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제 원유시장이 다시 ‘지정학 프리미엄’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발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로,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핵심 통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충돌을 넘어 장기적인 지정학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이 해협 봉쇄나 역내 미군 기지·유전시설에 대한 비대칭 공격을 확대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지정학적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기성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유가는 이미 ‘지정학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 구조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 전 세계 ‘에너지 병목’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폭이 40km에 달하는 좁은 해협이지만,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하루 2000만 배럴 안팎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20%, 해상 운송 기준으로는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산유국의 원유 수출 대부분이 이 해협을 통해 이뤄진다. 아시아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중국·일본 역시 중동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다. 세계 원유 생산 기준으로 보면, 이들 페르시아만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0% 안팎을 차지한다. 즉 해당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심화될 경우 공급망 충격이 단순한 해상 운송 문제가 아니라 세계 생산 구조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로 평가된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경우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수송로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와 UAE가 일부 원유를 홍해나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우회 수송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지만, 전체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 트럼프 “가격 상승 신경 안 쓴다”...엇갈린 메시지 다만 이번 중동 사태가 실제 장기적인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국제 상선과 유조선을 미군이 호위하고, 원유 수송 선박에 보험 및 금융 보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며 해상 수송 안전 확보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며칠 뒤에는 원유 가격 상승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발언해 시장에 엇갈린 메시지를 보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원유 가격이 오르더라도 어쩔 수 없다”며 “군사 작전이 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사태가 끝나면 가격은 매우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지금 가격 상승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글로벌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4.01달러(4.93%) 상승한 85.41달러를 기록했다.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6.35달러(8.51%) 급등한 배럴당 81.01달러로 마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원유 가격 모두 2024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유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산유국 증산 여력 변수...저장 능력은 제한적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지 여부는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능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은 일정 수준의 증산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가 급등을 완충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다만, 이란 공습 이후 세계 5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절반 이하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이 지연됐고, 저장 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만 연안 주요 산유국(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이라크)이 보유한 원유 저장 능력은 총 1억 배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들 저장시설도 3주에서 최대 1개월 정도면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경우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인해 산유국들이 이라크처럼 생산량을 줄이는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장기간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전쟁의 향방과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봉쇄 기간이 우리 경제에 미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물가 안정과 수급 조절을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 중에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부합하는 남북 산림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렸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통일부·산림청이 공동 주최한 ‘2026 한반도 산림협력 정책방향’ 세미나에는 관계부처와 학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날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북한 산림에 대한 연구와 협력은 단순한 환경 의제를 넘어선 국가적 과제”라며 “산림 협력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되어야 하고, 남북 관계를 푸는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또 "산림 분야의 협력이 한반도 전체의 기후 위기 대응과 생태계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서 산림 협력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남북 산림협력, 지원에서 관리·기후협력으로 전환해야 발제에 나선 박소영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는 '북한 산림 변화 진단과 지속 가능한 남북 산림 협력 방향’이라는 주제를 통해 "북한 산림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남북 산림 협력 의제도 이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1990년대 중반 경제난과 에너지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당시 주민들이 식량 확보와 땔감 마련을 위해 산지를 개간하면서 산림 훼손이 빠르게 진행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위성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8년 사이 약 120만 헥타르의 산림이 파괴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서울 면적의 약 20배에 해당한다. 박 연구사는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잦아지면서 산사태와 홍수 피해가 증가했다'는 분석과 함께 "이는 북한의 경제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산림 황폐화를 국가적 문제로 규정하면서 대대적인 산림 복구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북한은 2015년부터 2044년까지 30년 장기 산림 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초기 10년을 ‘산림 복구 전투’ 기간으로 설정했고, 이 정책은 2015년 1월 노동신문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산림 복구 전투의 성과로 약 100만 헥타르의 조림을 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도 2016년 이후 약 100만 헥타르의 산림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보고서를 통해 산림 면적이 증가했다고 국제사회에도 보고한 바 있다. 다만 위성 분석 결과 실제 조림 규모는 북한의 발표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2008년과 비교해 2018년 기준 산림 황폐화율은 약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입목지 면적은 약 30만 헥타르 증가했다. 다만 도시 주변 지역에서는 여전히 산림 훼손이 지속되는 등 지역별 편차가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박 연구사는 “최근 북한 산림 정책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2023년 이후 ‘산림 복구 전투’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산림 복구를 총괄하던 산림총국은 산림지도국으로 재편됐으며, 이는 대규모 동원 방식에서 관리 중심 정책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또 "금강산과 백두산, 삼지연 등 주요 관광지 개발과 연계된 산림 정책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제 탄소 감축 사업인 REDD+ 등을 활용한 협력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분야로는 식량·에너지·재해 대응 등과 연계된 통합적 남북 산림 협력 모델을 모색할 필요성을 제언했다. ◇ 남북 산림협력, 과학기술 교류 기반으로 재설계 필요 남북 산림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정치적 변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과학기술 교류를 기반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북한의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 체계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 과학기술 동향을 통한 남북산림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이형진 KISTI 책임연구원은 “남북 교류 협력은 사회·문화·교육·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돼 왔지만 과학기술 협력은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고 경제·산업적 파급효과도 크다”며 “산림 분야에서도 과학기술 기반 협력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남북 과학기술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이후 정치적 상황과 국제 제재 등의 영향으로 협력이 크게 위축됐다”며 “현재는 새로운 협력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과거 남북 협력은 북한을 지원하는 원조 성격이 강했지만, 앞으로는 상호 수요와 이익을 반영한 협력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 이후 과학기술 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제시하고 연구기관 체계 개편과 연구개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방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인민경제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과 산업 생산성 향상에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동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에는 국가과학원 중심 구조에서 내각 중심의 연구개발 체계로 점차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산업 현장 문제 해결과 생산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이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이러한 연구 조직 분석이 향후 남북 산림협력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측 산림 연구기관과 북한의 대응 연구조직을 파악해 협력 가능한 분야를 구체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그는 “현재는 정치적 상황과 제재로 협력이 쉽지 않지만, 향후 협력 재개 가능성에 대비해 제도와 협력 구조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 북한 ‘지방발전 20×10 정책’ 핵심 경제 전략 최근 북한이 핵심 경제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방발전 20×10 정책’과 연계해 남북 간 산림협력을 단계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정책의 핵심으로 지역 격차 해소와 자립적 경제 기반 구축을 꼽았다. 북한은 2024년부터 10년 동안 전국 약 200개 시·군을 대상으로 매년 20개 지역을 선정해 공장과 공공시설을 건설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 지역에 최소 3개 이상의 지방공업 공장을 건설하고 병원, 교육시설 등 생활 기반 시설을 함께 조성해 주민 생활 수준을 높이겠다는 전략인데, 북한 최고지도부가 직접 추진하는 핵심 민생 정책이다. 최근 열린 조선로동당 당대회에서도 주요 성과이자 핵심 과제로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 지방발전 정책에서 강조되는 핵심 개념은 ‘국산화’와 ‘자립성’"이라며 "북한은 각 지역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생활필수품을 생산하고 특산물을 개발해 관광 산업 발전을 통해 지역경제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림자원을 활용한 관광 산업화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백두산 일대 관광 개발과 온천 관광 사업"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북한은 2019년 온천 관광지구를 조성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비롯해 최근 온포온천지구 등을 개발해 산악 관광과 휴양 관광을 결합한 관광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양 양묘장을 정비하고, 묘목 생산을 확대하는 등 산림 복구와 산업적 활용을 동시에 추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관광 사업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투자나 금융 거래 과정에서 제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한 협력 전략이 필요한만큼, 남북 산림협력은 단기·중기·장기 단계로 구분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도 남북교류 협력, 산림·농업 중심 실질협력 모델 필요 경기도가 추진해 온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토대로 향후 협력 재개 시 산림과 농업 등 기능적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성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는 2003년 남북 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한 데 이어 2004년 합의서를 채택하면서 본격적으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해어고 있다”며 "대표적인 남북 협력 사업으로 협동농장 농촌 현대화 사업과 산림 협력 사업을 꼽았다. 이 사업은 농업 기술·인적 교류뿐 아니라, 농업 기반시설 조성, 환경기술 지원, 주민 복지시설 확충 등 종합 개발 형태로 추진됐다. 산림 분야에서는 양묘장 조성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4여 년간 진행된 사업을 통해 약 98헥타르 규모의 양묘장도 조성했다. 2018년에는 황해북도 사리원 인근 지역에서 약 5헥타르 규모의 묘목 생산 사업과 병충해 방제 사업도 추진했다. 조 연구위원은 경기도가 남북 관계가 경색된 시기에도 인도적 지원 사업을 꾸준히 이어온 점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다만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최근 남북 긴장 상황 속에서 접경지역 주민들은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사업은 상호 편익이 보장되는 협력 모델을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짚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북한과의 직접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을 통한 간접 협력 방식이 많아 사업 성과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체계가 충분하지 않고, 실제 일부 사업은 중국 내 조선족 단체를 통해 지원 물품을 전달하는 방식이라서 성과 검증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위원은 “교류협력 사업이 중단될 경우 확보된 예산을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한다”며 “평화 공감대 형성 사업이나 평화 기반 조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접경지역의 낙후 문제를 평화 협력이라는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그는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지자체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안정적인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손요환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는 통일부의 남북 산림협력 정책이 경제와 재해 대응 등 북한의 관심 분야를 고려해 현실적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민경 통일부 기후환경협력과장은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산림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산림협력 사업은 남북 협력 전반과 연결된 중요한 분야”라며 “1차 산업에서는 산림과 농업의 복합경영, 2차 산업에서는 산림 원료기지, 3차 산업에서는 산림 관광, 4차 산업에서는 스마트 양묘장과 인공지능(AI) 기반 재해 대응까지 산림 협력의 범위가 매우 넓다”고 설명했다. 다만, 좋은 협력 아이템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있음에도 남북 관계의 현실적 제약으로 실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북한의 최근 정책 흐름을 언급한 김 과장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민족보다는 국익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산림협력 역시 북한에 어떤 실질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접경 지역에서는 산불이나 병해충 등 산림 문제가 남북 모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북한과의 산림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국가적 이익에 대한 논의가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연구 생태계도 위축된 상황이지만 신진 연구자 등을 중심으로 산림협력 사업 발굴이 지속돼야 한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협력 가능성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남북 산림협력, ‘마스터플랜’과 실증 기반 전략 필요 남북 산림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 마스터플랜과 실증 기반 협력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의견도 제시됐다. 김경남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산림 협력 논의는 총론은 풍부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전략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임학적·이화학적 기술 중심의 접근은 익숙한 방식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남북 간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산림청이 중심이 되어 협력 사업의 우선순위와 방향을 제시하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북한의 시·군 인구는 평균 7만 명 수준이지만 산업이 발전할 경우 농촌 인구는 도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현재 협력 모델은 농촌 인구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설계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산림·농업 환경과 남한의 기술 간 ‘미스매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기했다. 북한의 인농복합경영지에서는 산지에서 쌀 1헥타르당 약 1톤, 옥수수는 약 1.4톤 수준의 생산이 이뤄지는데, 이는 토양 침식으로 인해 자갈과 모래 성분이 많은 척박한 토양 조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조림이나 기술 지원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접경 지역에 실증형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남북의 토양과 기후 조건이 유사한 접경 지역에 북한의 인농복합경영지를 모사한 ‘트윈 팜(Twin Farm)’을 조성해 실제 실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 과정에서 남한의 기술과 장비가 북한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시행착오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실증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과 교훈을 토대로 남북 산림협력 사업을 보다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스터플랜 수립과 트윈 팜 구축이 향후 협력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 남북 산림협력, 지원에서 ‘상생·지속가능 협력’으로 전환 필요 남북 산림협력이 과거의 일방적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상생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영상 전남대학교 교수는 “과거에는 북한에 대한 지원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지속가능성과 상생을 고려한 협력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생은 서로 북돋우며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남북 산림협력 역시 단순 지원이 아니라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한 협력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림 분야 대학과 연구소 등 교육·연구 체계도 갖추고 있으며 실제 대학 교재를 보면 남한에서 사용하는 교재와 유사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안 교수는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인력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며 “북한 학생들이 남한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공부하고 반대로 남한의 연구자들이 북한 대학에서 연구하는 교류가 가능해진다면 산림 협력의 기반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비정치적 영역에서의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 남북 산림협력, 기후협력·산림산업 연계한 지속가능 전략 필요 한반도 남북 산림협력을 지속 가능하려면 기후협력과 국제기구 활용, 산림 산업 가치사슬 구축 등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원영 산림청 임업수출교역팀장은 “남북 산림협력은 한반도 생태 공동체와 평화 인프라 구축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지속가능성과 제도화 측면에서 협력 방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최근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시한 바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을 활용해 국제기구를 통한 우회적 협력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녹색성장기구(Global Green Growth Institute;GGGI) 아시아살림협력기구(Asian Forest Cooperation Organization:AFoCO) 유엔기후변화협약사무국(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UNFCCC) 등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 협력 체계를 활용하면 산림·기후 협력을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팀장은 “북한은 태풍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 대응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만큼,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제기구를 통한 재난 공조 프로그램을 통해 산림 재해 대응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기술 교류가 단순 지식 공유에 그치지 말고 임산물 생산부터 가공·유통·수출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구축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개성공단과 유사한 형태로 남북 공동 산림 산업단지를 조성해 임산물 생산·가공·수출을 연계한다면 북한 주민의 생계 개선과 경제적 이익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산림은 남북이 공유하는 생태계 회복뿐 아니라 기후변화 공동 대응 및 지역경제 협력을 위한 핵심적인 토대라는 점에 공감하며 정치적 교착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유여한 협력 분야로서 산림 협력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탄소중립 등 국제적 흐름에 맞춘 실효성 있는 정책 대환환이 필요하다는 점에 목소리를 모았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약계층 보호와 국가 차원의 적응 정책을 강화하려면 기존 탄소중립기본법을 보완할 새로운 법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9일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실이 주최한 ‘기후위기 시대, 기후적응법 제정 필요성과 입법 과제 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기후위기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기후 취약계층 실태와 지원 방안을 점검하고, 기후위기 적응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안(기후적응법)’의 후속 논의를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신지영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기후적응정책실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응법 제정 필요성과 입법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신 실장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도 중요하지만 기후변화 적응이 다루는 영역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현행 탄소중립기본법만으로는 기후적응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적응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은 송영일 한국기후변화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토론에는 남상욱 서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장은혜 한국법제연구원 기후변화법제팀장,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 이채원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적응과장이 참여해 기후적응법 제정 필요성과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남상욱 교수는 “기후적응 정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기후보험 제도”라며 “기후적응법 제정 이후 후속 입법으로 기후보험법을 별도로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은혜 팀장은 “탄소중립기본법만으로는 기후적응 정책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며 “적응 정책을 지표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제정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재국 조사관은 “기후변화 적응 문제는 에너지 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향후 에너지 정책과 연계된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채원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적응과장은 “기후위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필수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기후적응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조 의원은 “기후위기가 이미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기존 법체계만으로는 대응과 적응 역량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감축 정책과 함께 적응 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회에서 기후적응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발제를 맡은 송영일 박사와 신지영 박사는 국무총리 산하 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에서 10년 이상 이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라며 “최근 기후위기가 빠르게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 진도군수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희수 현 군수가 당적을 잃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서 민주당 공천 후보와의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는 '현직 군수의 도덕성 논란 및 무소속 출마'라는 돌발 변수가 정책 대결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 출마자들은 공통으로 인구소멸 위기 대응, 진도항 중심의 교통망 확충, 농수산물 유통 체계 혁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정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는 진도군이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중앙의 지원을 끌어올 힘(네트워크)"과 "현장의 문제를 즉각 해결할 실행력이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이재각 전 충북병무청장과 김인정 전남도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재각 “인구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J-르네상스’를 핵심 비전” 제시 육군 준장과 병무청장을 지낸 이재각 전 충북지방병무청장은 출마 선언에서 ‘지역 경제 회복’과 인구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J-르네상스’를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 ‘JINDO 2026 프로젝트’를 통해 교통·산업·관광 전반에 걸친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JINDO 2026 프로젝트'는 교통, 산업, 관광을 아우르는 종합 발전 계획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광주~영암 고속도로의 진도항 연장, RNA 백신 R&D 산업단지 유치, 프리미엄 리조트 조성을 통한 글로벌 해양 관광 거점 육성이 포함됐다. 특히 진돗개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반려동물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군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는 '민본(民本) 행정'을 제시했다. 또한,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부패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약속하며, 강력한 리더십과 실행력으로 진도의 자부심을 되찾고 전남의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장성 출신인 이 전 청장은 고향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36년간 군에 복무하며 육군 준장을 지냈고, 이후 행정기관장을 역임했다. ◇김인정 “진도의 변화와 혁신, 실천으로 증명하겠다” 지방의원 출신인 김인정 전남도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군민 중심의 실천'을 강조했다. 현장 중심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진도의 대도약을 위한 6대 핵심 비전을 발표한 김 의원은 미래 인프라(SOC) 구축으로 진도~광주 고속도로, 목포~진도 국가철도망, 신조도 대교 건설 등 대형 숙원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을 약속했다. 또 한국김산업진흥원' 유치를 통해 진도를 김 산업의 수도로 육성하고, 현대식 유통센터 건립으로 농어민 소득 증대를 이끌어 내는 농수축산업 고도화와 오감형 관광 콘텐츠 확충과 더불어, 공사 대금 일부의 지역화폐 결제를 통해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김 의원은 3선 진도군 의원과 군의회 의장을 거쳐 전남도의원을 지냈다. ◇김희수 “민주당에서 제명···사법 리스크도 넘어야” 최근 공개석상에서 외국인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희수 군수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김 군수는 지난 2월 인구 대책으로 "외국인 여성 수입" 발언으로 성차별 및 인종차별 비판을 받으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되었다. 이 외에도 사택 자재 무상 제공 및 직권남용 관련 수사 등 사법·도덕적 리스크로 행정 신뢰도와 정치적 동력에 큰 타격을 입어 향후 그의 정치 행보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해 당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지금 우리당이 국민 앞에 입장을 밝혀야 될 사안이 몇 가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마지막 정치적 발언이 될 수도 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차원의 명확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다시 밝히는 일”이라며 “우리 가운데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하거나 옹호한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우리당은 계엄 직후 의원총회 결의문, 김문수 대통령 후보의 발언,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발언, 그리고 장동혁 당 대표의 발언에 이르기까지 계엄에 대한 사과의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서 국민께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서 국민들께 송구하고 반성하는 당차원의 입장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며 “윤 전 대통령은 김용태 당시 비대위원장이 탈당을 요구한 바 있고, 그 이후 당을 탈당해 우리 국민의힘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향후에도 그러할 것이다. 저는 우리당에 윤석열 대통령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내의 의견 표현과 비판의 자유는 폭넓게 존중하되, 갈등과 오해가 증폭될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은 각별히 경계해야 될 것”이라며 “지나간 일을 지나간 대로 아픈 상처에 서로 소금을 뿌리기보다는 상처를 보듬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가 다가오는데 당 내부 인사가 아닌 부분과 보조를 맞추는 부분에 대해서도 특별히 유의하시기를 당부한다”며 “선거에 승리했을 경우에 폭주하는 권력을 견제할 수 있지만, 선거가 패배했을 경우에 당의 존립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롭게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반도체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현지시간 6일) 기준 전일 대비 3.01% 하락한 17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9일 외신과 국내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오픈AI와 오라클이 텍사수주 애빌린에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짓는 ‘스타케이트’ 프로젝트를 철회하기로 선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이미 건설 중인 1.2GW급 시설 구축은 계속하되 이를 2GW로 확장하는 방안을 중단하기로 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세 축인 오픈AI와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서로 역할 분담과 파트너십 구조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표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주요 테크 기업에 AI 칩을 공급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 계획이 좌절됨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애빌린에 메타가 입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해당 지역 데이터센터 개뱔을 추진 중인 AI 인프라 개발 기업 ‘크루소’가 메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크루소에 1억5000만 달러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메타가 이곳에 들어오도록 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메타는 엔비디아 경쟁관계에 있는 AMD와 5년간 6000억 달러(약 86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AI 칩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엔비디아는 메타가 AMD가 아닌 자사의 칩을 사용하도록 하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이다. 엔비디아가 GPU를 더 많이 공급할수록 두 기업이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바닷속에는 ‘우렁쉥이’라는 생물이 있다. 흔히 술안주로 즐겨 찾는 ‘멍게’다. 이들은 굴이나 산호처럼 평생 한 곳에 달라붙어 고착 생활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유년기다. 방금 알에서 깨어난 우렁쉥이 유생은 올챙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척삭과 신경관, 그리고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원시적인 뇌와 눈이 존재한다. 입을 벌릴 수 없어 뱃속에 품고 태어난 난황의 영양분만으로 버텨야 하는 이틀.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렁쉥이 유생은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자신이 평생 머물러야 할 안식처, 즉 단단한 바위를 필사적으로 찾아 헤맨다. 과업이 완료되어 마침내 평생의 안식처에 안착하는 순간, 우렁쉥이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뇌와 척삭을 소화해 먹어 치운다.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으므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인 뇌부터 소화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뇌가 사라진 후에 비로소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입수공과 뱉어내는 출수공이 생긴다. 이제 우렁쉥이는 죽을 때까지 바위에 붙어 입만 벌린 채, 흘러들어오는 플랑크톤을 수동적으로 걸러 먹으며 평생을 보낸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월퍼트(Daniel Wolpert)는 이 우렁쉥이의 일생을 언급하며 “뇌는
2026-03-09 편집국 기자
유튜브 플랫폼 역사상 가장 가장 빠르게 성장한 채널은 미국의 ‘미스터비스트(MrBeast)이라고 불리는 지미 도널드슨(Jimmy Donaldson)이 운영한다. 그의 메인 채널 구독자는 약 3억 명 이상이고, 여러 언어 채널과 보조 채널까지 4억~5억 명 수준의 구독자를 거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부분의 국가 인구보다 많고 세계 최대 방송사 몇 곳을 합친 시청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선 영상만을 만드는 게 아니다. 초콜릿 브랜드, 패스트푸드 체인 등을 운영하는 그는 유튜브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큰 개인 미디어 권력 중 한 사람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은행과 유사한 금융 앱인 스텝(Step)을 인수해 금융사업까지 뛰어들었다고 한다. 금융 앱, 스텝(Step)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카드 사용과 저축, 신용 관리 등을 쉽게 경험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특히 부모의 계좌와 연동해 안전하게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미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사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는 투자나 신용, 돈 관리에 대해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릴 때 갖지 못했던 금융 교육의 기반을 다음 세
2026-03-09 윤영무 본부장 기자
오늘의 이란 사태를 이해하려면 ‘왜 자원 부국이 어떻게 어려운 길로 들어섰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흔히 이란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병’이다. 천연자원 수출이 급증하면서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제조업과 농업이 약해지며 경제 구조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말은 네덜란드에서 1960년대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후 나타난 경제 현상에서 유래했다. 이란 역시 석유라는 축복 속에서 비슷한 함정에 빠졌다. 1970년대 이란은 겉으로 보기에 번영의 나라였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외화가 유입되었고, 수도 테헤란에는 고층 건물과 현대식 도로가 들어섰다. 당시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국왕은 이란을 중동의 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근대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것이 ‘백색혁명’이었다. 백색혁명은 토지 개혁, 여성 참정권, 교육 확대 등 겉으로는 매우 진보적인 개혁처럼 보였다. 그러나 토지 개혁은 농민에게 충분한 생산 기반을 제공하지 못했고, 많은 농민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도시로 떠났다. 이들이 도시 변두리에 모여 살며 거대한 빈민층을 형성해 나중에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특히 석유에서 나온 돈은 사회 전체로 퍼
2026-03-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연일 이어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그리고 이란의 보복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오래된 기억 하나가 되살아난다. 이란 혁명 10주년 행사에 이란 정부 초청으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하여 군 수송기를 타고 이란의 유전과 남쪽 도시를 방문했었다. 당시 거리에는 호메이니의 초상, 혁명수비대의 행진, 그리고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 밖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은 단선적이지 않았다. 혁명의 자부심과 피로감, 종교적 열정과 세속적 욕망이 한 도시의 공기 속에 공존하고 있었다. 오늘 자 뉴욕타임스에 토머스 프리드먼이 기고한 관련 칼럼은 복합적인 이란을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유용했다. 그는 중동 전쟁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려면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아둬야 한다고 했다. 종교, 석유, 부족 정치, 강대국 정치가 모든 주요 사건에 얽혀 있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흑백논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차라리 체스나 두는 게 나을 거라고까지 했다. 또 테헤란의 성직자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이번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테헤란 신정정권은 자국민을 학살하고, 주변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위
2026-03-03 윤영무 본부장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판결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무기징역은 법정 최저형으로 국민의 법 감정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언의 신빙성, 절차적 공정성 등에 의문이라며 항소심에서 바로 잡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어떤 판결이든 의견이 둘로 갈라지는 장면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논쟁은 다 시 진영의 언어로 굳어가리라. ‘세상사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갈 법도 한데 이번 재판을 지켜보며 유독 한쪽이 쓰렸다. 왜 그랬을까? 분열에 익숙해져서거나 재판이라는 제도가 갈등을 잠재우는 마지막 판결문이 되어 공동체를 설득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1심 판결이 나온 후 필자는 마음의 평정을 얻기 위해 약 2000년 전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를 떠올렸다. 노예였다가 주인으로부터 풀려나 철학자가 된 그는 로마 제국, 특히 스토아 철학이 크게 번성하던 때 활동했다. ‘세상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라’고 가르친 그의 철학적 힘을 빌리면, 세상의 저울이 미세하게 기울어진 느낌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의
2026-02-28 윤영무 본부장 기자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영국 국민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순간뿐이며, 일단 선출이 끝나면 그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라고 말했다.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은 헌법을 고칠 수도, 법을 만들 수도 없다. 입법권은 오직 국회에만 있고(헌법 제40조), 국민은 투표로 대표를 뽑는 것 외에는 정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부른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핵심을 ‘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추첨을 통해 작동했다. 아테네의 500인 평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1년 임기로 교대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왜 선거가 아니라 추첨이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정의 원리이고, 추첨은 민주정의 원리”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를 선출하지만, 추첨은 평범한 시민 누구나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추첨제가 중세까지
2026-02-24 편집국 기자
서울에서 식품 제조업체 창업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작은 소스 공장 하나를 차리려 해도 설비 비용, 임차료, 위생 설비, 냉장·냉동 시설, 포장라인 구축, HACCP 인증 비용까지 합치면 수억 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원재료 확보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까지 더하면 청년이나 소규모 창업자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브랜드는 서울에, 제조는 지방에서’라는 이원적 구조를 선택한다. 당연히 서울은 마케팅과 유통의 도시가 되고, 제조는 외곽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재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K-푸드 수출은 1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5년 연속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김, 김치, 소스류, 과일 가공품 등 다양한 품목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 수준은 매우 낮다. ◇ 스마트공장의 필요성 국내 식품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근로자 10인 미만 기업은 이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품산업은 여전히 영세 구조에 머물러 있으며, 원재료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 물류비 증
2026-02-24 편집국 기자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
2026-02-23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