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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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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5극 3특’ 실현을 위한 지방대학의 발전 방안은?


- 대학 서열화·지역 불균형·재정 지원 구조의 한계
- 일부 거점대학에 지원 집중...지방 중소대학은 상대적 소외
- 재정 확대 넘어 대학 생태계 전반의 구조 개편 필요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체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고 전국을 다극 체제로 재편하려는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이다. 전국을 5개의 초광역 매가시티와 3개의 특별자치도로 나눠서 각 권역에 행정·재정적 자율권을 부여하고 전략 산업과 인프라(교통·망)를 집중 투자해 지역별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14일 국회에서는 ‘5극 3특’ 실현을 위한 지방대학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대학의 서열화와 지역의 불균형, 그리고 재정 지원 구조 한계를 지적하며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지방대학을 지역발전의 핵심 거점으로...고등교육 투자 확대 필요

 

토론회 첫 발제자인 한상욱 전북대 교수(전국 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 상임회장)는 발제에서 “저출산·고령화·수도권 집중이 맞물리면서 지방의 인구 기반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는 유지돼 왔지만, 출생아 수 감소와 청년층 유출로 지방의 인구 구조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소멸 지수 역시 지난 20여 년간 크게 하락하며 상당수 지역이 소멸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교육·일자리·생활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이 꼽힌다. 수도권은 양질의 교육 환경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여건을 가진 지방은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교수는 “수도권 집중은 단순한 지역 불균형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라고 짚으며 “지방의 인적·물적 자원이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략의 성공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는 국립대학 중심의 지역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 대학이 단순히 교육 기관에 머물지 않고, 지역 산업과 연계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며, 기업과의 공동 연구 및 기술 이전을 주도하는 '행커 기관'으로서 지역 경제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기에는 현재의 고등교육 투자 수준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대학 투자 비중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며, 초·중등 교육에 비해 투자가 현저히 낮은 불균형한 구조를 보이고 있어, 지역 혁신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재원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글로컬대학 및 라이즈(RISE) 사업 역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원이 일부 거점 대학에만 집중되어 지방 중소대학의 소외를 야기하고 있으며,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 구조와 예산 집행 지연이 교육 현장의 혼란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성공적인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사립대 중심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소외되는 대학 없이 균형잡힌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교수는 “현재처럼 연 단위로 사업을 운영하고 성과를 조기에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교육과 연구의 질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공공기관 지방대 출신 채용 비율 확대 △대학 간 교육·연구 인프라 공유 △수도권-지방 대학 협력 강화 △강제 통합이 아닌 연합형 모델 도입 등을 제언했다.

 

◇ 지방대 서열화와 불균형 구조가 원인...대학 생태계 전환 필요

 

이어진 발제에서는 지방대학 위기 근본 원인으로 수도권-지방 간 불균형과 대학 서열화 구조가 지목됐다. 안효현 경북균형발전포럼 대표(대구대 교수)는, 학령 인구가 단순히 감소하는 수준이라면 대응이 가능하나 수도권 집중으로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타격을 주는 구조는 지방대 붕괴를 넘어 지역사회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2026년 기준 우리나라 고등교육 예산은 약 16조 원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OECD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GDP(국내총생산) 대비 1.1% 수준인 22조 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회복지나 농업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만큼 현 정부의 정책도 지자체 중심의 이전 정부 모델(RISE·글로컬)에서 거점국립대 중심 체제로 방향을 전환은 했으나 전체적인 틀은 유사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문제는 이러한 거점대 집중 지원이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지방 사립대와 기초학문 분야의 소외를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취업 중심의 정책 강화로 대학 본연의 역할이 약화되고 있으며, 과거의 일반재정지원사업마저 성격이 변질되면서 다수의 대학이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초기에는 대학 자율성 확대를 위한 포괄 지원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평가와 성과 중심 구조가 강화되면서 대학 간 경쟁과 서열화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평가 결과에 따라 재정 지원이 차등화되면서 일부 대학은 구조조정 압박까지 받고 있는 상황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안 교수는 “현재의 경쟁 중심 정책 대신 대학 간 협력 기반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한 교육 혁신과 라이즈 사업을 통한 지역 산업 연계가 병행돼야 장기적인 성과를 더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블록펀딩 방식의 재정 지원, 고등교육 거버넌스 개편, 그리고 공유대학 제도의 법제화를 제시하며 정부의 통제를 줄이고 대학의 자립 역량을 키울 것을 제안했다.

 


 

◇ 현행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교육·연구 현장의 현실과 괴리

 

이어진 종합 토론에선 현행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의 비효율성과 행정 부담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교육·연구 현장의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종합 토론 좌장을 맡은 김기석 강원대 교수(지방시대위원회 위원)는 사업 시작은 3월인데 예산은 9월에나 교부되는 행정적 지연과 이월 제한 문제를 지적하며, 이로 인해 연말에 예산을 급하게 소진해야 하는 비효율적 지출과 왜곡된 집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는 "예산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현재처럼 비현실적인 집행 구조에서는 재정이 확대된다고 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업 설계와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주문했다.

 

◇ 학생 관점에서 정책 재설계해야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지방대학 정책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공급자 중심 중심에서 수요자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전면적인 대학 생태계 재편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며, 특히 거점대 위주의 지원 방식이 가져올 대학 서열화심화 문제와 지역 간 균형 발전의 불균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상우 국립경국대 명예교수(지방시대위원회 위원)는 대학 선택의 주체인 학생 관점에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지방대학 진학은 불리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고착된 상황에서 단순한 재정 지원 확대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 교수는 한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한 뒤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도 일관성 없이 변형되는 현실이 교육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서열화와 지역 격차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는 부동산이 지적됐다. 김 교수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한 지방대의 활성화 정책은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재정 투입을 넘어 지역 내 교육·취업·정주가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는 실행 전략 부족

 

신원식 경남대 교수(경남대 교수협회장)는 "지방사립대는 전체 고등교육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재정 지원 비중이 제한적"이라며 "여기에 더해 15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정책은 대학 구성원의 급여와 교육 투자 정체로 이어지며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을 ‘교육 정책 실패’로 규정한 그는,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지방사립대를 여전히 사적 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지역 단위 고등교육 정책을 총괄할 별도의 지원 조직이나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현재 대학 중심 평가 구조에서 벗어나 법인 중심 평가 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재정 지원의 정당성과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립대의 공적 기능을 인전해 법 개정 없이도 운영비를 지원해야 하며, 퇴출 위주인 현행 구조개선 법안에 공영형 대학 전환 등 사후 대책을 보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대학 서열화에 따른 인식 왜곡...사회적 인식 문제와 대학 간 기능 재편 필요

 

김영만 전남대 교수(지방시대위원회 위원)는 제도 설계 중심의 논의보다 서열화로 인한 인식 왜곡 같은 구조적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 대학 출신을 낮게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개인의 가치까지 규정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한 경쟁력 강화 정책만으로는 학생 유입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문계열과 달리 공학계열은 연구비와 실험비, 학생 인건비 등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필수적이이라며, 연구 과제 참여가 생존과 직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정책 체감도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대학 유형별 격차와 지방 사립대 생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각 대학의 특성에 맞춘 기능적 역할 분담도 핵심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를 테면, 거점국립대는 글로벌 수전의 대형 연구 및 R&D 전담, 지역 국공립대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공공 인재 양성, 사립대는 산업 수요을 반영한 유연한 직업 교육 등을 통해 대학 간 소모적인 경쟁을 줄이고 상생하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제안이다.

 

김 교수는 대학 문제 해결의 핵심은 교육 정책이 아니라 지역 산업 기반에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 충분히 공급될 경우 자연스럽게 인재의 수도권 집중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 진단과 대안에 제시되며 실제 변화 이끌어 내지 못해 

 

장수찬 목원대 교수(충청균형발전포럼 대표)는 기존 논의가 문제 진단과 제도적 대안 제시에 집중돼 있어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는 실행 전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지방대학 위기가 단순한 교육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부의 중앙집권적 구조와 자치분권의 부재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 규제 개선을 넘어 ‘누가 어떻게 권력을 행사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거버넌스 개편과 권력 배분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회의 역할을 중요한 변수로 지목하며 국회의원은 교육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는 주체인 만큼, 대학과 지역사회가 이들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형성하고 지속적인 정책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발성 토론회가 아니라 장기적인 정책 포럼과 네트워크를 통해 입법과 예산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방대 위기 해법은 ‘자율·협력’”...지역 혁신 생태계 구축 필요성 제기

 

배귀희 숭실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고문)도 지역 자율성과 대학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기존의 중앙집권적 정책과 경쟁 중심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 교수는 “지방자치와 고등교육 정책을 연구해 온 입장에서 볼 때, 현행 정책은 취지는 좋지만 실제 작동은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대표 사례로 라이즈(RISE) 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정책이 설계 의도와 달리 현장에서 충분히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역 균형발전과의 연계된 종합적 접근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지역 사회외 대학을 하나로 고등교육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배 교수는 해외 성공 사례로는 미국 최대 규모의 연구단지 RTP(Research Triangle Park)를 제시하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농업 중심의 저임금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정부와 대학, 산업이 협력하는 전략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채플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를 중심으로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며 이같은 모델의 핵심은 ‘공유 생태계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대학 간 무한경쟁보다는 협력···지방정부 권한 대폭 확대해야

  

이번 토론회는 지방대학 정책이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공유 생태계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대학 간 무한 경쟁보다는 협력 기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앙정부 주도의 수직적 관리에서 벗어나 지방정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수평적 협력 구조를 만다는 것이 핵심이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자율성과 협업이 뒷바침될 때 비로소 대학의 위기가 지역 경제와 산업, 인구 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문수·백승아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전국균형발전포럼·강원도민일보가 공동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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