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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안덕균 칼럼] 성형외과와 사진

올 해 5학년 하고도 두 해를 넘긴 아내를 위해 보톡스와 레스틸렌 시술을 해주었다. 아내는 나름 ‘동안’이라 우겨도 필자가 보기에는 눈썹과 눈꼬리 부분이 많이 쳐졌고, 미간 주름과 팔자 주름도 세월의 흔적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말로는 ‘때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거울까지 손에 쥔 아내는 ‘여기’ ‘조기’ 가리키면서 또 ‘요기’가 빠졌다고 ‘지시’까지 했다. 아내의 젊음 되찾기 시술을 끝내고 나니 아내의 그 동안의 노고에 나름 고마움을 표시한 것 같아 필자의 마음이 흐뭇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성형외과 전문의가 된지 1/4세기가 된 필자가 중대한 ‘실수’를 한 것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 후 시술한지 3주를 넘긴 아내의 얼굴을 보니 이전보다 전체적으로 많이 젊어 보여 은근히 ‘공치사’를 했더니 아내가 자기는 원래 동안이라 별로 효과가 없다며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기가 막히면서 약간은 서운한 마음까지 들어 친구들한테 물어보라 했더니 수술한 것도 아닌데 ‘성형 시술’한 것을 일부러 알리기 싫다고 하였다. 그때야 비로소 시술의 절대 과정인 시술 전 임상사진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내를 환자로 대하지 않고 ‘보은의 감정’으로만 대한 것이 필자의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이다.

의무 기록지 (chart)를 정확히 기재하는 일은 환자 진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성형외과에서는 의무 기록지에 글이나 그림으로써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는 신체 변형과 피부 변화를 상세히 묘사해 두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임상 분야보다도 사진을 찍어 두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성형외과학 교과서와 논문에는 다른 분야에서 보다 많은 사진들이 실려있다. 임상 사진은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로 나눌 수 있는데 수술 전 사진은 환자와 수술에 관한 것을 상의할 때 환자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환자가 바라는 것이 수술로써 가능한 것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수술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환자를 단계적으로 수술 할 경우에는 임상사진이 더욱 중요한 가치를 발휘한다.

수술 전 사진은 시행하려는 일종의 모의 수술의 모형으로도 사용될 수 있으며, 처음 진찰 할 때 파악하지 못했던 것을 드러내기도 하여 수술 계획의 세부적인 오류를 수정해 주기도 한다. 수술 후 사진은 수술 전 사진과 비교해서 수술이 잘 되었는지를 평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임상 사진은 수술 전 상태와 수술 후 결과를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 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기록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그리고 일관성 있게 찍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의 자세를 똑같이 해서 찍어야 하며, 재현성 있게 동일한 카메라, 렌즈, 렌즈 setting, 조명 그리고 배경을 사용해야 한다.

요즘은 성형외과 선택시 환자들이 홍보용으로 제시한 임상 전 후 사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장을 하지 않은 수술 전 상태와 화장을 한 수술 후의 상태를 사진으로 비교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화장의 연출은 수술 후의 결과를 미적으로 과장되게 미화시켜 보이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임상사진은 환자를 직접 관찰해서 얻은 사실 그대로의 자료이며, 증거이며, 기록이며 역사 그 자체이다. 때문에 심전도나 혈액검사나 엑스레이 사진만큼이나 수술의 절대적인 중요한 과정이다.

수술실에서 수술칼이 집도자의 마음과 손의 도구(instrument)이 듯이 수술실과 진료실에서의 카메라는 의사의 관찰력과 기억력의 도구라 볼 수 있다. 이렇듯 중요한 임상사진 과정을 빠뜨린 필자는 스스로의 과오를 탓하며 아내의 변신을 마음 속으로만 기뻐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밖에 없었다.



글 / 안덕균 의학박사 | <안덕균성형외과> 원장

<MBC 이코노미 매거진 3월호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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