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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상규 박사>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4) 21세기의 능력

<M이코노미 김상규 논설주간>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의 교육에 대한 비판으로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정치인의 교육 비판은 사실관계를 떠나 다른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게 한다. 왜냐하면 여론에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 지도층이야말로 교육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과거에서 미래로 조금 돌려 젊은 층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SF(공상과학소설)가 현실화되는 사회

 

국제기구와 글로벌 싱크탱크,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전문가 들은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IT 활용능력, 비판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창조력, 기업가 정신 등이 21세기에 필요 하다고 말한다. 물론 이러한 능력이 과거에는 없었거나 중요시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 인류의 생활양식 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약 만년전의 농업혁명이다. 수렵과 채집생활에서 재배와 수확으로 발달하면서 식량 생산량이 많아짐에 따라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로 이어졌다. 그리고 18세기 후반의 제1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생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약 1만년이라는 긴 기간에 인류의 생활에서 중요한 동력은 인간과 가축이었다. 제1차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의 발명과 철도 등이 건설돼 역사상 처음으로 기계 동력으로, 뒤이어 19세기 후반에 시작된 제2차 산업혁명으로 전기가 발명되고 노동은 분업화돼 대량생산 시대가 시작됐다. 20세기에 접어들어서는 19세기와 다른 산업경제 패러다임으로 변화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컴퓨터 개발, 인터넷에 의해 디지털 혁명이 시작됐고, 1970년대 이후 정보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1971년 실리 콘벨리의 무명기업이었던 인텔이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를 개발하면서 시작된다.

 

인텔의 창업자 중 한명인 고든무어가 집단회로에 탑재할 수 있는 컴포넌트 수는 2년에 배가 증가한다고 정의한 ‘무어의 법칙’은 자기 실현형 예언으로서 컴퓨팅 산업 자체의 진보 속도를 규정해 왔다.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는 고도의 계산에 필요한 수많은 전자회로를 단 한개의 작은 상자에 담은 세계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이다. 당시로서는 기적이라고 할 정도의 위업이었다. 이어 제록스, IBM, 애플 등 민간기업 주도로 많은 기술이 이 뤄졌고, 미국에서는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 IBM PC(1981 년), 애플 컴퓨터 리사(1983년), 매킨토시(1984년) 등 민간기업에 의해 새기술이 순차적으로 개발됐다. 1986년이 돼서야 미국과학재단(NSFNET)이 설립됐으므로 제3차 산업혁명은 민간의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등이 융합한 결과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SF의 공상적 상황을 현실로 실현해 가는 것도 민간기 업이다. 대표적으로 엘론 머스크가 우주개발사업으로 창립 한 스페이스 X가 있다. 스페이스 X는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데 자사가 만들어 2010년 6월에 발사 성공을 거둔 ‘팰컨 9’의 1단계 로켓(2단계 로켓의 최초 부분) 을 착지대와 해상의 무인선에 착지시키는 성공을 거두었다. 로켓 개발비용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1단계 로켓은 발사 후에 해상에 폐기됐는데 이 로켓을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할 경우 발사비용이 극적으로 낮춰져 우주에 가는 비용도 낮아진다고 한다.

 

아마존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도 소형의 준궤도형 비행용 로켓의 발사 및 재사용에 도전하고 있다. 민간이 규제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발상하고 실패하고 재도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발명이 계속 탄생 하고 기술이 고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류의 역사에서 일어난 일련의 혁명적 변화는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창조력 등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다만 사회가 발달해가면서 능력의 양보다 질을 더 중요시하는 ‘능력의 차원’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논리적 사고력의 정의

 

농업사회에서는 머리는 좋으나 연약한 사람보다는 근육질의 건장한 남성이 필요했으며,  공업사회에서는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엔지니어나 엔지니어를 보조하는 숙련된 기능공이 필요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역할이 서서히 확장되는 시대에 서 엘리트 중심의 관료사회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의료 활동까지도 기계의 역할에 의존하는 일이 많아지는 사회에서는 논리적 사고력이 풍부한 인재가 필요할 것이다.

 

21세기 학교교육이 문자를 읽고 쓰고 계산능력을 높이는 3Rs 교육으로는 아주 불충분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아는 사실이다. 읽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해석하고 실생활에 관련시키는 교육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사회변화를 반영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코딩교육을 초등학교실 과에 도입했다. 하지만 논리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이뤄질지, 그렇지 않다면 컴퓨터 용어 몇개 외우는데 치중 하는 수업이 될지는 의문이다.

 

교육내용을 변화하는 시대에 일치하게 하는 유연성 있는 교육과정 정책과 아울러 현장 교원들은 학생들이 동기와 의욕을 가지고 자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지도법을 개발해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이 증진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학교에서도 비교적 학력수준이 높은 버지니아 비치 시티 공립학교(VBCPS)는 교장들이 인식하는 학생의 논리적 사고력은 무엇인가를 질문했는데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응답이 있었다.

 

▲ 학생이 교원의 수준 높은 질문에 현명하게 대처한다.

▲ 학생이 ‘그래서? 또 그렇다면? 그것은 왜?’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의미 있는 대답을 한다. ▲ 학생이 보다 수준 높은 질문을 한다.

▲ 학생이 신중하게 학습을 준비한다. 그리고 확실하게 학습 성과를 올린다.

▲ 학생이 사실에 기반한 근거와 데이터를 사용해 자신의 입장을 정확히 주장한다.

▲ 학생이 다양한 생각과 해결책을 사용해 새로운 질문을 분석해 해결한다.

▲ 학생이 주어진 상황에 내재하는 문제를 인식하고 제기한다.

▲ 학생이 보다 복잡하거나 애매한 상황에 대해 학습한 지식을 적용한다.

▲ 학생이 적절한 사고법(논리적으로 사고한다, 의사결정을 한다, 문제를 해결한다, 판단을 내린다)을 바르게 사용한다.

▲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검증해 타자에게 전한다.

▲ 학생이 예비지식을 활용해 만물과 관련시켜 예측한다.

▲ 학생이 도형 소프트웨어 및 방안지 등 여러가지 도구를 선 택하거나 창조하고 활용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한다.

 

위의 사례는 논리적 사고력을 정의하는데 있어 참고할 만하다.

 

논리적 사고력과 프로그래밍 교육

 

IT업계의 리더 X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의무교육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프로그래밍에 관한 지식이 많지 않은 필자에게 X의 이 말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우리가 종종 프로그래밍과 혼용하는 용어로는 코딩이 있는데 두 용어는 엄밀하게 구분된다. 프로그래밍은 프로 그램을 만드는 작업 전체(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해 컴퓨터 에 지시하는 과정)를 말하지만 코딩은 이미 존재하는 설계서를 가지고 실제 물건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과정을 가리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프로그래밍이 코딩보다 고도의 사고력을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중후반이라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보다 유리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할 수 있으면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X의 말이 최근 들어 더 실감나고 있다. 2016년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포괄하는 용어가 우리나라를 강타한 이래로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의 진화에 의해 인간이 활약할 수 있는 직업이 없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더 커져가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오스본은 앞으 로 10~20년 정도에서 반수에 가까운 직업이 자동화된다고 한다.

 

뉴욕시립대학의 데이빗슨도 아이들의 65%는 장래에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취업한다고 한다. 지금 인간이 하는 일을 인공지능에게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인공지능의 영향으로 새로운 직업이 생길 가능성이 양립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지금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이 시대의 변화로 무용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불안의 목소리도 있다. 급속 하게 진행되고 있고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보화 라는 사회변화가 교육에 어떤 효과와 영향을 미칠지, 교육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미래의 건설자인 아이들에게 무엇을 준비하도록 할 것인지를 바르게 정의하고 대비하 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가 돼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프로그래머이다. 프로그래밍 교육이란 학생들이 의도하고 있는 처리를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지시할 수 있는 것을 체험하면서 장래 어떠한 직업에 취업하더라도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프로그래밍 사고능력 등 을 기르는 교육으로 코딩을 암기하는 교육과는 다르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의무교육에 포함돼야 한다는 X의 주장은 인간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돼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프로 그래밍을 배우는 의미는 논리적 사고력을 향상시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는 것과 상관이 크다는 이유일 것이다. 프로그래밍이라는 사고의 프로세스를 배우면 논리적 사고력의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이해하는 교사 비율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 교육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전문가가 정규교사로서 학교교육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제도적인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제도적 제한 때문에 시대에 필요한 학습을 할 수 없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기득권의 보호라는 고정사고를 유연하게 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과거 컴퓨터가 도입될 당시 학생들의 컴퓨터 교육은 민간이나 동료학습(P2P)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그런데 지금은 온라인에 의한 원격학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고 콘텐츠도 풍부하다.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이 학교 뿐이라는 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의 장을 지역사회, 산업계 등으로 ‘월경(越境)’해 교육팀(거버넌스)을 구축하면 교육효과는 크게 확장될 것이다.

 

블레츨리 파크와 문제해결능력

 

 

‘Achieve’는 전미주지사협회가 설립한 비영리교육단체인데, 2005년에 2년제 대학 및 종합대학의 교원 30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교원들의 대부분은 대학 신입생이 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이 어려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한다’(교 원의 70% 응답), ‘학생들의 분석능력이 없다’(교원의 66% 응 답), ‘학생에게 학습과 연구습관이 결여돼 있다’(교원의 65% 응답), ‘학생들의 쓰는 능력이 부족하다’(교원의 62% 응답), ‘학생들은 연구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교원의 59% 응 답), ‘학생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학습한 것을 응용하지 못한다’(교원의 55% 응답) 등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군 등 연합국이 독일군의 암호 ‘에니그마’(1918년 독일의 발명가 아르투어 세르비우스가 발명한 전기기계식 암호기계로 1925년에는 독일군이 정식으로 채용해 약 3만 대가 군용으로 사용됐다) 해독에 성공한 과정은 문제 해결의 가장 전형적인 예이다. 런던 근교의 블레츨리 파크(Bletchley Park)에 마련된 암호해독시설에는 수학자 및 암호학자 외에 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모였다. 엔지니어, 언어학자, 도덕철학자, 고전학자, 고대사학자, 크로스워드 퍼즐 달인 도 해독 작업에 포함됐다. 이렇게 모인 다양한 전문가로부터 나온 아이디어를 조합해 암호 ‘에니그마’는 해독이 됐다. 에 니그마 해독의 성과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군이 승리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며 지구상의 국가 대부분이 민주주의 국가를 이룰 수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각 대학마다 학문의 융합을 내세우고 ‘융합○○대학’, ‘융합△△학과’가 우후죽순처럼 생겨 마치 새로운 학문영역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하지만 20세기 중반에 고도의 학문 융합은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문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제를 잘 설정하는 능력은 논리적 사고력과 이를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들이 결합해 문제해결능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다.

 

가능성이 많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
 

OECD는 2003년 실시된 두 번째 ‘국제학업성취도평가 (PISA)’에서 교과횡단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41개국을 대상 으로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했다. 학생의 문제해결능력은 ‘제약 하에서 의사결정을 한다’, ‘특정의 상황을 위한 시스템을 평가하고 설계한다’, ‘일련의 증상에 의거해 기능하지 않는 장치 및 시스템 문제를 해결한다’는 세개의 분야였다. OECD 는 이 평가에서 얻은 성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OECD 가맹국의 15세 아이들의 약 5분의 1은 사려 깊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었다. 문제해결능력이 있는 학생들이다. 그들은 상황분석 및 의사결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문제와 복잡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문제에 내재 하는 근본적인 관계를 궁리하고 조직적으로 해결하고 작업내용을 체크하고 결과에 대해 의사소통할 수 있다. 참가국 중에는 3분의 1 이상의 학생이 문제해결능력이 높은 수준에 있는 국가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이 기본적 문제조차 해결 할 수 없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가 들어있는 단일 데이터밖에 다루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평가되는 국가도 있다.

 

 

OECD의 PISA 2015년에서는 PISA 2012에서 측정한 문제해결능력을 발전시킨 협동문제해결능력을 측정했다. PISA 2012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이란 ‘해결 방법을 바로 알지 못하는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인지적 프로세스에 관여하는 개인적 능력’으로 여기에는 ‘건설적이고 사려 깊은 시민으로서 개인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기꺼이 그러한 상황에 관여한 것’을 포함한다. 그런데 PISA 2015 의 협동문제해결능력은 ‘두 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솔루션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이해와 노력을 공유하고 해당 솔루션에 도달하기 위한 지식, 기술 및 노력을 모아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다.

 

왜 PISA는 최근에 협동문제해결능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 일까? 협동이란 복수의 에이전트 사이에서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에이전트란 참가자를 말하는데 전통적인 관점에서와 같이 인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도 미래사회에는 에이전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협동은 그룹의 멤버가 그 해결에 관한 공통이해를 구축해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경우에만 생긴다.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을 통해 공통기반을 만들어 감으로써 공통이해는 실현된다.
 

협동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개인의 인지 프로세스가 수반되고 인지 프로세스는 인지 스킬과 사회적 스킬 양자를 필요로 한다. 여기에는 각 개인의 문제해결 과정만이 아니라 협동하는 다른 참가자의 인지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도 있다. 협동의 이점은 문제해결에서 그룹의 산출이 개개 멤버로부터의 산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예언가나 문명을 연구하는 비평가들은 학교교육을 문제해결능력의 향상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가, 기업, 지식의 무한경쟁이 이뤄지는 글로벌사회에서의 글로벌 기업은 조각처럼 잘 빚어진 근육질의 보디빌더는 아닐 것이다. 좌뇌와 우뇌의 횡단사용능력을 가지 고 문제를 잘 해결하고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서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이 많은 곳이 변화의 중심이 된다. 이런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기업가정신을 겸비한다면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시장의 확장이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OECD의 2015년 조사에서는 협동문제해결의 주요능력을 ‘공통이해의 구축·유지’, ‘문제해결 에 대한 적절한 행동’, ‘팀 조직의 구축·유지’ 세 가지로 정의했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538점)는 싱가포르 (561점), 일본(552점), 홍콩(541점)에 이어 네 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문제해결능력과 잠재성의 우수성을 보니 미래가 더 밝게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는 기득권을 더 견고하게해 청소년들의 희망을 뺏는 기성세대가 적어지고 미래를 개척할 능력으로 꽉차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기성세대가 많아진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김상규

도호쿠대학 대학원(석사과정)에서 공공법 정책을, 와세다대학 대학원(박사과정)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저서로 『민족교육: 일본의 외국인 교육정책과 재일 한국인의 교육적 지위』(2017년), 교육의 대화(2017년)가 있으며, 재일본대한민국민단문화상(2011년)과 한국교육학회 운주논문상(2016년)을 수상했다.

 

 

※ 다음 호에서는 〈21세기의 능력(2) - 이노베이션, 비판적 사고, 끈기〉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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