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인구·생활구조의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의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서울은 1인가구가 예상 밖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약 163만 가구에 이르러, 전체 약 414만 가구 중 39.3%를 차지한다.
특히 연령별 구성에서는 29세 이하가 26.3%, 30대가 23.2%, 40대 12.0%, 50대 11.4%, 60대 13.0%, 70세 이상 고령층이 14.1%의 분포를 보여, 경제활동의 중추라 할 수 있는 40대 이하가 전체 1인가구의 61%를 넘어섰다. 1인가구가 주로 중장년 이상의 연령대에 집중되는 여타 지역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은 이제 1인가구가 주변적 존재로 머무는 도시가 아니다. 이는 단순한 인구구조의 변화에서 기인한 게 아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환경 변화에서 연유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 우선순위를 바꾸는 구조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서울의 정책은 더 이상 ‘가족 단위 표준’을 중심으로 설계될 수 없다. 도시의 중심축은 명백히 1인가구로 이동했고, 이들의 생활 방식과 소비 리듬이 서울의 도시 구조와 시장, 생활경제의 질서를 바꾸고 있다. 1인가구는 이제 서울의 가장 큰 인구집단이자, 물가·유통·주거·돌봄·건강 등 도시정책 전 영역을 규정하는 핵심 변수다.
1인가구의 확대는 생활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의 신호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취약성과 구조적 부담을 동반한 안 좋은 징후다. 이들은 지금 서울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계층이 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43만 9천 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3.5% 증가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1.5% 증가에 그쳤다.
◇1인가구의 현실
앞의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1인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음식·숙박이 18.0%, 식료품·비주류음료가 12.2%로, 이 두 항목의 비중이 전체 지출의 30%를 넘는다. 게다가 혼자 사는 만큼 생활비 조정이 어렵다. 여기에 최근의 물가 구조는 1인가구에게 정면으로 타격을 준다. 2025년 10월 기준 국가데이터처의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2.4% 상승했지만,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3.5%, 교통은 3.4%, 음식 및 숙박은 3.2% 상승했다. 생활과 직결된 품목의 물가가 더 빠르게 뛰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드러난다. 식비 비중이 높은 1인가구는 전체 CPI보다 훨씬 더 큰 체감 물가 충격을 받는다.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2023·2024년) 결과는 1인가구가 다른 가구보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 비중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소비 패턴의 차이가 아니라, 1인가구 특유의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1인가구는 공동조리나 대량구매가 어려워 단가가 높은 소포장·편의식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고, 외식과 배달 사용이 잦으며, 1인분 기준 고정비가 더 크게 작용한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1인가구의 ‘가구원 1인당 식비’가 2인 이상 가구보다 더 높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서울연구원의 「서울 1인 가구 소비 패턴 분석」(2022) 역시 같은 결론을 제시한다. 서울의 1인가구는 전체 지출에서 식비·외식비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주거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출이 식비 항목에서 발생한다. 특히 편의점·소포장·배달비가 포함된 식품 소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보고서는 ‘가구당 총식비는 낮아 보이지만, 1인당 식비는 가장 높다’고 분석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식품 소비행태 조사」(2022·2023) 또한 1인가구의 식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높다는 점을 확인한다. 연구에 따르면, 1인가구의 1인당 식비는 2·3·4인 가구보다 절대적으로 높으며, 외식·HMR(가정간편식)·편의식품 구매 비중이 가장 크다. 이렇듯 1인가구는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이러한 소비 방식은 식품 구매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1인가구가 식비 체감 부담이 가장 큰 가구 형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KCA)의 「소비자지출 구조 보고서」(2023)도 같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식품 관련 단위가격은 다른 가구보다 15~30% 더 높으며, 이는 1인분 구매, 작은 용량 제품 구매, 배달비 부담 등 1인가구 특유의 소비 방식이 단가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결국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1인가구가 더 비싸게 소비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1인가구는 대량구매가 불가능해 단가가 높고, 소포장·편의식 중심의 구매는 g당 또는 개당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든다. 외식과 배달 사용은 서비스 비용이 더해져 식비를 상승시키며, 함께 조리·식사하지 않기 때문에 식자재 낭비가 생기고, 이는 결국 추가 비용으로 전환된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식품 물가 상승이 더욱 빠르게 전가되므로, 1인가구는 전체 가구 중 식비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구조적 취약성을 가진다.
◇ 식비 경제
특히 물가 상승기에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심각한 생활비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정량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식료품·외식 부문의 평균 물가 상승률을 3.4%로 가정하고, 식비 비중이 20%, 30%, 40%, 50%인 경우의 충격을 따로 계산해 보았다. 월 지출이 100만 원인 1인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식비 비중이 20%일 때는 월 20만 원의 식비가 물가 상승률 3.4%를 적용받아 6,800원이 늘어나면서 전체 지출이 0.68% 증가하게 된다.
식비 비중이 30%로 높아질 경우, 월 30만 원의 식비가 10,200원 증가하여 전체 지출이 1.02% 상승한다. 식비 비중이 40%인 경우에는 월 40만 원 중 13,600원이 추가로 필요해지며, 이로 인해 총지출은 1.36%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식비 비중이 50%에 이르면 월 50만 원에 해당하는 식비 항목이 17,000원 증가하게 되어 전체 지출은 1.7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식비 비중이 20%에서 50%로 증가하면 총지출 증가 폭 역시 0.68%에서 1.70%까지 2.5배 커진다.
이 계산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드러낸다. 특히 저소득 1인가구나 외식·배달에 의존하는 청년층은 ‘식비 비중 50%’ 구조에 가깝기 때문에, 가격 변동에 따른 총지출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가계가 느끼는 압박이 빠르게 깊어지는 이유다. 여기에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불안, 건강관리 공백 등의 문제까지 더해지면, 1인가구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고 가장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집단으로 드러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인가구의 소비 구조는 곧바로 도시경제 전반으로 파급된다. 식비 부담 증가 → 외식 감소 → 생활소비 축소 → 지역상권 위축 → 경제 활력 저하로 연결된다.
따라서 1인가구 물가안정정책은 개인 복지를 넘어서 도시경제 안정 정책이 되어야 한다. 이제 서울은 1인가구를 위해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현재 1인가구는 취약계층이 아니라, 서울의 경제와 도시 구조를 움직이는 가장 큰 인구 집단이며, 소비시장·주거정책·교통·유통·의료·돌봄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그룹이다.
◇ 1인가구와 도시 혁신 전략
따라서 정책은 문제 해결형이 아닌 도시 전략형이어야 한다. 즉, 1인가구를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도시 혁신의 중심축으로 두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음은 이러한 관점에서 설계된 서울 레벨업 전략이자 도시 혁신 전략이다.
첫째, 서울은 1인가구의 식생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식생활·먹거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1인가구는 소포장 신선식품의 높은 단가, 장보기 접근성의 한계, 식비 절감의 어려움, 균형 잡힌 식단 설계의 부담 등 구조적인 제약을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은 개인의 예산·영양 상태·식습관·건강정보를 기반으로 AI가 식생활을 설계해 주는 ‘퍼스널 푸드 시스템(Personal Food System)’을 구축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장보기 추천, 주간 식단, 식재료 소비 계획을 자동으로 제안해 1인가구의 식사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국산 농산물 중심의 ‘주 1회 건강식 박스’는 1주일 동안 필요한 최소한의 신선식품을 정기 배송해 주는 모델로, 1인가구가 경험하는 “채소가 남아서 버리는 문제”, “필요한 만큼만 사고 싶은데 용량이 너무 커서 비싸게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50~150g 단위의 초소형 소포장 채소·과일 표준화는 1인가구가 한 번에 소비할 수 있는 양만큼만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다.
아울러 공동부엌(커뮤니티 키친)은 단순한 조리 공간을 넘어, 이웃과 함께 식재료를 나누고 요리하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이는 1인가구가 겪는 정서적 고립을 완화하고, 식사 리듬과 생활 구조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출근길에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1인가구를 위해 ‘새벽을 여는 든든한 주먹밥’과 같은 이동형 아침식사 모델을 도입하면, 지하철역·버스환승센터·캠퍼스 앞 등 주요 생활 동선에서 국산 식재료로 만든 주먹밥을 손쉽게 받을 수 있다.
이 모델은 새벽 일터로 향하는 청년·중장년 1인가구뿐 아니라, 아침 준비가 부담스러운 부모를 대신해 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첫 끼를 책임지는 ‘등굣길 건강한 주먹밥’으로도 확장 가능하다. 이를 통해 1인가구·청년층·맞벌이 가정·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아침 결식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소하고, 서울의 먹거리 안전망을 한층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주거·생활권 기반의 도시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일례로 싱글 콤팩트 시티(Single Compact City)는 1인가구를 위한 도시형 생활권 모델로, 소형 공공주택, 공동세탁실, 코워킹룸, 공동부엌, 작은도서관이 결합된 10~15분 생활권 체계다. 고정비를 낮추고 생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생활밀착형 커뮤니티 형성을 돕는다. 또한 관리비·에너지비를 낮추기 위한 공공 에너지 공동구매, 건물 에너지 효율화, 관리비 투명 공개는 1인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핵심 정책이다.
셋째,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건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가장 빠르게 대응해야 할 도시 과제다. 서울은 ‘일상 커뮤니티 알고리즘’을 도입해 취향 기반 활동·혼밥 모임·산책 모임·취미 소모임을 자동 추천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이와 함께 1인가구 전용 ‘안심 네트워크’를 구축해 범죄·화재·스토킹·건강위기 대응을 강화하고, 고령 1인가구는 일정 시간 활동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 자동 체크인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생명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
넷째, 유통·물가 구조를 1인가구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서울시는 1인가구를 위해 식재료 중심으로 ‘기준가격 품목 30종’을 선정하고 온라인공동구매플랫폼을 제공하여 생산원가 공개와 함께 합리적 구매를 돕는다. 가락·강서 도매시장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1인가구 전용 직결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면, 소분·공공배송으로 물류비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1인가구가 농산물 구매 형태로 ‘미니 계약재배’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면, 도시와 농촌이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되고 생산자·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전략이 실현되면, 서울은 1인가구 식비 불안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돕고,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며, 주거비 부담을 덜고, 농업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도시가 된다. 궁극적으로 서울은 세계 최초의 ‘1인 도시 플랫폼’을 구축하고, UN·OECD·FAO가 주목하는 미래도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서울의 1인가구는 이제 도시 혁신의 중심이 돼야 한다.
서울이 이들을 중심으로 도시를 재구성한다면 그 자체가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1인가구 지원’이 아니라 ‘1인가구 기반의 도시전략’이며, 이것이 서울을 세계 최고 수준의 단독생활 도시로 만드는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