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에 서울의 주택시장이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은 모두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재건축시장은 하락폭이 큰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재건축은 수지가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식의 기사가 언론을 통해서 자주 언급되다보니 일종의 오비이락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재건축시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하강 상태였다. 누가 서울시장이 되었다고 해서 주택시장방향 자체가 바뀐다거나 할 정도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이 바로 반응을 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부동산시장이나 정책 등이 시의 주택정책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뉴타운이나 재건축 사업 등과 관련한 서울시의 주택정책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근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대다수 민원은 뉴타운 관련 건이다. 따라서 새로 시작되는 뉴타운 사업은 어떤 형식으로든 투명성을 유지해야 하고, 시민들이 참여하여 철거일변도가 아닌 현지 개량을 병행하면서 가야 한다. 문제는 그동안 사업을 추진해온 지역들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다. 돈을 크게 부담하지 않고도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를 할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서 동의서에 도장을 찍었던 주민들이 사업이 시행되는 과정
FTA(자유무역협정)가 양국 간 무역협정이라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는 다자 간 무역협정이라고 볼 수 있다. TPP는 최초로 뉴질랜드, 싱가폴,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이 출범시킨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2008년 미국, 호주, 페루, 베트남이 차례로 가입하였으며, 2010년에 말레이시아가 가입함으로써 9개 회원국이 됐다. FTA보다 개방수위가 높고 2015년까지 회원 간 상품의 관세 철폐뿐 아니라 지적재산권, 노동규제, 금융, 의료분야. 농업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2009년 11월에 TPP참여를 선언했다. 일본도 TPP참여를 위해 특별대표까지 신설하고 나섰다. 일본이 TPP에 참여하게 된다면 TPP내 국내총생산(GDP)비중의 엄청난 비중을 미국과 일본이 차지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이 이처럼 TPP에 적극적 이유는 상호 경제협력동맹을 통해 경제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TPP참여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일본은 장기 경제침체, 내부성장동력 고갈, 대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국 경제의 돌파구
보험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일정 부분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납입하고, 보험회사로부터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돌려받아 위험에 대비하는 경제제도다. 은행저축이나 적금상품처럼 자신이 납입한 원금에 대해 약속한 이자를 돌려받는 상품이 아닌 것이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상품과 같이 내가 납입한 원금에 이자를 추가하여 돌려받으면서, 보험고유의 특성인 보장이라는 위험에 대비하는 기능을 추가로 가지고 있는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거기에 위험보장보다는 저축기능을 강화한 상품이기 때문에 중·단기간 목돈 마련이나 노후대비로 개발되었다. 보장성보험을 제외한 상품이라 생존보험금이 기 납입 보험료(연금, 교육보험, 재테크형 상품 등 금리연동형 상품)보다 큰 게 특징이다. 저축성보험도 종류가 여러 가지다. 현재 시판 중인 저축성보험은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에서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과 유사한 저축성보험, 어린이보험과 결합한 상품, 교육보험과 결합한 저축성보험 등이 있다. 판매 채널도 다양해서 기존의 전통 보험판매채널인 설계사, 대리점을 비롯하여,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홈쇼핑에서
뜨고 있는 재테크, 공매 최근 공매가 재테크의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공매를 통해 아파트, 토지, 상가 같은 부동산은 물론 자동차, 학교 매점이나 지하철 상가 운영권 , 골프회원권, 보석, 애완동물 등도 구입할 수 있다. 올해 연초 이후 거래 규모는 약 10만 건으로 낙찰금액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매의 가장 큰 매력은 시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매의 낙찰가는 평균적으로 물건 가치보다 20~30% 정도 낮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물건 가격 대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유찰 때문이다. 보통 최초 입찰가격은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작하지만 유찰될 때마다 최저 입찰가격이 감정가 대비 10% 정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1~10월 감정가 대비 공매의 평균 낙찰가율은 64.17%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부동산의 낙찰가율은 아파트 83.65%, 상가 46.01%, 토지 61.78%이다. 낙찰가율의 의미를 쉽게 설명하면 감정가 1억원짜리 부동산을 약 6400만원에 살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공매의 메리트는 시세보다 싼 가격에 안전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지난 9월 30일‘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총 1,900여 건, 금액으로는 46억 원의 피해구제 요청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실제로 환급 대상으로 판명돼 금융감독원이 해당 사기 계좌에 대한 채권소멸 절차에 착수한 경우는 1,258건으로 30억 원에 이른다. 특별법 시행 이전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거나 2년, 3년 전 피해를 당했다고 할지라도 구제대상에 해당되므로 절차를 밟아서 요청을 하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피해자의 돈이 입금된 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어야 돌려받을 수 있다. 이미 찾아가고 없다면 구제요청을 해도 소용이 없다. 피해구제 신청은 거래은행 창구에 비치되어 있는‘피해구제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이 때 경찰서에서 발부받은‘사건사고 사실 확인서’와 신분증 사본을 첨부해야 한다. 피해액을 돌려받는 데 걸리는 기간은 약 3개월 정도다. 피해는 입었지만 피해액이 환급대상이 아닌 경우도 있다. 특별법은 전화금융사기와 메신저 피싱사기에 의한 피해금만 적용된다. 따라서 대출사기나 물품사기로 인한 피해금은 환급대상에서 제외된다. 거짓으로
비상장주식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아직 상장이 되어 있지 않은 주식이다. 장외주식이라고도 말한다. 비상장주식이 코스피, 코스닥시장에 상장되기 위해서는 예비심사를 청구하여 심사결과승인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비상장주식과 상장주식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있다. 모든 비상장업체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200여 개 종목이 거래가 되는 것으로 추산되며, 그 가운데 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것은 50여개 종목에 불과하다. 삼성그룹 등 그룹 계열사와 IPO청구 직전, 직후 기업들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부 증권사에서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주식의 중개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거래는 중개업소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장외주식 사이트에 들어가면 중개업소가 나오는데 몇 군데 전화해서 시세나 호가를 물어본 후 거래를 하는 게 일반적인 거래 방식이다. 대체로 매도자가 주식을 먼저 보내준 후 매수자가 돈을 송금하는 게 관례다. 이때 거래 상대방을 믿고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끼리 거래를 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 증권사나 중개업소를 통해서 거래를 하는 게 보다 안전하다. 적은 정보로 기업을 판단했다간 낭패 장외 주식도 상장을
태국을 덮친 물난리가 글로벌 기업 등 산업계에도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일본 동북지방 쓰나미에 이어 태국 홍수를 겪으면서 전 세계가 하나로 묶인 경제의 글로벌화를 실감하고 있다. 태국이 물에 잠기면서 자동차와 컴퓨터제조업체들의 피해가 특히나 크다. 도요타자동차는 태국 내 공장 문을 모두 닫았고 부품부족으로 인해 일본 내 생산도 줄이기 시작했다. 혼다자동차도 태국 공장의 설비들이 완전히 침수되어 6개월 정도는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닛산이나 마쓰다자동차도 현재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이뿐만 아니라 컴퓨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수출 세계 2위인 태국의 홍수가 현지 관련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지면서 전세계 컴퓨터 제조 공급망이 붕괴된 상태다. 태국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4.6%에서 2.6%로 대폭 하향 조정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비용절감 등을 위해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소위 글로벌 소싱을 하는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자연재해가 날 때마다 피해가 커지면서 글로벌 소싱 자체에 큰 결함이 드러나고 있다. 로컬 소싱 만으로는 원가와 품질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소싱은 불가피한 흐름이지만, 그만큼 위험의 범위도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되었다고 보는
유럽 재정위기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두 나라, 이른바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중국 경제 상황을 진단한다.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올해 중국 경제를 가장 크게 좌우했던 것이 부동산 가격이다. 긴축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오기 시작한 것도 부동산 가격 버블 우려 때문이었고, 부동산 관련해서 대출을 억제한다거나 구매를 제한하는 규제가 나온 것도 투기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부동산가격이 연말이 되면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연말실적에 대한 우려감으로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부동산 분양가를 할인해 준다든지, 서비스 면적을 늘려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 달 만에 10%이상 분양가가 차이나는 등 기업들의 할인행사가 잦아지고 계약파기로 분양가가 더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벌써 타격을 받고 있는데 중국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의 척도를 알 수 있는 지표인 PMI(구매자관리지수)는 원래 8월부터 11월까지 반등하는 계절성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미국의 경기는 과연 회복할 것인가? 미국에서 손꼽히는 이코노미스트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와 미국경제 상황을 진단한다. 최근 들어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회복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3분기 원유 값이 내려갔고 일본이 원전사태에서 많이 회복되어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해서 경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 미국 경제가 더 잘 될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바닥은 쳤지만 앞으로 그다지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더 나빠질 기미로 보이지 않는다. 즉, 비관적이지도 않다는 말이다. 자동차생산이 잘 되고 부동산도 주택과 상업용이 조금씩 바닥을 치면서 호전되고는 있지만 계속지켜봐야 할 일이다. 최근 미국 의회가 적자 감축논의를 했는데 합의안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그 결과 2013년 1월부터 자동적으로 삭감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심각한 문제다. 다만, 자동적삭감이 시작되려면 앞으로 1년만을 남겨 놓고 있다. 그동안에 협상을 해서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2012년이 미국에서도 선거의 해라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와 함
왜 대형화인가? 2009년 한국은 총건설비로 200억 달러가 소요되는 UAE 원전을 수주했다. 당시 이 소식은 낭보로 국내에 전해졌다. 그런데 200억 달러의 공사비용 중 50%인 100억 달러를 한국 측이 조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우리 돈을 들여 남의 나라 원전을 건설해 주는 것이 무슨 득이 있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방식은 당연한 것이었다. 과거에는 발주국이나 발주처가 공사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프로젝트가 초대형화 되면서 발주국이나 발주처가 수주자의 일정한 금융조달을 조건으로 발주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에는 원전, 담수설비, 고속철 건설과 같은 초대형 해외프로젝트 수주경쟁에서 대규모 투자재원의 효율적인 조달능력이 수주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부각되었다. 한 국가경제 차원에서 이제는 개별 기업의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그 기업의 초대형 해외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금융역량이 없으면 해당 기업의 기술 잠재력은 물론 국가의 경제 잠재력을 실현하기 어렵게 되었다. UAE 원전 사례의 경우, 수출금융을 주도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이 10년에 걸쳐100억 달러를 대출해 주기로 했고
주식매매차익에 대해서 과세를 하자는 말은 주식매도가액에서 매입가액을 차감한 매매차익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한다는 말이다. 거래수수료 등의 거래비용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거래비용을 차감한 순이익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하고, 취득했을 때보다 주식을 팔았을 때 주가가 더 오르면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하여 일정 세율을 곱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주식 매매차익 과세 개념이다. 대신 주가가 떨어져서 매매손실이 발생하면 그만큼 공제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인 양도차익과세제도다. 지금까지는 주식을 사고팔면 거래세만 냈지만 앞으로는 주식을 싸게 샀다가 비싸게 팔면 거기서 얻어진 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OECD가입 국가들 중 80%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물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에 따라 일찍이 주식양도차익에 대하여 과세하여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56년 처음으로 현대적 의미의 증권거래를 시작한 이래, 초기에는 자본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목적으로 과세하지 않았다. 거기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거래를 거래자별로 매입가와 매도가에 대한 기록이 취합되어야 하는 등 조세행정적인 복잡한
여보세요, 김과장님이신가요? 저는 이민형의 엄마인데요, 오늘 애가 너무 아파서 회사엘 못 갈 것 같네요. 영 일어나질 못해요. 잘 좀 봐주세요.”학부형의 전화를 받는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된 것 같다. 어제까지 멀쩡히 퇴근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전화통화도 못할 만큼 아픈가? 엄마 입을 빌려 결석하는 미취학 아동처럼 20대가 훌쩍 넘고서도 엄마를 통해 결근을 알린다. 입사통지서를 취학통지서로 착각한 건 아닌지, 보호자를 동반해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요즘 신세대들, 도통 이해가 안 된다. 키덜트(Kids+ Adult)족이 직장에 입사했다. 레고 장난감, 게임 속 주인공과 대화를 하던 그들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맞벌이를 하며 한없이 너그럽게 키웠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나아 잘 키우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산아제한 정책에 힘입어 금이야 옥이야 키운 외동아들, 외동딸이다. 물질적 풍요만큼 사랑도 독차지했고, 헌신적인 사랑만큼 부모 의존도가 높은 세대다.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전에 이런 성장배경과 세대적 특수성을 이해하면 한심하다가도 감정이 누그러진다. “요즘 애들 왜 그래?”라며
유럽 재정 위기는 관료들의 실기(失機)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모든 신용 위기는 돈을 풀어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신용 위기의 본질은 거래 상대방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불안(counterpart risk)의 확산에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납세자들의 세금 사용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발권력을 가지고 있는 중앙은행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줘야 한다. 그러나 10월 말 EU정상회의, 11월 초 G20 정상회의는 무성한 말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은행의 자본 확충은 시장에 맡겨버렸고, 역내 구제금융기구인 EFSF(유럽재정안정기금) 증액 문제도 추가 출자 없는 레버리지 도입이라는 미봉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그사이 유럽 재정 위험의 불길은 그리스·포르투갈 등과 같은 유럽의 변방에서 이탈리아·프랑스 등의 중심부로 옮겨 붙고 있다. 유럽 금융기관들의 단기 자금 조달 여건은 다시 악화되고 있고,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프랑스의 역사적 전통과 국민성, 성장 잠재력 등을 감안하면 프랑스가 국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 단 현재의 조건
우리나라의 원화환율변동성이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국가들을 빼고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1997년 겪었던 외환위기 이후에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규제나 제도들이 선진국수준까지 개방되다보니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투자자들에게까지 상당부분 개방된 게 그 이유다. 거기에 외국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매매규모가 큰 외국의 큰 손들이 우리시장에 쉽게 접근하고 있다. 또한 우리경제의 수출의존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그만큼 외풍에 약해진 것이다. 외풍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창구는 환율이다.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해외 경기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환율변동성이 심하면 거래를 할 때 따르는 리스크가 커지게 되어 사람들이 보수적으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거래 자체가 줄어드는 이유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올 8월에 발생했던 미국신용등급 강등사태다. 그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거래량은 30~40%이상 급격히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거래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투자로 인한 손실이나 이익이 너무 커지게 되어 투자자들을 위축시킨다. 결국 실물경제에서 외화자금을 빨리
모든 생명체는 때가 되면 죽는다. 그게 자연의 섭리다. 만약 그렇지 않고 오래오래 계속 산다면 그건 축복이 아니라 대형사고가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람들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때가 오면 그 기업은 죽어야 한다. 그래야 그 기업에 투입되는 인력과 자본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다.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숨 쉬면서 내뿜는 독소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준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의 기원은 사채업에서 찾을 수 있는데, 사채업은 은행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시절 서민들이 숨 쉴 수 있도록 도와준 유일한 돈줄이었다. 그들을 고리대금업자라고 비난하긴 하지만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은행의 빈자리를 메워준 사채업자와 저축은행에 감사해야 한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분명히 있었고, 그들이 받았던 고금리는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은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우리 금융시스템의 그림자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이 열심히 도와주고 키우던 대기업들은 돈을 별로필요로 하지 않는다. 돈이 필요하더라도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주식을 상장해서 자본시장에서 직접 조달한다. 저축은행들이 주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