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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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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서울 도로 곳곳에 뿌려진 '하얀 가루’, 눈 아닌 제설제라고?

사전 살포 원칙 속 이면도로까지 뒤덮은 제설제, 잔류 오염 논란 확산
결빙 예방과 환경 보호 사이의 딜레마...친환경제설제 전환 필요성 부각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산지에서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눈은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폭설과 함께 한파까지 겹치면서 전국을 얼어붙게 했다. 그러자 서울시는 11일 눈이 올 것을 미리 대비해 염화칼슘을 살포했으나 정작 눈은 오지 않았다.

 

12일, 출근 길에 나선 시민들은 이면도로와 골목길은 물론이고 보도블록 위까지 뿌려져 있는 하얀색 가루를 보고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석구석 뭉쳐 덩어리진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 흰색 가루는 눈이 아니라 눈이 올 때를 대비해 미리 뿌려둔 제설제다. 기자와 만난 한 시민은 "이것도 국민의 세금인데 눈도 오지 않은 도로에다 이렇게나 많이 살포하면 어떻하냐"고 혀를 끌끌찼다. 

 

◇사전 살포 원칙 속 과도한 제설제...잔류 오염 논란 확산


지방자치단체의 제설제 살포 기준에 따르면, 눈이 내리기 전 제설제 사전 살포가 원칙이다. 서울시도 ‘눈구름 도착 전 제설제 사전 살포 완료’를 기본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수록 살포량을 늘리고, 염화칼슘·염화나트륨 등 제설제 종류별 사용법을 구분해 적용한다. 또 적설량 예측에 따라 사전 살포량을 조정하고, 교량이나 그늘진 도로 등 결빙 우려가 큰 구간을 우선 관리하는 등 기온과 적설량에 따른 세부 기준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행정안전부도 제설 대상 구역을 골목길·이면도로, 보도, 생활 밀접 공간 등으로 구분해 눈쌓임 취약구간을 지정하고 담당자를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도로는 녹여도 환경은 병든다...제설제 잔류 피해 확산


그렇다고는 하나 일부 차량 통행이 적은 도로와 이면도로에서는 실제 적설량보다 과도한 제설제가 뿌려진 모습에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제설제가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염화나트륨과 염화칼슘 등 고체 화학물질인 제설제는 시간이 지나면 습기와 만나 녹아 물에 섞이거나 차량 통행·빗물 등에 의해 씻겨 내려갈 뿐, 스스로 증발하거나 분해되지 않는다. 눈이나 얼음과 접촉해야 제 기능을 발휘하는 특성상, 눈이 없는 도로에 과다 살포될 경우 그대로 잔류하게 된다. 이 같은 잔류 제설제는 토양과 하천 오염 등 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눈이 내리지 않아서 도로에 뿌려 놓은 제설제가 성분 특성상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로 주변 식물이 고사하고 금속 부식이 가속되는 것은 물론, 하천의 염도 증가 등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 통행이나 바람에 의해 흩날린 제설제가 사람의 눈이나 피부에 닿으면 따가움이나 호흡 불편을 야기시키는 사례도 있다.


제설제에 포함된 염류가 토양에 스며들면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 생육을 저해되고, 녹은 제설제가 하천이나 지하수로 유입될 경우 염분 농도가 상승해 민물고기와 수생식물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람에 날린 제설제가 가로수 잎에 직접 닿아 마르거나 고사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염화칼슘이 뿌려진 도로를 개나 고양이가 걸을 경우 발바닥 피부가 약해지고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열감이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려인의 신발에 묻은 제설제를 핥아 삼킬 경우 구토·설사 등 위장 장애를 일으키고, 심하면 내장기관에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결빙 사고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날 발생한 결빙 사고 이후 행정안전부가 도로 결빙과 살얼음 우려를 이유로 공문을 내려보냈다”며 “주말에도 제설제 살포 요청이 있었고,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돼 결빙 위험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상청 예보를 토대로 행안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침은 자치구 등 하위 기관에도 전달된다”며 “서울시 자체 기준에 따라 예상 시점에 맞춰 제설제를 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후 시간대 눈 예보가 반영돼 추가 살포가 이뤄졌다는 설명도 내놨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와 협력해 물청소나 청소차량 운영 등 후속 조치도 검토하고 있으며, 민원이 접수될 경우 즉시 자치구와 협의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파 속 제설제 공방...안전과 환경 사이의 딜레마


정부 차원에서는 친환경제설제 사용 확대를 추진하며 기존 제설제의 환경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전환이 병행되고 있다. 기존 염화칼슘·염화나트륨 기반 제설제가 초래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2019년 12월 중순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친환경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권고하면서 친환경제설제 구매액은 2016년 130억6100만원, 2017년 158억6000만원, 2018년 268억5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에서 ‘친환경제설제’를 검색한 결과, 지난해에는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장, 일산대교, 경상남도 합천군, 서울시 성동·남부·서부·강서도로사업소 등에서 총 9건의 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구매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국내 친환경제설제를 제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일반 제설제는 철 부식, 콘크리트 파손뿐 아니라 식물과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오염 요소를 제거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환경부는 ‘제설제 환경표지인증(EL610)’ 제도를 도입해 비염화물계 제설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한파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제설제 사용 문제는 단순한 도로 관리 차원을 넘어 환경 정책과 직결된 과제다. 결빙 사고 예방과 환경 보호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균형 있게 해결할 지, 지자체와 정부의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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