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공급 불안 속에서 재활용 자원 확보, 사실상 유일한 대응 수단
- GR 인증 제도, 여전히 복잡하고 진입 장벽 높아
- 홍보와 교육 통해 인식 개선도 필요
이재명 정부는 민간합동 K-GX 추진단을 출범시켜 녹색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8일 국회에서는 GR 인증제도 현황을 진단하고 산업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강홍윤 인하대학교 교수는 발제(GR 산업 정책의 재점검과 K-GX를 위한 GR 활성화 방향)를 통해, 한국은 자원의 약 98%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재활용 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강 교수는 "글로벌 원자재 공급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서 재활용 자원 확보는 사실상 유일한 대응 수단"이라며, "특히 금속 자원의 경우 전체 수요 대비 재활용 투입 비율이 약 20%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등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재활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자원 수급 위기에 대응하는 핵심이라는 점을 짚은 뒤, 국내 재활용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시장 내 재생원료에 대한 불신과 국가 인증제도의 실효성의 부족 및 혁신기술의 시장 진입 제한 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우수 재활용 제품이 신품과 유사한 품질을 갖추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GR 인증 예산 부족, 정부의 홍보 부재, 온실가스 감축성 미인정, 공공조달 지침의 제도적 한계, 정책 지원 미흡 등이 애로사항"이라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재활용 제품 사용으로 신제품 생산이 줄어드는 ‘온실가스 회피 효과’를 인정하는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국가 표준으로 정립하고 향후 국제 표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GR 인증 제품이 배제되고 있는 현실을 강하게 꼬집었다.
재활용 산업을 국가 주도의 공공재로 정의하며 GR 인증 확대를 포함한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한 강 교수는, 3대 정책 방향으로 인프라 확대, 국가 주도 홍보와 자원안보 강화, 온실가스 감축 성과 인정을 제언하며 우수 재활용 제품의 확산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주문했다.
◇ 재활용은 선택 아닌 필수...소비자 참여 기반 녹색소비 확산 강조
이어진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유미화 GCN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생산의 의미가 없다"며 "이번 포럼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운을 뗐다.
친환경 소비 확산을 위해 GR(우수재활용제품) 인증과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주요 인증 체계의 중요성을 언급한 유 대표는 "이러한 인증 체계가 시장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정착되어야 한다"며 "에코디자인과 재생원료 사용이 생산 단계의 필수가 됐으며, 국가 차원의 GX(녹색전환) 정책에 발맞춰 재활용 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 GR 인증 제도, 여전히 복잡하고 진입 장벽 높아
토론에 참여한 맹학균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과장은 재활용 산업의 실생활 밀찾고에 비해 정책과 제도의 반영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처간 협력과 GR 인증 제도의 실질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맹 과장은 “재활용 산업은 실제 생활 전반에 이미 깊이 자리 잡고 있지만 정책과 제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통한 자원순환 구조에 대해서는 긍정하면서도, GR 인증이 품질은 보증하지만, 현재의 글로벌 기준과 비교했을 때 방향성이 맞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맹 과장은 "국제적으로는 재생원료 인증이 중심이며, 재활용 제품임을 강조하기보다는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일반 제품으로 인식시키는 흐름”이라며 “재활용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할 경우 오히려 소비자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녹색제품 범주 안에서 여러 인증이 혼재되어 운영되고 있다”며 "재활용 산업은 이미 중요한 산업 생태계로 자리 잡았지만, 인증 제도는 여전히 복잡하고 진입 장벽이 높아 부처 간 정합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재생원료 인증 중심으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현장의 요구와 정책 방향 사이에 간극 존재
이용현 국가기술표준원 인증산업진흥과 과장은 “친환경 시대에 인증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현장의 요구와 정책 방향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한 상태에서 정책이 추진된 측면이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과장은 "GR 인증은 단순히 재활용 제품을 인증하는 제도가 아니라,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신제품과 동등 이상의 품질과 성능을 확보한 제품을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하는 제도”라며 “재활용 비율만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희소 금속 등 고부가가치 자원의 재활용 기준을 마련해 산업에 재투입하는 사례를 보면, GR 인증이 국가 산업 경쟁력에도 기여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다만 예산 제약은 주요 과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GR 인증 기준 하나를 마련하는 데 약 5천만 원 수준의 비용이 소요되는 데 최근 예산이 크게 삭감되면서 제도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했다.
이 과장은 “GR 인증은 ‘굿 리사이클(Good Recycle)’ 제품으로서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라는 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지원과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활용 기업의 96% 이상이 매출 50억 원 이하의 중소기업으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산업인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고 제언이다.
◇ 건설 분야에서 순환자원 활용 확대와 인식 개선 필요
건설 분야의 순환자원 활용 확대와 인식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권대현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 사무관은 “재활용과 건설 분야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국토부 차원의 관심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인했다.
권 사무관은 "수송·건축 분야의 녹색 정책에 비해 재활용 자원 활용은 보완이 필요하다"며, 순환골제가 골재 수급을 해결할 핵심 대안임을 강조하면서도 건설 폐기물 유래 제품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라는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이로 인해 순환골재는 주거 시설보다는 도로 기층재 등 제한적인 용도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GR 인증 등 재활용 제품 인증 제도가 활성화되면 순환자원에 대한 신뢰와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GR 인증 제품, 홍보와 교육 통해 인식 개선 필요
유상열 산업통상부 산업환경과 팀장은 “현재 인증 지표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관련 법안과 국회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고 재활용 자원 활용과 인증 제도 강화를 위한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R 인증이 지닌 긍정적인 의미에도 낮은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와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그는, 정부의 순환경제 전략 수립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순환경제는 우리 사업의 중요한 성장 동력
포럼에 참석한 정준호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의 시대에 순환경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과 날로 높아지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제 GR 인증제도 역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도 축사를 통해 “녹색 전환 전략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 핵심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는 앞으로 우리 산업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더불어민주당 장철민·박홍배·정준호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자원순환산업진흥협회가 주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