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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4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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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슈] ‘뒷북’ 비판 넘어 ‘백신 주권’으로...한국형 mRNA 백신 기대감

미국 ‘초고속 작전’ 1년 만에 성공, 한국은 왜 늦었나
GC녹십자·아이진 임상 착수...2028년 플랫폼 완성 목표
실패도 기회비용” 정부의 장기적 투자와 태도 변화 절실

 

국내 첫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GC녹십자가 자사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GC4006A’에 대해 국내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으면서다.

 

GC녹십자와 함께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임상 1상 지원사업’에 선정된 아이진 컨소시엄(한국비엠아이·알엔에이진·마이크로유니·메디치바이오)도 현재 IND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2022년 6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했다.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추가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없다. 이번 개발이 성공할 경우 국내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이자 첫 번째 mRNA 방식 백신이 된다. 정부가 제시한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엔데믹 상황에서 다소 늦은 개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mRNA 백신 확보의 의미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mRNA 기술은 향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이른바 ‘백신 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크다. 플랫폼 기술이 완성되면 코로나19 변이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도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mRNA 백신은 바이러스벡터, 불활화, 합성항원 방식 대비 예방 효과와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다만, 한국의 mRNA 백신 개발 속도는 미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정부 재정 지원 부족과 높은 허가 기준이 개발 지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에 M이코노미뉴스는 글로벌 mRNA 백신 개발 흐름을 중심으로 이번 개발의 의미와 과제를 짚어봤다.

 

 

◇ 20조 원 쏟아부은 미국 vs 각자도생 한국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백신 개발에 속도를 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해 2020년 12월 2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지 1년 만의 성과였다.

 

이후 모더나도 mRNA 백신을 출시했다. 미국이 단기간에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 있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약 180억 달러(약 20조 원)가 투입됐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약·바이오 기술력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정부가 실패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구조였지만, 한국은 기업이 각자도생하며 기초 기술부터 다시 쌓아야 했다”며 “사스(SARS)·메르스(MERS) 연구를 통해 축적된 선행 지식 유무도 큰 차이였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백신 개발 시도가 있었으나 중단된 사례가 적지 않다. 제넥신은 DNA 백신 개발을 추진했으나 2022년 3월 임상 2·3상 단계에서 중단했다. HK이노엔도 합성항원 방식 백신을 개발했으나 엔데믹 전환과 임상 환경 변화로 2022년 5월 임상 1상 단계에서 포기했다.

 

셀리드는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으로 변이 맞춤형 백신 개발을 이어가고 있으나 시장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의 DNA 백신도 자금 조달과 개발 지연으로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이번 정부 지원사업에는 총 4개 기업이 도전했지만, 최종적으로 GC녹십자와 아이진만 선정됐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 에스티팜은 2024년 10월 자체적으로 mRNA 백신 임상 1상을 완료했으나 이후 추가 임상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개발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 향후 팬데믹 발생 시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발생하게 될 팬데믹 상황에 좀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개발 과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술은 외국에서 관심을 가질 경우 수출할 가능성도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에스티팜은 자체 개발한 mRNA 캡핑 기술 ‘스마트캡’을 통해 mRNA 합성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 ‘단순 예방’ 넘어 ‘플랫폼 자립’…차세대 팬데믹 대응용 ‘방패’ 구축

 

GC녹십자는 이번 사업에서 mRNA 설계부터 전달체, 제조·생산까지 전 주기를 단독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자체 mRNA-LNP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코돈 최적화, UTR 특허, 전달 효율을 개선한 LNP 기술 등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아이진은 자가 증폭 mRNA(sa-mRNA)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체내에서 mRNA가 스스로 증폭되는 특성을 활용해 투여량을 줄이면서도 충분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진 측은 기존 mRNA 백신 대비 용량을 크게 낮출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mRNA 백신 개발을 단기 성과가 아닌 미래 대비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mRNA 백신 플랫폼은 특정 감염병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 기술”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상황에서도 백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도 “mRNA 플랫폼은 감염병뿐 아니라 암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다”고 밝혔다.

 

 

◇ 실패를 기회비용으로 여기는 태도 전환 절실

 

정부는 2028년까지 총 5000억 원을 투입해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임상 3상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 연구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면서 “정부가 실패를 기회 비용으로 여기고 실패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책임 문제을 묻지 않는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예산 규모가 상당히 크게 보이지만 다른 나라의 백신 개발과 관련된 연구비 예산 규모를 보면 여전히 우리나라가 많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mRNA 백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mRNA 백신 시장 규모는 2024년 93억2000만 달러에서 2025년 104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2030년에는 182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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