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가 스타트업에서 의미하는 내용은 창업가가 초기 투자자들이 자기들이 가진 지분을 현금화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고 막대한 이익을 실현하는 출구전략이다. 창업자는 창업 초기에는 월급을 최소화로 가져 가지만 회사의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한다. 초기 투자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회사의 가치를 키워서 엑시트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 이 가진 지분의 가치를 현금으로 바꾼다. 일반적 스타트업의 엑시트를 유형별로 나열하면 M&A, 핵심 인재 인수(Acqui – hire), 기 업공개(IPO), 스팩 합병(SPAC Merger), 사모펀드 매수(PE Buyout), 구주 매각(Secondary Sale), 스톡옵션 매각(ESOP Liquidity), 자산매각(Asset Sale) 등이다. 이 중에서 스타트업들 이 원하고 바라는 대표적인 엑시트의 방법으로는 M&A와 IPO이다. M&A는 자신이 세운 회사를 대기업 등에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 들은 자신들이 가진 주식 등 지분을 대기업 등 매수자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큰 금액을 현금이나 대기업의 주식으로 받는다. IPO는 회사의 주식을 코스닥이나 나스닥 같은 주식시 장에 상장하여 자본시장에
미국 정치인 가운데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비교적 냉정하게 바라보는 인물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상무부 장관을 지낸 지나 레이몬도 여사다. 그녀는 최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기고한 글에서 의미심장한 경고를 했다. 인공지능이 촉발할 노동 시장 변화로 미국이 다가올 경제적 충격을 지금의 방식으로는 견뎌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과 정부가 역할을 분명히 나눠서 기업은 인공지능 경제에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고, 그 기술이 실제 일자리로 이어지는 경로를 만들어야 하며, 정부는 노동자가 빠르게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교육 인센티브와 사회 안전망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업과 교육계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고용주들이 교육 과정(커리큘럼)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가는 졸업해 봤자 시대에 뒤떨어질 위험이 있는,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학위에서 벗어나, 교육과 취업을 연계하는 짧고 저렴한 학점 이수 과정에 초점을 맞춰 가야 한다”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공과 민간 사이의 새로운 타협임”을 역설했다. 다시 말해서 기술의 속도가 너무 빨라 국가(공공)와 기업(민간)의 역할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문제는 특히
전쟁의 포성이 들릴 때마다 떠오르는 식량 안보와 농업의 위기,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해답은 젊은이에게 무상(無償)이 아닌 유상(有償)으로 농지나 산지를 넘겨주는 것이다. 필자의 주장이 혁명 구호 같은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땅보다 100배가 큰 미국에서도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농지 보전을 담당하는 단체인 미국 농지신탁(American Farmland Trust)에서 일하는 브록스 램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앞으로 20년 안에 약 3억 에이커(9,915억 평, 1에이커=3305평)의 농지와 목장주들이 은퇴하거나 사망하리라는 것이다. 미국 농업의 거대한 세대교체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문제는 그 땅을 이어받아 농사를 지을 젊은이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이 현상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농촌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농가 경영주 평균 연령은 67세 안팎에 이르렀다. 65세 이상이 절반을 넘는 초고령 산업이 된 것이다. 반면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은 1% 남짓에 불과하다. 농촌에서 젊은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은 이제 과장이 아니다. 농지가 사라지
달력을 넘기다 보면 낯선 기념일들이 눈에 들어온다만 삼겹살데이, 화이트데이니 하는 상업적 기념일 사이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날이 바로 오늘 3월 11일 ‘흙의 날’이다.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5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솔직히 말해 흙의 날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공기의 중요성을 매일 이야기하고, 물의 부족도 걱정한다. 그러나 정작 흙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흙은 늘 발밑에 있으니까. 하지만 시선을 우주로 넓혀 보면 흙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광대한 우주에는 수많은 별과 행성이 있지만, 우리가 아는 한 생명이 살아가는 행성은 지구뿐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물과 공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명을 길러내는 흙이 있기 때문이다. 흙은 단순한 먼지나 토사가 아니다. 수억 년에 걸쳐 암석이 풍화되고 미생물이 축적되며 만들어진 생명의 토대다. 식물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과 수분을 얻는다. 흙은 빗물을 저장해 지하수로 스며들게 하고, 유해 물질을 흡착하며, 탄소를 저장해 기후변화 완화에도 이바지한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의 시작점은 흙이다. 흙이 없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발전할 수 없었다. 농업혁명은
생명(bio)을 해킹(hacking)한다는 ‘바이오 해킹’이 일상의 언어가 된 듯하다.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이 수면 시간을 쪼개고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하던 실험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식탁 위까지 들어왔다. 간헐적 단식, 저 탄수·고지방 식단, 수면 시간·빛 노출 관리, 냉수 샤워, 사우나 영양 보충제 섭취, 혈당·심박·수면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 가장 흔한 형태의 바이오 해킹에서 유전자 분석 후 맞춤 영양 설계, 장내 미생물 조절, 각종 호르몬·노화 억제 실험 등 확장된 형태의 기술 의학적 바이오 해킹까지 ‘내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입력값을 바꿔 출력값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자기 몸과 기능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식습관·수면·운동·환경 등을 의도적으로 조절해 나가겠다는데 무슨 토를 달겠냐만 문제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더 넣을 것인가’에 집착한 나머지 ‘그 무엇이 어디서 왔는지’를 잊어버리는 태도다. 이 지점에서 먹을거리의 근본, 흙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고가의 바이오 해킹이라 해도 자연환경이 오염된 상태에서, 특히 지력(地力)을 잃은 황폐한 흙에서 자란 먹거리로 과연 생명의 밀
마음의 작동법을 설명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 때 우리는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뇌 지도를 펼쳐 들었다. 이 생각은 전두엽, 저 감정은 편도체, 기억은 해마라는 식이었다. 뇌의 각 영역이 고유한 기능을 맡고 있다는 모듈식 설명은 명쾌했고 교육과 치료, 자기 계발 담론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다. 필자는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정신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 없이 뇌의 특정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까지 하는 장면을 봤다. 아무튼 뇌 기능론은 복잡한 인생을 살아가는 실제 인간을 설명하기에 부족했다. 삶은 늘 예외로 가득했고 사람은 언제나 정의를 벗어났으니까. 현대신경과학은 이제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마음은 고정된 부품의 합체가 아니라, 하늘을 가르며 소용돌이치는 찌르레기 떼에 가깝다. 수천 수만 마리의 새가 한 덩어 리처럼 움직이지만, 그 안에는 중앙 통제탑도, 단일한지 휘관도 없다. 순간순간 형성되는 패턴이 있을 뿐이다. 뇌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영역 하나가 감정이나 생각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뇌 전반에 걸쳐 분포된 신경 세포 집합체들이 상황에 따라 연결되고 해체되며 하나의 패턴을 만 든다. 마음은 머물지 않는 흐름이고 부위가 아니라 관계다.
지난 9일자 뉴욕타임스는 〈걱정을 멈추고, 산업형 음식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을 쓴 이들은 곧 출간될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라: 산업화로 만든 식품이 좋은 이유와 더 나은 식품을 만드는 방법》의 저자인 두트키에비츠 박사와 로젠버그 박사다. 이들은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음식은, 정크푸드든 채소든 가리지 않고 산업화한 시스템의 일부”라면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시스템의 규모, 신뢰성, 안전 기준, 그리고 풍부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에덴동산 같은 이상적인 음식을 쫓는 것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역시 “패스트푸드점과 형형색색의 정크푸드 상자로 가득 찬 식료품점 진열대가 지배하는 식생활은 심장병, 비만, 당뇨병의 만연을 초래하는 등 미국 가정의 약 14%를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게 만들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를테면 식물성 고기 대체 식품처럼 영양가 높은 자연식품을 영양가가 더 높은 가공식품 및 조리식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식품 푸드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다르지 않다. 신문 광고만 봐도 ‘푸드테크로 여는 미래 먹거리, 강원특별자치도, K-연어 산업의 새 시대 완성’에서부터
UN이 추진하고 있는 전 세계 바다의 60%인 공해(公海)와 심해저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공해(公海) 생물 다양성 협정”이 발표되기 시작됐다. 일명 BBNJ((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이라고 부르는 이 협정을 비준한 한국 등 81개국은 앞으로 협정이 규정한 해양 보호와 개발 수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 이 협정은 공해의 해양 생태계 훼손이 국제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해양 생물 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제법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UN에 의해 마련됐다. 2004년 UN이 총회에서 협정 추진을 결의한 이래 20년 만인 2023년 협정문이 공식 채택됐고 지난해 9월 모로코가 국제법 요건인 60번째 비준국이 되고 나서 4개월 간의 유예기간이 끝나 다음 주 유엔 총회에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조약은 서명만으로는 효력이 없고 각국 의회의 비준을 마쳐야 법적 구속력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2023년 10월 협정문에 서명한 뒤 지난해 3월 동아시아 국가 중 처음이자 전 세계 21번째로 비준했다. 중국과 일본도 지난해 12월에 비준하는 등 현재까지 전 세계 81개국이 협정에
최근 《비어 헌터 이기중의 유럽맥주 견문록》을 읽던 중 영국에서 1971년 4명이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는 문구에 눈길이 갔다. 이들 4명이 유통과 관리가 힘들어 쇠퇴하는 에일맥주를 지키고 싶다는 사적인 취향과 문제의식으로 CAMRA(Campaign for Real Ale)를 만들었는데 지금 회원 수가 8만 명을 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맛있는 캐스크 비어(Cask Beer, 공장에서 완성된 맥주가 아니라 펍 안에서 마지막 숙성이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맥주’. 탄산을 인위적으로 주입하지 않아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맛을 특징으로 한다)를 판매하는 펍을 소개하는 《The Good Beer Guide》를 발행하고, 매년 8월 런던에서 영국 맥주 대축제를 연다. 이들로 인해 에일 맥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지역성과 지속 가능한 생산, 느린 소비를 상징하는 영국의 문화가 되었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CAMRA가 거대한 기후 담론이나 정책 캠페인으로 출발하지 않았음이다. “좋은 맥주를 지키자!”는 취향과 정체성의 공유가 먼저였다. 그 공감이 관계를 만들었고, 관계는 공동체가 되었으며, 공동체는 산업과 문화를 움직이고 기후와 지속가능성으로 연결되었다. 그렇다면 필자
최근 필자는 뉴욕 타임스에서 부러운 기사 하나를 읽었다. AI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미국의 벤처캐피털의 투자 결정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투자할 때까지 시간을 끌며 간을 보는 게 아니라 AI를 동원해서 투자 여부를 빨리 결정한다는 말이다. 문득 필자의 머릿속에서 최근에 만났던 국내의 어느 벤처 기업이 떠올랐다. 이 회사는 시설재배 농산물의 맛과 향을 회복시켜 줄 혁명적인 ‘활성질소수’를 제조하는 신기술을 발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지만 창업 2년째인데 어느 벤처캐피털로부터도 투자 문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만약 미국에서 창업했더라면 어땠을까? 뉴욕 타임스의 기사에 따르면, 실리콘 밸리 전역에서 투자자들은 가장 인기 있는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회사는 100억 달러 규모의 AI 기업 「메르코르(Mercor)」의 20대 창업자들을 전용기에 태워 라스베이거스로 데려가 페라리 경주를 하게 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털 회사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 대신 창업 자금을 지원했고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고객 소개와 직원 채용을 담당했다. 그러는 사이
장엄한 히말라야 산맥을 뒤덮었던 수천 년의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르포기사는 단순히 빙하가 녹는 모습을 넘어,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심각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산악 지대에 자리 잡은 육상 빙하(Mountain Glaciers)의 소 실이 지구 생태계와 인류 문명에 미치는 치명적인 위험에 주목해야 할 때다. 지구 담수의 주요 저장고이자, 수십억 인구의 생명줄인 강물의 근원인 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녹아내리는 것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 안보, 물 부족, 해수면 상승을 가속하는 존망의 위협이다. ◇ 북극 빙하 녹아도 해수면은 높아지지 않는다 기후 위기로 인한 빙하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영향력은 위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북극이 녹으면 바다가 넘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수면 상승의 핵심은 북극해 바다 얼음이 아니라 육상 빙하의 소실이다. 사실상 북극해 해빙은 녹아도 해수면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북극해의 얼음 대부분은 바다 위에 떠다니는 해빙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르면 해빙은 이미 자기 부피에 해당하는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다. 따
◇ 천재들은 왜 특정 시대에 몰려있는가? 역사는 한 시대, 한 지역에 유난히 많은 창조적 인물이 탄생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여준다. 아 테네의 페리클레스 시대가 그러했고, 산업혁명 이후 영국이 그러했다.그 중에서도 피렌체 르네상스는 압도적이다. 예술·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이탈리아 반도의 한 도시가 인류의 지적 지형을 바꿔놓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해 미켈란젤로·라파엘로·필리포 브루넬레스키·마사초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숙이게 하는 인물들이 한 시대에 몰려 태어난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해석이 있지만 많은 역사학자가 주목한 지점은 의외로 소박하다. 바로 도제(徒弟) 시스템이다. 어린 도제들은 7세~10세 무렵 장인의 작업실로 들어가 물감을 가루내고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 과정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실패하며 익힌 경험은 그 어떤 이론서보다 강력한 지적 자극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마스터를 뛰어넘고자 하는 욕망을 체득했다. 배움의 결핍이 오히려 창조성의 연료가 되던 시대였다. 멀리까지 갈 것도 없다. 50년 전, 우리나라에선 어린 시절 중국집에 들어가 배달과 심부름을 하던 도제들은 먹을 것과 잘 곳만 제공받고 일했다. 필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