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산업 성장의 도구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과 공공 가치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AI 소셜임팩트 포럼’이 국회에서 첫 토론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AI시대 : 사회 가치 실현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위성곤·김한규·박지혜·차지호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고, AI 소셜임팩트 포럼이 주관했다. 협력기관으로는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코드포인천 등이 참여했다. 위성곤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 경쟁력을 넘어 지역과 사회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며 “기술 발전의 성과가 수도권과 대기업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지역과 현장 중심의 AI 논의가 확장돼야 한다. 이번 포럼이 사회혁신과 함께 이를 같이 공론화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혜 의원은 “AI 정책 논의가 전문가와 산업계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과 지역, 사회적 약자의 관점까지 포괄해야 한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출범하는 포럼에서 AI 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공공성·포용성·사회적 책임을 함께 설계하는 논의가 병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 인사말에서 신진우 KAIST 석좌교수(포럼 공동대표)는“오늘 포럼이 던지는 질문은 ‘AI를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사회를 향해 AI를 사용하려 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이라며 “AI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와 방향의 문제,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포럼이 현장과 정책, 기술을 연결하는 지속적인 실천의 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설명했다. 토론회 기조연설은 김정호 KAIST 교수(포럼 고문)가 맡아, ‘인간의 존엄과 가치 실현을 위한AI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급속한 기술 발전 국면에서 인간의 가치·윤리·공동체가 주변으로 밀려나는 위험을 짚고, AI가 ‘사람과 사회를 위한 기술’로 설계·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는 김혜민 포럼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발제 주제는 △인간 중심의 AI(이기민 KAIST 교수) △기후위기 시대의 AI: 뜨거운 지구, 깨어난 지능(홍대의 몬드리안AI대표/코드포인천 이사장) △AI시대, 기업의 사회가치 실현 방안(김세웅 카카오 AI시너지 부사장) △AI시대, 금융의 미래와 사회가치 실현 전략(서경란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AI와 지역사회 전략(김종현 사회적기업 ‘섬이다’ 대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지역균형발전TF위원) △AI와 포용사회 전략(김홍길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 대외협력 이사,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사회분과 위원)으로 구성됐다. 포럼은 이번 토론에서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AI’를 만들기 위한 조건을 집중 점검했다. 기술·데이터·서비스 역량이 특정 조직에만 집중될 경우 AI가 오히려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공공성·책임성·포용성을 확보하는 AI 거버넌스와 실행 구조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포럼 관계자는 “기술과 산업의 속도에 사회의 논의와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간극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첫 토론회는 일회성 선언이 아닌 현장·정책·기술을 연결하는 실행 구조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AI 사회혁신을 선도하는 포럼의 행보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창업은 ‘크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시작 하는 것’이다. 많은 예비창업자는 창업을 ‘처음부터 크게 시작해야 성공한다’고 믿는다. 초기부터 화려한 브랜드, 완벽을 추구한 제품, 과도하게 많은 기능, 여러 채널 등을 한꺼번에 준비하려 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기업은 대부분 이와 반대의 길에서 출발했다. 작은 단위로 시작해 시장의 흐름을 읽고, 검증된 방향만을 확장하는 기업이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든다. 성공하는 창업은 작게 시작하고, 크게 흐름을 설계한다. 즉, 작은 실행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그 실행이 어떤 흐름으로 확장될지 ‘구조’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창업에서 실패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크게 시작해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버티기 힘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업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출발선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뛰는 것’이 아니라 중간 이후에도 계속 달릴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 시장은 크기보다 적합성에 반응한다 초기 창업자가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시장 전체를 겨냥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규모보다 적합성을 본다. 고객이 지금 당장 원하는가?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해결하는가? 다른 선택지로 쉽게 대체되지 않는가? 가격 대 비 설득력이 충분한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객 경험이 명확히 차별화되는가? 이 질문들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장은 반응한다. 오히려 작게 시작하는 기업 이 더 빠르게 맞출 수 있는 영역들이다. 시장 적합성은 큰 조직보다 작은 조직이 유리하다.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고객 피드백을 즉시 적용할 수 있으며, 개선 비용도 효율적 일 수 있다. 작은 조직은 느리게 움직일 이유가 없고 고객 반응에 즉시 방향을 틀 수 있다. 초기 창업자에게 ‘작게 시작한다’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 생존의 무기이다. 작게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사업화 추진의 리스크는 줄이고 속도는 높이기 위함이다. 작게 시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음 세 가지 이유로 작게 시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우위를 점할 수 있다 ① 검증 속도가 빠르다 시장 반응을 일주일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대기업이 6개월 동안 고민하는 기능을 창업자는 2주 만에 수정할 수 있다. ②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제품 초기 구조가 작을수록 수정과 변경이 용이하다. 초기 성공 스타트업의 90%는 적어도 한 번의 방향 전환을 경험한다. 큰 구조로 시작한 창업은 방향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③ 비용과 리스크가 통제된다 많은 창업자가 ‘실패’보다 ‘버티지 못하는 상황’을 더 두려워한다. 작게 시작하면 손실보다 ‘회복력’이 훨씬 빠르다. 작게 시작한다는 것은 작은 승리를 빠르게 쌓아 올린다는 뜻이다. 그 작은 승리들이 합쳐질 때 비로소 흐름이 만들어진다. 작게 시작한다는 것은 흐름을 읽는 것이다 작게 시작하는 창업은 좋지만 작게 머무르는 창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 창업자가 자주 빠지는 함정은 다음과 같다. 작은 성공에 만족하여 더 큰 구조를 준비하지 않고 현재의 매출에 집중하다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놓칠 수 있다. 브랜드 확장성과 사업화 추진의 지속가능성의 설계를 뒤로 미루고 작게 시작하는 것과 크게 흐름을 설계하는 것은 경영과 전략의 두 가지 축이다. 작게 시작하는 것은 ‘현재’의 전략이고, 크게 흐름을 설계하는 것은 ‘미래’의 전략이다. 이 둘이 맞물릴 때 기업은 비로소 성장의 궤적을 그리기 시작한다. ◇창업의 경쟁력은 흐름 설계에 있다 흐름이란 단순한‘확장 계획’이 아니다. 제품, 고객, 브랜드, 유통, 데이터, 운영, 인력까지 모든 요소가 연결되는 성장 구조를 의미한다. 흐름이 있는 창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단계별로 할 일을 알고 있다 기업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으며, 다음에 무엇을 준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초기–검 증–성장–확장–안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단계별로 분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각 단계에서 집중해야 할 과제와 배제해야 할 위험 요소가 분명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단계적 설계가 갖춰져야 기업은 혼란없이 앞을 내다보며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 브랜드 스토리를 강화한다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라 고객의 기억이다. 작은 시작이라도 스토리가 있는 기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확장력 을 가지고 있다. ◇ 데이터 기반으로 흐름을 조절한다 고객의 구매 행동, 재구매율, 유입 경로의 데이터는 흐름을 분석하는 근거가 된다. 데이터 기반의 흐름을 설계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성공은 단순한 ‘운’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 시작은 작게, 흐름은 크게 4단계 창업 설계 모델 ① 1단계 : 핵심 고객 정의 “누가 우리의 고객인가?”가 아니라 “누가 ‘지금 당장’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에 돈을 지불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고객의 정의가 명확할수록 사업화 초기 시장진입에 성공할 수 있다. ② 2단계 : 최소 실행 제품개발 제품개발은‘고객이 최소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 기준이다. 초기 제품개발의 목표는 매출이 아니라 학습을 통한 제품개선이다. ③ 3단계 : 고객 검증 및 반복 개선 매주 한 번의 고객 인터뷰와 개선, 테스트, 데이터 분석과 수정을 통해서 비로소 시장진입의 기회가 포착될 수 있다. ④ 4단계 : 사업 확장 흐름 설계의 핵심 질문은 “1년 뒤, 나는 무엇을 확장해 놓아야 하는가?” 브랜드 스토리, 제품 라인업, 유통 채널, 재구매 구조, 그리고 운영 자동화 시스템의 요소들을 미리 설계해 두면 성장의 순간이 왔을 때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확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준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작게 시작했지만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을 분석해 보면 다음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① 첫 제품은 작게 시작 비즈니스의 시작은 작은 단위에서 출발한다. 작은 시작은 시장의 반응을 가장 정확히 읽게 해주고, 그 흐름을 기반으로 확장 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한다. 성공한 기업일수록 처음은 작았지만, 그 작은 제품이 시장의 흐름을 밝히는 ‘ 출발점’이 되었다. ② 고객 반응을 데이터로 축적한다 고객의 모든 반응을 세부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경영에 이른다. 작은 관찰과 반복되는 패턴을 꾸준히 데이터로 남길 때, 고객의 의도와 행동 원리가 드러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가 제품의 방향을 결정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할 힘을 만들며, 결국 기업의 미 래를 지탱하는 핵심 자산이 된다. ③ 성장 흐름은 초기에 설계 “나중에 생각하자”가 아니라, “지금의 작은 성공이 어디로 이어질 것인가?”를 처음부터 고민해야 한다. 많은 성공 기업은 모두 작은 시작에서 출발했지만, 흐름은 이미 크게 설계되어 있었고 구조는 정교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초기의 작은 성과가 장기적 성장 궤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흐름을 설계하는 기업만이 시장진입 과정에서 흔들 리지 않을 것이다. ◇ 예비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 아닌 ‘유연성’ 창업은 ‘용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창업을 지탱하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유연성이다. 일의 흐름, 검증의 속도, 피드백의 리듬, 개선의 순환, 확장의 구조적 유연성이 있으면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림은 있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배우고, 크게 설계하였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예비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창업 전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시작은 작게 하고, 흐름은 크 게 설계하라. 작게 시작하면 실패의 비용은 작아지고 흐름을 크게 설계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커진다. 그렇게 쌓인 작은 성공의 축적은 결국 하나의 큰 흐름이 되어, 어느 순간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창업의 본질은 ‘언제 시작 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작은 시작을 어떻 게 흐름으로 연결하고, 그 흐름을 얼마나 유연하게 성장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창업의 성패는 타이밍보다 흐름의 설계와 확장성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구혁채 제1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 희토류 대체, 저감 등의 기술 확보와 관련해 연구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첨단소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희토류 대체, 저감, 재활용 등의 기술 확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자원-기술-산업이 선순환하는 구조적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가 출연연구기관들이 추진 중인 희토류 관련 연구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국가 차원의 정책 및 연구개발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연구계와 학계의 전문적 견해와 제안을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해야 할 희토류 기술 자립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으로 마련했다. 구혁채 제1차관은 “기술 자립을 통해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해 희토류 공급망 위험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 차관은 이어 “오늘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한 신속하고 강력한 연구개발 지원 체계를 가동, 희토류 현안을 능동적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KT 무단 소액결제로 촉발된 해킹 관련 민·관 합동 조사에 대한 최종 결과를 연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8일 KT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사고를 공식 신고한 하루 뒤인 9일부터 과기정통부가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한지 3개월여 만이다. 배 부총리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쿠팡 정보유출 청문회에 출석해 “KT 조사를 빨리 마무리 짓고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KT 해킹 조사에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쿠팡 조사의 중간발표 시기를 최대한 당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 부총리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쿠팡 내부 데이터가 500테라바이트(TB)에 달하며 많게는 1페타바이트(PB, 1000TB)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디지털 단위 1테라바이트는 종이로 출판된 세계 최대의 백과사전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1000부에 해당하는 방대한 정보량이다. 올해 8월 말 시작된 KT 해킹 사고는 광명·금천 지역에서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로 촉발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공식 피해자는 278명, 피해 금액은 약 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KT의 무단 소액결제와 관련해 KT 고객센터 접수된 문의 건수는 현재까지 9만건 이상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이른바 ‘PM법’이 국토위를 통과했다. 이번 법안은 16세 이상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을 이용할 때 본인 확인과 안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한 내용을 담았다. 이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 대여업체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와함께 대여용 PM의 최고속도는 시속 25㎞에서 시속 20㎞로 하향 조정됐다. 또 현재 자유업으로 운영되는 PM 대여사업을 등록제로 전환해 체계적인 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해당 법안은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전망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7일 통일교 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피고인은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누구보다 헌법 가치 수호, 국민의 권익 보호에 힘쓸 책무가 있음에도 특정 종교단체와 결탁해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해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자금 수수에 그치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통로를 제공하고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 있게 했다"며 "국회의원의 지위를 사적, 종교적 이해관계에 종속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종교단체가 대선,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는 등 민주주의의 근간인 자유로운 정치 질서가 무너졌다"며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 측은 "피고인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처음 만났고 신뢰 관계도 없었다"며 "돈을 주는 사람이 폭로를 무기로 위협할 가능성이 큰데, 전혀 모르는 누군가에게 돈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으로부터 20대 대선에서 교인의 표와 조직 등을 제공해주는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시 교단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 9월 16일 권 의원을 구속해 10월 2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그는 구속 석달 만인 지난 12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달라며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붙인 석방)을 요청했다. 보석 심문은 이날 결심공판을 마친 뒤 이뤄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혔다. 미군이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서 군사력 시위를 하며 마약 운반 추정 선박을 격침하고, 유조선을 나포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는 남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함대에 완전히 포위돼있다.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며 그들이 받게 될 충격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들이 미국으로부터 훔쳐 간 모든 석유, 토지, 자산을 반환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겨냥해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훔친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이용해 정권 유지와 마약 테러리즘, 인신매매, 살인, 납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산을 훔친 행위와 더불어 테러리즘, 마약 밀수, 인신매매 등 다른 많은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은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나는 오늘 베네수엘라로 들어가거나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를 명령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91.6%는 유출된 개인정보가 2차 범죄에 “사용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의 2차 피해 예방을 위해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가량인 52.7%로 집계됐다.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추가 조치를 진행한 응답자의 66.1%는 비밀번호를 변경했다고 답했다. 등록카드를 변경하거나 쿠팡 회원을 탈퇴한 응답자도 각각 41.2%, 29.6%로 확인됐다. 또 쿠팡 박대준 대표가 사임하고 해롤드 로저스 신임 대표가 취임한 것에 대해 국민 10명 중 9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종면 의원(더불어민주당)실 의뢰로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12일과 15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4.8%는 "쿠팡의 초동조치 및 대응 방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89.3%에 달했다. 쿠팡은 사태 발생 직후 개인정보 ‘유출’을 ‘노출’이라고 표현하고 홈페이지 사과문을 이틀 만에 내리는 등 부적절한 초동 대처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을 ‘노출’로 표기한 것에 대해서도 84%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뤄져야 할 쿠팡의 조치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29.9%가 ‘손해배상’을 꼽았다. 손해배상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이용자 보상’은 25.5%였다. 또한 10명 중 7명은 쿠팡에 대한 단체소송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사태와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제도에 대해선 다수인 61%의 국민이 ‘ 징벌적 손해배상 부과’를 꼽았다. 최근 국회 과방위 현안질의에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징벌적 손해배상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노종면 의원은 “쿠팡이라는 한 기업 때문에 대한민국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데도 쿠팡의 대응은 미흡하고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며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대표 등 사태의 근본적 책임자들이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며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국회의 모든 권한을 가동해 쿠팡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대한 기타 사항은 노 의원실 및 윈지코리아컨설팅에 문의하면 된다.
인천 앞바다에서 발전허가를 받은 인천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면, 어민과 지역 주민들에게 매년 1930억원의 현금 소득이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인천 해상풍력, 우리에게 무엇을 주나?’토론회 주제발표에서 “인천 해상풍력은 단순한 전기 생산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매년 1930억원, 20년간 총 3조8600억원을 돌려주는 확실한 민생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인천 앞바다에서 추진 중인 3GW 해상풍력 사업(사업비 25조5천억 원)에 주민들이 총 사업비의 4%(1조원)를 참여할 경우, 정부의 REC 가중치 혜택을 통해 연간 1930억원의 배당 수익이 발생한다. 허 의원은 “주민 참여형 사업은 정책 자금 등 금융지원을 통해 자기 자본 없이도 참여가 가능하다”며 태양광 수익을 배당해 인구를 늘린 전남 신안군의‘햇빛소득’사례를 들어‘인천형 바람소득’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해상풍력 사업은 △44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4만8천여명의 일자리 창출 △20년간 6~7천억원의 지방세수 증대 등 지역 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허 의원은 “연간 1930억원은 제도가 보장하는 확실한 미래 소득”이라며 “인천시와 옹진군은 조속히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막대한 ‘바람소득’이 시민의 지갑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론에 참석한 한영배 한국에너지공단 이사는 “인천은 서해안의 우수한 풍황과 해양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상풍력 중심지로 도약할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모델을 제대로 구축한다면, 인천은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수도권 산업 전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용희 한국남동발전 부장은 “국내 최초 탐라해상풍력 추진 경험을 통해 지역주민과의 상생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인천 해상풍력 역시 사업자 책임 하에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바탕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현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영국 등 해외 사례를 보면 이익공유는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역사회 기금 조성, 지원기준, 사후관리까지 포함한 제도 설계가 핵심”이라며“국내 해상풍력 이익공유 체계도 한 단계 고도화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충열 수협중앙회 팀장은 “해상풍력 이익공유는 수용성 확보의 핵심 기제”라며 “실질적 이해당사자인 어업인이 참여하고 체감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야 인천 어촌사회와 수산업의 지속가능성도 확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혜자 인천물과미래 대표는 “주민이 투자하고 이익이 다시 주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인천시와 옹진군이 조례 제정을 통해 주민 참여와 배당 구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이 확정됐다. 박윤영 전 부문장은 1992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부문장, 기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30년 이상 KT에서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박 후보는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시작해 기업사업과 B2B 신사업을 총괄하며 사장급까지 올랐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오후 박 전 사장과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 3명을 심층 면접해 최종 후보로 박 전 사장을 선정했다. 이사회는 박 전 사장의 최종 후보를 곧바로 의결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외부 인선자문단의 평가 결과, 주요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반영해 이사회가 마련한 심사기준에 따라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윤영 후보는 특히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와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 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등을 중점 평가 항목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사장은 면접에서 주주·시장과의 약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 현안 대응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박 전 사장에 대한 평가에서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대기업(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은 “박윤영 후보가 새로운 경영 비전 아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대내외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며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박 전 사장은 이번이 세 번째 대표이사 공모 도전이다. 2020년 구현모 전 대표 선출 당시 최종 후보군에 포함돼 막판까지 경합을 별였다. 이후 2023년에는 김영섭 현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최종 후보로 발탁됐다. 박 전 사장은 내년 3월 예정된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정식으로 취임한다. 박 전 사장이 대표이사로 임명되면 KT는 구현모 전 대표 이후 다시 내부 출신 수장 체제로 전환된다.
◇기후위기만의 문제인가 ‘기후위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올랐다’는 말을 최근 몇 달 동안 자주 듣는다. 폭염과 냉해, 우박과 이상저온 등 기상이변은 분명 농산물 품질과 수확량을 흔들었고, 어떤 해에는 생산 기반 자체를 위협했다. 그러나 기후위기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질문이 남는다. 왜 어떤 해에는 농민이 울고, 또 어떤 해에는 소비자가 울어야 하는가? 그리고 왜 그 고통이 번갈아 반복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올 내내 가격이 출렁였던 사과 재배 농가를 찾았다. 충남 예산의 사과 농부들, 저장해 놓았던 사과를 안동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농민들, 그리고 문경의 사과 농가를 차례로 방문했다.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심란하기만 했다. 농민들은 단순한 ‘작황 부진’이나 ‘기후 충격’의 설명에 머물지 않았다. 그들이 공통으로 되묻는 지점은 따로 있었다. “기후가 힘든 건 맞다. 그런데 왜 매번 결과는 이렇게까지 달라지는가.” 같은 해에 수확된 사과가 어떤 시기에는 헐값이 되고, 어떤 때는 ‘금사과’가 되는 이유가 기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었다. ◇ 사과는 시간을 이동한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분명해진 사실은, 결정적으로 사과 가격이 더 이상 ‘수확 시점’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사과는 수확과 동시에 모두 소비되는 과일이 아니라, 저장기술을 통해 시간 속으로 이동하는 농산물이다. 그리고 그 이동 과정에서 가격은 다시 만들어진다. 문제는 그 과정이 항상 가격 안정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장은 분명 가격 폭락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수확기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 발생하는 가격 급락을 흡수하고, 출하를 분산시키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장이 누구의 손에, 어떤 기준으로 맡겨지는지에 따라 그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저장이 수급 조절이 아니라 ‘출하 지연’의 수단으로 작동하는 순간, 가격은 안정이 아니라 상승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저장 인프라가 일부 주체에 집중되고, 그에 따라 재고 규모와 방출 계획에 대한 정보가 농민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 공공 개입의 방출 기준이 불명확할 때, 기후로 인한 생산 감소는 가격 폭등으로 증폭될 수 있다. 그 결과 농민은 수확기에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수기에 가장 비싼 가격을 감당하게 된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시간차를 두고 이동한다. ◇ 저장시설의 편중과 사과 가격 우리나라 과일 가운데 사과는 저장기술과 가격의 상관관계가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는 품목으로 평가된다. 같은 해에 수확된 사과라도 출하시점이 달라지면 가격이 크게 벌어진다. 경우에 따라 두 배 이상 격차가 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동의 핵심 요인으로 저장기술뿐 아니라 저장 물량의 보유·운영 방식이 지목된다. 사과는 단순한 신선 과일이 아니라, 저장기술을 통해 ‘시간을 이동할 수 있는 농산물’이라는 점에서 가격 형성 메커니즘이 여타 과일과 본질적으로 달라진다. 사과는 9월에서 11월 사이 수확이 집중되는 대표적인 가을 과일이지만 소비는 연중 이루어진다. 이 시간적 불일치를 해소하는 수단이 저장기술이다. 일반 저온저장만으로도 일정 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CA(Controlled Atmosphere, 공기조절) 저장, 1-MCP((1-메틸사이클로프로펜) 신선도 유지 처리 등 고도화된 기술을 적정 조건에서 적용하면 더 장기간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장기술은 사과를 ‘언제 팔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동력이며, 이는 곧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확 직후 출하하느냐, 이듬해 봄·여름까지 저장 후 출하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사과의 시장 가치는 달라진다. 최근 몇 년간 반복된 사과 가격 급등 국면을 보면 저장의 역할이 더 분명해진다. 특정 연도에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감소했다는 정보가 시장에 전달되면, 물량을 가진 주체들은 출하를 늦추고 저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 결과 수확기 이후에도 유통 물량이 충분히 풀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당연히 이듬해 봄철 도매가격과 소비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물리적 공급 부족 자체뿐 아니라, 저장된 물량의 방출 속도와 시점이 가격 상승을 증폭시키는 변수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저장기술은 공급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지만, 조건에 따라 가격 상승을 가속하는 지렛대로도 작동한다. 특히 대형 저장시설을 보유한 민간 유통업체나 산지 저장 주체가 물량을 집중 보유할 경우, 출하 지연을 통해 시장 공급을 더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때 “앞으로 사과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신호가 확산되면, 도매·소매 단계에서 가격 인상 기대가 커지고, 실제 수급 수준과 무관하게 가격 상승 압력이 강화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사과는 저장을 통해 ‘시간을 나누어 파는’ 유통 구조를 갖는 반면, 일례로 감귤 유통은 저장성이 제한되어 ‘한 시기에 팔아야 하는’ 구조에 가깝다. 이 차이로 인해 사과 시장에서는 저장 능력을 가진 주체가 가격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감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산량 자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데 비중이 크다. 이 구조적 차이는 정책 설계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감귤은 생산 조절과 수확기 유통 분산이 핵심 과제라면, 사과는 저장 물량의 관리 기준과 정보 공개가 핵심 과제가 된다. ◇ 농산물 유통 구조 문제 사과값 문제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구조적 질문에 가닿는다. 지금의 유통 구조는 고품질 농산물이 제값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유통경로의 경직화에서 비롯된다. 경매제 하나로 모든 물량과 품질 보전을 처리하려는 구조에서는 가격 안정과 제값받기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 유통경로의 다양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유통경로 다양화란 경매제를 폐지하거나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다. 경매제는 여전히 대량·표준 품목을 처리하고 단기 가격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경매제 ‘일변도’다. 고품질·특화 품목, 계약 기반 공급이 가능한 물량, 안정적 수요처가 존재하는 농산물까지 모두 경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가격 신호가 왜곡되고 농가의 선택지는 줄어든다. 계약재배, 사전 가격 합의, 산지–소비지 직거래, 공공급식 연계 공급 등 다양한 유통경로가 병행될 때 농가는 생산물의 특성에 맞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저장을 통한 출하 지연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소득을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 유통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선제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이 지점에서 정책 입안자는 또 다른 딜레마에 직면한다. 정부가 생산 감소를 예상해 미리 수매하거나 저장 물량을 관리하면 단기 급등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시장에서는 ‘정부가 가격을 방어한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 신호가 강해질수록 민간 저장 주체가 출하를 더 늦추는 방향으로 움직일 위험성도 커진다. 반대로 정부가 개입을 최소화하면 가격은 시장에 맡겨지지만, 급등·급락의 부담은 그대로 농민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정부가 어디까지, 언제, 어떤 기준으로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이 명확하지 않으면 선제적 수급 관리는 언제든 ‘가격 떠받치기’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 딜레마는 회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 가격 개입이 아니라 구조적 설계의 전환이다. 첫째, 유통경로를 다층화해야 한다. 경매제는 기본 축으로 유지하되, 고품질 농산물과 안정적 수요처가 있는 물량은 계약 기반 유통으로 분리해야 한다. 공공급식, 공공기관 구매, 대형 수요처와 연계한 사전 계약은 농가의 저장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급등의 원인을 줄인다. 둘째, 공공의 역할을 ‘가격 개입자’에서 ‘규칙 설계자’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가격 형성에 개입하는 대신 저장 물량의 정보 공개 기준, 방출 조건, 개입 시점을 명확히 제도화해야 한다. 언제 개입하고 언제 빠지는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불안은 줄어든다. 셋째, 고품질 농산물은 가격 형성 메커니즘을 분리해야 한다. 모든 사과를 같은 시장, 같은 방식으로 가격을 매기려는 구조에서는 품질 특성에서 오는 이점이 사라진다. 등급별·용도별 유통 채널을 분리하고, 품질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농가의 품질 향상 노력과 투자를 유도하고, 무리한 저장 전략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기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생산 변동성은 커질 것이고, 저장기술은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지금과 같은 유통 구조를 유지한다면, 사과값을 둘러싼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어떤 유통 구조를 선택할 것인지, 그리고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 완벽한 해법은 없다. 그러나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같은 질문은 매년 되풀이될 것이다. 이제 가격이 오른 뒤에 결과를 해명하는 데서 벗어나, 가격이 만들어지는 경로 자체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를 묻고 답해야 할 시점이다.
인공지능(AI)이 석유·가스 산업의 생산성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산업통상부·대한석유협회·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2025 석유컨퍼런스’에서 발제자로 나선 법무법인 율촌 최준영 수석 전문위원은 “특히 상류(업스트림) 부문에서 AI를 통해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며 “생산비를 낮추고 생산기간을 단축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300여 명의 국내 석유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서 최 위원은 미국 사례를 들어 변화의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1400만 배럴에 육박하고, 현재도 일일 생산량이 증가 추세”라면서도 “미국 내 생산설비를 뜻하는 ‘리그(rig)’는 오히려 줄고 있어 의아하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업체들이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과정에서 AI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거보다 더 적은 설비와 원가로 생산량을 유지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특히 미국 업스트림 업계, 그중에서도 셰일오일 분야에서 AI는 필수 도구가 되고 있다”며 “현장 엔지니어가 굴착 과정에서 감(感)이나 경험에만 의존하기보다 AI와 함께 판단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AI가 최적의 굴착 경로를 제시하고 사람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며, 자동화 설비·로봇이 굴착을 수행하는 시스템이 전 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도입에 따른 효율 개선 효과도 언급했다. 최 위원은 “유정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AI를 적용하면 굴착 속도가 3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적 경로를 따라 굴착하도록 AI가 안내하면서 기업들의 효율이 개선됐다는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또한 “셰일오일 생산에 활용되는 프랙킹(fracking) 기법과 AI를 결합하면 굴착 기간이 과거보다 30% 이상 단축됐다는 결과도 있다”며 “개인적 판단이지만 AI 도입으로 굴착 작업에서 적게는 25%, 많게는 50%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유전 탐사에서도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은 “AI를 적용하면 기존 지진파 이미지의 1~3%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하고, 해저 탐사 기간이 기존 9개월에서 9일로 줄어드는 등 효율성 측면에서 큰 진보가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 과정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제시됐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유정 설비 고장을 사전 예측하고, 이산화탄소·메탄 누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최 위원은 “이 같은 효율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도 AI 도입을 확대하며 생산성 향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쉘은 오픈소스 기반 AI 모델 개발을 통한 혁신을 추진하고, AI로 유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사전 예측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플랜트 검사 시간을 90% 단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