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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25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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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심층] ‘탄소중립’ 달성···전기 넘어 열에너지로 가능할까?

위성곤 기후특위 위원장 ‘열에너지 2법’ 발의
EU 등 선진국 열에너지 탈탄소화 더 강화
‘클린 디젤’ 교훈 삼아, 깨끗한 열 주장도
열에너지 전담 기획 체계, 컨트롤타워 필요

 

최근 기후 에너지환경부는 열에너지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에 따른

열에너지 혁신 로드맵 준비에 나섰다. 독일의 '열 계획법'과 유럽의 'ETS 2' 도입 등 세계적으로 냉난방의 탈탄소화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르며 우리나라도 열에너지의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한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열에너지에 대해 제대로 된 틀을 잡아가면서 인센티브 중심의 단계적 확산을 유도해야 한다 주문했다.

 

국회 기후 위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탄소중립, 전기를 넘어 열로’ 주제의 공청회 발제에 나선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50%는 열에너지로 온실가스 배출의 약 30%가 열에너지에서 발생된다”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열에너지 전환이 필수”라고 짚었다.

 

‘열에너지 탈탄소화 필요성과 법안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각기 다르게 쓰던 열에너지 용어를 정리하고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기본 틀을 만들어 청정 열과 같은 개념을 정의하고 미활용 폐열이라는 개념을 새로 정리했다”며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이 버려질 수밖에 없는 ‘산업 공정이나 데이터센터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열’은 국가 차원의 열에너지 기본계획을 15년 단위로 세우고, 지자체는 지역 열에너지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열 공급 사업자나 연료공급사업자는 3년마다 열에너지 탈탄소 전환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정부가 자발적 전환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며 “중요한 게 열 네트워크 3자 접속 의무다.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망을 청정 열을 생산하는 외부 주체도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이 부분은 청정 열에 한정해서 적용하는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축 건물의 청정열 사용 의무화와 관련한 설명에서는 "대부분 자가소비라 전력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처럼 거래가 잘 될 수 있을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열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재원 마련과 정책과 산업을 지원할 열에너지 센터 설립 근거 등의 법안은 탄소중립을 전력 중심에서 열까지 확장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 해외 주요국들 재생에너지 비중 20~30%…. 한국은 2%에 불과

 

유럽연합(EU)은 이미 2016년 '난방 및 냉방 전략(Heating and Cooling Strategy)'을 최초로 수립하며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열에너지를 지목했다. 최근에는 Fit for 55 이후로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강화했다. 'Fit for 55'는 EU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기 위해 추진 중인 강력한 입법 패키지다. EU는 더 나아가 기존 배출권거래제(ETS)를 넘어 건물과 도로교통 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ETS2(Second Emissions Trading System) 도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은 2024년부터 시행된 '지방 열 계획법(WPG)'을 통해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난방 전환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현재 이 법은 독일 전역의 에너지 지형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역시 연방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주 정부들이 주도해 히트펌프 보급과 산업용 열에너지의 탈탄소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열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2% 정도에 불과해 해외 주요국의 20~30%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크다.

 

◇ 열 에너지의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청정열 정의·의무 공급·의무 사용 도입 방식을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김시회 한국지역난방공사 부장은 “열은 더 이상 생산의 대상이 아니라, 이동하고 순환하는 에너지”라며 “그동안 석탄·석유·가스·원자력 같은 연료를 통해 생산됐으나 앞으로는 수소나 새로운 형태의 연료가 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열에너지 정책의 본질은 새로운 열을 얼마나 더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이미 발생한 열을 어떻게 회수, 이동시키고 연계, 저장하고 순환시켜서 그 가치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있다”며 “열에너지 패키지법은, 열을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라, 관리하고 활용하고 연결해야 할 핵심 에너지 자산으로 재정의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에너지 기본법 제2조의 정의 규정에서 혼재돼 있던 개념들을 명확히 정리해서 청정열 보급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열 공급 사업자뿐 아니라 열 관련 연료 공급자까지 에너지 전환의 책임 주체로 명시한 점과 섹터 커플링의 핵심 설비인 열전기 융합 설비, 고효율 열병합발전(CHP), 열저장 설비 등을 정책적 관리와 지원의 범주에 포함한 점에 대해서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기본법 8조의 국가 기본계획, 11조의 지역계획이 어떻게 연계되고 집행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밀도 지역에서는 열 관망을 중심으로 한 집적 역할을 강화하고, 저밀도 지역에서는 개별 전기화 중심의 전략을 병행하는 등 지역 특성에 맞게 정책·재정·기술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법안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 정부 주도의 중장기 전환 로드맵이 먼저 

 

그린수소나 SMR 같은 Post-LNG 기술 역시 아직은 기술 발전과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하는 단계로, 개별 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기보다는 정부 주도의 중장기 전환 로드맵이 먼저 제시돼야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미 배출권거래제, RPS(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등 다양한 규제가 중첩된 상황에서 초기 단계에서는 과징금 중심의 규제보다는 인센티브 기반의 성장형 생태계 조성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또 탄소중립을 위한 ‘깨끗한 열’의 명확한 정의와 경제적 측면에서 전주기 환경·비용(LCA)의 평가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전무는 “단순히 열이 아니라, 그 열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에너지원이 투입됐는지, 그게 탄소중립 경로랑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명확하게 추적돼야 한다”고며 “10여 년 전 서인천 지역의 버려지는 열을 활용하겠다는 정책도 실제로는 열 산정이나 중복 문제로 혼선을 키웠던 사례다. 연료비만 볼 게 아니라, 설계부터 시공, 운영, 철거, 재건축 단계까지 포함해 전주기 관점에서 비용과 환경 영향을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무는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 구조는 화석연료 비중이 60% 정도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아직 7%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구조에서 전기를 써서 만든 열을 청정열로 본다는 게 과연 맞는지 한 번 더 고민해야 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목표만 세우면 현장에서는 굉장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 현행법 어디에도 ‘소각열’에 대한 정의 없어

 

열에너지 법제화 과정에서 폐기물 소각에너지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장기석 한국 자원 순환 에너지공제조합 전무는 폐기물 소각열은 지금까지 ‘미완의 에너지’라고 말한 뒤 현행법 어디에도 ‘소각열’에 대한 정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탄소중립·녹색성장 관련 법에서 폐기물 처분 부담금 감면을 위한 용어로 ‘소각용 에너지’라는 말만 하나 들어가 있을 뿐, 그마저도 정의가 없다는 지적이다. 장 전무는 “현재 산업폐기물 소각장들이 연간 약 630만 기가칼로리(Gcal)는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그중 약 500만 기가칼로리(Gcal)는는 외부로 공급되며 나머지는 자체 사용하고 있다”며 “분명히 국가 에너지를 대체하는 것이며 원유 대체에 기여하고 있는 에너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제2조 정의 규정에 나오는 ‘열에너지’ 정의에서 ‘연료’에 대한 정의가 빠져 있다”고 지적한 뒤 “연료가 LNG인지, 폐기물인지, 화석연료인지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연료 정의는 반드시 포함될 필요가 있다. ‘미활용 폐열’이라는 표현보다는 ‘미활용 열’로 정리하는 게 더 적절하고, ‘소각’이라는 표현은 별도로 정의해서 ‘소각에너지’ 또는 ‘소각열’ 등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청정열 논의 과정에서 소각에너지가 배제되지 않도록 분명히 명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친환경 에너지 지원센터장은 “국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열에너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고 공정 특성상 전기화가 거의 불가능한 산업도 많다”며 “기업의 현실을 조금 더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의무 이행이 기업의 경제적 여건을 넘어설 정도로 높아지면 그 부담은 결국 기업을 거쳐서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초기 단계에서 강제나 의무보다는 시범사업·인센티브 중심,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며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재정 지원·세제 혜택·금융 연계·성과 인증과 같은 인센티브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열 에너지 전환, 기술도 중요하나 컨트롤타워도 필요

 

‘열에너지 2법’은 기회도 크지만 동시에 리스크도 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준영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 기획운영위 원장은 히트펌프 관점에서 청정열사용이 확대되면 난방·급탕·냉방까지 포함해서 히트펌프 역할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히트펌프는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기술 발전이 빨라 탈탄소 핵심 기술로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도성 한국 재생 열에너지 융합협회 상근부회장은 “신재생 법이나 다른 제도를 보면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이 굉장히 제한돼 있다”며 “다만 문구 해석상 화석연료 기반 설비 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여지가 크고, 정의 부분에 ‘재생에너지’ 또는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연료’라는 문구가 반드시 포함돼야 특정 기술이나 설비로 오해받지 않고, 포괄적인 정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유재산·공유재산 20년 임대 조항에 20년 이후에 이 설비를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후속 조치가 빠져 있다”며 “연장 불가나 비동의가 발생했을 때 설비 처리 문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열에너지 전환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설비 정의·제도 정비 그리고 전체를 기획·조정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태양광, 풍력, 원자력, 수소는 다 PD가 있는데 열에너지 전반을 총괄하는 융합 PD가 없다”고 지적했다.

 

◇ 정부, 이행 방식과 속도, 신중히 검토해 지원

 

권병철 기후부 열 산업혁신 과장은 “그동안 열에너지 분야는 정책의 기본 틀이나 법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 정책들이 먼저 나간 측면이 있었다”며 “올해 3월을 목표로 ‘열에너지 관리 혁신 전략 및 로드맵’을 수립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로드맵 안에는 이번에 발의된 열에너지 기본법 제정, 기존 에너지법에 흩어져 있던 열 관련 규정들을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핵심 과제로 포함돼 있다. 국회에 발의된 여러 법안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잘 정리돼 제정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어 “법안 논의와 병행해서 하위 법령 정비도 동시에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며 “청정열 공급·이용 의무 같은 경우는 어떤 분들께는 산업을 촉진하는 제도일 수 있지만, 어떤 분들께는 부담스러운 규제로 느껴질 수도 있어서 이런 부분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행 방식과 속도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집단에너지와 지역난방 분야의 청정열 전환과 관련한 설명에서는 “재정 지원이나 정책 수단이 함께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부분도 법안 취지에 맞게 무리 없이 담길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위성곤 의원은 “‘열에너지 2법’은 선언과 실행을 분리하지 않고, 계획–이행–평가–시장 전환을 하나의 구조로 묶기 위한 입법적 시도”라며 “재생 열과 미활용 폐열 과 같은 청정열 자원의 체계적 발굴과 열 네트워크의 개방과 연계를 통한 에너지 효율 극대화, 공공·민간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의무화와 지원의 균형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자 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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