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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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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노벨상의 조건

한국식 정답 맞추기 교육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한국의 후진적인 연구 환경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를 멀리하는 사회적 분위기
현대국가가 지식 국가인지조차 모르는 정치인들의 문제
의대생도 수익성 높은 전공에 몰리면서 연구자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 의료계

 

 

2025년 노벨상 발표 후 미디어나 교육자 등이 분석한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받기 어려운 이유이다.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무수한 분석과 자성, 그리고 기대가 있었다. 우리나라 과학 연구가 한층 발전하고 그 성과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도록 자극하는 촉진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벨상’의 의미와 가치

 

2025년 노벨상 과학 부문 수상자에는 미국인 6명과 일본인 2명이 들어있다. 미국인 6명 중 3명은 이민자이며 그중 한 명은 10대 때 영어를 잘 못하는 상태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이다. 일본은 올해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하여 21세기에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21명 배출하였다. 21세기 노벨상 수상자 수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매년 1명 정도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셈이다.

 

21세기의 시작을 1년여 남짓 남겨둔 1999년 10월에 우리나라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전국의 20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전화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21세기에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55%였으며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응답자도 40%로 적지 않았다.

 

학력이 높을수록 21세기에는 노벨상이 ‘남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의 45%는 노벨상 수상 시기가 2010년 이전이 될 것이라고 보았으며,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조사 이듬해에 노벨평화상을 수상자가 나왔고 지난해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결과적으로 노벨상은 받았으나 기대한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은 받지 못했다.

 

노벨상은 스웨덴 출신의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의 유언에 따라 생긴 상이며, 자연과학 3개 분야인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과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을 합쳐 6개 부문이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평화상은 노르웨이에서 결정하며, 경제학상은 노벨의 이름을 딴 상이지만 스웨덴 국립은행이 만들었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막대한 부를 이룬 과학자이자 발명가이다. 그가 발명한 기술이 전쟁의 시대에 인간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병기로 사용되었으므로 신문에서는 노벨을 ‘죽음의 상인’이라고 비난했다. 노벨은 이러한 상황을 고통스러워하며 유언으로 ‘나의 재산을 사용하여 인류에게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준 사람들에게 시상’하도록 하여 1901년에 노벨상이 탄생하였다.

 

 

노벨상의 자연과학 분야는 과학과 기술로 구분된다. 과학은 우주 및 생명의 진리를 찾는 과학적인 탐구로 지금은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라도 사람들의 인생관 및 세계관을 크게 변화시키는 ‘인류에 대한 공헌’이다. 그리고 기술은 새로운 제품 및 기술로 사람들의 생활을 크게 변화하게 하는 ‘기술의 혁신’이다.

 

노벨상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배우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축복이다.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발견이나 활동을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상이며 ‘학문 최고 정점의 상’이다. ‘자신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하여 무엇인가를 한 사람’, ‘인류의 행복과 미래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의 가치는 개인이 아니라 사회와 인류, 지구의 이익이라는 공리주의적 가치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필요조건

 

해외 여러 언론에서도 일본이 노벨상을 받은 이유 등을 분석하여 보도하고 있다. 일본의 국민 잡지로 평가받는 『文藝春秋』 11월호에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노요리 료지(2001년 노벨화학상), 요시노 아키라(2019년에 노벨화학상), 가지타 다카아키(2015년 노벨물리학상) 세 명의 대담이 ‘노벨상 수상자들의 긴급회의’(이하 “노벨상 수상자 대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아래 내용은 해외 언론의 분석과 노벨상 수상자 대담, 일본의 제도 연구 등을 토대로 정리한 일본이 노벨상 수상자를 꾸준히 내는 이유이다.

 

―탄탄한 기초 교육―

 

노벨상은 천재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토양에서 자연스럽게 피는 꽃과 같다. 일본은 탄탄한 기초 교육과 전국 어디서도 균일․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본의 교육 조건은 ‘표준화의 시대’인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제도화되었다. 그래서 이 시기를 ‘교육의 기회균등’ 시대라고도 한다. 일본의 기초 교육은 수준이 높고 엘리트 교육과 일반 교육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으므로 학교 간의 학업성취 격차가 크지 않다.

 

뉴밀레니엄을 한 해 앞둔 2000년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의무교육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일본 학생들은 줄곧 최상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균등·균질의 교육과 관계가 깊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가 명문대학에 합격률이 높은 유명 사립고등학교 출신보다 공립고등학교 졸업자가 많은 이유도 일본의 교육제도와 관계가 깊다. 대학합격이라는 성과에 목표를 두는 사립고등학교보다 기초 교육에 충실하면서 방과 후 운동부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공립고등학교 교육이 결과적으로 더 우수함을 입증하고 있다.

 

일본의 독서문화도 연구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일본은 2001년에 「아동의 독서 활동 추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도서관이 지역에 널리 분포해 있으며 1인당 연간 독서량은 십수 권이다.

 

문부과학성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1개월 독서 책 수는 소학생 1.6권, 중학생 5.3권, 고등학생 12.7권이다. 독서는 자기 이해력, 비판적 사고력, 주체적 행동력 등의 능력을 증진한다. 전자매체보다 종이책이 효과가 크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를 통해 교과서 지식뿐만 아니라 학제적 관심이 길러진다. 과학 또한 결코 높은 곳에 있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 있으므로 탄탄한 기초 교육과 누적된 독서는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가기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저력이 된다.

 

―안정된 연구 환경―

 

과학 분야의 획기적인 성과에는 인내심 있는 고독이 필요하다. 만약 연구자가 생계를 걱정한다면 수십 년에 걸친 실험에 안심하고 몰두하기 어렵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연구자를 꿈꾼다면 경제적 제약 때문에 박사과정에 진학하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일본 학술진흥회의 ‘특별연구원 제도’, ‘과학연구비 조성사업’, 문부과학성의 ‘차세대연구자 도전적 연구프로그램’, ‘일본학생지원기구 장학금’, ‘무이자 장학금 사업’ 등 연구비와 장학금 제도가 충실하고 수업료 감면도 이루어진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티칭 어시스턴트(TA), 리서치 어시스턴트(RA) 등에 참가하여 급여도 받을 수 있다. 대학 연구실이 받아주며 기업의 연구개발 부서의 진입 기회도 많다. 일본 사회는 연구자에 대한 존경이 연예계 스타나 거대 자본가보다 뒤지지 않는다. 연구는 품격 있는 활동이며 연구자는 존경받는 직업이다. 석사과정이라도 독창성이고 도전적이라고 인정받으면 연구 활동에 충분한 연구비를 장기간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차세대 연구자들의 처우와 연구 환경이다. 일본의 차세대 연구자들은 공적 재정으로 설계된 연구비를 받을 기회도 많고 연구비 규모도 후하고 연구비 사용에 있어 간섭도 적은 편이다.

 

201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학 탁월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대담에서 “유감스럽게도 최근 20여 년간 일본은 독창적인 연구를 중시하는 것과는 역행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가장 영향을 받은 것은 20, 30대의 젊은 연구자로 안정적인 자리가 크게 줄고 임기제만 많아져, 임기 중에 새로운 성과를 계속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질보다 양을 요구하는 것 같은 인상도 있다.

 

결과적으로 젊은 연구자는 다음의 자리를 찾아 지원 서류를 계속 제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이다. 말하자면 기간제 고용의 비정규 ‘연구노동자’로 일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대단한 재능이 있더라도 40세에 비정규 고용이면 의욕이 꺾어져 버린다”라고 미래의 노벨상 세대인 젊은 연구자의 연구 활동을 걱정하고 있다.

 

―겸손과 인내의 문화―

 

일본은 겸손과 인내를 중시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이 기질은 연구에도 깊이 스며들어 있다. 외부 사람들의 눈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과학의 정점에 선 거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많은 수상자는 ‘나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두 사람도 자신의 성과를 우연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이는 위선이 아니라 일본 문화에 뿌리내린 마음가짐이다. 이러한 태도는 과학 연구에 매우 유리하다. 몇 번 실패해도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성과가 아무리 빛나도 스스로를 신격화하지 않는다.

 

또 일본 사회는 개인의 영웅주의보다 팀워크를 매우 중시한다. 일본의 많은 노벨상급 성과는 학제적이며 기관을 넘나드는 협력에서 탄생했다. 과도한 개인주의로 인한 충돌이 없기에 과학자들은 협력 속에서 인내를 유지하며 성과를 차근차근 다듬을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도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하며, “다양한 문

 

화 배경을 가진 자 없이는 내일의 과학기술 입국은 있을 수 없다”라는 얘기하고 있다. 일본인 학생들의 해외 유학, 외국인 유학생 유치, 두뇌 순환을 통한 연구자와 조직의 폐쇄성 탈피 등이 불가결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

 

―과학과 산업의 협업―

 

일본 노벨상 수상자의 상당수는 연구의 출발점을 기업의 연구개발 부서에 둔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어 시라카와 히데키(2000년 노벨화학상)는 전도성 플라스틱 연구를 공장이라는 환경 속에서 완성했다. 2002년에는 대학교수의 영역으로만 여겼던 노벨화학상을 민간연구소 연구원인 다나카 고이치가 수상하였다. 도시바, 히타치, 파나소닉 등 많은 기업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자사 연구소를 설립하고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으며 과학자가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일본 연구자들은 대학 연구실과 기업 연구소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201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요시노 아키라도 석사학위를 받고 민간기업의 연구자 경험이 있다. 일본에서는 과학과 산업이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여 과학 연구의 성과가 응용되고 실용화되기 쉽다. 일본에서는 교육이 젊은이들에게 탐구할 용기를 주고, 사회는 연구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며, 문화는 연구자의 인내와 겸손함을 길러주고, 기업과 일반 시민은 그들을 지원하고 존중한다. 이들이 최고 수준의 과학자를 계속 배출하게 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 연구개발비 규모 ‘세계 2위’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환경도 다른 국가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R&D 예산의 GDP 비율은 OECD 국가에서 이스라엘(6.3%) 다음으로 높은 5.0%이며, 스웨덴(3.6%), 미국(3.4%), 일본(3.4%), 스위스(3.2%), 독일(3.1%), 영국(2.7%), 프랑스(2.2%) 등 노벨상을 다수 수상한 국가들보다 높다. R&D 예산은 1,341억 2,810만 달러(2023년)로 OECD 국가에서 네 번째로 많이 지출하고 있다. 미국 R&D 예산의 16% 수준이지만 이번에 과학 분야 노벨상을 2개나 받은 일본의 69% 수준이다. GDP 규모로 보면 막대한 금액이다.

 

『2024 과학기술연감』에 의하면 2023년 연구원 수는 2016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였다. 인구 천 명당 연구원 수는 9.5명으로 미국(4.0명), 일본(5.6명), 독일(5.8명), 프랑스(5.0명), 영국(4.5명), 중국(1.9명)보다 월등히 높다. 인구 만 명당 과학기술 논문 수도 14.6편으로 영국을 제외하고는 비교 국가 중 단연 많다.

 

그러나 연구비와 연구원 수, 논문 생산량 등 양적 지표가 많다고 연구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많은 연구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연구의 질이라고 할 수 있는 논문의 피인용 등의 지표가 낮은 것과 같다. 또 연구비가 어떻게 배분되고 쓰여지는지, 연구비 집행에 있어 연구자의 윤리의식은 높은지, 연구자의 신분이 안정되어 있는지, 연구자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지 등의 연구 환경도 중요하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Nature』가 한국은 과학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적은 ‘연구 가성비가 낮은 나라’라고 평가한 것을 곱씹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노요리 료지 나고야대학 특별교수는 최근 일본의 대학에서 기초연구가 부진한 원인의 하나로 교육·연구에 대한 공적 재정 지출의 부족을 들었다. 그리고 특정 대학이나 인지도가 있는 연구자의 연구비 독식 문제도 지적하였다.


“국가가 ‘선택과 집중’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연구 자금의 분배가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예를 들면 과학연구비조성사업은 문부과학성 소관인 일본학술진흥회가 교부하는 연구조성금으로 대학 및 연구기관, 기업의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신청하여 장래성이 있는 테마에 지급

하여야 할 자금이다. 이 채택률은 3할 이하이며, 총액의 77%가 20%의 연구자에게 집중되고, 약 90%를 십수 개의 국립 및 사립의 유명 대학이 받는다.

 

연구 자금의 신청 과제 평가는 ‘미래나 불가능에 대한 도전’을 평가해야 하지만 안이한 성과주의로 흘러 신청자의 과거 업적, 논문지표에 편중된다. 그 결과 기존 분야의 특정 개인에 의한 ‘승자 독식’ 경향이 현저하다”라고 하고 “승자 독식이 창조성을 뺏는다”라고 지적했다.

 

◇ 노벨상의 여정―‘運․鈍․根’

 

노벨상 수상에는 연구비, 연구 환경 등 외적 요인 외에 연구자의 개인적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적 능력이 우수하여 천재성이 있다고 꼭 노벨상은 받는 것은 아니다. 인내와 성취동기, 도전 정신,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회복력 등이 더 중요하다.

 

2025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사카구치 시몬 교토대 특임교수는 자신의 노벨상 수상을 ‘運․鈍․根’ 세 단어로 표현했다. 자신의 논문이 평가받지 못할 때, 연구 자‘세계를 위하여 무엇인가를 한 사람’, ‘인류의 행복과 미래에 공헌한 사람’금이 부족할 때 그가 소중하게 간직한 단어는 ‘運․鈍․根’였다. ‘運’은 행운에 둘러싸이는 것이며, ‘鈍’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둔감함이다.

 

그리고 ‘根’은 집념의 정신으로 계속하는 것이다. ‘무디고 근성이 있으면 운이 따른다’라는 의미이다. 그는 말한다. “소리를 잘 차단하여 집중해야 하는 때도 있고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어떻든 간에 근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 가운데 즐거움도 있습니다. 운도 따릅니다. 이번처럼요.”

 

일본은 메이지 시대부터 대학 제도와 연구소 정비를 추진하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일관하여 기초연구에 투자하였다. 우리나라의 대학 제도는 1950년대에 접어들어 체계를 갖추었으며 과학기술정책을 국가전략으로 본격 추진한 것이 1980년대 이후이므로 일본과는 수십 년 차이가 있다. 노벨상을 받는 데에 필요한 연구 기간이 30년 정도로 연구 성과가 표면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지금까지는 수십 년의 차이를 뛰어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치자.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 아이들의 으뜸 희망은 과학자였다. 아이들은 동적이며 모험심 강하고 낙관적이었고 배려심도 높았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기대해도 될 정도로 현재의 고통을 참아가는 인내심과 회복력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의 미래관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도전적인 직업보다는 안정적이고 돈 잘 버는 직업이 우선순위가 되어 있다. ‘세계를 위하여 무엇인가를 한 사람’, ‘인류의 행복과 미래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노벨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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