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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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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네 갈래 길, 그리고 미국의 선택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 것입니까?”

 

현대 전쟁사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질문이 있다면,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전쟁을 취재하던 기자가 장군에게 던진 이 질문이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훗날 미군 총사령관이 되는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당시 소장이었다. 질문을 던진 기자는 퓰리처상을 받은 전쟁 기자 릭 앳킨슨이다.

 

이처럼 전쟁의 시작은 언제나 명확하지만 끝은 늘 불확실하다. 그 질문이 다시 중동으로 되돌아왔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맞물린 현재의 긴장은 많은 사람에게 “이 싸움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2013년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의 보수성향 칼럼기고자인 브렛 스티븐스(Bret Stephens)은 오늘(3월 10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기고한 글에서 네 가지 종전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불확실한 미래를 비교적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민중 혁명이다. 수백만 명의 이란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현재의 억압적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란 사회 내부에는 이미 강한 불만이 축적돼 있다. 젊은 세대는 종교적 통제에 염증을 느끼고, 경제는 제재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독재 정권이 외부 압박과 내부 분노가 겹칠 때 갑작스레 붕괴한 사례는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가장 바람직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길이다. 혁명은 설계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폭발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체제는 유지되어도 방향이 바뀌는 경우다. 현 정권이 살아남되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충돌을 피하려고 현실적인 노선을 선택하는 것이다. 일종의 “이란식 중국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체제는 유지되지만 국제 질서에 일정 부분 순응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면 중동의 긴장은 상당히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혁명 이념을 정체성으로 삼아온 체제가 그렇게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애매한 결말이다. 양측 모두 승리를 선언하지만 실제로는 어느 쪽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전에서 흔히 나타나는 유형이다. 전쟁은 끝났다고 말하지만, 갈등은 그대로 남는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경험한 것도 어느 정도는 이런 형태였다. 총성이 멎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마지막 네 번째는 정권 교체가 아니라 이란이라는 국가 자체가 심각한 혼란 속에 빠지는 경우다. 중앙 권력이 약화하고 지역 세력이 난립하는 상황이다. 이는 국가붕괴라는 중동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란은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거대한 문명권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붕괴하면 난민, 내전, 주변국 개입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런 네 갈래 길 앞에서 미국,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브렛 스티븐슨은 미국이 페르시아만 이란 해안에서 24~26km 떨어진 이란 석유 수출량의 약 90%가 도착하는 하르그 섬(Kharg Island)을 점령하라고 제안한다. 그렇게 되면 이란의 고립은 더욱 심화하고, 군인과 공무원 급여 지급 능력을 포함한, 이란 정권의 남은 수입 대부분을 미국이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우라늄 농축을 하거나 레바논 헤즈볼라에 더 많은 무기를 보낸다면 이스라엘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이란 정권 내 강경파들이 분명한 선택을 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어떤 시나리오로 귀결되든 한 가지 분명한 원칙이 있다. 내부의 변화를 외부 압력으로 대신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란 체제가 변한다면 그것은 결국 이란 사회 내부에서 솟아나는 힘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이란 국민에게 스스로 자유를 쟁취할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한다.

 

역사는 결국 그 나라 시민의 손으로 써지는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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