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갑이 을의 자리로 몰래 잠입해 그들의 삶을 체험해보는 변장 프로그램 『갑을소통 프로젝트, 48시간』이 어젯밤 11시 15분 MBC다큐스페셜에서 방영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선 국회의원이자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이인제 의원과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이 감쪽같이 변장해 이인제 의원은 대형마트에서, 김영식 회장은 자신의 공장에서 말단 임시직으로 일해 보는 내용이다.
교양 프로그램에서 첫 진행자로 나선 배우 최민수씨는 공항에서 가져온 땅콩을 두 사람에게 전하면서 ‘두 분은 갑이신가요!’라며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계산원으로 변신한 이인제 의원은 밀려드는 쇼핑 물건에 바코드기를 찍고 계산대를 두드릴 때 진땀을 뺐으며 계산원 사수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 세일 상품 코너에서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호객하는 방송을 할 때는 평소 당당하던 목소리가 위축돼 담당 직원으로부터 자신감이 없다며 마이크를 뺏기기도 했다.
이인제 의원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나선다는 게 당황스럽고 솔직히 변장한 역할을 한다는 게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는 많이 가지만 대형마트에 가본 일이 사실 별로 없어요. 힘이 많이 들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계산대 일은 정말 막막했습니다. 사수가 알려주는데도 계속 실수하니까 저에게 적성에 맞지 않으니 다른 작종을 찾아보라고 핀잔도 들었어요.”
대형 마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없더냐는 질문에 “끝까지 아무도 몰라봤는데 딱 한 사람이 목소리를 알아봐 들통 날 뻔 했다”고 말했다.
이번 변장 리얼 프로그램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정말 힘들었지만 느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들 너무 열심히, 또 힘들게 살아가고 계셨어요. 특히 대부분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니까 고용이 계속될지 불안해하고 또 임금도 아주 박봉이었어요. 그렇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으시고 밝은 자세로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났습니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도 자신의 공장 물류센터에 배치돼 주문된 상품들을 박스 안에 빨리 넣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김 회장은 휴식 시간에 일을 가르쳐준 직원으로부터 비정규직으로 미래가 불안해 결혼을 미루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위로하기도 했다.
어젯밤 1부가 방송되고 다음 주 월요일 같은 시간대에 2부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