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의 상징적 리더였던 팀 쿡(Tim Cook) 최고경영자(CEO)가 마침내 화려한 퇴장을 예고했다. 65세의 쿡은 애플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직을 맡겠다고 밝히며,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포스트 팀 쿡’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애플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말하며 조용하지만 단단한 리더십으로 회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AFP 등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1998년 애플에 합류한 쿡은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2011년 CEO에 올랐다. 그는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을 정교하게 구축해 아이폰의 대량 생산 체계를 완성했고, 애플의 기업 가치를 약 4조 달러(한화 약 5889조2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을 주요 생산 기지로 삼는 전략은 애플의 성장 기반을 다진 대표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아서 레빈슨(Arthur Levinson)은 쿡의 리더십을 “전례 없는 탁월함”이라고 표현하며 그의 청렴함과 가치관이 애플의 문화에 깊이 스며 있다고 강조했다. 쿡의 뒤를 이을 차기 CEO로는 20년 넘게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이끌어온 존 테르누스(John Ternus)가 지목됐다. 그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 핵심 제품 개발에 참여해 온 인물로, “스티브 잡스와 팀 쿡 아래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플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올해, 쿡의 퇴진은 더욱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애플은 상대적으로 느린 행보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시리(Siri) 업그레이드 지연,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중단, 애플 지도 초기 실패, 비전 프로의 부진 등은 쿡 체제의 아쉬운 장면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애플 워치와 에어팟 같은 새로운 제품군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애플의 생태계를 확장한 점은 분명한 성과로 기록된다.
팀 쿡의 퇴장은 애플의 또 다른 전환점을 의미한다. 스티브 잡스가 혁신의 아이콘이었다면, 쿡은 안정과 확장의 리더였다. 이제 애플은 AI 시대의 새로운 혁신을 요구받고 있으며, 신임 CEO 테르누스 체제의 첫 과제 역시 ‘애플다운 혁신’을 다시 증명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