했고, 지급된 재원은 발전소 재가동을 위해 쓰이고 있다.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도 팰리세이즈 원전을 해체 상태에서 운영 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인허가 및 규제 조치를 승인한 바 있다. 라이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에너지부는 팰리세이즈 원자력 발전소의 재개를 가속화하고 진정한 미국 원자력 르네상스를 실현하기 위해 규제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에너지부는 원전 재가동 자금을 지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14302호가 ‘원자력 산업 기반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예약하기와 카카오맵에 편의점 택배 예약 서비스를 오픈하고 택배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에 각종 생활 편의 기능들을 추가하며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이용자는 카카오톡 ‘더보기’ 탭의 ‘예약하기’에서 ‘편의점 택배’를 선택해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편의점 택배를 예약할 수 있다. 별도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서 편의점 택배 예약이 가능하다. 또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알림톡으로 실시간 배송현황을 확인할 수도 있다. 여러 편의점 브랜드의 택배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물품과 도착지 정보만 입력하면 각 편의점 브랜드별 택배비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내 주변에 예약 가능한 매장도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는 택배비와 접근성 등을 비교해 가장 적합한 편의점을 선택하면 된다. 카카오맵 이용자도 주변 편의점을 검색하고 해당 장소의 상세 페이지에서 ‘택배 예약’을 선택하면 카톡 예약하기의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바로 이용 가능하다. 카카오는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11일부터 택배비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프로모션 기간 카톡 예약하기에서 편의점 일반택배를 예약할 경우, 예약 건당 세븐일레븐은 300원, GS25, CU, 이마트24는 2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서성욱 카카오 예약하기트라이브 리더는 “카카오톡 예약하기와 카카오맵만으로 편의점 택배 예약이 가능해지면서 택배 서비스 이용자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종 생활 서비스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예약하기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JW중외제약은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를 투약한 환자의 다양한 운동 데이터와 출혈 예방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헤모필리아(Haemophilia)’에 게재됐다고 11일 밝혔다. 헴리브라는 혈우병 환자의 몸속에 부족한 혈액응고 제8인자를 모방하는 혁신 신약이다. A형 혈우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기존 치료제(8인자 제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항체 환자와 비항체 환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최대 4주 1회 피하주사로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특징도 있다. 2023년 5월에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만 1세 이상의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로 확대됐다. 일본 도쿄의과대학 진단검사의학과 카게히로 아마노(Kagehiro Amano) 연구팀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평균 연령 29.7세인 비항체 A형 혈우병 환자 12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전자 환자보고 애플리케이션 ‘ePRO’와 착용형 활동추적기(Wearable activity tracker)를 통해 헴리브라 투약 후 환자들의 운동과 강도, 출혈 여부, 안전성 등을 평가했다. 헴리브라를 투약한 환자 중 73명은 5‧25‧49‧73‧97주차에 8일간 실시한 운동을 ePRO에 기록했다. 해당 기간에 총 968건의 운동이 보고됐으며 이 중 58건은 축구, 마라톤, 역도 등 출혈 위험이 높은 운동이었다. 집계된 운동 중 걷기가 374건(38.6%)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사이클이 112건(11.6%), 전신 스트레칭이 84건(8.7%)을 기록했다. 운동 강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대사당량(MET)은 모든 운동의 평균 중앙값이 2.39MET를 기록했으며 운동 중 기록된 최대 MET의 평균 중앙값은 4.30MET로 나타났다. 일일 평균 운동시간의 중앙값은 30분으로 일반인에게 권장되는 가이드라인(일일 60분, 3MET 수준)과 유사했다. 환자 129명의 연간출혈빈도(ABR, Annual Bleed Rate) 중앙값은 0.5회로 나타났다. 운동과 연관된 출혈은 단 2건으로 농구를 하던 중 공에 맞아 발생한 외상성 출혈과 낚시 중 발생한 출혈이었다. 헴리브라와 관련한 약물이상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헴리브라를 투여받은 A형 혈우병 환자들이 출혈에 대한 걱정 없이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점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JW중외제약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A형 혈우병 환자들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환자들이 수행한 운동이 일반인에게 권장되는 수준과 유사했다는 점에서 헴리브라를 통해 출혈 위험 증가 없이 일반인과 같은 활동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D현대가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 이하 안두릴)와 함정 분야 협력을 강화하며, 양국 함정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6일 경기도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안두릴과 ‘함정 개발 협력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행사에는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와 안두릴 공동창업자 팔머 럭키(Palmer Luckey)가 참석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4월 체결한 MOU를 구체화한 것으로, HD현대의 AI 기반 함정 자율화 기술(Vessel Autonomy)과 설계·건조 역량, 안두릴의 자율 임무 수행 체계(Mission Autonomy)를 상호 활용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HD현대의 무인수상정에 안두릴의 임무 자율화 솔루션을 적용하고, 미국에서는 안두릴이 주도하는 유·무인 함정 사업에 HD현대가 설계·건조와 AI 자율화 기술을 제공한다. 양사는 양국에서 각각 무인수상정(USV) 프로토타입을 공동 개발하며, 한국형 시제품은 2027년 공개를 목표로 한다. 주원호 대표는 “무인함정은 미래 해전의 전략 자산”이라며 “안두릴과의 기술 결합으로 세계적 수준의 무인 함정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팔머 럭키는 “HD현대의 함정 설계·건조 역량은 미국 시장 진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양국에서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상호 성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방산 분야 협력을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조선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건조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4월에는 ‘헌팅턴 잉걸스’와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 등과 MOU를 맺었다.
하나은행은 금(金) 실물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권 최초로 금 실물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운용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하나골드신탁(운용)'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금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으로 국가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게 해줬던 신뢰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 모으기 운동’의 정신을 계승해 금 실물 활용 방안을 오랜 기간 고민해 온 하나은행은 지난 6월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과 협약을 맺고 금 실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처분할 수 있는 ‘하나골드신탁(처분)’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 『하나골드신탁(운용)』 출시로 금 실물 자산을 보관→운용→처분까지 모두 가능한 ‘금 신탁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이를 통해 무수익 자산인 금을 운용하여 손님에게 수익을 만들어 드리고, 실물 시장에서 높은 유동성을 지닌 금 실물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소비진작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골드신탁(운용)'은 손님이 보유한 금을 하나은행에 맡기면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이 모바일 웹으로 제공하는 감정결과를 확인한 후, 운용여부 동의절차를 거쳐 만기에 감정가의 1.5%(2025.8.11 기준, 연이율, 세전ㆍ보수 차감 후)에 해당하는 운용수익과 금 실물을 돌려받는 구조를 갖는다. 운용수익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손님이 원하는 경우 금 실물로도 받을 수 있다. '하나골드신탁(운용)'의 가입 가능 품목은 24K 순금으로, 최소 가입중량은 100g이다. 출시일인 11일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시범 운영을 거친 후 18일부터는 서울지역 25개 영업점과 부산 ‘해운대동백’ 지점까지 26개 영업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골드신탁(운용)은 금 실물도 ‘운용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자산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함으로써, 신탁명가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6·27 대출 규제 이후 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의 절반이 9억원 이하 아파트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중고가 아파트 거래가 타격을 받은 반면,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에 걸리지 않는 저가 아파트 위주로 매수가 이뤄진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이후 지난 10일까지 43일(6월 28∼8월 10일)간 신고된 서울 아파트 유효 거래량은 총 4,646건으로, 이 중 9억원 이하 거래가 49.5%(2천52건)에 달했다. 대출 규제 직전 43일(5월16일∼6월27일)간 신고된 1만4,528건 가운데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37.7%(5,473건)였던 것과 비교해 비중이 11.8%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대출 규제 이후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9억원 이하 비중이 커진 것은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로, LTV를 최대로 받는다고 가정할 때 6억원의 대출 한도가 줄지 않는 집값의 상한이 9억원 선이다.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면서 소득 대비 대출 한도가 감소한 것도 저가 위주의 거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서도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대출 규제 전 14.7%에서 대출 규제 후에는 22.8%로 8.1%가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대출 규제 전 23.0%에서 규제 후 26.8%로 3.8%포인트 커졌다. 반면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비중은 대출 규제 전 43일간 34.7%에서 대출 규제 후에는 28.6%로 6%포인트가량 비중이 축소됐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헌법기관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진실을 알고 있는 범위와 경험한 부분을 소상히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당내에 내란 동조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며 “당내에 내란 동조 세력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결의안 표결 당일 당 지도부의 상황 전달 방식과 관련해선 “단체톡방에서 서로 대화들이 엉켰던 것 같다”며 “혼선이 빚어진 것은 틀림없다는 생각이고 저는 바로 국회로 들어갔다”고 했다. 한편, 작년 12월 4일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비상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변경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표결에는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조 의원을 포함해 18명만 참석했다. 결의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0명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석 190명·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특검팀은 상당수 국민의힘 의원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하지 못한 배경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관여돼 있는 것은 아닌지 수사 중이다. 이에 앞서 어제(10일) 조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주인에게 총부리를 겨눈 게 만고의 역적이고 대역죄인”이라며 “자꾸만 (김문수 후보) 이렇게 대변하니까 우리 당이 내란당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해킹그룹으로 추정되는 김수키(Kimsuky)가 우리나라 정부기관과 통신사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료들은 ‘6월 10일경에 회수됐다’는 데이터 내 언급으로 보아 그 이전에 감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커에 의해, 해커를 위해 만들어진 매거진인 ‘프랙(Phrack)’은 8일 ‘APT Down-The North Korea File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의 발행인은 ‘Saber’와 ‘cyb0rg’이다. 보고서는 북한 위협 세력의 컴퓨터에서 약 9GB 분량의 데이터가 유출됐다며, 이를 내려받을 수 있는 주소를 함께 알렸다. 문서를 살펴보면 북한 해킹그룹 김수키가 국군방첩사령부, 외교부, 정부 내부 네트워크의 접근 기록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여러 개의 파일로 분류되어 있으며, 첫 번째 파일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Guest VM에서, 두 번째 파일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공개 VPS(Virtual Private Server, 가상사설서버)에서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 파일들은 모두 올해 6월 10일 경에 회수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고서는 “이 자료에는 김수키의 백도어와 공격도구, 그리고 내부 문서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김수키는 다른 중국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지능형 지속 공격) 조직과 얼마나 공개적으로 협력하고 그들의 도구와 기술을 공유하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파일에는 행정안전부의 경우에는 ‘온나라(Onnara)’ 시스템이 공격당했다는 것, 그리고 A통신사의 원격제어서비스에 대한 인증서와 개인키, B통신사의 비밀번호가 다수 포함됐다는 것도 언급했다. 특히 김수키는 B통신사에 MFA(다중인증) 및 비밀번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큐** 회사를 먼저 해킹한 후 B통신사에 침투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 과정에서 한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3.8%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공개 지지할 것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정황이 전해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입수한 미 정부 내부 문서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외교·안보·정치 현안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으며, 한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이 같은 안보 관련 요구를 사전에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한미 합의 초기 초안’에는 지난해 기준 GDP의 2.6%였던 한국의 국방비를 3.8%로 높이고,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 부담분) 인상안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북 억지 유지와 함께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주한미군 태세의 유연성을 지지하는 정치적 성명을 한국이 발표한다”는 항목도 포함돼 있었다.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어에 국한하지 않고, 대만해협·남중국해 등 역내 다른 지역 분쟁에도 투입될 수 있도록 활동 반경을 넓히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를 통해 중국 견제에서 주한미군 역할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여 왔다. 다만 한국 정부 소식통은 “실제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이런 요구를 공식 제기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말 발표된 무역 합의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WP 보도대로라면, 미국이 향후 한미정상회담이나 안보협의에서 해당 사안을 재차 꺼낼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에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필요성을 언급해왔으며, 이번 보도는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해석된다. 특히 이달 중 워싱턴DC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이 구체 논의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략적 유연성 논의는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공동성명에서 다뤄진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한국민 의사와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에 개입되지 않도록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력과 역내 정세 변화가 큰 현재, 미국이 과거 수준의 합의로 만족할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전략적 유연성에 명시적으로 동의할 경우, 대만해협 유사시 중국의 군사적 반발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이를 거부할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요구가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직접적으로 명시되기보다 ‘동맹 현대화’ 같은 포괄적 표현으로 담긴 뒤, 후속 협상을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중국과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면서도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절충적 표현과 형식을 찾는 과제가 주어질 전망이다.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층간소음 저감설계를 도입한 단지들이 속속 나타나 눈길을 끈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관련 민원 상담 접수건수는 2014년 2만641건에서 2023년 3만3,027건으로 10년 새 60% 이상 급증했다.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의 확산, 아이나 반려동물로 인한 생활 소음 민감도 증가가 영향을 미치며 이웃 간의 갈등 양상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조용한 집’을 만들기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섰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충격음 완충재 개선, 층간 구조 최적화, 실시간 소음 알림 시스템 및 노이즈캔슬링 기술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며 차별화된 주거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기술 개발과 실질적 적용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은 고도화된 설계 능력과 정밀한 시공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이를 온전히 구현한 사례는 일부 대형 건설사 단지에 한정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입지나 브랜드 못지않게, 실제 거주 중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품질, 특히 ‘소음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층간소음 저감 기술은 단기적인 마케팅 수단이 아닌, 장기적인 주거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자체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 신기술을 당사 브랜드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저감 신기술을 바탕으로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Ⅰ’을 개발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기술은 슬래브 두께를 기존 210mm에서 240mm로 대폭 늘리고, 여기에 고성능 복합 완충재를 추가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걷거나 뛸 때 발생하는 생활 충격음을 효과적으로 흡수·분산시켜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 저감 관련 경량1등급, 중량1등급 인증을 받은 ‘스마트 사일런트 바닥구조’를 현재 입찰 참여 중인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포우성7차에 320mm 바닥구조보다 30mm 더 두꺼운 350mm를 제안해 층간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 롯데건설, 두께 증가 없이 소음 줄이는 기술 개발 롯데건설은 층간소음 완충재 전문기업인 ㈜아노스와 공동 개발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2종’에 대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중량 및 경량충격음 모두 가장 높은 등급인 1급 성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에 기계·설비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방진 기술을 건축 바닥 구조에 혁신적으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공동주택의 표준 바닥 구조 두께인 320mm(콘크리트 슬래브 210mm + 마감 두께 110mm)에서 추가적인 두께 증가 없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인정받은 바닥구조가 실생활에서 충분히 성능이 발현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검증과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유로운 연애가 가능해진 우리는 사랑을 시작하고 끝마치는 선택의 주체다. 그렇지만 연애가 개방적일수록 남성의 스토킹과 극단적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랑이 증오로 바뀌는 스토킹 범죄 신고 건수는 2021년 1만4509건에서 지난해 3만1947건으로 3년 새 2.2배로 늘어났고 올해 들어서도 비슷한 범죄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지상 주차장에서 30대 남성 A씨가 스토킹하던 끝에 20대 여성 B씨를 뒤쫓아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전화 168통, 문자메시지 400여 통을 보냈다. 또한, 같은 날 대전 서구에선 20대 남성이 사귀다 헤어진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하루 만에 체포된 그는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했다”는 주장을 경찰에서 되풀이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에는 경기 의정부의 한 노인보호센터에서 50대 여성이 스토킹범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기도 했다. 이런 범죄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자유연애에선 곧 이별의 자유도 따른다는 것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나 집착으로 반응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SNS로 인한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이 과정에서 ‘관계의 끝’을 받아들이지 못한 측이 스토킹과 폭력을 행사해 비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필자는 여기에 덧붙여 기후 위기와 같은 보이지 않는 압박도 범죄 건수를 증가시킨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 본다. 누구나 장기간 더위에 노출되면 뇌의 판단력과 감정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분노를 촉발하는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폭염과 정신건강”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주변 온도가 섭씨 1~2도만 올라도 폭력 범죄가 3~5% 증가했다. 이처럼 기온 상승은 사람들의 감정 통제력을 떨어뜨리고 불쾌지수를 높이며, 분노와 집착을 더 심하게 만든다. 더구나 결합의 구조가 취약한 연애의 속성, 디지털 접촉의 피로감, 그리고 이별 후 고립감이 더운 날씨와 결합 되면 스토킹 폭력의 개연성이 커지게 마련이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긴장과 피로 그리고 더위에 지쳐있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뮈르소는 해변에서 햇빛이 눈을 찌르고 땀과 열기 때문에 숨이 막힌 상태에서 아랍인의 칼에서 반사된 햇빛에 자극받아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흔히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은 회상 편향(rosy retrospection)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의 일을 있는 대로 기억하지 않고 좋은 순간 위주로 재구성하고, 미완성에 대한 욕구, 즉 끝맺지 못한 감정이 심리에 남아 수시로 표면에 떠오른다는 것이다. 여기에 술이 들어가면 전두엽 기능이 약해져 평시에 눌러두었던 감정이 무방비로 튀어나온다. 그런 증상은 외롭거나 불안할수록 심해진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기후 위기로 인한 폭염의 불길이 인간관계의 섬세한 영역으로 스며들고 있다. 연인 간의 사랑이 통제와 집착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사랑의 방정식에서 날씨와 기후는 배경이 아니라 핵심 변수가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 6월 문진석 의원이 대표발의 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을 중심으로 건설 현장의 중대재해에 대한 법률 강화에 나섰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는 건설 현장 사망사고 근절을 위해 초강력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에만 4번의 사망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를 콕 집어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사고를 내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 4일 포스코이앤씨의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록 연장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감전 사고로 인해 의식불명에 빠진 인명사고고 발생했다. 이에 지난 6일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의 인명 사고에 대해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하고, 예방 가능한 사고는 아니었는지 면밀히 조하하라”며 “건설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도 즉각 관련 법안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2022년부터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이외에도 또 다른 강력한 법안이 제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 5일 ‘건설현장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긴급 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건설업계 스스로의 책임과 역할을 되새기고, 산업 전방의 안전의식 수준을 높이는 한편 현장 중심의 실질적 안전조치가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룹 오너, 기업 CEO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중처법을 시행하고 중임에도 건설현장 사망사고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처법이 시행된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사망자 수는 1968명으로 이 중 건설업 사망자는 991명으로 50.4%에 이른다. 국회에서는 강력한 처벌 조항이 담긴 건설안전특별법이 계류 중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이 법안은 발주자·시공자·감리자 등 건설 단계별 책임 주체들에게 형사·행정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해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 건설사업자,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 건축사 등에게는 1년 이하 영업정지 또는 매출의 3% 이내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 발주·설계·시공·감리자가 사망 사고에 연루될 경우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이해관계 당사자들 사이에 기존 법안과 중복된다거나 과하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법령 간의 관계도 전반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안전특별법안은 향후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등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