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조업계에서 AI 기술을 공장 운영에 접목한 ‘AI 팩토리’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 AI 기반 품질 검사·예지보전·공정 최적화 기술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중소 제조업체에 기회가 되고 있다. 업계는 데이터 기반 제조 경쟁력이 향후 기업 생존의 핵심 전략이 되리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등으로 한국 제조업의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생성형 AI·비전 AI·예지보전 AI 등 핵심 기술을 통한 ‘AI 팩토리(AI Factory)’ 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독일·일본·중국 등 제조강국이 AI 공장 전환을 가속하며 제조업의 위기감이 더 깊어지고 있다.
◇국내 제조업계, ‘AI 팩토리’ 도입 확산...중견·중소기업까지 확장 흐름
국내 제조업계에서 ‘AI 팩토리’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추진되던 스마트 제조 혁신이 최근에는 중견·중소 제조업체로까지 확대되며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기반 품질 검사, 예지보전, 공정 최적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생산 효율성과 불량률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AI 비전 검사 시스템은 육안검사 대비 정확도와 속도를 높여 중소 제조업체에서도 투자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지보전 기술은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생산 중단 리스크를 감소시키며 현장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데이터 인프라 구축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GPU 서버, 엣지 컴퓨팅 장비, 산업용 클라우드 등 AI 운영 환경을 위한 기반 기술 투자가 확대되며 관련 산업 생태계도 함께 성장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AI 팩토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 제조 경쟁력이 향후 기업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견·중소기업, ‘AI 팩토리’ 도입 가속...정부 지원사업이 촉매제 역할
국내 중견·중소 제조업 현장에서 ‘AI 팩토리’ 구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생산 자동화 수준이 낮은 기업이 AI 기반 스마트 제조 기술을 도입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정부의 스마트제조혁신 지원사업이 있다. 정부는 AI·데이터 기반 솔루션 도입 비용을 보조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제조 현장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 검사 장비, AI MES, AI 기반 에너지 관리 등 고도화된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비전 검사는 육안 대비 불량 검출 정확도를 높여 품질 편차를 줄이고, AI MES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으로 공정 최적화를 지원한다. 에너지 관리 솔루션은 절감과 탄소 저감 효과를 제공하며 ESG 요구에도 대응 중이다.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AI 솔루션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카카오·KT 등 클라우드 기업은 제조 특화 플랫폼을 출시하며 중소 제조기업을 핵심 고객으로 공략하고 있다. 비전 검사·예지보전 등 특정 영역에 특화된 AI 스타트업들도 빠르게 성장하며 생태계 확장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플랫폼 역량과 스타트업의 민첩한 기술 혁신이 결합되며 AI 팩토리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AI팩토리, 기술적인 트렌드 살펴보면
AI팩토리가 돌아갈 수 있게끔 AI 생산·운영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각각 비전AI, 생성형AI, 디지털트윈, 엣지AI, AI로봇 등이 있다. 먼저 ‘비전 AI’는 제조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공정 자동화와 로봇 지능 향상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YOLO·SAM 같은 초고속 객체 탐지·분할 모델은 밀리초 단위 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과 물류 자동화의 효율을 높이고, 불량 선별과 복잡한 로봇 픽킹 작업의 정밀도를 높인다. 또 LiDAR·Depth Camera 기반 3D 재구성 기술로 디지털 트윈과 결합된 스마트 물류·팩토리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딥러닝 기반 비전 검사 시스템은 미세 결함도 감지, 인간보다 정확도가 높아 비전 AI는 제조 공정 전반을 지능화하는 AI 팩토리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생성형 AI’의 도입은 기존 자동화가 반복 작업의 기계화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제조 공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제조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공정 레시피를 자동 설계하는 기술이 확산되며, 전문가 경험에 의존하던 공정 최적화가 데이터 기반 자동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배터리·반도체·화학 공정에서는 수백 개의 파라미터를 분석해 최적 조건을 제안하며 개발 기간 단축과 불량률 감소,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실질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AI는 작업자 매뉴얼 작성 방식도 혁신한다. 공정 데이터·장비 로그·영상 기록을 분석해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와 작업 지침을 자동 생성하고, 장비 이상 징후에 대한 설명과 대응 가이드까지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생산 계획, 자재 수급, 품질 분석 보고서 작성까지 자동화되면서 AI 팩토리는 단순 자동화 공장을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개선하는 지능형 생산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설비·공정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센서·IoT 데이터와 연동해 실시간 상태를 반영하는 기술로, AI 결합으로 예측·최적화·의사결정 자동화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다. ‘디지털 트윈+AI’는 새 공정 레시피나 설비 조합을 가상에서 먼저 실험해 수율·품질·에너지 사용량을 사전에 계산하고 최적안을 제시해 공정 설계·변경 리스크와 개발 시간을 줄인다. 또한 생산 스케줄·라인 밸런싱의 실시간 최적화와 예측 유지보수 강화로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며, 제조업의 의사결정 구조도 현장 중심에서 시뮬레이션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엣지 AI’는 제조 현장 곳곳에서 밀리초 단위의 반응 속도를 확보해 고속 생산라인과 정밀 가공 공정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전 검사 장비는 촬영 즉시 불량을 판정해 라인을 즉각 제어해 불량 확산을 차단한다. 설비의 진동·온도·전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는 예지보전 기능은 고장 위험을 조기 감지하고, 네트워크 의존도를 줄여 보안성·안정성도 강화한다. 클라우드는 장기 저장·학습을 담당하고 엣지는 실시간으로 추론·제어하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엣지 AI는 AI 팩토리의 자율적 공정 제어를 실현하는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AI 로봇’ 중 자율주행 로봇(AMR)은 공장 물류 흐름을 스스로 판단해 원자재·반제품·완제품을 적시에 운반하며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한다. 조립 공정에서 로봇은 부품 위치·형상을 실시간 인식해 조립 경로를 자동 조정하며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한다. 협동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정밀 조립·검사·패킹 등 고난도 작업까지 수행한다. 이러한 AI 로봇의 고도화는 생산성·안전성·공정 유연성을 동시에 높이며 제조 현장에서 ‘자율형 생산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 추진 현황은
삼성전자가 2015년에 시작한 ‘삼성스마트공장’은 170여명 전담 조직이 삼성 노하우를 전수하며 중소·중견 제조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018~2022년 스마트공장 2.0 단계에서 총 3000곳 이상 확대 지원했다. 2023년 이후 스마트공장 3.0 단계에서는 고도화와 함께 인구감소지역 우선지원, 지자체 협업, 식품업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넓혔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은 생산성 44% 향상, 불량률 53% 감소, 납기준수율 14% 개선 등 성과가 났으며, 미도입 기업 대비 매출·고용·R&D 투자 효과도 확인됐다. 기업 만족도도 6년새 86.2%에서 93.8%로 높아지며, 중소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2024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제조DX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평택 LG디지털파크 생산기술원을 중심으로 이차전지·자동차부품·물류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반도체·바이오·식음료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60년 이상 축적한 제조 역량과 770TB 생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트윈 기반 생산시스템 설계·운영, 생성형 AI·빅데이터 기반 공정·품질·안전 관리, 산업용 로봇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공정 지연·미세 오차 최소화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실시간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으로 병목·불량·고장 사전 감지를 강화했다. 자율주행 이동로봇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기반 인식으로 자재 공급과 설비 운영 안정성을 높여 이상 신호를 분석해 대응 방안을 자동 제시한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외부 매출을 조 단위 규모로 성장시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구축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최첨단 제조 플랫폼을 도입하며 AI·IT·로보틱스·데이터 융합의 차세대 생산 체계를 완성했다.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HMGMA는 주문~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한 세계 최초 수준의 스마트 제조 공장이다. 그룹은 수소 로지스틱스 솔루션으로 HMGMA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HMGMA는 공장 내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 디지털화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으로, 컨베이어 벨트 대신 500여대의 주행 로봇이 부품을 운반하고 50여대의 주차 로봇이 완성차를 이송하는 완전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 AI는 생산 최적화·품질 관리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로봇 자동화 기술은 생산성 강화 및 작업자 신체 부담을 줄여 인간 중심 제조 환경을 구현했다.
◇데이터·인력·투자 삼중 장벽...AI 팩토리 확산의 현실과 과제
국내 제조업계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장애물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대 문제는 제조 데이터의 부족과 품질 저하다. 노후 설비와 비표준 공정 환경으로 많은 기업이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정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장 인력의 AI 활용 역량 부족도 걸림돌로 꼽힌다. 도입 의지는 높지만 전문 인력 부재로 기술 적용이 중단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전환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는 설비 교체, 데이터 인프라 구축, AI 솔루션 도입 등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커 도입을 주저한다. 여기에 보안·안전 관련 규제 미비로 AI 시스템 도입 시 책임 소재와 안전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우려도 크다. AI 도입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며 확산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합적 장벽이 스마트팩토리 전환의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제조업계는 글로벌 경쟁에서 스마트팩토리가 생존 전략이라는 데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PoC(Proof of Concept, 개념증명) 단계에 머물던 AI 기술이 실제 생산라인에 본격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공정 디지털화가 늦어지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술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와 인력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정부의 표준화·안전 가이드라인 마련과 기업의 인프라·인력 투자가 병행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올해는 우리 제조업의 사활이 걸린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