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일정 부분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납입하고, 보험회사로부터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돌려받아 위험에 대비하는 경제제도다. 은행저축이나 적금상품처럼 자신이 납입한 원금에 대해 약속한 이자를 돌려받는 상품이 아닌 것이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상품과 같이 내가 납입한 원금에 이자를 추가하여 돌려받으면서, 보험고유의 특성인 보장이라는 위험에 대비하는 기능을 추가로 가지고 있는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거기에 위험보장보다는 저축기능을 강화한 상품이기 때문에 중·단기간 목돈 마련이나 노후대비로 개발되었다.
보장성보험을 제외한 상품이라 생존보험금이 기 납입 보험료(연금, 교육보험, 재테크형 상품 등 금리연동형 상품)보다 큰 게 특징이다. 저축성보험도 종류가 여러 가지다.
현재 시판 중인 저축성보험은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에서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과 유사한 저축성보험, 어린이보험과 결합한 상품, 교육보험과 결합한 저축성보험 등이 있다.
판매 채널도 다양해서 기존의 전통 보험판매채널인 설계사, 대리점을 비롯하여,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홈슈랑스, 전화로 판매하는 TM 텔레마케팅 조직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저축성’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보험의 오류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름에‘저축성’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상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상품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나 보험가입자들이 상품 이름만 보고 저축성 보험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설계사나 대리점등이 판매하는 상품이 은행의 예금, 적금과 같이 매월 보험료를 납입하고 일정기간 경과 후 목돈을 마련하는 상품이라면 저축성보험이라고 보면 된다.
저축성 보험은 은행의 예금, 적금 또는 펀드와 유사한 상품으로 볼 수 있으나 은행의 예·적금은 가입자가 납입한 원금이 100% 유지되면서 원금에 이자가 적립되는 상품으로 원금+이자의 개념이다.
증권사의 펀드는 가입자가 납입한 원금에서 펀드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원금을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여 얻어지는 투자수익을 가입자가 납입한 투자원금에 합산한다. 투자원금 + 투자수익율의 개념인 것이다.
반면,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은 가입자가 납입하는 보험료에서 일정 부분의 사업비(설계사 수당, 유지비, 수금비 등)와 위험보험료(보장보험료)를 제외한 적립보험료에 이자가 적립된다.
최근 은행의 이자율이 3% 내외로 실질적인 물가상승률에 비추어보면 마이너스 수익률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각각의 장단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저축성보험은 성격에 따라 확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이 있다.
소비자나 가입자들은 이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해당보험 상품이 확정금리를 주는 상품이라면 확정금리를 지급하지만, 변동금리이거나 금리에 연동하는 연동금리의 상품이라면 말 그대로 금리가 변하는 상품이라 예시한 금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저축성보험을 가입할 경우에는 확정금리인지 변동 금리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무래도 금리변동 추이가 낮아지면 확정금리형이 유리하고, 금리추이가 높아지면 변동금리형이 유리하다.
보험회사는 향후 장래에 지급할 보험금(환급금)을 위하여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에서 저축보험료(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를 적립한다. 여기서 말하는‘공시이율’이란 보험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국고채 등 외부지표수익률을 반영하여 금리 변(연)동형 상품의 저축 보험료를 부리(附利)하는 이율을 말한다.
예정이율은 보험료를 납입하는 시점과 보험금 지급 사이에는 시간적격차인 시차가 발생하므로 일정한 비율로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이율을 말한다.
보험 상품은 텔레마케터가 전화를 걸어 높은 금리로 적금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품들은 대개 저축성보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보험회사들은 시중금융기관들의 정기예금이율이 3~4%에 머물고, CD금리 등이 낮아지자 시중의 풍부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시중금리보다 높은 5~6%사이의 금리를 내걸고 경쟁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금융당국이 이러한 금리 과잉경쟁에 대하여 제동을 걸었다.
대중에게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저축성보험을 마치 높은 금리의 은행 예, 적금처럼 설명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현재 보험사에서 내건 금리 5~6%의 금리는 확정금리가 아니라 대부분 변동금리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불완전판매를 하고 마치 확정금리로 이해하게 하고 가입시킨다.
저축성 보험의 장점과 단점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은 보험이기 때문에 보장이 일정부분 더해져 있다. 따라서 납입보험료 중 위험보험료에 해당하는, 사망 시 보험금이 500~1,000만 원 정도 담보된 저축성보험 가입 중에 사망하게 된다면 사망보험금이 지급된다. 대신 단점도 있다.
가입자가 납입하는 보험료 중 위험보험료(사망)와 사업비(설계사 수당 및 수금 비, 유지비 등)가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저축에 들어가는 보험료는 가입자가 납입하는 보험료의 100%가 되지 않는다.
대개 5~10%의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제외된 저축보험료가 원금이어서 이를 근거로 해서 복리로 불려나간다고 하더라도 가입자가 생각한 원금보다 적거나 없을 수 있다. 또 가입시점의 공시이율이 보험 만기까지 적용되지 않는다.
공시이율 적용주기는 보험 상품 별로 월, 분기, 1년 등 다양하며, 보험계약자가 가입한 해당 월을 기준으로 일정기간(매월/분기/매년 등)동안 동일 적용된다.
통상 은행의 예, 적금 상품은 가입시점의 약정이율이 만기까지 확정, 적용되나, 보험 상품은 공시이율 적용주기에 따라 본인이 가입한 계약의 이율이 변동되므로 환급금이 달라질 수 있다.
금리연동형 저축성보험의 경우 최근 상품 중에는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하는 상품도 있다. 보험업감독규정상 금리연동형보험의 경우 최저보증이율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최저보증이율은 1%∼4% 수준으로 보험 상품 별로 차이가 있다.
운용자산이익률 및 지표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보험회사에서 일정이율 이상은 최저한도로 보증한다. 납부한 보험료 전부가 공시이율로 부리되지도 않는다.
보험 상품은 은행의 예, 적금과 달라 본인이 납부한 보험료의 전부가 공시이율로 적립되지 않고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부가보험료)를 제외한 금액만 적립된다.
따라서 보험계약 중도해지 시 납입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 사업비 이외 해지공제액(7년이내)이 추가로 차감되어 해지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다.
글 / 김창호 박사 한국소비자보호원 | <손에 잡히는 경제> 패널
<MBC 이코노미 매거진 12월호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