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원화환율변동성이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국가들을 빼고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1997년 겪었던 외환위기 이후에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규제나 제도들이 선진국수준까지 개방되다보니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투자자들에게까지 상당부분 개방된 게 그 이유다.
거기에 외국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매매규모가 큰 외국의 큰 손들이 우리시장에 쉽게 접근하고 있다. 또한 우리경제의 수출의존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그만큼 외풍에 약해진 것이다. 외풍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창구는 환율이다.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해외 경기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환율변동성이 심하면 거래를 할 때 따르는 리스크가 커지게 되어 사람들이 보수적으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거래 자체가 줄어드는 이유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올 8월에 발생했던 미국신용등급 강등사태다. 그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거래량은 30~40%이상 급격히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거래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투자로 인한 손실이나 이익이 너무 커지게 되어 투자자들을 위축시킨다.
결국 실물경제에서 외화자금을 빨리 융통하거나 달러를 매도, 매수해야 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거기에 수출기업이든, 수입기업이든 외환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기업입장에서는 경영전망이 불가능해지게 되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기업 경영을 설계한다든가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세우는 일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것들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된다.
위안화, 급격히 절상될까?
결국 변동성이 심하다는 것은 나쁘다는 것을 방증한다. 따라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경제 구조를 바꾸고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대한 규제를 조금씩 강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내수경기나 내수경제의 비중을 높여서 수출에 대한 충격이나 영향력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산업 정책을 펼쳐야 한다.
외환 보유고를 충분히 확충하여 다른 나라들과 서로 외환을 꿔주고 빌리는 통화스왑 등을 통한 방법의 대비도 필요하다.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외환시장에 너무 투기적 매도가 이뤄지지 않도록 감독과 규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
최근 중국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환율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위안화가 강세, 즉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나라 원화환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 수입에 관해서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라 위안화와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해외투자자 입장에서는 위안화 강세라고 하면 원화도 강세라고 볼 수 있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처럼 위안화가 급격히 절상될 것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MBC 이코노미 매거진 12월호 P.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