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인 ‘20-50 클럽’ 7개국에 대한 세계경제포럼(WEF)의 노동시장 평가에서 10년 사이 한국은 대부분 노동시장 지표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WEF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보고서(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노동시장 지표들은 ‘여성 경제활동참가’를 제외하고 모두 10년 전부 다 순위가 하락해 ‘20-50 클럽’ 중 중위권이나 하위권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특히, 노사관계를 평가하는 ‘노사협력’ 순위가 하락(124위, ∇29위)한 나라는 ‘20-50 클럽’ 중 한국이 유일했고, 정리해고에 대한 사전고지 절차와 퇴직금을 평가하는 ‘정리해고 비용’은 7개국 중 가장 낮은 순위(114위, ∇6위)를 기록했다. 반면, ‘노사협력’의 경우 그동안 대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순위가 각각 33위, 12위 오르면서 한국보다 높아졌다. ‘정리해고 비용’도 한국은 2008년에도 ‘20-50 클럽’ 7개국 중 최하위였는데, 2018년에는 순위가 더 떨어져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유연한 고용·해고가 얼마나 허용되는지를 평가하는 ‘고용·해고 관행’에서 한국은 10년 전보다 42위 하락한 87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20-50 클럽’ 7개국의 모든 노동시장 평가 지표 중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한국보다 고용·해고가 경직적이었던 독일(130위→11위)과 영국(61위→6위)은 순위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임금이 중앙교섭과 개별기업 중 개별기업단위로 결정될수록 높게 평가하는 ‘임금 결정의 유연성’에서도 한국은 2008년에 비해 20위 하락한 63위를 기록하면서 ‘20-50 클럽’ 중 4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임금이 근로자의 생산성과 얼마나 상응하는지를 평가하는 ‘임금 및 생산성’은 한국이 2018년 16위로, 전체 140개국 중 상위권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10년 전보다는 2계단 밀리면서 ‘20-50 클럽’ 내 3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15~64세 임금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을 평가하는 ‘여성 경제활동참가’ 항목은 2008년보다 올라 52위를 기록했지만, 영국(17위), 프랑스(21위), 독일(29위), 미국(37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대부분 항목에서 하락한 모습을 보인 한국과 달리 영국은 모든 지표에서 순위가 오른 모습을 보였다. 한경연은 영국이 지속적으로 노사관계를 개선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대처 총리는 강성노조의 기득권을 완화하고 임금 유연성을 제고하면서 시장원리에 입각한 여건을 조성했고, 캐머런 총리는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마련하는 한편, 노조법 개정으로 무분별한 파업을 억제했다. 최근에는 호출형 근로와 파견근로, 우버(Uber) 기사로 대표되는 ‘긱 이코노미’의 출현 등으로 다양해진 근로형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면서 노동 유연성과 일자리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란 소속 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독립 노동자가 기업들과 필요에 따라 계약을 맺고 일하는 근로형태를 말한다.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나라 노동시장 지표에 대한 평가가 ‘20-50 클럽’ 중 중·하위권인 가운데, 특히 노사협력, 정리해고 비용은 최하위였다”면서 “영국은 해고지침 완화, 공공노조 파업요건 강화, 근로형태 다양화 대응 등으로 노동시장 지표가 모두 상승했는데, 우리나라도 노동 관련 법규와 제도를 꾸준히 개선해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지주회사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자회사를 보유하면서 계열 금융사를 활용한 시너지 창출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공정거래법에서 지분율 40% 미만의 비상장 기업의 자회사 보유와 지분율 5% 초과 비계열사 보유를 금지하고(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금융 지주회사의 일반 자회사 보유도 막고 있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2004년 5월 에어프랑스 그룹이 네덜란드 항공사 KLM그룹을 인수해 만들어진 지주회사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운영수입으로 세계 최대, 여객 운송 거리로는 세계 3위(유럽 1위)인 항공사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금융, 보험계열사를 보유해 항공 관련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산업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보유한 지주회사인 Investor AB는 스웨덴 최대 은행인 SEB(skandinaviska enskilda banken) 그룹과 사모펀드 EQT Firm을 자회사로 보유 중이다. 뿐만 아니라 Investor AB는 혈액투석기 시장 점유율 1위 회사 GAMBRO, 유압 볼트 압축기 등 기계 제조 기업 Atlas Copco 등 다양한 산업군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세븐앤아이홀딩스는 백화점, 슈퍼 등 다양한 산업군의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이지만, 금융 계열사인 세븐뱅크도 자회사(지주회사 지분 46.2%)로 갖고 있다. 세븐뱅크는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의 편의점에 ATM기를 설치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인프라 비용을 감축해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했다.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는 보유한 LVMH그룹은 1987년 루이비통과 모엣 헤네지의 합병으로 만들어진 지주회사로, LVMH가 보유한 자회사의 지분율은 3%에서 100%까지, 비계열사의 지분율은 25%에서 50%까지 다양하다. SICA de Bagnolet는 LVMH가 지배하고 있는 자회사임에도 불구하고, 3% 지분만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고, Ateliers AS는 에르메스(Hermes)의 자회사로, LVMH는 25%의 지분만 투자하고 있다. 프랑스에는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비계열사에 대한 지분율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이 약 17%의 지분을 소유한 미국의 보험 지주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는 건전지로 유명한 듀라셀을 인수한 바 있고, 에너지, 리테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자회사를 보유했다. 또한 버크셔 헤서웨이 투자 상위 10개 주식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81%를 차지하고 있으며, 웰스파고와 같은 금융사뿐 아니라 코카콜라 같은 식품, 애플과 같은 IT 등 다양한 산업군 주식도 갖고 있다. 한경연은 만약 이들 기업이 한국 기업이었다면 공정거래법 규제에 막혀 금융 자회사 보유를 통한 사업 시너지나 다양한 산업 분야에 대한 지분 투자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한 L지주의 경우 지주회사 금융사 규제로 인해 갖고 있던 카드사 등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현재 글로벌 경쟁사들이 활발한 기업 활동을 펼치고 있을 때 우리 기업들은 낡은 공정거래 규제로 인해 기존 사업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 지주회사 규제가 도입됐던 1999년의 경제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며 “현재 상황에 맞게 규제를 대폭 정비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M이코노미뉴스(前 MBC이코노미) 김소영 편집국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에스티아 웨딩컨벤션에서 열린 ‘한기범희망나눔 후원의 밤’ 행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나눔이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한기범 희망나눔은 한 해 동안 재능 나눔에 동참한 기부천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사랑과 희망, 용기를 꾸준히 실천해온 사람에게 시상했다. 김 편집국장은 지난 2012년 ‘한기범희망나눔’ 출범 시부터 언론분야 재능기부를 통해 훈훈한 나눔과 기부활동을 대한민국 전역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또 ‘타고난 적성찾기 국민실천본부’와 ‘KBS’가 공동주최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한 ‘2012년 도전, 타고난 적성찾기 T' 찾기 대회에서 입상한 우수적성스타 멘토 활동과 서울시 교육청 ‘서울교육멘트 교육기부단’ 등 재능을 통한 활발한 기부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도서지역 전남 진도군 조도초등학교 분교 및 본교 학생들을 여러 차례 서울로 초청해 도시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소영 편집국장은 “작은 노력이지만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나눔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오히려 내 자신이 더 용기를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재능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18일 일부 언론의청와대 특감반 '민간인 사찰' 의혹 제기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관련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특감반이 민간인인 시중 은행장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첫째,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감반원이 임의로 수집했다. 그나마 보고를 받은 반장이 감찰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해 바로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정치적 의도나, 정치적으로 이용할 목적이 개입하거나 작동한 적이 전혀 없다"며 "셋째, 정부 정책 반대 인사 등 특정인을 목표로 진행한 것도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 대변인은 특감반이 지난해 전직 고위 공직자들의 가상화폐 보유 정보를 수집해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왜곡이다. 반부패비서관실은 국가 사정 관련 정책 수립이 고유의 업무"라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가상화폐 대책을 세우던 2017년 12월로 돌아가 보자"라며 "당시 가상화폐는 이상과열로 투기적 양상이었고, 가상화폐가 각종 범죄수단으로 사용되어 다수의 피해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범여권의 일부 인사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가상화폐 거래에 관여한다는 보도가 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부패비서관실은 가상화폐 관련 불법행위를 단속해 국민 피해를 방지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과 행정요원들이 모두 협업해 관련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주요 인사들이 관련 단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공개적인 방법을 통해 알아봤다. 정당한 업무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꼭 필요한 조사였다"며 "가상화폐 대책 수립 과정에서 가상화폐 관련 기관에 대한 현황정리가 필수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범여권 일부 인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가 관련 기관의 단체장을 맡고 있는 경우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반부패비서관은 보도처럼 가상화폐 보유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를 받지도 않았다"며 "강제수사권이 없기에 가상화폐 보유는 알 방법도 없고, 정책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만들기 위해 그 업계의 기초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꼭 필요한 요건"이라며 "이것을 '민간인 사찰'이라고 하면 정부 내 이견을 지닌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정부 정책은 무엇으로 만들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엄청난 인력과 자금을 지닌 국정원을 깨끗이 놓아버린 정부"라며 "그래놓고 10명도 채 안 되는 특감반원들을 데리고 민간인 사찰을 한다는 게 납득이 되느냐. 상식으로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이학재 의원이 18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며 탈당 및 복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후 정보위원장직 반납을 요구하는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지난 2016년 12월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으로 창당된 바른미래당에서 현역 의원이 탈당하는 건 처음인 만큼, 이 의원의 이번행보가 바른미래당 연쇄 탈당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소비자물가지수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물가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품목에 대한 가중치가 개편됐다. 해외단체여행비, 커피 등은 가중치가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이 더 커지게 됐고, 휴대전화요금, 맥주 등은 반대로 줄어드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통계청은 이같은 내용의 ‘2017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460개 가격조사 품목에 소비자들의 소비구조 등을 고려한 가중치 적용으로 산출하는데, 이번 개편은 최근 변화한 소비구조를 반영하기 위해 가중치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17년으로 변경한 것이다. 다만, 가중치 개편의 기초자료가 되는 가계동향조사가 2017년에 분기 단위 가계수지(소득과 지출)조사에서 연간 단위 지출조사 중심으로 개편됨에 따라 시계열 안정을 위해 2017년과 2016년을 평균해 사용했다. 또한 일정기간 중에만 가격조사가 되는 계절 농수산물 등 계절품목의 가격지수 작성방식은 마지막 조사 가격과 다음 해 조사 시작 가격을 동일하게 보는 현행 이월방식에서 상위분류지수 물가 변동률을 실제 거래되는 품목으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지출목적별로 ▲주류·담배 ▲가정용품 ▲가사서비스 ▲보건 ▲교통 ▲오락·문화 ▲음식·숙박 ▲기타상품·서비스 등은 2015년에 비해 가중치가 증가했고, ▲식료품·비주류음료 ▲의류·신발 ▲주택·수도·전기·연료 ▲통신 ▲교육 부문은 감소했다. 품목성질별로는 2015년 대비 상품은 가중치가 448.1에서 448.5로 0.4 늘었고, 서비스는 551.9에서 551.5로 0.4 줄었다. 농축수산물은 77.9에서 77.1로 0.8, 전기·수도·가스는 44.4에서 38.3으로 6.1 감소했고, 공업제품은 325.8에서 333.1로 7.3 증가했다. 집세는 93.2에서 93.7로 0.5, 개인서비스는 313.6에서 315.3으로 1.7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145.1에서 142.5로 2.6 내렸다. 2015년 대비 가중치가 가장 크게 상승한 품목은 해외단체여행비로 3.8(10.0→13.8) 커졌다. 다음으로 커피 2.1(4.8→6.9), 휴대전화기 1.7(8.2→9.9), 대형 승용차 1.4(5.1→6.5), 다목적 승용차 1.4(8.9→10.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도시가스는 18.3에서 14.8로 3.5 줄어 가중치가 가장 크게 축소됐다. 휴대전화료는 38.3에서 36.1로 2.2 내렸고, 학교 급식비 –2.0(4.0→2.0), 전기료 –1.9(18.9→17.0), 맥주 –1.8(8.3→6.5) 감소했다. 한편, 통계청은 개편된 가중치를 적용해 기 공포된 2017년 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의 소비자물가지수를 소급해 공포했다.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로, 2015년 기준 가중치를 적용했을 때(1.6%)보다 0.1%p 낮아졌다.
한국 가수로서는 최초로 빌보드200 1위에 올랐고, 빌보드 HOT100 10위라는 최고 진입 순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10~2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유발하는 경제적 효과가 연평균 4.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1조4,200억원에 달했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은 ‘방탄소년단(BTS)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프로듀서 방시혁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들어낸 7인조(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보이 그룹으로, 2013년 6월 데뷔 이후 국내외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고,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팬덤을 보유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싸이(Psy) 이후 국내 가수로는 유일하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 AMA)에 초청돼 공연을 했고, ‘AMA Favorite Social Artist’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경연은 방탄소년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멤버들의 이야기와 청년층의 고민, 사회적 이슈 등을 가사로 담아 10~20대 팬들에게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앨범과 공연이 서사 구조가 담긴 시리즈로 구성돼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하는 한편, SNS, 영상콘텐츠 등을 통해 팬 및 콘텐츠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같은 활동을 통해 형성된 팬덤 ‘아미(ARMY)’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두터운 팬층이 이들의 흥행을 지원했다. 국내 방탄소년단 공식 팬카페 가입자 수는 2018년 12월 기준 120만명을 넘었고, 멤버들이 운영하는 트위터 팔로우 수는 1,730만명에 달한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로 그들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매출 및 영업이익, 수익성은 방탄소년단 활동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자산은 2015년 62억4,000만원에서 2017년 611억7,000만원으로 급증했고, 매출액은 같은 기간 122억7,000만원에서 924억원, 영업이익은 15억1,000억원에서 325억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12.3%에서 35.2%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국내외 음반 및 음원을 포함한 제품매출이 463억7,000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 924억원의 50.2%를 차지했고, 모든 부문에서 매출 규모가 전년대비 100% 이상 증가한 가운데, 출연료 수익과 광고모델 수익은 각각 375.9%, 327.4% 늘었다. 방탄소년단의 높은 인기는 그들의 소속사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수와 소비재수출액제고 효과 등 약 4조1,4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조4,2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소년단의 인지도가 1p 상승할 때 3개월 후 외국인 관광객 수는 0.45%p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고, 화장품 0.72%p, 음식류 0.45%p, 의복류 0.18%p 등 주요 소비자수출액이 증가했다. 방탄소년단 데뷔 이후 인지도 상승과 함께 증가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평균 79만6,000명인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들은 올 한 해 1인당 평균 1,043달러를 지출, 총 9,249억 달러를 소비했다. 이는 국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6%, 소비재수출액의 1.7% 수준이며, 생산 및 부가가치유발액은 한국 중견기업 평균 매출의 9~26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은 약 1,600억원이다. 현경연은 앞으로 5년간 방탄소년단이 2013~2018년간 인기 확대의 평균 수준을 유지하면 2023년(데뷔 후 10년)까지 총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약 41조8,6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약 14조3,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경연은 “문화적 현상을 모두 경제적 가치로 인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국내 문화의 해외 소비가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화 및 관광 상품의 경쟁력 제고와 연계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문화산업 전반으로 한류가 확산될 수 있는 산업생태계 조성 및 문화수출이 상품수출로 연결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산업의 선진화로 한류만의 차별화된 대외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하며 동시에 한류 콘텐츠의 보편성을 강화해 한류 현상의 글로벌 스탠다드화를 도모해야”하고 “한류 현상을 제조업 수출과 연계, 한국의 인지도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국내 기업 브랜드 및 제품을 세계에 지속적으로 전파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에 소개된 유명 명소들의 단순 홍보를 넘어 국내 우수 관광 자원의 발굴과 영상 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전략적 마케팅을 수립하고, 콘서트, 공연 등을 연계하는 ‘맞춤형 여행 패키지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요즘 일부 언론이 사회적 공기(社會的 公器)가 아닌 사회적 흉기(社會的 凶器)가 됐다”고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을 흔히들 사회적 공기라고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탄핵 때 무수히 쏟아낸 허위 과장 기사가 사회적 흉기가 되어 한국 사회 전체를 헤집어 놓고도 그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며 “여전히 가짜기사로 도배하고 있는 일부 언론을 보노라면 암담한 대한민국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TV홍카콜라는 사회적 흉기로 변한 일부 사이비 언론을 한국사회로부터 추방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가자”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 2019년은 올해보다 0.3%p 낮은 2.4%로 전망했다. 17일 한경연은 ‘KERI 경제 동향과 전망 : 2018년 4/4분기’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 극심한 내수(소비+투자) 부진과 수출증가세 둔화가 성장 흐름 약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적으로는 자산가격의 급락, 고용시장 악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노동시장 유연성 약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 등이, 대외적으로는 반도체 시장 위축으로 인한 단가 하락, 국제자본시장 불확실성 증대, 무역마찰 장기화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 가능성 등이 성장의 하방요인으로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한경연은 이미 둔화추세에 진입한 설비투자의 경우 기존 증설설비에 대한 조정, 성장둔화에 따른 설비증설 유인 부족,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상승 등으로 내년에는 둔화 폭이 –2.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억제정책과 SOC 예산 감축에 기인해 증가율이 –4.5%까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또 정부의 지속적인 소득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악화,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 고용 부진으로 인한 취업자 수 급감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올해보다 0.3%p 감소한 2.4%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역시 미국을 제외한 주요 수출상대국들의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반도체 단가의 하락세 등 교역조건 악화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5%와 비슷한 1.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인건비의 큰 폭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성장세 둔화로 인한 낮은 수요압력, 서비스 업황부진, 가계부채·고령화 등의 구조적 원인이 물가상승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주요 수출국 경기둔화와 교역조건 악화의 영향으로 상품수지의 흑자 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의 적자가 확대되고 이전소득 수지가 악화되면서 올해에 비해 42억달러 감소한 63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155원으로 올해 평균 1,089원에 비해 소폭 절하될 것으로 예측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필요한 경우 보완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오늘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와 민생을 되돌아보고, 내년도 경제정책방향과 목표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올해는 우리 정부가 '사람중심 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첫해였습니다.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임금과 가계소득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의료, 보육, 통신 등 가계 생계비는 줄이면서 기초연금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창업이 꾸준히 늘고, 벤처투자가 크게 증가하는 등 '혁신성장'을 위한 민간부문의 움직임도 시작됐습니다. 전기차·수소차와 재생에너지의 보급도 크게 증가해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희망도 커졌습니다. '공정경제'의 추진으로 불공정거래 관행이 많이 개선되고,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문제도 거의 해소됐습니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거시 경제에서도 수출규모와 국민소득, 재정건전성 등 여러 지표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들을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려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산업측면에서는 자동차, 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신산업과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산업정책이 필요합니다.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기 위해 규제혁신과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이고, 동시에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정책의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2019년도 예산이 확정되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인 470조원 수준입니다. 우리 정부의 의지가 온전히 실린 첫 번째 예산으로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라는 국정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산업예산을 가장 크게 늘려 경제 활력 제고에 중점을 두고, 민생, 복지, 삶의 질 향상과 같은 포용적 예산을 확대했습니다. 내년에는 우리 정부의 경제성과를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합니다. 경제를 5년의 임기 동안 획기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국민들께 드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투자를 확대하고, 새로운 사업기회가 많아져 창업 붐이 일어나야 합니다. 소비 확대를 통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영여건도 개선시켜야 합니다. 정부는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 나서서 기업 투자의 걸림돌을 해소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포괄적인 규제혁신뿐만 아니라 투자 건별, 제품별 투자 애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혁신창업 펀드를 통해 신산업과 신시장 개척을 위한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역대 최고수준인 20조원의 R&D 예산을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데 중점 투자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와 공공부문이 신산업·신제품을 우선 구매해 초기 시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생활 안정과 안전,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해 포용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임차권 보호 등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차질 없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어르신, 장애인, 여성에 대해 맞춤형 일자리 지원이 필요합니다. 일자리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는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의 KTX 사고와 열송수관 사고, 특히 하청업체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일으킨 태안 화력발전소의 사고는 공기업의 운영이 효율보다 공공성과 안전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경각심을 다시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특히 위험, 안전 분야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주거·의료 투자 확대, 생활 SOC 확충, 핵심 생계비 완화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핵심 사업입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감수성 있게 대응해주기 바랍니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보완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주기 바랍니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사회적 타협, 산업혁신, 포용정책의 4대 부문, 16대 중점과제를 선정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최소한 16대 중점과제는 반드시 결실을 보겠다는 각오로 경제팀이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우리는 지금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추진과정에서 의구심과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결실을 본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바뀌어도 포용의 가치는 바꿀 수 없는 핵심 목표입니다.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에 대한 확신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반드시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해야만 할 일입니다. 우리가 신념을 갖고 추진해야 국민들의 걱정도 줄어들 것입니다. 오늘 2019년 경제정책방향이 국민들께 희망이 되길 기대합니다.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올해는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출간 된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신영복 선생은 지난 2016년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글을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책이 처음으로 출간된 것은 1988년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1969년 1월부터 1988년 5월까지 감옥 속에서 쓰였다. 책 한 권이 품고 있는 시간은 50년이 되는 셈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고전(古典)이라 해 도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오랜 세월 동안 독자들이 사랑하고 읽었다 해서 곧바로 고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30년이라는 시간 속에 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통찰과 울림을 준다. 지난 11월1일에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30주년을 맞아 기념 심포지엄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신영복 선생의 글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선생의 글이 뿜어내는 묵 향(墨香) 속에서 ‘새로운 고전’으로써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대를 관통하는 고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고전’(古典)의 의미를 “오랫 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도 고전이라 부를 만하다. 30년 동안 세대를 뛰어 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우리 문학의 대표적인 수필집으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라는 질문이 남는다. 신영복 선생이 20년 동안 영어(囹圄)의 몸으로 써나간 글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기에 그토록 독자들을 매료시켜왔을까. 지난 11월1일 열린 출간 30주년 심포지엄에서 오길영 충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는 “모든 독서는 읽는 이의 조건을 반영한다”는 말로 이를 정리했다. 오 교수는 “30년 전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주의 깊게 읽었던 구절과 그만큼의 시간이 흐른 지금, 마음에 반향을 일으키는 구절이 조금 다르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고전의 힘’이라는 것이다. 30년 전 청년 시절 읽었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글 쓰는 ‘청년’ 신영복과 자신을 동일시했지만, 지금은 청년 신영복이 엽서를 보낸 부모의 시각에서 글을 보게 된다. 오 교수는 “좋은 작품은 그 작품을 읽는 독자의 조건에 각기 울림을 준다”며 “고전 은 20대에게는 거기에 맞는, 40대에게는 또 그 나이에 맞는, 60대에게도 거기에 맞는 무엇인가를 매번 새롭게 던져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바로 그런 책”이 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대부분 ‘베스트셀러’는 출간된지 1년이 지나면 잊히지만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책이 바로 좋은 책”이라며 “30년이 지나도 그 울림을 간직하는 책은 ‘고전’이 라 불릴만하다. 신영복 선생의 책은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했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학과 교수는 좀 더 구체적으로 독자들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받아들이는지를 살폈다. 천 교수는 신영복 선생이 연루됐던 통일혁명당 사건과 같은 차가운 이미지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속 따뜻한 이야기를 어떻게 함께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후자가 북한과 직접 연계된 좌익조직 사건의 연루자라는 것을 희석 또는 부각하고 ‘인간’이나 성찰을 더 느끼게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88년 책의 초판이 나왔을 때 당시 선생의 글을 실었던 ‘평화신문’ 편집자는 초판 서문에 독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움 속에서 나오는 평화의 메시지”로 신영복 선생의 글을 읽었으며 “신문에 실린 편지를 읽고 울었다는 사람도 있고, 온몸으로 쓰는 글이기 때문에 심금에 와 닿는다고 하는 사람도, 신 선생을 위해 기도한다는 사람도, 주소를 묻는 사람도 있었다”고 적고 있다. 천 교수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대중적인 스테디셀러가 되는 데에 이와 같은 비극에 대한 최초의 충격과 감동이 아닌 다른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하고, 또 그 요인들은 미묘하 게 갱신돼 왔을 것”이라고 했다. 천 교수는 또 2000년대 초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은 독자들이 인터넷 서점에 올린 독후감(리뷰) 일부를 소개했다. 1) 얼마 전 헤어진 여자 친구를 만났다. 아주 우연히 말이다. 그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오빠, 얼굴이 참 좋아 보이네 요. 안정돼 보이구요’ 언제나 강해 보이려고,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인위적인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던 나로서는 의아한 말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 나의 얼굴이 좋아 보일까. 그건 바로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있 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 나는 이 책을 읽으면 서 때로는 찡한 감동을 때로는 알 수 없는 기쁨에 미소를 짓 곤 했다. 그리고 마음의 안정됨을 느꼈고, 살아있음의 행복 을 느끼곤 했다. 무기수로서 감옥에서 20년을 생활하신 신영복 선생님의 피로 씻어낸 듯한 엽서 글들... 너무도 진실된 글 이기에 마치 맑은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과 같은 글이었다. (2001.2.10) 2) 고등학교 때 읽다가 만 책으로, 얼마 전 어떤 수녀님이 서 른이 가까워오면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한꺼번에 말고 하루에 하나씩만 읽고 그것에 대해 하루 종일 생각해 보라고 하셨어요. 고등학교 때는 나와 상관없는 수인의 삶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주옥같은 글 들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요즘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아껴서 읽고 성경책처럼 하루 종일 내용에 대해 묵상을 한답니다. (2002.4.28) 천 교수는 이런 일반 독자들의 독후감들을 통해 “가족이나 관계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비정치적이지만 다분히 보편 적인 ‘삶의 지혜’로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는다”고 했다. 혁명적 글쓰기로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문학평론가 김명인 인하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을 자기 감열의 산물이라고 했다. 이는 교도소 감시자의 검열 때문에 어조를 낮춘 ‘강제된 낮은 언어’가 아닌 ‘의도적인 낮은 언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신영복 선생 이 감옥에서 얻은 가장 값진 경험 중에 하나는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정치적 글쓰기로는 냉전 문화가 지배적인 한국사회에서 진정한 혁명적인 이야기나 사상을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는 한국 사회를 바꾸는 운동은 실패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분이 경험했던 가장 큰 교훈”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교훈 때문에 다시는 통혁당 조직원으로서의 글쓰기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만약 안 그랬다면 이분은 출소한 다음 민주화된 국면에서 정치경 제학자로서 정치 평론을 하거나 정치를 하셨을 분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낮은 어조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갔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금지된 것이고, 그렇지만 동시에 그 금지된 것은 또 사실은 우리 시대 모든 사람들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라며 “이것들을 정치적 프로파 간다로 말해버리면 문화적 장애, 정서적 장애, 정치적 장애, 사법적 장애에 부딪친다. 신영복 선생은 그렇게 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신영복 선생은 대신 굉장히 우회적으로, 힘들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작업을 했다”며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훨씬 더 쉽고 간단하게, 전부 일상의 언어, 낮은 목소리로 삶의 영역으로 치환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영복 선생의 존재론적 세계관에서 관계론적 세계관으로, ‘화동(和同)의 세계’ 등은 따지고 보면 전부 혁명사상이다”라며 “결국 여기 신영복 선생 글을 즐겨 읽는 사람들은 모두 잠재적인 혁명가들”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치 넓은 수조에 잉크 방울 하나 떨어뜨려서 천천히 퍼지는 것처럼 작업 하는 사람은 신영복 선생 밖에 없다”며 “신영복 선생은 자기 인생 전체를 통틀어서 고난을 통해 사유와 삶을 일치시켰다” 고 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보이는 ‘따뜻한 가부장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면서 독자들 의 공감을 이끌어냈지만 ‘젠더적인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작가 은유는 “저 스스로도 좋은 엄마가 돼야 한다는 끝없는 강박, 좋은 엄마는 아이한테 짜증을 내면 안 되고, 어떤 힘든 일도 참아야 된다는 모성 신화를 스스로 내면화해왔다”며 “이것이 어디서 왔는가 생각했을 때, 제가 남성 작가들이 쓴 책을 너무 많이 읽은 탓이 라고 생각했다. 그 중에서 신영복 선생의 책도 있었다”고 말했다. 은유 작가는 “가부장적 멘탈리티를 계속 재생산하는 장치로 한국문학이 많이 작동했다는 연구도 있다”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보면 (선생의) 동생이 배우자감을 고르고 결혼한다고 할 때 ‘착한 아내, 고운 며느리, 친절한 엄마, 인자한 시어머니, 자비로운 할머니 등 긍정적 미래로 열려있 는 여자인가. 현재 속에 닫혀있는 여자인가를 살펴야 한다’고 충고한다. 1975년에 쓴 글인데 여성을 모두 역할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이 본래적 자아를 찾는다는 생각까지는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은유 작가는 “계수님한테 쓴 편지에서는 ‘일을 갖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며 “가정에서도 물론 가사라는 이름의 상당한 일거리가 없지 않지만 그것은 대부분 미화된 소비행위일 뿐이다. 능력과 가치를 창조하는 생산 그 자체와는 구별된다고 믿는다. 얼마 전에 읽어본 ‘여성해방의 이론과 실천’을 추천한다고 적고 있다”고 했다. 은유 작가는 “또 신영복 선생과 동질감을 느낀 것은 날씨가 화창하면 주부의 감각은 ‘오늘 빨래 잘 마르겠다’고 생각하는데 신영복 선생의 글에도 ‘오늘은 빨래가 잘 마르는 날씨’ 라는 표현이 나온다”며 “이런 면은 감옥에서 (신영복 선생이) 하나의 살림을 영위하는 주체로 생활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언어다. 보통 계수에게 편지 쓰는 남자도 없지만 날씨가 좋을 때 ‘빨래 잘 마르는 날씨’라고 말하는 남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은유 작가는 “요즘 페미니즘 시대의 관점에서 봤을 때 신영복 선생의 문체는 따뜻한 가부장의 문체가 아닌가 한 다”고 했다. 더불어 사는 세상 알려진 것처럼 신영복 선생은 현역 장교 신분으로 육군사관 학교와 숙명여대 등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 1968년 ‘통일혁 명당 사건’으로 기나긴 수형 생활을 시작한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20년 동안 감옥에서 만난 수많은 재소자들을 통해 젊은 지식인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편지라는 형식 속에서 담담히 적은 글이다. 일례로 신영복 선생은 1985년 8월 계수에게 보내는 글에서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 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 다”라고 했다. 신영복 선생의 ‘관계’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 는 대목이다. 신영복 선생은 밑바닥 삶을 재소자들과 직접 체험하면서 다시는 겪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진실을 자신의 몸과 일상생활에 새겼던 것이다. 신영복 선생의 사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감명 받은 많은 사람들이 2016년 선생의 뜻과 삶의 자세를 이어가기 위해 ‘더불어숲’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 서 “양심을 기반으로 한 만남과 소통의 자세를 통해 우리 사 회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가고자 한다”며 “마을공동체와 협동조합, 시민운동의 각 영역에서 관계론적 인식을 통해 더 넓고 풍성한 관계의 망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감옥 으로부터의 사색’은 우리시대의 새로운 ‘고전’으로서 제 역할 을 계속 해 나가고 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8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중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고 김용균 씨(24)를 애도하며 “노동 존중, 생명 중시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16일 이 지사는 자신의 SNS에 고 김용균 씨 유품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리고 “고인의 참혹하고 억울한 죽음 앞에서 다시 다짐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지사는 “스물네 살 비정규직 노동자가 참혹하게 죽은 작업장은 지옥이었다. 9년간 44건의 산재사고가 있었다. 41건이 하청 노동자였다”면서 “조금만 신경썼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기에 더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혼자가 아니라 둘이었다면, 손전등이라도 있었다면 몇 단 전 그의 호소에 귀 기울였다면 이런 비극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 이상 누군가의 돈벌이를 위해 누군가 죽어가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돈 때문에 죽음을 부르는 위험의 외주화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돈벌이보다 사람이 우선인, 인권이 인정되는 상식적인 세상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게 우리가 촛불을 들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지사가 글과 함께 올린 고 김용균 씨의 유품 사진에는 그의 작업복과 세면도구, 컵라면 3개와 과자 하나 등이 있었다. 생전 그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이 지사는 “수시로 작업 지시가 내려와 식사시간이 없었고, 그래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