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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저에게 커피는 변치 않는 오랜 친구입니다”

커피 박물관 ‘왈츠와 닥터만’ 박종관 관장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두 수입량은 약 11만 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 국민이 하루에 소비하는 커피양은 에스프레소 3700만 잔에 이르며 이는 경제활동 인구 2400만 명이 하루에 커피 한잔 반을 마시는 수준이다. 이처럼 커피는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하지만 커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즐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커피 박물관 ‘왈츠와 닥터만’으로 한국적 커피이론 재정립과 다양한 커피문화 보급에 힘쓰는 박종만 관장을 만났다. 에디터 이정훈 기자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89년에 대학교 앞에서 ‘왈츠’라는 커피 전문점을 했었어요. 제 경영능력이 부족했는지 잘 되지는 못했죠(웃음). 그때 거기서 ‘왈츠’를, 제 이름에서 ‘닥터만’을 따서 커피 박물관의 이름을 ‘왈츠와 닥터만’이라고 지었습니다. 커피 박물관은 2006년도에 설립했어요. 저희 커피 박물관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우리나라의 잘못됐거나 왜곡된 커피 이론을 재정립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다양한 커피문화를 알리는 것입니다.

언제부터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나요?

디자인회사를 운영하다가 1989년 일본 디자인엑스포에 출장을 갈 기회가 있었어요. 거기서 한 커피회사를 방문하고 커피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죠. 그때부터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커피가 내 천직이다’라고 생각한 시기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떤 숙명적인 일처럼 하다보니까 20년 넘게 커피와 살고 있네요(웃음).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묵묵히 이 일을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지난 2007년에는 <커피기행>을, 작년에는 <닥터만의 커피로드>라는 책을 펴내셨지요. 어떤 책이며, 이러한 책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는 커피에 대해서 서양, 일본사람들이 써놓은 기록들만 보고 우리의 기록으로 생각해왔습니다. <커피기행>과 <닥터만의 커피로드>는 직접 ‘커피역사탐험’을 하며 보고 느낀 것을 한국인의 시각으로 기록했어요. ‘커피탐험’을 시작한 계기가 있어요. 저희 커피 박물관의 음성 안내 첫 마디가 ‘커피는 에티오피아 짐마 지역에서 태어났습니다’에요. 그런데 그 말을 하면서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 몰랐죠. 그래서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아프리카 오지라는 생각에 무서웠어요. 하지만 친구들이 큰 힘이 됐죠. 탐험대원은 공개모집을 통해서 선정합니다. <커피기행>은 아프리카, <닥터만의 커피로드>는 아랍과 유럽에서의 기록입니다. 최근에는 브라질을 다녀왔고요, 올해에는 인도에서 ‘세계커피역사탐험’이 계속됩니다.

한국에서는 커피탐험을 안하시는지?

‘한국커피역사탐험대’도 있습니다. 사실 커피 박물관을 열고도 한국의 커피역사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한 박물관원장님이 다녀가시면서 “이 박물관에는 한국 유물이 없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부끄러웠죠. 그때부터 한국의 커피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연구를 하다 보니 한국 커피역사는 지금까지 일본사람들의 기록을 단순하게 번역하여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한국에서 처음 커피를 마신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마 대다수 사람들은 ‘아관파천(俄館播遷)때 고종황제가 처음 마셨다’고 생각할거에요. 하지만 이 말은 우리의 커피역사를 왜곡하는 일이에요. 
 


▲박종만 관장은 올바른 한국의 커피역사를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기록이 있는지?

마이크로필름과 옛날신문, 서적 등을 뒤져 퍼즐 맞추기처럼 하나하나 맞춰가며 결국 찾아냈죠. 우리나라에는 안타깝게도 기록문화가 제대로 정립되어있지 않아서 서양 사람들의 기록을 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퍼시벌 로웰(Percival Lawrence Lowell)이라는 사람이 쓴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Chosun, The Land of Morning Calm)>라는 책입니다. 제 보물이죠. 1885년 완성되어 1886년 출판된 초판본인데 이것을 구하느라 굉장히 고생했죠(웃음). 수많은 책의 내용 중에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를 찾는 일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역사를 찾았습니다. “......한국에서 최신 유행하는 커피를 마셨다......” 1884년도의 기록이죠. 사람들은 1896년 아관파천때 고종황제가 처음 먹었다고 알고 있는데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커피가 유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 이보다 오래된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만 저는 1860년대 까지 우리의 커피 역사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록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죠.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손꼽는 커피 소비국이 되었습니다. 국내의 커피 문화,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은 질문입니다. 세계 커피탐험을 통해 우리나라의 커피문화는 다양성이 없다는 문제를 느꼈습니다. 유럽에는 100년 넘은 커피숍이 가득합니다.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전통을 가진 커피숍이 경쟁을 통해 공존하고 발전하고 있죠.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커피숍이 어딜까요? 진해에 있는 1955년에 만들어진 ‘흑백다방’입니다. 커피역사는 100년이 넘었는데 남아있는 커피숍은 60년 정도 밖에 안됐죠. 그리고 옛날에는 명동이 ‘다방밭’이었습니다. 지금은 딱 한군데 남아있죠. 지금 젊은이들에게 ‘다방’이라고 하면 퇴폐적이고 고리타분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름다운 다방이 얼마나 많은데요. 너무 발전에 치중해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이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있어요. 요즘 젊은이들이 커피에 관심도 많고 카페를 열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저는 그 친구들에게 100년 가는 카페를 만들라고 말해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인테리어 하나에, 손님을 대하는 태도 하나에 진정성을 키워야 해요.

우리나라의 전통 다방을 살리는 운동은 어떨지?

아직 효과는 미미하지만 ‘흑백다방’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관심을 좀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1955년 만들어진 다방이지만 지금 봐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다방이거든요. ‘흑백다방’은 서양화가 유택열 화백이 만들었는데 지금은 피아니스트 따님이 그 뒤를 이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방은 그 당시 그냥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닌 하나의 문화공간이었습니다. 이런 역사를 가진 공간들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워요.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고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사라집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 우리 커피 박물관의 존재이유이기도 하죠.

온실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언제부터 재배했나요?

커피에 대해 공부를 할 당시 일본 잡지를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92년도에 출판된 잡지였는데요, ‘둘이 합쳐 168세가 된 부부가 오키나와에서 일본 최초의 커피 농장을 열었다. 손으로 딴 비밀스러운 맛과 향기가 지금 일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는 기사내용이었죠. 일본은 원래 커피가 나지 않아요. 세계에서 커피문화가 발달된 곳 어디에도 커피는 나지 않죠. 이웃나라 일본에서 가능하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분들에게 찾아뵙겠다고 연락을 했어요. 그리고 오키나와로 갔는데, 기사가 난 다음해에 태풍을 맞아서 커피나무가 다 없어졌어요. 안타까움만 느끼고 돌아왔죠. 그때부터 커피나무를 재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산 원두커피, 가능할까요?

커피 탐험을 하며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커피를 재배하는 곳의 사람들은 자기들의 커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제 꿈은 강원도 두메산골에서도 커피나무가 자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가 자랄 수 없는 이유는 딱 한가지에요. 기후 때문이죠. 지금 제가 재배하는 커피나무는 4대째 살고 있습니다. 한국 기후에 서서히 적응시키고 있는 중이죠. 한 30년이나 50년쯤 지나면 강 건너 산에도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지 않을까요(웃음)?

박종만 관장님에게 커피란?

저에게 커피는 변치 않는 오랜 친구입니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북한강변에서 만날 수 있는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은 독일의 고성을 연상시키는 커피체리색의 건물로, 입구부터 그윽한 커피 향이 퍼진다. 전시관은 커피의 역사, 커피의 유통, 커피의 문화라는 세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음성안내기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전시관 관람이 끝나면 전시해설가와 함께하는 온실 관람이 진행된다. 온실에서는 막 파종이 끝난 커피묘목의 떡잎부터 성장하여 빨갛게 익은 커피 체리까지 커피나무의 전 생장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온실 관람 후 바(Bar)로 이동해 핸드드립 방식을 이용한 커피 추출 체험이 진행되며 자신이 추출한 커피를 직접 시음할 수 있다. 박물관 1층에는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으며, 정통 클래식 연주회인 닥터만 금요음악회가 매주 금요일 열린다. 또한 초, 중, 고급의 24주 과정으로 진행하는 ‘닥터만 커피교실’이 진행되고 있다.

■ 관람안내

- 관람시간 : 10시30분 ~ 6시 (마지막 입장 5시) 월요일 휴관

- 입 장 료 : 대인 5,000원

소인 3,000원

단체 4,000원 (15인 이상, 예약 필수)

- 문 의 : 031-576-6051

- 홈페이지 : www.wndco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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