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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남용 칼럼] 소니의 워크맨에 대한 추억

어릴적 추억 중의 하나로 떠오는 것이 일본 소니사의 워크맨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 워크맨으로 추억의 팝송을 들으면서 청춘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고등학생인 딸에게 소니라는 이름은 너무나 생소하고, 더구나 워크맨은 저 멀리 기억속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당시 우리세대에는 절대로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절망감이 우리 사이에 퍼져있었고, 일본 전자제품들은 그 당시에 동경의 대상이었다. 일본 여행다녀온 사람들이 사오는 전자제품이나 전자상가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기도 했었다.

삼성전자는 일본 산요전기 회장의 권유로 1969년 설립되었고, 일본의 반도체 전문가로부터 얻은 정보와 지식으로 1983년 반도체 분야에 진출하였다. 당시 최고의 전자회사였던 마쓰시다와 소니는 막 걸음마를 시작한 삼성을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전은 산요전기와 NEC와 협력관계를 맺었고, 반도체는 샤프사의 도움을 받아 걸음마를 시작하였다.

삼성전자 설립 초기에는 일본 베끼기에 열중했었다. 심지어 회사 경영진들의 휴가는 일본으로 가서, 일본 제품들과 사회분위기․경영방식 등을 그대로 들여와 모방하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삼성전자 경영진에서 시작되어 사회에서 회자되었던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라는 경영방식도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일본에 연수를 가면 중요한 기술들은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몰래 눈여겨 보았다가 숙소로 돌아와 낮에 머릿속에 기억해 놓았던 것들을 밤새 스케치하여 기록하였던 애기들은 이미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소니는 마치 지금의 애플사와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있으며, 혁신과 창의의 상징이었다. 당시의 소니사 워크맨은 지금의 스마트폰과 같이 세계의 새로운 문화 트랜드를 만들어낸 히트작이었다.

2000년대 초에 삼성전자가 세계 5위에 들어가는 TV 생산회사로 성장하였지만, 우리 세대에 삼성이 소니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었다. 그런 공룡기업 소니가 올해 창사 66년만에 최대 7조원의 적자를 기록하였고, 올해 안에 최대 1만명을 감원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한때 삼성전자가 벤치마킹하며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소니가 TV 부문에서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말았다. 한국 TV 전자업체들이 치열한 기술개발과 철저한 원가절감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였지만, 소니는 높은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통하여 고가 정책을 고수하는 전략의 실패로 8년 연속 적자라는 처참한 결과를 내고 말았다.

소니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나 구조조정 등의 전략적 대응없이 높은 브랜드 가치에만 의존한 결과 늦게 출발한 한국의 전자업체들에게 TV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삼성전자가 위대한 스승인 소니 밑에서 기술을 배워 드디어 그 스승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TV 부문에서 2006년 소니를 추월하였고, 그 후 7년 연속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2009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으로 세계 최대의 전자업체로 올라섰다. 현재 일본의 9개 거대 전자업체들인 소니․도시바․마쓰시다 등의 매출 이익을 다 합해도 삼성전자 하나만 못한 것이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스승이었던 산요전기는 이미 파산하였고, 샤프사는 대만업체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거대 기업이었던 소니는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 8조원을 적자를 기록하며, 대규모 감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지고 말았다. 반면에 삼성은 지난해 매출 165조원과 영업이익 16조원으로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하였으며, 올 1분기에만 5조 8000억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자제품 중 카메라와 복사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 제품을 추월하였다. 1992년 반도체 D RAM에서 도시바을 넘어섰고, 2006년에는 TV에서 소니를 앞섰고, 작년에는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정복하였다. 비록 삼성전자가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등에서 약간 밀리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머지않아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지금까지 보여준 저력과 실적 때문 일 것이다.

최근 소니가 ‘소니의 DNA를 깨우겠다“며 전자 부문 부활을 선언하였다. ”소니를 바꿀 것이고 소니는 바뀔 것이다“, ”소니가 바뀔 기회는 지금뿐“이라며 지난 1일 대표이사에 취임한 히라이 가즈오(52) 소니 회장이 위기감을 드러냈다.

과거의 워크맨이나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개척자 정신을 깨워 잠들어 있는 소니의 DNA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소니의 향후 전략은 카메라 등 디지털이미징과 게임․모바일 부문을 강화하고, 신흥 성장국가에서 전자사업을 확대하며, 의료 부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경쟁은 이제 TV의 전자 제품 영역에서 디지털이미징․게임․모바일․의료 등의 새로운 제품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이 세계 최강이라는 자만심에 빠지지 말고, 긴장을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소니의 워크맨을 추억거리로 생각하듯이, 삼성전자의 TV나 스마트폰을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글 / 김남용 교수 <신흥대학교 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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