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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커피사랑과 마진율 사이의 불편한 상관관계


국민 82%가 매일 커피를 마시며, 한 해 동안 성인 한 사람이 312잔의 커피를 마신다. 관세청에서 세전 123원이라는 커피 원가를 공개했을 때 소비자들은 그 동안 마셔왔던 커피 가격이 원가의 35배에 달한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여전히 5000원짜리 점심식사 이후 5000원짜리 커피를 사 마시는데 기꺼이 주머니를 연다. 도가 지나친 커피 사랑에 편승해 800원짜리 와플이 덩달아 5700원에 팔리는 와중에도 소비자들의 손에는 커피가 주박처럼 달라붙어 있다. 대한민국의 각별한 커피사랑과 마진율 그 불편한 관계에 대하여 심층취재 하였다.

국민 10명 중 8명(82%)이 매일 커피를 즐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출근길에서부터 직장인들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가 들려져 있는 것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커피의 진면목이 발휘되는 업무시작 직전 책상 위에는 어김없이 커피 잔이 올려 있는 것은 오피스의 흔한 풍경이다. 틈틈이 가볍게 마시는 커피부터 시작해 회의시간, 점심식사 때마다 커피가 손에 들려져 있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 

커피에 대한 사랑은 직장인 뿐 만이 아니다. 연인들과 학생들은 만남의 장소로 커피전문점을 이용하고 스터디를 하기 위해 모인 대학생을 비롯 노트북 하나 들고 여가시간을 즐기는 나홀로족도 커피전문점을 아지트로 활용하고 있다.

한 통계조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20~30대의 63%가 평소 커피전문점을 애용하고 있으며, 특히 대학생의 경우 그 중 절반인 50%가 하루 1번 이상 이용하고 있었다. 국민 10명 중 8명(82%)이 매일 커피를 즐기며, 이들 중 41%가 하루 1~2잔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5잔 이상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층도 주로 20대 대학생(22.9%)과 직장인(18.9%)이었다.

커피 섭취 연령층도 계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얼마 전 청소년 3명 중 1명이 커피 중독이라는 보도가 공중파를 타기도 해 많은 우려를 낳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커피를 애용하는 소비자는 커피를 마시는데 한 달에 얼마를 쓸까? 조사결과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커피 값으로 월평균 4만85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들의 경우 한 달에 4만원 이상을 쓰는 비율이 60.1%, 6만원 이상을 쓰는 비율은 22.3%였다. 직장인들의 월평균 커피 값은 4만7000원이었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한 가족(2인 이상 기준)당 월평균 통신비가 13만6000원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중 휴대전화 요금이 10만3000원임을 감안했을 때 이는 1인 평균 통신비와 맞먹는 수치이다.
 
커피수입량, 매년 역대 최고치

국민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원두커피 문화가 보편화되었고 수요층 증가와 함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일상생활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생활패턴이 된 커피문화는 1999년 이대에 스타벅스 1호점이 열린 이후 12년 만에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액 역대 최고치인 5억 달러를 달성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에 수입된 커피는 11만7000톤, 4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커피 수입량은 2007년 9만1000톤, 2008년 10만7000톤, 2009년 10만5000톤으로 꾸준히 늘었고 커피 시장의 포화상태라 진단되었던 2011년에도 가뿐히 5억 달러를 돌파했다. 사실상 매년 역대 최고치, 수입액 갱신, 신기록의 연속인 셈이다.

시장규모만 하더라도 매년 성장세이다. 2009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원두커피 시장규모만 따져도 약 1조 90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 중 약 30%인 5500억 정도를 커피전문점 시장이 차지했다. 지난 2007년 1조5580억원 규모에서 2011년 3조6910억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커피시장은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거듭해온 셈이고 특히 커피전문점 시장은 같은 기간 4360억원에서 1조3810억원으로 3배 성장했다.

수입국 별 추이를 보면 상대적으로 저가여서 인스턴트 커피에 많이 쓰이는 베트남산 생두 수입액은 전년 대비 8.6% 감소한 반면, 콜롬비아산 등 고가 생두는 수입액이 47%가량 늘었다. 캡슐커피 등의 인기로 유럽산 원두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반면 최대 수입국인 미국산 원두는 12% 증가에 그쳤다.

커피머신도 원두커피 열풍에 힘입어 수입이 크게 늘었다. 자가소비와 소규모 창업이 늘면서 가정용과 업소용 에스프레소머신 수입 규모가 2005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불편한 마진율에 대한 불편한 입장

커피전문점전문 창업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직영 매장은 3500~4000원대로 마진율 85%이상, 중형 브랜드는 2800~3500원으로 마진율 75%~80%, 테이크아웃 매장의 경우는 2000원 정도로 마진율이 70%에 달했다. 

최근 마진 폭리로 언론에서 조명한 커피전문점의 사이드 메뉴는 샌드위치, 베이글, 조각케익, 머핀이나 쿠키 등으로 보통 모든 메뉴가 50%정도의 마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보면 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국계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국산 원두 10g(커피 1잔 분량)의 수입 원가는 123원(세전기준)이었다. 유명 브랜드 커피 전문점 아메리카노 한잔 판매가격이 3500~4000원임을 감안하면 원두 수입원가의 25~35배에 팔리고 있는 셈인데 ‘커피 1잔’의 폭리구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에서는 언론에서 단순한 계산만을 가지고 수치화해 폭리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는 지적도 있다. 커피전문점 시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만나본 한 중소브랜드 커피전문점 사장은 본사정책, 마진구조, 판매율에 따라 마진율은 상이하며 단순히 아메리카노만에 국한시켜 간접비용이 책정되지 않은 수치는 실제체감에 있어서 무의미하다 지적했다.

해당 업체의 경우 실제 사업주가 가져가는 마진은 재료 1/3, 임대료 및 인건비 포함 관리비 1/3 제외 30% 정도이며 이중 본사는 재료비 1/3을 가져간다. 일정기간에 일정량이 팔린다는 전제가 있고 없고 따라 원가의 차이는 매우 크다. 일정량이 팔리지 않는 경쟁적인 곳은 원가의 차이를 계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지도가 높고 판매량이 확보되어 있을수록 대량구매를 통해 단가를 마진으로 돌릴 수 있는데 그것이 대형브랜드에 국한되어 있는 예기라는 뜻이다.
판매량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면 커피 재료의 단가가 높아지고 대형브랜드가 아닌 경우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판매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 실제 해당 업체의 경우 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원으로 일반 테이크아웃 전문점 수준과 비슷했다. 본사정책이나 판매량 등에 따라 마진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에 유명 커피전문점들의 커피 가격이 제각각인 것도 현실이다.
 
 
 
가격도 사이즈도 제각각, 기준이 모호한 가격 책정

가격 뿐 아니라 사이즈 등의 기준도 제멋대로여서 355㎖ 사이즈를 기준, 아메리카노 한 잔은 탐앤탐스가 3600원으로 최고가이고, 이디아는 2500원으로 무려 1100원의 가격 차이가 난다. 커피빈은 3500원, 카페베네와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는 3300원, 스타벅스 3100원, 던킨 3000원, 이디아 2500원 순이다.
현재 업체별 최소 사이즈별 커피 가격은 커피빈이 4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카페베네, 던킨,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가 3800원으로 그 다음이며 탐앤탐스와 할리스는 3600원이다.

문제는 제각각 기준이 다르고 가격이 책정된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동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불공정행위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김동수 위원장은 커피전문점을 겨냥해 ‘커피시장의 독과점’을 지적하며 강력한 시장점검 의지를 피력했고, 이어 공정위가 국내 대형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불공정행위 조사에 착수에 들어간다 밝히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이드메뉴에 대한 폭리가 붉어져 나왔다. 유명 커피전문점 7곳의 디저트류 원가(본사나 납품업체의 납품 가격)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정가의 40%에도 못 미쳤다. 원가 800원짜리 와플 반죽 하나를 굽고 생크림 등 토핑을 첨가하면 최소 2500원에서 많게는 5700원까지 뛴다. 특히 본사나 납품업체를 통해 중간단계 없이 파는 완제품에는 2배 이상 높게 가격을 책정되어 있기도 했다. 한 카페형 베이커리 업체의 조각 케이크 원가는 3000~3500원인 실제 판매가의 29.6% 수준이었다.

업체 측은 완제품을 납품 받더라도 매장 유지비, 인건비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커피전문점의 한 관계자는 “원가가 30%에 나머지 70%는 마진인데, 여기에 브랜드 이용 로열티와 간접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순이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 대부분 커피 가격이 비싸다고 인식하지만 구매에는 관대

광주YWCA 대학생 소비자 모니터단이 광주지역 대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커피가격 적정성을 조사한 결과, 설문 인원의 81.4%가 커피전문점의 커피 가격이 적당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커피 가격이 적당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1%에 불과했다.

서울우유, 매일우유 등 유업계가 잇따라 우유 값을 올려 커피음료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설문 인원의 48.7%는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커피가격이 인상되면 방문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값이 올라도 계속 방문하겠다고 응답한 이의 비율은 15.3%였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적정 가격은 1770원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커피 가격이 비싸다고 인식하면서도 구매에는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10명중 8명(77%)가량이 “전문점의 커피 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싼데도 커피전문점을 찾는 이유는 직장이나 학교 등 다른 곳에서 커피 마시기 어려워서(32%),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어서(24%), 커피가 맛있어서(16%), 습관이 돼서(12%), 약속 잡기가 좋아서(10%) 등의 순이었다. 커피사랑과 마진율 사이의 불편한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커피 값에 거품이 왜 생긴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임차료나 마케팅비 등 부대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으며, 브랜드 선호현상(29%), 유통구조의 문제(14%), 국제원두가격 상승 등 원가 상승(12%) 등으로 대체적으로 커피 유통 구조에 대해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도 커피전문점은 웃는다

비싸지만 기꺼이 소비의사를 가진 젊은 층의 왕성한 커피소비 덕분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증시상장 추진 소식이 속속 들려올 정도로 지난해 커피전문점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4월 12일에 공시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2981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0년 2416억원에 비해 23.4%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4.7%가량 늘어난 224억원을 기록해 수익성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1010억원에서 1679억원으로 매출이 66%나 증가한 카페베네는 1년 사이 점포를 200개 이상 늘리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탐앤탐스는 540억원에서 624억원 오른 15.5%, 할리스 커피는 384억원에서 576억원으로 매출이 무려 50% 증가하는 기념을 토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커피전문점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익성을 유지한 셈이다. 이는 소위 커피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인의 커피 사랑이 유별난 데다, 불황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아 성장세를 유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부분 커피전문점이 2010년에 비해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부터는 수익성이 후퇴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의 요구를 파악해 사업구조를 개선하거나 마진율을 조정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통은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1800원대 커피를 파는 곳이 적지 않으며 대형업체로는 이랜드의 더 카페 등이 있고 최근 미스터피자가 마노핀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커피전문점 시장에 새로운 기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착한 가격, 착한 커피의 등장

커피사랑과 커피 마진율 사이의 불편한 상관관계에 문제의식을 제기한 마노핀은 ‘프리미엄의 대중화’라는 해법을 내놓았다. 최상급 생두만을 직수입, 직접 로스팅하여 거품을 뺌으로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혁신해 슬로건에 한 발 다가섰다. 거기에다 본사 마진을 줄이고 착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약속을 기업 가치로 내세웠다. 기업들의 폭리나 불공정행위에 지친 소비자 정서에 화답하는 대목이다.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커피를 애용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든 마노핀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자정작용을 통해 국내 커피 시장의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보다 합리적인 마진율 개선의 룰모델로 입지적 위치를 가지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소비자의 정서에 신뢰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주효해 향후 커피전문점 시장에 큰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커피사랑과 마진율 사이의 불편한 상관관계에 끼어든 마노핀이 유별난 커피사랑과 비싼 커피 가격이라는 불편하기 그지없는 양측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MBC 이코노미 매거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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