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에서는 ‘수도권 철도망 확충 및 철도수요증진 방안’이라는 세미나가 열렸다. 탄핵정국이라는 요란한 상황에서도 이날 세미나에는 철도관련 종사자들이 대거 참가해 자리를 채웠다.

이번 세미나는 경기도가 주관하고 새누리당 최연혜 국회의원이 주최한 행사로, 지난 6월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한 제 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른 수도권 철도수요 전망과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중 수도권 철도망 실현 추진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교통연구원 미래교통전략연구소 이재훈 박사는 ▲수도권 철도망 사업의 전략적 투자우선 순위를 설정해야 하며 ▲수도권 철도망 사업과 관련해 갈등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지적했다. 아울러 ▲예비타당성조사 지침을 개정하고 ▲민간투자 활성화 추진 등을 제시하며 수도권 철도망 실현을 위한 추진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철도전문대학원 김시곤 교수는 ‘수도권 광역철도 환승센터 및 연계환승체계 구축방안’이라는 주제발표로 ▲철도역 연계와 환승체계 정비 방향 설정과 ▲사업 재원조달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환승센터 건설과 운영방안 등의 중요성을 열거했다. 특히 김 교수는 “환승센터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철도역 환승체계와 관련된 법과 제도의 개정이 필수적이며, 중앙정부의 재정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대진대학교 도시공학과 김동선 교수는 “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철도 정책은 노선에만 머물러 있다”며 “운영이 가장 중요한데 여기에 대한 국가의 철도 종합계획은 전무한 수준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철도 시설 어디에도 설계에서부터 연계와 환승에 대해 반영된 것이 없다”면서 “실제 시민이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철도를 이용할지 논의하지도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를 담당하는 담당부처와 예산이 제대로 조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철도는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그는 영국의 모델을 설명하며 “거점을 이을 하이스피드 레일, 모빌리티 패키지 플랫폼을 통해 미래 교통 여건을 반영하는 발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양근율 부원장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양 부원장은 “철도 기본계획이 건설회사의 이익을 위한 관점에서 설계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철도 기본계획 수립부터 운영을 어떻게 할지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면서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환승역과 급행노선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노선 가운데 오직 서울 9호선만 적자를 면하고 있다”며 모든 철도노선에 급행화를 반드시 설계하도록 법제화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미 노선과 역이 만들어진 경우 급행 노선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추가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설계 단계에서 이를 미리 반영하면 비용의 절감과 함께 열차 표준 속도도 20~30% 상승하고, 표준속도가 상승하면 철도 수요도 올라 간다”며 올바른 철도 투자로 사회적 편익이 증대된다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 이후 주제발표를 맡았던 김시곤 교수는 일본 철도 운영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일본은 환승 요금까지 모두 이용자가 부담한다. 이에 대해 일본 국민들의 저항은 없다”면서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일본은 모든 근로자의 철도 이용 요금을 포함한 대중교통 요금을 사실상 기업에서 환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 소기업을 제외한 근로자들은 출·퇴근시 이용한 대중교통 요금을 환급 신청하면 전액 환급받는 시스템이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새누리당 최연혜 의원은 “어수선한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철도인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수도권 철도망 구축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철도관계자와 전문가 분들의 꾸준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