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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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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AI가 촉발한 메모리 대란···시장까지 흔드는 역설적 ‘인플레’

HBM 쏠림 및 AI 서버 확장에 따른 D램·낸드 가격 60% 폭등
스마트폰·PC·콘솔 전방위 사양 하향과 가격 인상 압박 심화
2026년까지 공급난 지속 전망...AI 시대 비용 부담은 소비자 몫

 

올해 들어 D램(DRAM), 낸드 등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생성형AI의 대중화에 따른 인공지능(AI) 시대의 확산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AI 서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도 변동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불과 몇 주 사이에 18~60%까지 치솟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가격 급등에 대해 "공급 부족을 알리는 구조적인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랜드포스, D램익스체인지 등 해외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가격 급등은 일시적인 수요 증가에 의한 현상이 아니라, AI 서버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 재편과 HBM 생산 집중에 따른 공급 왜곡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 AI 서버 수요 폭증과 메모리 가격 급등


생성형 AI의 폭발적 확산은 GPU 시장의 가격 상승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AI 서버 한 대가 요구하는 메모리 용량이 기존 대비 수배 이상으로 치솟으며 메모리 공급망 시장에도 새로운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수요가 급증하고, 그 여파는 PC·스마트폰·게임기 등 소비자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AI 시대의 성공을 위한 핵심 키는 ‘메모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GPT, Llama, Claude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발표하는 대형 언어모델(LLM)은 수십억~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다. 이 파라미터를 저장하고 연산하려면 막대한 메모리가 필요하다.

 

먼저 학습 단계에서는 ‘모델 파라미터+옵티마이저 상태+그래디언트’까지 모두 메모리에 상주하고, 추론 단계에서는 파라미터 전체를 GPU 메모리에 로딩해야 지연 없이 응답이 가능하다. 즉, 모델이 커질수록 메모리 요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AI 기업들은 HBM과 DDR5의 확보가 성공을 위한 베이스가 되는 만큼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치솟아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GPU의 역할과 요구 사양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 GPU가 16192GB의 HBM을 필요로 하며 메모리 수요가 수천 개의 GPU에 분산해 학습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 GPU가 모델의 일부를 저장해야 하므로 전체 메모리 요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GPT-4급 모델 학습에는 수천 대의 GPU가 투입되며, GPU 한 대당 약 100GB의 HBM이 필요해 기업들은 수십~수백 테라바이트 규모의 메모리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AI 경쟁이 심화되면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AI 서버의 확충에 HBM과 DDR5 등 메모리 수요가 몰리게 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PC, 게임기 등의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메모리 확보가 어려워졌다.

 

스마트폰은 램과 스토리지를 축소하고, 고용량 모델 가격을 인상하게 되고, PC도 기본 SSD 용량 축소와 함께 DDR5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게임기 시장에서는 차세대 콘솔 게임의 기본 사양을 하향하거나 기본 사양 유지 하면서 가격 인상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결국 AI 혁신의 비용을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메모리 공급 확대다. 하지만 공급이 확대되는 것은 한 순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HBM 생산을 위한 설비 증설은 최소 1~2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AI 경쟁이 꾸준히 확대되는 이상 메모리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

 

업계에서는 2026년 이후에야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때까지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소비자 시장의 사양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시장, 사양 하향화와 가격 인상의 이중 압박


AI 기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사양의 하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플래그십 모델은 여전히 고사양 경쟁을 이어가지만, 중저가 라인업에서는 램·스토리지 축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겉으로는 ‘가격 동결’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동일 가격대에서 사양이 낮아지는 ‘스펙 인플레이션’ 현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제조사들은 가장 수요 폭이 큰 중저가 라인업부터 가격에 따른 스펙 재설정을 시작했다. 기존에 6GB 램 모델은 4GB로 축소하고, 기본 저장공간을 128GB로 세팅했던 것에서 이의 절반인 64GB로 회귀했다.

 

또 고용량 옵션은 가격 인상 또는 아예 판매 라인업에서 빼고 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가격 유지’를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양을 낮춰 원가를 맞추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성능 저하와 가격 인상의 이중고를 겪게 된다. 특히 램과 저장공간은 스마트폰의 체감 성능에 직결된다.

 

스마트폰에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띄우는 멀티태스킹 시 앱의 재로딩 시간이 증가한다. 또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도 저장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 운영체제(OS)의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성능 저하는 더 빨리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메모리 가격의 상승으로 스마트폰 고용량 모델은 더 가격 상승이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256GB·512GB 모델 가격은 최근 10만~20만원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가격 상승에 대해 제조사들은 ‘AI 기능 강화’를 표면적인 가격 상승의 정당화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AI 카메라, AI 보정, AI 음성 기능 등 다양한 AI 기능을 강조하며 마케팅 포인트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AI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는 인식이 각인되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실질 수요자인 소비자들에게는 ‘AI 기능 추가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특히 플래그십 모델은 더 비싸지고, 중저가는 상대적으로 사양이 더욱 약해지며, 소비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스마트폰을 구매하지만, 이전과 달리 더 낮은 사양을 사용하게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메모리 인플레가 불러온 AI PC·차세대 콘솔의 딜레마


AI PC는 기본적으로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 AI 모델을 로컬에서 실행하거나, AI 기능을 활용한 이미지·영상 처리, 음성 분석 등을 수행하려면 더 빠른 CPU, 더 많은 램, 더 넉넉한 저장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라 PC 제조사들은 선택의 갈림길에 빠지고 있다.

 

AI 기능을 넣으려면 사양을 올려야 하지만, 메모리 가격이 올라 원가 부담이 커졌다. 결국 사양을 낮추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결국 시장은 ‘AI PC가 오히려 비싸고 덜 강력해지는’ 아이러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제조사들은 AI 기능을 강조하며 가격 인상을 정당화한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는 SSD·램 등 핵심 부품의 사양이 낮아지거나, 동일 사양을 유지하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저장공간 부족으로 프로그램 설치가 제한되고, 대용량 파일 처리 속도도 저하된다.

 

AI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시장과 마찬가지로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제조사들은 사양을 낮추거나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시장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소비자는 더 비싼 가격을 내고도 더 낮은 사양의 PC를 구매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차세대 콘솔을 준비 중인 닌텐도·소니·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표적인 게임기 제조사도 예상치 못한 난관에 직면했다. GPU와 CPU 성능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정작 콘솔 개발의 핵심 병목은 ‘메모리’가 되고 있어서다.

 

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HBM·GDDR·DDR 등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차세대 콘솔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의 확보가 어려워졌다. 업계에서는 닌텐도가 차세대 콘솔의 스펙을 조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소니와 MS 역시 메모리 원가 부담을 고려해 사양을 일부 낮추거나 출시 가격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게임 콘솔 시장에서도 변수가 되고 있다.


AI 기술 경쟁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차세대 콘솔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들은 기존 사양을 유지하려면 콘솔 가격을 50~100달러 인상해야 하며, 가격을 동결할 경우 메모리 용량 축소나 대역폭 저하가 불가피하다.

 

이는 텍스처 해상도, 오픈월드 오브젝트 밀도, AI NPC 행동 등 게임 개발 전반에 직접적인 제약을 초래한다. 성능 향상을 내세운 차세대 콘솔이 오히려 사양 하향과 가격 인상이라는 이중 압박에 놓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AI 시대가 불러온 역설적 인플레이션’으로 진단하고 있다.

 

◇AI 수요가 좌우하는 메모리 시장, 안정 시점은 불투명


메모리 가격이 언제 안정될지는 글로벌 IT 산업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는 HBM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보고 있다. 그전까지는 AI 서버 수요가 워낙 강해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구조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AI 투자 열기가 다소 둔화되거나, 기업들이 효율적인 모델 운영 전략으로 전환할 경우 수요 압력이 완화될 여지도 있다. 이 경우 D램·낸드 등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정상화되며 가격이 안정될 수도 있다.

 

반대로 AI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기업들이 더 큰 모델과 더 많은 GPU를 요구한다면 메모리 가격은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메모리 시장의 향방은 AI 산업의 성장 속도와 투자 강도에 달려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 시장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AI 혁신은 산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스마트폰·PC·게임기 등 소비자 제품 전반에 걸친 인플레 압력이 존재한다. 단기적으로는 사양 하향화, 가격 인상, 고용량 옵션의 프리미엄화의 가능성이 크다. 제조사들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품 전략을 재정비하고, 정부는 메모리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투자 지원을 통해 시장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소비자 또한 제품 구매 주기를 늦추거나 사용 패턴에 따른 합리적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AI 시대의 혁신이 이어지는 한 그 비용 부담 대상과 방법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 연구기관의 H 경제학박사는 이 같은 요인에 대해 “D램 소비자 가격이 올해 초 대비 2.5~3배나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램을 최소만 장착해 PC를 구매하거나 아예 구매를 미루는 선택을 하고 있어 메모리 가격이 단기간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H 박사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가격 형성을 주도해 온 가운데 앞으로는 PC·게임기 등 엔드단 수요도 일정 부분 늘 수 있지만, 실제 가격 결정력은 여전히 데이터센터 확장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는 또 “특히 2026년 GTA6 출시 시점에 맞춰 소비자들의 고사양 PC 수요가 증가할 여지는 있으나, 고사양 게임의 핵심은 메모리보다는 CPU·GPU가 주도한다”며 "PC의 일부인 램은 최소 구성으로 맞추는 경향이 강해 소비자 수요가 메모리 가격을 크게 흔들 요소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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