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간 통상협상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타결돼 양국 간 큰 틀의 합의점이 마련된 가운데, 통상 전문가들은 앞으로 있을 세부 협상에서 우리 관점이 보다 반영되도록 현지 투자 관련 실질 문제 해소, 향후 논의될 안보 이슈 등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5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이번 협상 결과에 따른 영향과 향후 대응 방향을 전망하는 ‘진화하는 한미 경제동맹: 관세를 넘어 기술 및 산업 협력으로’ 좌담회를 양국 전문가를 초청해 개최했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촉박한 시간 속에서 우리 협상단의 창의적인 노력으로 주요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됐다”며 트럼프 2기 출범 뒤 지속되던 불확실성이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의 대응 논의가 필요하다”며 “관세를 넘어 한미 간 협력이 기술과 산업협력으로 진화해야할 것”을 강조했다.
◇美 전문가, 조선·반도체 등 K-핵심산업 투자 약속...韓 유능한 동맹 역할 책임
이번 협상에 미국 관점의 평가와 시사점에 대해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펠로우와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의장이 참여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서 발표된 조선·반도체·에너지 등 핵심산업 투자약속을 향후 한미 협력 방향의 주요 시사점으로 평가했다. 쇼트 선임 펠로우는 "이번 투자 약속이 실제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연계되어 양국 간 무역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크로닌 의장은 "핵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약속으로 한국은 향후 미국의 탄탄하고 유능한 동맹국가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을 강조했다.
◇ 韓 통상전문가들 "불확실성 해소에 일단 긍정...전략적 협상 전략 필요"
한국 통상 전문가들은 패널토론을 통해 한국 관점에서 이번 협상 결과와 함께 향후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큰 틀에서의 합의를 통해 지속되던 불확실성을 해소해 일정 부분 시장불안을 잠재운 것이 성과”라 평가했다.
유명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前통상교섭본부장)는 “이제는 세부 협상에서 미국과의 상생협력 구조를 만들면서 우리 기업의 실질적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前무역위원장)은 “현 단계에서 실절적 영향 판단은 이르다”며 “실질적인 협상은 이제 시작 단계로, 핵심사안의 해석과 이행 과정에서 우리 측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치밀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前제네바무역대표부 대사)도 이같은 맥락에서 금번 협상을 평가하며 “정상회담 및 문서화 과정을 통해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안보 분야에 대한 추가 논의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략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다만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펀드 조성 과정에서도 한미 간 입장 차가 존재하는 만큼, 정부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