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롯데카드 제재심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며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정하는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최종 결과 발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여러 언론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롯데카드 해킹 사고 관련 안건을 심의했으나, 약 3시간 논의 끝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좌진 전 대표와 정상호 현 대표 등 롯데카드 경영진이 직접 참석해 소명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사안의 법리 적용을 둘러싼 이견이 제기되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금감원은 “쟁점과 논의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구체적 설명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8월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이 해킹되며 약 297만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사건이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피해자만 45만명에 달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미 과징금 96억2000만원을 부과했으며, 금감원은 신용정보법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별도 제재를 검토해 왔다.
금감원은 사전 통지에서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원 등 사실상 최고 수준의 제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4년 고객정보 유출 당시 롯데카드가 3개월 영업정지를 받았던 전례에 반복 위반 요소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당시 사고는 내부 직원의 정보 반출이었고, 이번에는 외부 해킹이라는 점에서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카드업계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는 제재 수위 경감을 위해 자진 신고, 신속한 피해 보상 조치, 최근 5년간 기관주의 1건 외 중징계 이력 부재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보보호 조직을 최고경영책임자(CEO) 직속으로 격상하고 5개년 투자 계획을 추진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제시했다.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 심의 결과만으로 제재가 확정되지는 않는다. 추가 논의가 끝나면 금감원장 결재를 거쳐 확정되며, 중징계일 경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받아야 한다. 일정이 불투명한 만큼 최종 발표까지 향후 최소 수 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과징금보다 영업정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업정지가 현실화될 경우 신규 회원 모집, 카드 발급, 카드론 등 핵심 사업이 중단돼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14년 영업정지 당시 롯데카드는 회원 수와 이용 실적 점유율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외부 해킹 사고의 특성을 고려해 제재 강도가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유사 사고를 겪은 SK텔레콤이 약 50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사례가 그 근거로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논의가 한두 차례 더 이어진 뒤 금융위로 넘어갈 것”이라며 “6월 전에는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롯데카드 사건과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제재심이 다시 열릴 시점조차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제재 수위는 당분간 안갯속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