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색채보다 인물론 앞세운 정면 돌파...대구·상주서 재진입 전략 본격화
- 김부겸은 상징성, 정재현은 지역 기반...투트랙 공천으로 확장성 시험
- 보수 텃밭 균열 가능할까...지방선거 넘어 TK 교두보 확보 여부 주목
보수 정치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에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대구시장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경북 상주시장에 정재현 전 상주시의회 의장을 각각 내세운 이번 공천은 단순한 후보 확정에 그치지 않는다.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정당’이 아닌 ‘인물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의 상징으로, 민주당이 TK 재진입을 위한 실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 ‘정당’보다 ‘인물’...TK 전략 바꾼 민주당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공천의 기준이다. 민주당은 이번 TK 공천에서 당 지지율에 기대기보다, 지역에서 실제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부겸 전 총리는 서울 노원갑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대구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경험을 가진 정치인으로, 지역주의 장벽에 정면으로 도전해온 이력이 특징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행정부 경험까지 쌓았다.
다만, 대구에서는 여러 차례 도전에도 불구하고 보수 정당 지지세가 견고한 지역 정치 구조 속에서 한계를 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정당 지지율 격차와 조직력 차이가 선거 결과에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그는 ‘험지 돌파’라는 정치적 서사를 축적해왔고, 이번 공천 역시 상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겨냥한 카드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개인 서사가 이번 공천의 의미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부겸 전 총리는 대구에서 여러 차례 도전 끝에 2016년 수성갑에서 당선되며 TK에서 드물게 민주당 깃발을 꽂은 인물로 평가된다. 이후 국무총리까지 지낸 그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를 통해 다시 한 번 ‘험지 돌파’에 나선 셈이다.
반면, 정재현 후보는 지역에서 축적한 정치 이력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상주시의회에서 5선 시의원과 의장을 지내며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해 온 인물로, 중앙 정치 경험보다 생활 정치에 뿌리를 둔 행보를 이어왔다. 상주 지역에서는 “얼굴을 아는 후보”,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등 조직력과 현장 기반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정재현 후보는 최근 여의도 국회를 찾아 민주당 소속의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과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를 차례로 만나 “상주의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고, 어기구 위원장과 정태호 의원은 “(민주당)과 힘을 합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후보가 인물의 상징성과 인지도로 판을 흔드는 후보라면, 정재현은 지역 경제를 위한 밀착형 정치로 바닥 표를 다지는 후보라는 점에서 대비된다.
◇ ‘재진입 실험’...TK 정치 지형 흔들까
이 같은 공천은 민주당의 TK 전략 변화와 맞닿아 있다. 과거 TK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고전해온 사례는 적지 않다. 대구에서는 김부겸 전 총리가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하는 등,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번번이 벽을 넘지 못했다. 그 외에도 대구지역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반복적으로 고배를 마신 사례가 이어졌다.
경북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당선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대표적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장세용 전 구미시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며 이례적인 사례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선거에서는 다시 보수 진영이 우위를 회복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처럼 TK 지역은 지방선거에서 정당 조직력과 지역 기반이 강한 보수 진영이 구조적으로 우위를 점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민주당이 전국급 상징성을 지닌 김부겸과 지역 기반이 뚜렷한 정재현을 전면에 내세우며 ‘실제로 경쟁하는 선거’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김부겸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통해 지역주의 균열 가능성을 시험하고, 상주에서는 정재현을 앞세워 지역 기반 확장성을 확인하려는 이중 전략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두 후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TK 재진입’이다. 김부겸의 ‘지역주의 도전 서사’와 정재현의 ‘생활 정치 축적’은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보수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이 인물 경쟁력으로 정면 승부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두 사람 개인의 당락을 넘어, 민주당이 TK에서 다시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결과와 무관하게, ‘TK에서도 경쟁 가능한 민주당 후보’를 만들어내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