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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0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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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중동 위기·미관세 압박 ‘이중 충격’에 "정치권·재계 공동 대응”

유가 급등·수출 경쟁력 저하 우려...대미투자특별법·에너지 공급망 대응 논의
“호르무즈 긴장에 유가 출렁...에너지 안보·수출 충격 현실화”
“美 관세 변수까지 겹쳐...대미투자특별법·공급망 대응 속도전”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통상 압박이 동시에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는 최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에너지 시장과 수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국회에서도 ‘중동 사태 및 대미 관세 협상 대응’을 주제로 하는 간담회가 두 차례나 열렸다. 하나는 지난 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주요 기업·경제단체가 참석한 간담회이며, 또 하나는 같은 달 4일 한미의원연맹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초청해 진행한 통상 현안 간담회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에너지·수출·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정치권과 산업계 전반에서 공유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는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미사일 공습이 이어지고 양측 간 전면전 가능성과 함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회 간담회에서는 현재 중동 해역에 한국 상선·유조선 40여척과 선원 186명이 체류 중이며, 중동 지역에는 1만7000여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 공유됐다. 교민 안전과 해상 물류 리스크가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 호르무즈 긴장에 유가 출렁...에너지 안보·수출 충격 현실화

 

이 같은 상황에 정치권은 중동 위기를 단순한 외교·안보 이슈가 아니라 국내 물가와 산업, 수출 전반을 흔들 수 있는 경제 변수로 보고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5일 열린 ‘중동 현황 및 대미 관세협상 간담회’에서 “최근 주식시장과 환율, 유가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국민들의 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와 수출 안보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중동 위기가 확산될 경우 한국 경제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에너지 공급 충격이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직접적인 경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국제 유가 시장에서는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날 국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따르면 중동 사태가 발생한 뒤 6일 만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1%, 두바이유는 12%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대외 변수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물가와 무역수지, 산업 경쟁력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한국 수출은 0.4% 감소하고 수입은 2.6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로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생산비용 상승이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 정유, 해운, 철강, 항공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소비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한다.

 

조정식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은 “중동 긴장이 장기화되면 물류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동 위기는 에너지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과 프로젝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대중동 주요 7개국 수출 규모는 136억8600만 달러(20조원) 수준이다. 중동 정세가 악화될 경우 건설·플랜트·자동차 등 주요 수출 산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원전, 스마트시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등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100조원 규모의 협력 프로젝트 역시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美 관세 변수까지 겹쳐...대미투자특별법·공급망 대응 속도전

 

중동발 충격이 에너지와 물류 비용을 밀어 올리는 변수라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는 한국 수출기업의 채산성과 투자 전략을 흔드는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재계는 이 두 축의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만큼 통상 대응과 입법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미의원연맹 간담회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통상 환경을 설명하며 최근 미국이 무역법 122조, 301조, 232조 등 다양한 법적 근거를 활용해 관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는 통상 권한이 의회에 있기 때문에 상원과 하원의 입장이 관세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여 본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책 의도를 미국 측에 정확히 설명하고 오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산업계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대응 카드 가운데 하나는 대미투자특별법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우리 기업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별법 처리가 지연될 경우 특정 품목에 선별적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자동차 산업에서는 관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회 논의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관세 영향으로 이미 7조2000억원 규모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평가된다.

 

특별법은 미국 투자 확대와 통상 협력 강화, 전략 산업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국회는 오는 12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산업계 역시 법안이 한국의 대미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정책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은 현재 상황을 단순한 지정학 리스크가 아니라 세계 경제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중동 사태는 단순한 불확실성을 넘어 세계 경제 흐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 물류 비용 및 환율 변동, 미국 관세 및 비관세 장벽 확대 등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과 산업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한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가 단일 요인이 아니라 지정학·에너지·통상 압박이 결합된 구조적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밖에 주요 대응 과제로는 대미투자특별법 조속 처리,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중동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수출기업 금융지원 확대, 국회·정부·기업 공동 대응 체계 구축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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