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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김상규 편집주간 칼럼> 초(超)저 출산 시대의 교육 정책 방향


당면의 개혁 과제보다 더 시급한 ‘저 출산 대책’


교육의 구조개혁, 즉 교육개혁이 최근 우리사회의 키워드가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6일의 대국민 담화 ‘경제 재도약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부분의 개혁이 긴급한 과제임을 밝히고 국민들의 협조와 동참을 부탁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교육개혁이 한두 번 뿐이었겠는가? 교육부에서는 후속조치로 여섯가지 정책안을 제시하였지만 이번의 개혁과제는 왜곡된 교육현실의 교정적 내용이 중심이 될 것이므로 현장의 거부감도 적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불과 20~3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제시된 개혁과제가 담지 않은 더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 중 하나가 현재 세계에서도 꼴찌인 출생률을 높이는 출산 장려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국가가 아니라 초(超) 저출산 국가라고 하여야 바를 것 같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한 여자가 평생 동안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 하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은 2014년 기준 1.205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고 세계에서도 186위이다.


이미 저출산의 경험을 겪었으나 성공적으로 출산율을 높인 프랑스는 2.01명이고, 그 다음으로 영국 1.92명, 미국 1.87명(세 나라 모두 2013년 기준), 일본 1.43명 등으로 모두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2060년에 접어들어 65세 이상 인구는 3천464만 명으로 많지만 전체인구의 39.9% 정도를 차지하므로 우리보다는 나은 편이다.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낮은 국가로는 홍콩과 마카오가 있지만 우리나라와 국가적 기능과 지위가 다르다는 점에서 비교대상으로 하기 어려운 국가들이다.


2060년에는 우리나라 고령인구가 인구의 반 이상 차지


통계청의 인구 추계자료를 참고하여 미래의 우리나라를 예측해 보자. 물론 추계인구는 예측일 뿐이므로 만약 현재 추진 중인 저출산 대책이 멋지게 성공하여 베이비붐이 일어서 많은 아이가 태어난다면 예측은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림 1〕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60년의 우리나라의 인구를 추정해 보면 학령인구인 5세~19세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의 13.58%에서 2060년에는 10.32%로 줄어든다. 인구수로는 약 700만명에서 450만명으로 약 250만명 가량이 줄어든다.


 단순히 계산하면 학생 수도 그만큼 줄어들고 500명 규모의 학교 4천900개가 줄어든다. 교사가 줄어들고 교직원이 줄어들고 교육관련 내수시장이 작아진다는 얘기이다. 현재 농어촌 지역에서 가방을 메고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이 구경거리가 되듯이 2060년에는 도시에서도 가방을 메고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구경거리가 될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의 19.51%에서 2060년에는 58.35%로 세배 가량 늘어난다. 인구 수로는 2020년의 천만 명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2060년에는 2천500만 명으로 늘어난다. 노령인구 세대가 지금보다 두 배이상 증가하게 된다. 인구의 반 이상을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초 고령화 사회가 45년 후 우리나라의 모습이 될 수 있다. 2060년이 되면 통계학적 구분에서 고령인구가 80세 이상으로 바뀔런지도 모른다. 국가 정책적으로 정년을 늘리고 고령인구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의 실업률은 관심의 뒷전이 될 수 있다. 육아에 드는 비용이나 교육비 보다는 고령인구의 생활지원이 우선시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인구의 반 이상이 투표권자이므로 정책의 방향은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가까운 미래의 가능성은 예지한다. 그런데 미래를 예지하는 사람들이 손을 놓고 있다면 그건 직무유기가 아니라 우리 후손에 대한 죄악과도 같은 일이다. 인구가 국력이 되고 교육은 국력의 원천을 만들어주는 활동이다. 19세기 후반 발표된 ‘교육입국조서’에서 시작하여 1960~1980년대 근대화론을 거치면서 단련되어 현재의 우리나라를 만들게 해준 ‘교육입국’ ‘과학입국’ ‘기술입국’ 등의 슬로건이 이제는 ‘인구입국’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수립한 제2차 『저 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1~2015)』에서는 결혼 및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로 (1) 고용과 소득 불안정, (2)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환경, (3) 경제적 환경(과다한 교육비)과 양육 인프라 부족 등 대략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결혼 및 출산기피에 대한 현상인식은 사회에서 발견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원인을 충분하고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도 1990년대부터 저출산 대책이 국가의 우선 정책과제로 되어 있는데, 저출산의 원인으로 (1) 결혼하지 않는 여성의 증가, (2) 일하는 여성이 많아져 결혼연령 늦어지고 늦게 출산, (3) 핵가족화로 인하여 가정 내 아이 양육이 어렵고 아이 키우는데 많은 비용(유치원에서 대학까지의 교육비), (4) 가치관의 변화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위의 원인 중 과도한 교육비가 출산기피 원인이 되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번 대통령의 담화에서도 초중고생들은 ‘과도한 입시교육’, 대학생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스펙 쌓기’, 학부모들은 ‘과도한 교육비 때문에 엄청난 고통’ 등을 현재의 교육에 대한 현상인식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2〕는 2004년과 2014년의 지출항목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을 비교한 그래프이다(원 자료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2014년은 2004년에 비하여 보건, 교통, 통신, 오락문화 등 정보화 사회의 도래로 새롭게 부담하게 되는 지출에 비하여 교육비는 크게 증가하지 않은 편이다.


물론 공교육의 정상화의 적과 같은 존재로 취급되어 대우받지 못하는 사교육에 드는 비용이 가계 지출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되는 다른 지출에 비하면 출산을 기피할 정도의 지출규모일까 의구심이 든다. 지금의 추이로 본다면 앞으로 가계지출에 부담을 주는 비용은 교육비가 아니라 교통비, 통신비 등 사회변화에 따라 지출하여야 하는 사회적 인프라 비용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산율의 저하는 가족구조의 변화 탓


일본의 아동학자인 本田和子는 그녀의 저서 『아이를 기피하는 시대 ~ 왜 아이는 태어나기 어렵게된 것인가』(2007년)에서 일본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이 가족제도의 붕괴와 더불어 종전의 성인이 되기 위한 기초조건에서 계획과 선택이 가능한 사적행위가 되어 아이를 가지는 것이 비용효과로 평가되어 비효율적인 아이 양육을 기피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필자는 아동학자도 사회학자도 아니므로 저출산 원인이 무엇이며, 어떤 대책을 가져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잘 설명하기 어렵지만 어린 시절 경험으로는 동감하는 부분이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사회구조의 변화는 가족제도를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꿔 놓았다. 종전에는 사회생활의 기초 단위가 가족이었으며 성인으로 되기 위한 조건과 기초교육이 가정의 위계질서에서 이루어졌다. 현재 모든 세대가 지출하는 육아, 교육 등은 세대안의 인구(조부모, 부모, 형제)에 의하여 분담되었다. 그런데 핵가족화로 이런 비용 모두가 외부에 지출하는 비용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동양적 가족제도를 근간으로 만들어진 관습과 질서가 핵가족화로 인하여 해체되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세상이 되고, 가정 내 아동폭력이 언론에 심심찮게 나오기도 하지만 때때로는 부모가 자녀로부터 경시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끈끈한 연대로 응집력이 있었던 가족관계가 그 결속력이 약화되고 심각한 경우에는 아예 끊어져 버린다. 인터넷의 발달은 이처럼 네거티브한 정보를 순식간에 각 가정에 배달해 준다. 싫든 좋든 우리 손에 있는 작은 정보기기 하나가 우리 뇌 속의 세포를 공격하고 있다.


이미 구조화되어 있는 핵가족구조를 전통적인 가족구조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제도가 핵가족을 기본구성으로 만들어져가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더구나 이미 사람들의 인식이 핵가족 중심이 되어 있는 상황을 도외시하고 ‘아 옛날이여’를 부르짖는 것은 무지한 일일 것이다. 확장될 대로 되어 있는 생활공간을 조금 좁혀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길이 대안인지도 모른다. 지역의 전통을 만들고 지역의 공통된 이해를 협력하는 과정에서 가정과 지역의 미래가 구상되고, 그 과정에서 미래의 지역을 위한 중추자원으로 아이들이 필요함을 느낄 때에 출산율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여본다.


교육의 미래를 위한 교육비 투자 확대해야


이번 대통령의 담화에는 ‘학생들을 즐겁게 만드는 공교육’이라는 아주 이상적인 철학이 들어 있다. 교육을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적극 지지하는 철학이다. 2013년 2월의 취임사에서는 ‘개인의 능력이 사장되고, 창의성이 상실되는 천편일률적인 경쟁’과 ‘학벌위주’의 사회를 지적하고, 2014년 11월의 ‘한국-세계은행 교육 혁신 심포지엄’에서도 ‘과도한 교육열과 입시 경쟁’으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현실을 지적한 바 있듯이, 대통령의 교육철학은 단기간에 암기하여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개인적으로는 성공하지만 국가와 사회에는 별로 유용하지 않는 인재보다는 유연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가능성이 많은 창조적 인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보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런데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의 교육재정도 더 투자되어야 한다. 한정된 경제규모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사정등을 고려할 때 교육재정을 무한정으로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공직사회의 정책방향은 최고결정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의하여 기울기 쉽다. 아니 기울 수밖에 없다. 새로운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새로운 정책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령을 제정하고 미사여구의 좋은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나 정책의 목표에는 도달하기 어려운 공무원끼리의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책은 추진하여야 하므로 현재의 정책 중에서 한쪽을 없애거나 왜 소화시키고 최고 정책결정자의 의지에 맞춰 새로운 정책에 그 예산을 보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상기해 보자. 지금 하고 있는 정책도 수년 전에는 똑같은 고민과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정책이라는 것을...


〔그림 3〕은 GDP 대비 민간부담 교육비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이다(원 자료는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06 ~ 2014). 우리나라는 2.8% 내외인 반면 일본은 우리보다 낮은 1.5%이고 OECD 평균은 0.9%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취학전 교육과 학교교육 외의 지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사교육비를 가시 돋힌 눈으로 볼 런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공교육비 지출규모가 적다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취학 전의 보육원이나 유치원을 보내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낮은 출산율과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리 만큼 관련성이 높다. 이 점도 앞으로 종합적인 국가 정책의 틀 안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부분이다. 프랑스는 다른 나라보다 먼저 저출산의 경험을 한 나라이다. 지금은 출산율이 매우 높은 나라가 되었지만 말이다. 19세기 후반 인구가 3천500만명을 넘을 정도로 유럽에서 인구 대국이었던 프랑스는 초저출산의 경험을 극복하고 1980년대 초반부터 다시 합계출산율은 높아지고 인구는 1982년의 5천 557만 명에서 2012년 6천535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정책이 이토록 출산율을 높였을까? 궁금할 따름이다. 프랑스의 출산율 대책에 있어 대표적인 정책은 193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가족급부제도(가족수당, 가족추가수당, 취학수당 등)를 비롯하여 보육제도(보육소, 어린이집, 가정보육소, 유치원, 인정보육 엄마 등)와 세제상의 우대책이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국가와 지자체의 정책 중 ‘보육소 대기 아동 제로’ 등의 인상 깊은 정책이 있다. 지면관계상 구체적인 정책은 다음 호에 소개하겠지만, 한 가지만 제안하고자 한다.


개혁을 하거나 정책을 만드는 과정이 개방적이어야 한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어 발표하면서 언론사에 엠바고(일정 시점까지의 보도금지를 뜻하는 매스미디어 용어)를 주고 신비로운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폐쇄적인 정책결정과정이다. 1년 또는 수개월 국민들에게 정책방향을 공개하여 의견을 듣고, 그간 추진한 정책에 대한 내부 벤치마킹 등 냉정한 평가를 통하여 만들어진 정책이나 개혁과제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몇 사람의 공직자나 연구자에 의해 만들어진 정책에 만족할 정도의 수준을 이미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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